1.
8시쯤 일어났다. 오늘 떠나야겠다. 계란을 삶고 식빵을 구워먹었다. 바즈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카운터에 갔다. 오늘 가능하단다. 계산을 했다. 버스티켓 260랜드에 셔틀버스 인터넷 등등해서 395랜드가 나온다. 지금 현금이 부족하다. 미국달러 환전서비스는 안한단다. 왼쪽으로 가면 세븐일레븐에 ATM이 있단다.
2.
카드를 들고 터벅터벅 걸었다. 은행잔고가 거의 바닥이 나있는 상황이지만 조금은 있을것이다. 역시나 가서 겨우 100랜드를 뽑았다. 거의 딱떨어지는 돈을 만들었다. 이런 경험은 한국에서도 이따금했었다. 다 살아날 구멍은 있다. 숙소로 와서 돈을 치뤘다. 12시 반에 셔틀버스가 출발한단다. 배낭을 앞으로 내놓고 부엌식당 쇼파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식료품 가방을 줄이려 스파게티를 해먹으면서 유리 칠리소스병을 버렸다.
3.
시간이 되었다. 운전사아저씨에게 배낭좀 들어달라고 부탁해서 봉고차에 올라탔다. 어제 대화하던 호주남자가 탔다. 호주사람들은 대자연과 함께 해서인지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 차가 출발했다. 비가 내린다. 조지의 맥도널드 드라이브 옆 주차자에 차가 도착했다. 바즈버스가 여기로 온단다. 바즈버스는 백페커스 문앞에서 실어 원하는 백페커스 문앞까지 데려다 주는 버스다. 당연히 그래이하운드등 대형버스보다 2배로 비싸다. 그동안 한번도 타지 않고 왔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다.
4.
2시에 바즈버스가 왔다. 25석의 작은 버스다. 올라타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의자가 높고 딱딱하고 불편하다. 꿰멘곳이 공교롭게 허벅지 안쪽이라 앉을때 문제가 된다. 식료품가방을 왼발밑에 받쳤다. 버스는 모젤베이에서 오츠혼 같은 방에 머물던 여성을 태운다. 내 옆자리에 앉았다. 다리가 불편해서 이리저리 몸을 돌렸다. 버스는 한 휴게소에 정차한다. 이 여성은 잉글랜드 뉴케슬에서왔는데 변호사란다. 5년 일한 기념으로 3개월 아프리카여행을 계획해 한달했단다. 조용하고 묵직한 스타일이다. 중국 양숴에서도 뉴케슬 변호사를 만났었는데 두번째다.
5.
다시 올라탈때 이여성과 자리를 바꿨다. 여기도 별반차이가 없다. 와인랜드중 하나인 허마너스에서 이 변호사는 내리고 다른 키큰 여성이 옆에 탔다.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살짝 졸다가 다시 일어났다. 티비 모니터로는 연신 비디오를 튼다. 지적인 흑인이라는 델젤워싱턴이 악당형사로 등장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 영화, 카메룬디아즈의 성인코미디 스위티스트 띵, 안어울릴거같은 짐케리와 르네젤웨거를 케스팅한 블랙코미디영화를 보았다.
6.
운전사가 올라온다. 이제 40분이 남았단다. 각자가 선택한 백페커스를 얘기하란다. 샨티가 압도적인기다. 내 차례가 와서 캐츠앤모스라고 하니 못알아듯는다. 앞쪽의 서양여성들이 다시 발음해준다. Moose를 모스라고 발음했는데 무스인가 보다. 밤 9시가 넘었다.케이프타운에 도착했다. 사람들 샨티라는데서 거의 내리고 롱스트리트로 와서 나를 내려준다. 체크인을 했다. 돈을 내일 환전해서 주겠다고 했다. 문제없단다.
7.
부엌에는 서양인들이 왁자지껄하게 모여있다. 방 침대는 좀 허름하다. 짐을 풀고 배가 고파 부엌으로 갔다. 전기랜지에 물을 끓이는데 오른쪽 두개는 잘 안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오래기다려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와인한잔도 마셨다. 이제 남아공의 대표적도시이자 내 남아공 여행 마지막 도시인 케이프타운에 왔다.
8.
침대에 누워 자는데 밤에 춥다. 담요가 없다. 오리털파카를 꺼내 덮고 잤다.
050831(수) 여행278일
(잠) 케이프타운 롱스트리트 케츠앤무스 도미토리 10400원 (65랜드)
(이동) 오츠혼-조지 셔틀버스 6400원 (40랜드)
조지-케이프타운 바즈버스 41600원 (260랜드)
........................................................... 총 58,400원 (365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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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1 20:05 Delete Reply Permalink
다시 더워졌답니다. 비가 와도 무척 덥네용. 겨울을 만나고 싶어요. 근데 부자 흑인마을은 백인/가난한흑인 마을이랑 떨어져 있나요 ㅇ_ㅇ??
2005/09/02 13:18 Delete Reply Permalink
건강하신 것 같아서 좋네요. 9개월동안 겨울을 3번 만났다는 말에는 부러움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국은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아직은 늦여름같네요...
2005/09/02 19:30 Delete Reply Permalink
뎡야핑)그게 말이에요. 부자 흑인마을은 따로 없구요. 본 경험을 가지고 따져본다면 남아공에는 거의 동네마다 부자마을과 가난한 마을이 따로 있는데 가난한 마을에는 백인들이 안살고 부자마을에는 흑인들도 살수 있죠. 아파르트헤이트 인종분리정책은 형식적으로는 폐지되었으니까요. 차에서 보니 흑인마을에도 유리창 번듯하게 난 좋은집도 몇채 있더군요. 혼란스러운 인종은 이주한 네덜란드계와 현지흑인의 혼혈인 아프리칸스인데 이들은 흑인에 가까운 용모의 사람도 있고 백인스러운 사람도 있다네요. 아파르트헤이트...
2005/09/02 19:36 Delete Reply Permalink
뎡야핑)시절에도 백인스러운 아프리칸스는 백인거주지에 살았는데 정책이 강화되고 순수한 백인혈통이 강조되면서 백인거주지에서 쫒겨났답니다. 이 아프리칸스는 아마도 양쪽으로 거주하는거 같아요. 물론 그 기준은 돈이 많으냐 적으냐의 문제겠지요. 내가 머물렀던 백페커스숙소는 백인부자마을에 있었답니다. 남아공도 빈부차이가 심해지면서 다시 아파르트헤이트시절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내가 머물던 프리토리아가 그렇다네요.
2005/09/02 21:32 Delete Reply Permalink
자일리톨)오늘 케이프타운의 날씨는 해가 보이는 맑은날씨입니다. 밤에는 추워서 스웨터를 입고 자야하구요. 더운 여름 어떻게 잘 보냈나 모르겠네요. 이제 800원짜리 온통 흑인들에 백인한둘인 피씨방도 찾았고 일기쓰면 되는데 로그인이 끊겨 새글쓰기도 안되네요.-_- 진보넷에 버그신고 했는데 어떻게 잘 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