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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벽에 사람들이 북적된다. 일어나니 중국인 부부 차를 마시고 있다. 이닦고 고양이 세수하고 내릴 준비를 했다. 기차역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중덴으로 가는 버스가 있단다. 중덴까지는 12시간 거리다. 표를 보니 이게 왠일 8시 30분 차가 있다 했는데 그건 없고 오후 5시 30분 출발이다. 지금 시간이 아침 7시전이다. 책지도로 확인해보니 여긴 침대버스 정류장이다. 구이린 갈때 침대버스에 시달렸던 기억에 도저히 침대버스를 탈 수 없다. 여기서는 다른데는 없단다. 지도에서는 근처에 고속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나와있다. 베낭을 메고 고속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2.

여기도 중덴은 저녁버스 밖에 없단다. 고민끝에 침대버스를 무르고 9시 40분에 출발하는 리장행 버스를 타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걸어 침대버스매표소에가서 환불해달라 했다. 처음엔 환불이 안된다는 식으로 나온다. 한 참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한 중국여자가 무슨일이냐며 영어로 말한다. 그 중국인의 도움으로 환불받기는 했는데 10%를 제하고 준단다. 좋다고 했다. 이번에는 침대버스를 탈 순 없다. 낮에 바깥경치를 보며 올라가야 하는데 침대버스는 아니다. 도와준 중국인에게 고맙다고 하고 다시 무거운 배낭을 매고 고속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3.

중국 야체튀김하나 사먹고 윈난성 지도 사고 표를 끊고 대기실에서 2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탔다. 최신형 고속버스가 아니라 30인승 허름한 버스다. 버스가 출발한다. 좀 가다가 다른 버스정류장에 선다. 다 내려서 큰 버스에 타란다. 내 자리는 14번인데 매표소에서 두 번이나 좌석 그림을 그려가며 창가자리를 달라했건만 복도쪽 자리다. 뒤쪽으로 보니 맨 뒤 좌석에 사람이 없다. 차가 출발하고 난 맨 뒤 자리로 갔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4.

덜컹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비포장 도로로 가고 있다. 쿤밍-다리 구간의 고속도로 확장 공사인가 보다. 기존 아스팔트를 뒤집었는지 차가 심하게 흔들린다. 특히 난 맨 뒤자리라 2분마다 몸이 날라간다. 왜 사람들이 앞쪽 좌석에 몰려앉는지 이제야 알겠다. 하지만 뒷자리에서 시원스레 보이는 원난의 풍경이 조금더 점수를 쳐 줄 만해서 계속 앉았다. 벽돌집과 흙집으로 된 집들이 군데군데 모여있다. 그런데 이 집들에 큰 접시 안테나들이 보인다. 한마을은 대부분이 접시 안테나를 달았다. 엉덩이가 점점 아파온다. 처음에는 그래 비포장길의 맛이 있지. 그래야 도착할때 더 감흥이 있겠지라 생각도 했었다. 3시간이 되어가니 그래 편한길이 좋아 간사해진다. 초기 여행자들은 쿤밍에서 20시간 30시간 이상을 가야 다리 리장이 나오는 모험의 코스였었단다.

 

5.

1시 반 쯤 되어 차가 휴계소 식당 앞에 선다. 식권을 나눠준다. 식당에서 백반을 먹었다. 나중에 보니 백김치가 따로 있다. 백김치에 밥을 조금 더 먹었다. 차는 다시 출발하다. 산이 점점 험해진다. 계림의 아기자기한 산이 아니다. 여기도 긴 옥수수 밭과 푸른 풀들이 이어진다. 6시간이 넘게 걸려 다리에 도착했다. 차는 두사람을 내려주고 바로 출발한다. 다리에는 넓은 호수인 얼하이후가 있다. 아주 넓고 시원하다. 버스는 호수 옆으로 달리다가 산길로 접어든다. 풀과 나무들이 낮아진다. 산은 더욱 험해진다. 버스는 8시가 다 되어 리장에 도착했다.

 

6.

하루종일 널뛰기를 해서 양숴에서 자전거 타기처럼 엉덩이가 부서질 것 같다. 터미널 바로 옆에 있다는 여관에 들어갔다. 도미토리가 없단다. 아니 여관이름은 같은데. 여기는 신관이란다. 100원을 달란다. 택시를 타고 구시가지의 유스호스텔로 가기로 했다. 택시 운전수에게 여기 위치 이 빈관이라 얘기했는데 번화가 한 군데 내려주고 걸어가면 된단다. 아줌마 아가씨해서 한 8명이 우리 빈관에 오라한다. 냉정하게 뿌리치고 운전수아저씨가 가리친 저쪽으로 걸어가는데 한 여자가 바로 여기가 자기 숙소란다. 트윈 35원에 해 주겠단다. 좋다고 하고 따라들어가서 보니 더운 물도 나오고 괜찮다. 한 침대에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았다.

 

7.

샤워를 하고 길로 나왔다. 바로 여기가 유네스코가 마을 전체를 문화제로 지정했다는 한옥마을이다. 죽 이어지는 화려한 붉은 조명들 마을 중간을 흐르는 냇물에는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다. 물이 아주 깨끗하다. 아기자기한 다리들 술집들 갖가지 전통물건을 파는 상점들, 이건 인사동의 확대 업그래이드 판이다. 양숴에서 만난 글장이께서 여긴 테마파크 느낌이다고 말했는데 맞는 말이다. 여긴 마치 영화세트장 같다. 만약 술과 노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면 이 리장의 한옥마을 강력 추천할 만하다.

 

8.

배가 고파 군것질을 하고 다시 한옥마을의 샛길로 들어간다. 론리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다 했는데 정말로 길을 잃었다.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나의 습성때문이다. 어두운 골목길을 여러차례 헤메다가 큰 길로 들어섰다. 이렇게 헤멜데 큰 수확이 있었다.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았는데 별들이 정말 가까이 있었다. 겨우 숙소로 돌아왔다. 여긴 난방시설이 없다.

 

9.

중국 티비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축구 경기를 자주 중계해 준다. 이를 또 보아주어야 한다. 중국와서 심심치 않게 유럽축구 경기를 본다.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와 AT마드리드의 경기다. 호화군단의 레알과 투지의 AT의 대결이다. AT는 소위 한국축구다. 투지 열정 그런데 마무리가 안된다. 레알 어슬렁거리던 호나우도 산뜻하고 가볍게 골을 집어넣는다. 사람들은 화려한 레알의 경기를 좋아한다. 한지만 공은 둥글고 레알을 지기도 한다. 지구도 둥글다. 이건 좀 더 큰 경기다.

 

 

*  050111 (화) 여행 47일차

 

(잠) 리장 한옥마을 00빈관 4550원 (35원)

(식사) 저녁 볶음국수 520원 (4원)

(이동) 쿤밍-리장  19760원 (152원)

          리장택시 780원 (6원)

(간식) 야체튀김 130원 (1원)

         소세지  130원 (1원)

         감자꼬치 130원 (1원)

         포테토칩 130원 (1원)

         코코넛 설탕 버무린 과자 460원 (3.5원)

(기타) 원난성 지도 520원 (4원)

         침대버스환불감액 1950원 (15원)

 

.......................................... 총 29,0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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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5 19:37 2005/01/15 19:37

중국 황금 노선인 계림- 쿤밍 열차표

 

1.

8시 50여분에 기차가 출발한다. 이제 다음 여행 국가인 베트남 바로 위 윈난성의 쿤밍으로 간다. 어제 인터넷을 좀 늦게까지 한지라 모처럼 7시에 알람을 맞춰 일어났는데 눈이 떠지는데는 30분이 더 걸렸다. 더운물이 안나온다. 찬물로 세수만하고 방을 나오는데 방 열쇠고리가 깨졌다. 5원을 물고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를 올라탔다.

 

2.

윈난성은 요즘 중국에서 가장 뜨고있는 여행지다. 남한 면적의 다섯배, 시솽반나등 열대지역에서 6천미터가 훨씬 넘는 설산, 다양한 소수민족들의 본거지, 싼 물가등등 많은 배낭 여행자들이 이곳에 묵다가 비자를 연장하곤 한다는데 나로서도 중국 여행의 마지막 성으로 온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 우선 3200미터의 도시 상그릴라까지 가서 천천히 내려오리라. 그리고 베트남으로 넘어가리라.

 

3.

22시간의 기차여행이다. 내일 오전 6시 반경에 쿤밍기차역에 도착한다. 이미 광저우 갈때 30시간짜리를 타보아서 그런지 낮에 좀 놀다가 자다 일어나면 도착이겠군하는 느낌이다. 같은 칸 중국사람들과 인사를 했다. 나이가 지긋한 부부가 2층이다. 아줌마가 나에게 두 유 스픽 잉글리쉬하고 묻는다. 쪼끔 한 다고 하고 인사를 하니 자기는 쿤밍의 한 중학교 영어 선생이란다. 남편과 함께 계림을 둘러보고 원난성을 돌아볼 계획이란다.

 

4.

이 아줌마의 말이 학기를 마치는 베리 타이어드(매우 지치다)한단다. 방학때 마다 남편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푼단다. 남편인 아저씨는 매우 점잖은 스타일이다. 중국인 특유의 센 억양이 없다. 침대 앞 간이의자에 부부가 앉아 무슨 얘기를 한다. 좋은 그림이다. 조화도가 높아보인다. 아줌마가 더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스타일이다. 중국에는 이런 아줌마들이 많다.

 

5.

기차를 여러번 타서인지 기차여행의 설레임은 좀 줄어들었다. 일기 좀 쓰다, 가이드 북 보고, 빵 먹고, 창밖 경치 쳐다보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이 아줌마가 영어를 할 줄 아니 아저씨들이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약간 손해다. 저녁 무렵 창밖에는 옥수수 밭이 끝임없이 이어진다. 벨기에에서 왔다는 그래픽 디자이너 남자와 잠깐 대화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볶음밥과 고추볶음을 시켰는데 맛이 별로다. 중국인 부부는 냄비를 하나 가져와 계속 거기다 사발면의 면을 넣어 먹는다. 그게 더 맛이 있어 보인다.

 

6.

열차가 잠깐 정차할때 뛰어내려 맥주 한병을 사서 올라왔다. 숟가락으로 한 10번에 걸쳐 겨우 마개를 따고 천천히 먹었다. 10시가 안되어 불을 끄려한다. 적당한 속도로 맥주 한 병을 다 마셨다. 내일 눈을 뜨면 또 다른 무엇이 나를 맞이하리라.

 

 

* 050110(월) 여행 46일차

 

(잠) 기차

(식사) 점심 기차 도시락 1300원 (10원)

         저녁 기차 볶음밥 고추반찬 3250원 (25원)

(이동) 계림-쿤밍  30,810원 (237원) 

(간식) 만두 260원 (2원)

          맥주 470원 (3.5원)

........................................총 36,0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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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5 18:43 2005/01/15 18:43

루디엔 동굴. 푸른빛은 조명발이다

 

1.

오늘은 저번에 보지 못한 곳을 가보리라. 시내 반대편으로 걸었다. 골목에 시장이 나온다. 만두3개를 사먹었다. 날씨가 춥다. 파카와 솜바지를 입어야겠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옷을 껴입고 나와 식당으로 갔다. 낙양에서 맛있게 먹은 티에르반니우로(쇠고기 야체 철판요리)를 시켰다. 고기 맛이 거기 만 못하다. 혼자 요리를 시켜먹으면 과식을 하게된다. 요리를 남기기가 아까워 밥을 많이 먹게 된다. 감자볶음과 함께 밥 두 공기를 먹었다.

 

2.

그동안 산은 실컷 보았으니 산속을 들여다보자. 계림근처에 루디엔이라는 종유동굴이 있다. 역 맞은 편에서 3번 버스가 간단다. 론리에서는 종점에 내리면 된다하여 느긋하게 있었다. 내릴 거리가 지났는데 버스는 계속 간다. 종점은 한 주택가 나무 정자 로터리 였다. 운전사아저씨에게 지도를 내미니 다시 타란다. 루디엔 입구에서 내려준다. 덕분에 주택가도 좀 더 보고 나쁠 거 없다. 입장료가 60원이다. 중국의 입장료들은 글로벌스텐다드의 완성단계인가 보다. 2003년 업데이트 버전 책에서 40원이었는데 50%가 인상되었다. 중국 페스트푸드점의 한시간 시급이 3~4원으로 들었는데 여하튼 관광지마다 중국인들은 차고 넘친다.

 

3.

마침 페키지 일행 30명이 입장을 시작하고 있었다. 마이크를 든 가이드가 설명을 시작한다. 여기는 동물원, 여기는 채소, 여기는 꽃과 새, 여기는 마천루 이런식으로 종류석의 모양을 나름대로 갖다붙여 팬조명으로 설명을 한다. 나도 그동안 말을 갖다붙이기를 잘한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지만 좀 장난친다는 느낌이다. 조명도 한 수 거든다. 꽃 모양에는 빨간색, 채소모양에는 녹색, 진지하게 듣는사람들도 있다. 드디어 1000명이상의 사람을 수용한다는 용왕의 수정궁까지 왔다. 실제 언젠지는 몰라도 전시때 더 많은 사람들이 포격을 피해 여기로 피신했었다한다.

 

4.

조금 쉬었던 페키지 일행이 다시 출발한다. 뒤따라갈까하다 혼자 거닐어 보기로 했다. 시끌벅적하던 넓은 수정궁이 조용해진다. 동굴의 제모습이 조금 들어온다. 저기 또 한팀이 오고있다. 마이크소리가 들린다. 나는 적절히 두팀의 중간에서 거리를 유지하자. 이곳의 색색조명도 페키지 팀의 이동에 맞춰 켜졌다 꺼졌다 한다. 다시 좁은 길로 이동하는 데 조명이 꺼지고 어두워진다. 이제 내가 동굴에 있다는 느낌이 제대로 온다. 억만년 시간동안 만들어진 종유석들을 지나친다.

 

5.

10대때 한 문화사전에서 겁이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다. 겁이란 어떤 시간단위인데 특히 겨자겁과 반석겁이 기억에 남는다. 겨자겁은 사방 1000리의 성에 겨자를 가득 채워넣고 100년에 할알씩 빼내어 겨자가 다 없어지는 시간을 말하고 반석겁은 사방 1000리 크기의 반석에 100년에 한번 부드러운 행주로 한 번씩 반석을 훔쳐 반석이 다 닳아 없어지는 시간을 말한단다. 몇년전 본 한 출판사의 매스터마인즈시리즈중 시간박물관인가 독일에서 프로잭트 시계로 3000년에 한 초씩 가는 시계를 만들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현 세태에 대한 상징적인 저항의 의미로 이 프로잭트 시계를 만든것이리라. 한편 요즘 느림이란 단어도 코드화 상품화되어 서점 대중매체 여행사에 수익증대에 기여하고 있는지라 조심스럽기도하다. 그동안 난 사람들에게 느리다는 말을 듣는 편이었다. 이 말에는 항변하고 싶다. 난 느린게 아니라 겨우겨우 따라가고 있다고... .

 

6.

좁은 굴을 빠져나왔다. 다시 돈 받고 사진찍어주는 광고가 보인다.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억만년 시간의 역사와 함께 호홉했다. 그 종유석들은 큰 별일이 없다면 계속 거기에 있을 것이다. 색색 조명발을 받으면서... . 다시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왔다. 반대쪽으로 걸었다. 골목으로 들어갔다. 가전제품 골목이다. 강이 나오고 계림미술관이다. 지도에도 없었던 것이라 반갑다. 안에 들어가 보고 있는데 정전이다. 그냥 나왔다. 멋진 복장의 경비원에게 난시공원이 어디냐 물어 걸어갔다. 분위기가 한적하고 좋다. 산이 나오고 매표소가 보인다. 난 뒤쪽길로 그냥 들어온것이다. 입장료를 보니 27원이다. 이 또한 흐뭇한 일이다.

 

7.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 갔던 시장에 들렸다. 김치절임을 판다. 그래 저거야! 작은 두 포기를 1원에 사고 걸어나와 봉지에서 한 잎띁어 깨무는 순간 이게 아니다. 절인게 아니라 그냥 밍밍한 맛이다. 오랜지가 싱싱한 노점이 있다. 청년이 시식해 보란다. 맛이 있다. 5개를 골랐는데 1.5원이다. 숙소 앞 까지 걸어오는데 택시 기사 아줌마가 나에게 손짓하며 뭐라고 한다. 나는 택시를 타라 하는 줄 알고 모른체하며 걸었는데 손이 허전하다. 중국 시장 비닐은 얇고 부드러워 쑥 빠져 버린거다. 어디에 균형을 맞추어야 할까? 다 들어주기도 그렇고 안들으면 이렇게 벌받고... .

 

8.

김치를 버릴 수는 없다. 속의 맛있는 부분을 잘게 찟어 가지고 다니던 중국 파오차이와 버무렸다. 김치를 급조했다. 기념으로 숙소 입구의 뚝배기 밥집에 가서 이 김치와 밥을 먹었다. 맛이 좀 있다.

 

 

* 050109 (일) 여행45일차

 

(잠) 화만루 싱글룸 5200원 (40원)

(식사) 점심 소고기철판 감자볶음  3150원(25원)

         저녁 뚝배기 밥 650원 (5원)

(이동) 버스 왕복 390원 (3원)

(입장) 루디엔 동굴 7800원 (60원)

(간식) 만두 130원 (1원)

          오랜지 470원 (3.5원)

          씻은 배추 130원 (1원)

(기타) 인터넷 5시간 3150원 (25원)

 

.................................................총 21,0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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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5 16:47 2005/01/15 16:47
  1. 고양이
    2005/01/17 10:53 Delete Reply Permalink

    느리다? 겨우겨우 쫓아간다? 난 그런 여유가 필요하다. 정말 또 부럽다. 떠나는 자만이 인도를 꿈꿀수 있다는데. 나도 떠나야지.


1.

아침 일찍 중국인 장쯔가 떠난다. 백번은 넘게 건빠이를 한 사이인 장쯔는 난닝으로가 류더취를 만난단다. 광저우에서 50명규모의 무역회사에 다닌다는데 그도 시간여유가 좀 있나보다. 좀 더 자다 일어나 나도 계림으로 가기 위해 배낭을 꾸렸다. 어제 만난 중국인 남녀와 사진을 찍었다. 쎄씬이 어디서 필름 사진기를 가져왔다. 숙소 앞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쎄씬이 나보고 한 계단 내려가란다.

 

2.

계림가는 직행버스를 타고 버스정류장에 내렸다. 열차 황금노선인 계림-쿤밍간 열차표를 몇 일자를 끊느냐에 따라 계림에 머무는 시간이 결정될 것이다. 양숴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이 추천한 역 맞은편 화만루를 찾았다. 건조한 건물사이루 꽃 간판이 보인다. 주변이 허름한 아파트 단지여서 화만루의 분위기는 더 깔끔해 보였다. 도미토리가 30원이고 욕실없는 싱글이 40원이다. 양숴에서 9인실에 오래 있었던터라 싱글이 탐이났다. 보여달라고 해서 본 첫번째 방은 창문이 없다. 노우 하고 그냥 도미토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직원이 뭔가 확신에 찬 얼굴로 방 하나를 더 보란다. 크기는 같은 침대하나의 작은 방인데 창문이 있고 길다란 나무가 뚝 버티고 있다. 마음에 든다. 오케이하고 짐을 정리하고 나왔다.

 

3.

근처식당에서 뚝배기에 밥을 지어주는 백반을 먹고 기차역 매표소로 갔다. 한 2~30분을 가지고 있는 열차시간표와 전광판을 대조하며 노트에 편명 출발도착지 침대종류 날짜등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표기해서 줄을 섰다. 매표소 공간은 줄 선 사람들로 꽉 차있다. 원난성은 중국인들도 여행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좀 짧은 줄을 섰다 싶었는데 이 줄이 해체된다. 이게 왠 일인가? 별 수 없이 다른 줄의 뒤에가서 섰다. 사실 중국의 열차표 끊기가 그렇게 여럽다는데 겨울여행이라 그냥 별 무리없이 왔었는데 제대로 경험해 보고 있다.

 

4.

줄 선 중국인들의 거의 젊은이들이다. 표를 산 그들의 표정은 꼭 복권당첨금 탄 사람의 얼굴이다. 당연이 돈 주고 끊는 것임에도 이미 마음은 도착지에 있는 그런 얼굴이다. 내 앞쪽에 있는 한 커플은 이미 여행지에 와 있다. 설레임이야 말로 여행의 필요조건이리라. 줄은 줄어들고 나도 노트를 내밀었다. 내일 저녁 출발하는 상하이발 쿤밍행 열차는 없고 다음날 아침표가 있단다. 하오(좋다)고 하고 표를 받아 나왔다. 내 얼굴도 그랬을까?

 

5.

역 앞에서 한 중국인이 영어로 인사를 한다. 자긴 버스표를 판단다. 쿤밍가는 버스도 있단다. 시설이 좋단다. 나는 이미 표를 끊었기에 대화를 나누다 이만 간다고 하고 헤어졌는데 나중에 다음 여행카페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계림역에서 영어 잘 쓰는 중국인 사기꾼이다. 처음엔 잘 해주다가 나중에 쿤밍가는 차라 해서 탔는데 마흔 몇 시간 동안 돌아가는 버스였다. 조심하라. 내가 만약 표를 못 끊었더라면 나도 그의 마수에 걸려들었을 것이다.

 

6.

시내 맞은 편으로 좀 걸었다. 제대로 된 대형 할인매장이 나온다. 중국 상품 구경하고 가격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들이 먹은 과일제리 6봉지, 50%할인하는 과일야체주스 두병 한세트, 아체크랙커, 포테토칩, 깍뚜기포장한 것, 칭다오 맥주 한캔,휴대용 술병에 넣을 50도 짜리 고량주 한병을 샀다. 20원어치다. 실뭉치공을 농구대 비슷한 동그란 구멍에 세번다 집어넣으면 와인 한 병주는 행사에 줄을 서 던졌는데 손목 스냅이 말을 안 듣는다. 세번다 꽝이었다. 야체코너에서 각종 야체들 중국이름을 죽 훝었다.

 

7.

숙소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근처식당에서 가장 만만한 마파두부와 냉오이무침인 우란나황과를 먹었다. 숙소에 들어와 인터넷을 하는데 갑자기 정전이 된다. 옆에있던 서양인 아줌마, 오 쉬트 한다. 물론 유머스럽게 했지만 열 번을 넘게 하니 별로다. 그동안 보아온 서양인중에 난 좀 더 우월하고 돈을 쓰러왔다는 태도를 풍기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어디를 가도 다 마음 같지 않다.

 

 

* 050108 (토) 여행 44일차

 

(잠) 계림역 맞은편 화만루 5200원 (40원)

(식사) 점심 뚝배기 밥 650원 (5원)

          저녁 마파두부 1170원 (9원)

(이동) 양숴-계림 1690원 (13원)

(간식) 할인점 먹을 거리들 2600원 (20원)

(기타) 인터넷 시간당 5원 2340원 (18원)

 

....................................................총 13,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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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5 15:02 2005/01/15 15:02

1.

오늘 아침은 어제 사람들이 많이 나가서인지 한적하다. 오늘은 차분하게 밀린 일기를 쓰리라.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올리면서 얻는게 많다. 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 쓰다보면 그날의 일과 함께 과거의 연관된 일도 떠오른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왔을때 일기를 보면 그날의 영상이 떠오르리라.

 

2.

다시 전망좋은 강가의 레스토랑으로 갔다. 요리를 하나 시켜 밥에 먹었다. 돼지고기 삼겹 부위를 튀겨 양념한 요리다. 2시간 정도 앉아있었는데 추워서 숙소로 들어왔다. 중국소녀가 들어왔다. 이름이 쎄씬이란다. 아주 아담하고 통통한 스타일이다. 광저우 근처의 중산이란곳에 산단다. 나에게 중국어로 계속 물어보는데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그냥 웃고 있으니 답답하다며 머리를 흔들어댄다. 84년생이라는데 꼭 초등학생을 앞에 두고 있는 거 같다. 

 

중국소녀 쎄씬의 스티커사진

 

3.

또 한명의 중국인 남성이 들어온다. 이창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는데 그럼 공무원인가? 나이는 29살인데 일한지 8년되었단다. 풋풋한 여행자의 얼굴이다. 명함에 이메일을 써주는데 중국 소수민족 아이들의 사진이 배경이다. 이 친구에게 마오 전기를 보여주었더니 약간 놀라는 눈치다. 마오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단어가 생각이 안나 마오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그가 뭐라고 대답할찰라 쎄씬이 끼어든다.

 

4.

결국 쎄씬과 거리로 나왔다. 거리를 한바뀌돌고 대화가 안통할때 가장 무난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민물고기찜 식당에 들어갔는데 이 소녀 이건 얼마냐 저녁 얼마냐 꼼꼼히 따진다. 또 다른 모습이다. 중국사람들은 어릴때부터 돈에 대한 관념이 철저한 거 같다. 이 식당을 나와 내가 마파두부와 감자볶음 먹었던 곳에 들어갔다. 닭고기를 밤과 함께 조리한 요리, 중국식 야체셀러드, 감자볶음을 시켰다. 감자볶음이 맛있단다. 내가 만난 중국인들은 참 잘 들먹는다.

 

5.

내가 계산을 하고 다시 서로쪽으로 걷는데 식당에서 처음 5원을 부른 중국식 큰 오랜지가 있다. 쎄씬이 막 흥정을 해서 두개 4원에 산다. 그 중 하나를 나를 준다. 나는 숙소로 들어가겠다고 하고 쎄씬은 입을 삐죽이더니 숙소에서 다시 나간다. 이 소녀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중국사회주의는 그의 감성에 아무런 영향을 못미치는거 같다. 나중에 쎄씬이 멀 잔뜩 사온다. 계림식 과자 세트와 기침에 좋은 차이다. 과자를 나에게 나눠주고 차 두팩중 하나를 나를 준다. 내가 고맙다고 하자 부커치(천만에요)한다.

 

6.

오늘은 양숴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잉글랜드 여성 피오나도 내일 4시간 거리의 다른 곳으로 떠난단다. 변호사인지 그 사무실에서 일하는지 법조계 특유의 깐깐함이 얼굴에 있다. 물론 모든 법조인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나도 별로 아쉬운게 없어 그동안 별 대화가 없었다. 한 가지 우스운건 피오나는 에니메이션 슈랙의 공주이름이고 또 잉글랜드여성 프란세스는 이름 그대로 공주다. ㄷ자 침대 배열에서 내 머리맡에는 프란세스가 내 다리 쪽에는 피오나, 두 공주이름의 잉글랜드 여자와 오늘밤까지 4일동안을 함께 잔다. 그런데 별다른 감흥이 없다.

 

 

* 050107 (금) 여행43일차

 

(잠) 3250원 (25원)

(식사) 점심 돼지고기튀김양념 3120원 (24원)

          저녁 닭요리, 샐러드, 감자볶음 4940원 (38원)

(간식) 사과 4개 520원 (4원)

          포테토칩 110g 560원 (4.3원)

          치약 작은것 200원 (1.5원)

 

..........................................총 12,6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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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5 14:38 2005/01/15 14:38
  1. 사막은
    2005/01/16 23:04 Delete Reply Permalink

    어이! 여행하며 연애도 하시려나보죠? 왠 감흥까지 찾으시나.. 함 잘 해보시죠. 재미난 일이 생길지도 ^^

  2. 자일리톨
    2005/01/21 18:05 Delete Reply Permalink

    그동안 잠시 아이비님방에 들어오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밀린 걸 다 읽으려니 분량이 만만치를 않아요^^
    근데 광저우 근처의 중산이라면 쑨원이 태어난 곳이로군요? 광둥사람들은 특유의 발음 탓에 중국주류사회에서 많은 소외를 당했다고 하던데, 그 때문인지 역사에 이름을 남긴 반골들이 많은 것 같아요. 쎄씬도 반골일까?ㅎㅎㅎ
    저는 지난번 태국여행을 할 때 여러사람이 같이 쓰면 불편할까봐 일부러 게스트하우스 독방에서 묵었는데, 도미토리에서 묶을 걸... 이라는 생각이 글을 읽으면서 들었답니다:)


1.

다들 늦게 일어났다. 일본인 청년은 알람이 울리는 것도 모르고 자다가 일어난다. 다들 시장앞 노점에서 밑반찬 부폐식 식사를 했다. 시간은 12시가 넘어간다. 어제 가기로 리강 배유람보다는 자전거 타기가 훨씬 재미있다. 서로 입구에서 일행들과 헤어졌다. 매일도 적고 서로행운을 빌어주었다. 마스란 애칭의 피어씽 여성은 고쓰족이란다. 검은색 옷에 피어씽이 고쓰족의 트레이드 마크란다.

 

2.

나도 10대때 매틀음악에 열광했었다. 그 주된 두 그룹이 아이론 메이든(철의 단두대)와 주다스 프리스트(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와 사제의 교묘한 병치)이었다. 고등학교 때 본 주다스 프리스트의 라이브 공연은 모든 청중이 리드 보컬인 랍 헬포드의 트레이드인 검은 가죽모자 가죽자켓 가죽 바지 가죽 신발, 가죽 자켓 옆 선으로 박혀있던 철심들을 똑같이 입고 열광하던 장면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컨베어벨트 시스템에 묶여있던 청년노동자들이 공연에서의 집단상징의식으로 그들의 일상적 억압을 풀어내는 기재였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은 공연장안에 머물러있었다. 그때 미국 노동자의 감성을 자극했던 부르스 스프링스틴의 팬들이 자연스러운 복장이라면 매틀족은 좀 더 자극적이고 인위적인 것을 요구했었다. 난 그때 해적판과 해비메틀 잡지를 사모으는 데 열중했었다. 지금 그 매틀문화는 럭셔리한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의 세트옷으로 소멸되어버렸다. 

 

3.

어제 매틀족의 언저리였던 나와 고쓰족 마쓰가 이런 저런 음악을 얘기하다 어떤 한 음악에서 어떤 공통의 지반을 확인했다. 완전한 소멸과 단절은 있을 수 없다. 나도 삶속에서 면면히 이어지는 그 맥을 찾아나가고 있고 마쓰도 그러하다. 통제되고 있다는 말은 동시에 찾아나가는 무언가가 있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마쓰가 앞으로도 고스족으로 살아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나도 꼬뮨족으로 살아나가리라. 내 가슴 한쪽에는 10대때 열광했던 매틀의 감성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4.

오늘은 중국에서 보기 드문 화창한 날씨다. 혼자라도 리강 유람선을 타야겠다. 숙소 카운터에서 예약을 하고 방으로 돌아오니 장쯔가 이틀만에 돌아와 자고 있다. 장쯔 너 괜찮아. 어디갔었어. 이런 느낌으로 말과 손짓을 했다. 류더취가 없으니 병든 닭처럼 힘이 없다. 코가 막혀서 아팠단다. 나 리장 가는데 같이 갈래. 그냥 자겠단다.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5.

2시가 되어 카운터로 내려가니 한 남자가 나와있다. 버스 터미널로 가서 싱핑가는 버스를 타란다. 싱핑내릴때 누가 나온단다. 싱핑터미널 내리니 한 아줌마가 영수증 보여달란다. 아줌마를 따라갔다. 한 카페에서 기다리다 출발했다. 어제 내가 걸었던 그 길로 간다. 호주인 넷, 일본 여자 둘, 나 총 7명이 10명 정원인 아담한 배에 탔다. 리강은 주변풍광이 부드럽고 아기자기하다. 6명은 한 호텔에서 왔나보다. 갑판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한 40분 가더니 방향을 돌린다. 돌아간단다. 햇빛이 어떻게 비치는 가에 따라 산이 바뀐다. 갑판에서 호주 아저씨와 잠깐 대화를 했다. 자기도 20년 일하고 나서 1년 여동안 세계를 돌았단다. 배에서 내려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걸었다.

 

6.

시드니에서 왔다는 호주 할머니와 얘기하면서 걸었다. 한 70전후로 보인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보낸단다. 손주들이 모두 일곱명이란다. 아주 건강한 얼굴이다. 같이 한 식당 앞에 진열해온 음식재료들을 보았다. 이건 살아있는 데 고슴도치 새끼같다. 이건 들쥐다. 큰 술병에 새가 통째로 들어가있고 뱀은 기본이다. 이곳 계림 양숴 동네가 특수 요리들로 유명한 동네로 알려져 있다. 이 할머니 혀를 내두르며 나에게 묻는다. 한국에도 이러니? 난 노우했다. 뒷 말은 생략했다. 한국은 숨어서 먹지 이렇게 내놓지는 않아요. 이 할머니 호주에는 동물 보호로 캥거루가 너무 많아져서 차와 부딛치고 문제란다. 그런데 중국은 미개하다는 식으로 혀를 찬다. 그럼 이나라에 왜 오셨나. 우리 앞으로 거의 90도로 허리가 굽혀져서 지팡이에 의지해 걷고 있는 중국 할아버지가 걸어 온다. 이 할머니 일할때 허리를 펴고 해야하는데 한 자세로 계속 일하니 저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할머니의 말속에 산업안전의 기본쟁점이 튀어나온다. 부주의인가 노동강도강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인가. 난 저 할아버지의 개인사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고단한 중국 농민의 삶의 모습이자 결과라는 부분이 있음은 분명하다.

 

7.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왔다. 장쯔와 약속했던 6시가 넘어간다. 잉글랜드 제약회사에서 일한다는 프란세스가 있다. 서로 뭘 했는지 대화를 좀 했다. 중국의학에 관심이 많고 어제 부터 태극권과 안마를 배운단다. 나에게 저녁을 같이 먹잖다. 난 장쯔와 약속이 되어 있는데 갈이 갈래하고 물으니 좋단다. 장쯔도 좋다고 하고 셋이너 숙소를 나와 전망이 좋아보이는 구름나인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여기서는 내가 어중간하게 통역을 했다. 장쯔와 어렵게 대화를 해서 영어로 프란세스에게 말해주었다. 프란세스는 8시가 좀 넘어 안마교육 받으러 갔다. 프란세스가 얼마내야 하냐고 물으니 장쯔가 내가 낸단다. 장쯔 이 친구 좀 기분파다. 오늘은 내가 낼 차례다. 둘이서 맥주를 더 마시다 장쯔가 비어빠에 가잔다. 너 아파서 괜찮겠어 하니 노 프라브럼이란다. 여긴 내가 낼께 하니 좋다고 하고 자기가 맥주를 산단다.

 

8.

좀 걸어가다 라이브 맥주집에 들어갔다. 여기 서로는 많은 집들이 라이브 공연을 한다. 장쯔에게 물었다. 너 류더취와 결혼할거니? 결혼할거란다. 그래고 내일 난닝에서 만난단다. 뭔가 싸웠는데 화해한 느낌이다. 어린 친구들이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데 머리를 기르고 폼에 더 열중한 실력이다. 내가 상중하 중 어떤 수준이냐고 장쯔에게 물으니 중이란다. 중국맥주는 11도다. 한병씩 다먹고 장쯔가 더 시키려고 한다. 내가 다른 데 가보자고 했다. 2차 맥주집을 나왔다.

 

9.

3차 맥주집은 메이요우 카페였다. 여행자들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메이요우(없어요)이다. 이집은 없어요 카페다. 불친절과 맛이간 맥주는 없다는 의미란다. 2층 무대에서 3명이 연주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머리도 짧고 동네 복장인데 사운드가 아까 무대와는 확실이 다르게 꽉 차있다. 장쯔에게 물었더니 상이란다. 아까부터 장쯔에게 이노래는 무슨 노래냐 계속 물었다. 아직 중국노래는 실연 이별 삼각관계 같은 건 거의 없다. 홍콩을 위한 노래, 중국을 위한 노래, 이런 식이다. 난 원래 노래를 맬로디로 듣는 편이라 별 문제가 없다.

 

10.

뒷 테이블에 아까 숙소에서 보았던 중국계여성이 혼자 있다. 합석을 하자 하니 좋다고 한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중국문학을 공부한단다. 음악때문에 시끄러워 중국현대문학의 경향은 물어보지도 못했다. 그냥 나 청두에서 두보초당에 갔었다. 그러냐... . 

 

 

* 050106 (목) 여행 42일차

 

(잠) 3250원 (25원)

(식사) 아침 520원 (4원)

          저녁 식사겸술  10400원 (80원)

(이동) 싱핑 왕복 1430원 (11원)

          리강 유람선 6500원 (50원)

 

............................... 총 22,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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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4 19:04 2005/01/14 19:04

1.

일찍 잠이 깼다. 밀린 일기를 좀 쓰다가 책에서 오늘 푸리마을에 3일장 열리는 날이란 정보를 확인하고 길을 나섰다. 어제는 자전거를 탔으니 오늘은 두 발로 가 보리라.  날씨가 흐리다. 다리를 건너 푸리쪽으로 걷고 있는데 터널이 나온다. 보행자에게 터널은 위험지대다. 터널로 들어가니 불빛이 하나도 없다. 한 쪽으로 벽을 집고 겨우겨우 터널을 통과했다. 한 시간 반 쯤 걸었나. 도체체 푸리는 어디쯤 인가. 길가에 한 식당이 보인다. 먹는 시늉을 했더니 된단다.

 

2.

마파두부를 주문했다. 주인 아저씨 옆의 받에가서 파를 몇 송이 따온다. 흐믓한 일이다. 밥도 압력밥솥에 하는지 압력 공기소리가 난다. 부인은 갓난아기를 안고 있다. 마파두부와 밥이 나왔다. 파오차이(중국식 김치)있나고 물어보니 무 백김치를 내 준다. 맛이 아주 잘 들었다. 밥을 한 공기 더 시켜 먹었더니 배가 부르다. 내가 맛있다고 하면서 얼마냐고 물으니 15원이란다. 양숴 시내에서도 6원인데. 옆의 아줌마가 15원이란 말에 움찔 놀란다. 그냥 깎지않고 고맙다고 하고 나와 걸으니 금새 푸리가 나온다.

 

3.

푸리시장에 사람들이 북적된다. 시장은 종류별로 아주 잘 구획이 되어있다. 중국의 시장들이 보통 그렇다. 고기를 도마에 내리쳐서 파는 곳 바로 옆에 이불 파는 상점이 있기는 좀 어려울 터이다. 금방 밥을 먹어서 군것질 할 수는 없다. 나도 국민학교 때 해 본 칡 뿌리 비슷한 것을 팔고 있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건 20년전 그 카시미론 이불이다. 이불 담는 비닐과 그 손잡이도 그대로다. 손으로 카시미론 이불을 만져보았다. 옛날 그 촉감이다. 이불의 문양들도 별 차이가 없다. 한국에서는 요즘은 훨씬 더 부드러운 촉감의 담요들로 대체되었다. 한국에선 겨울 감옥살이할때나 쓸까... .

 

4.

장을 나왔다. 이슬비가 내린다. 이젠 버스로 싱핑까지 가보자. 싱핑은 이십여킬로 미터 떨어진 강마을이다. 여기의 강경치가 양숴보다 낫다고 하는데 한 번 가보자. 버스에 내려 강길로 접어들었다. 여기저기 아줌마들이 빨래를 하고 있다. 저기서는 채소를 씻고 있다. 관광지로 잘 꾸며진 양숴보다 평화로운 맛이 있다. 강길로 죽 걸었다. 한 중학교가 보인다. 산 네 다섯개에 둘어싸인 곳이다. 이런데서 다녔어야돼. 집에가서 점심먹고 돌아오는지 아이들이 학교로 들어간다. 돌아올때는 강의 자갈밭길로 걸어왔다. 선착장 부근에서 야체튀김하나 사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들어왔다. 샤워를 하고 앉아있는데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온다. 인사를 하는데 한국분이세요하고 묻는다. 청두에서 만난 목사님도 내가 니하오하자 한국분이세요라고 물었었다.

 

5.

일본인 젊은 청년 한명, 30대로 보이는 한국남자 한명, 내가 20대 후반이냐고 물으니 중반이라고 3등분을 주장하는 여자 두명이 왔다. 내가 그동안 베이징의 고려, 원동빈관등 한국인들이 즐겨가는 숙소로 안 갔었는데 여행 40일이 넘어 한국인 여행자들을 만나니 이 또한 새로운 느낌이다. 그동안 중국여행에선 만리장성에서 우수사원들과 세마디, 청두에서 목회일로 오신 목사님이 전부였였다.

 

6.

일본인 청년까지 총 다섯이서 밥을 먹으러 나갔다. 깔끔한 스타일의 동경의 정부 공무원, 수더분하고 친근한 스타일의 시나리오 책을 냈다는 글장이, 캐리어우먼 스타일의 차분해보이는 여성, 검은 복장에 피어싱을 한 여성, 그리고 애매모호한 30대 남성인 나 이렇게 다섯이 모였다. 두 여성은 계림에 있는 한 남자와 셋이서 인도로 향해 가고 있는데 나와 루트가 거의 비슷하다. 이들에게서 한 가지 중요한 정보를 들었다. 미안마를 육로로 통과하다 걸리면 곤장을 맞는단다. 곤장이라.

 

7.

중1때였다. 전두환대통령이 역사적인 동남아 5개국 순방을 떠난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난 그당시 우표모은데 열중하고 있던 시기라 언제 그 우표와 시트(우표두장 둘레로 폼나게 설명이들어가있는) 전지(우표 2-30장 묶음 한장)가 나올까 알아보니 한 반 친구가 오늘 조례끝나고 1교시 시작하기 전에 우체국에 뛰어갔다 오잔다. 그래서 보슬비를 맞으며 뛰어가서 우표와 시트를 사고 흐믓하게 학교로 돌아오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날 지금의 미안마인 버마에서 폭탄이 터져 대통령은 안 죽고 장관 여럿이 죽었다는 뉴스가 들었다. 나도 옛날에 좀 애를 쓴 편인데 이제와서 곤장을 때린다니 이를 어쩌나?

 

8.

두 여성께서 모르니 한 번 시도해 보시란다. 그래 미안마는 태국에서 고민해도 충분하다. 저녁을 먹고 동네 한 바뀌 돈다음 맥주를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잉글랜드 두 여성과 합세해 놀다가 다시 다섯이 나가 포토카페로 갔는데 정통 욘사마 아줌마 팬을 만났다. 캐리어우먼이 아줌마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피어싱우먼이 우리의 대화를 일본청년에게 영어로 말을 이어나간다. 나도 한두마디 거들었다. 그래 오늘은 한일연대의 밤이다. 대미를 한국식 술 문화인 완샷으로 장식하자. 일본인 청년에게 말했다. 너 완샷아니? 숙소에 들어가서 OK?. 그가 졸린눈으로 OK한다.

 

9.

숙소에 들어갔다. 두 잉글랜드 여성은 자고 있다. 살금살금 방 앞의 테이블로 나가 내가 소림사 식당에서 사서 부어놓은 휴대용 술병 하나을 테이블에 놓고 순번정해 완샷했다. 그리고 각자 자기의 침대로 들어가 조용히 잠자리에 들었다.

 

추가 : 다음날 잉글랜드 여성이 우리가 새벽 4시 반까지 그랬다고 말해주었다. 정말?

 

 

*  050105 (수) 여행 41일차

 

(잠) 양숴유스호스텔 3250원 (25원)

(식사) 점심 마파두부 1950원 (15원)

         저녁 백반 520원 (4원)

(이동) 싱핑 왕복 1370원 (10.5원)

(간식) 야체튀김 130원 (1원)

          물 200원 (1.5원)

          맥주 일반맥주640m3원 칭다오맥주4원 7병   3120원 (24원)

          포토카페 맥주 650원 (5원)

 

................................... 총 10,9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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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4 15:26 2005/01/14 15:26

1.

10시쯤 일어났다. 이 방은 창문이 없어 불을 안켜면 밤인지 낮인지 모른다. 집에 부칠 엽서를 쓰고 있는데 한 서양여자가 베낭을 매고 들어온다. 잉글랜드 뉴케슬에서 왔단다. 어제 온수를 쓰다 찬물 벼락을 맞은 경험이 있어 온수 쓸때 유의사항을 알려주었다. 온수 끊이는 탱크에 빨간 램프가 다섯 단계가 있다. 계속 10분정도 쓰면 빨간 램프가 다 꺼지고 조금 있다 찬 물이 나온다. 다시 회복되려면 한 이 삼십분 기다려야 한다. 핫 워터이즈 파이브 스텝, 원 투 스리 포 화이브, 탠 미니쯔 레드 램프이즈 턴 오프, 원 미니쯔 에프터 콜드 워터, 리커버 파이브 스탭 투에니 써티 미니쯔... . 어제 머리를 감고 있는데 찬물이 나왔었다.

 

2.

숙소를 나와 우체국으로 갔다. 집과 친구에게 줄 사진집, 천그림, 그동안 쌓인 입장권등을 부치기 위해서다. 소포 두개를 비행기로 부치는데 생각보다 좀 더 많이 나온다. 선물 산 금액의 두 배 반을 내고 나왔다. 예전 쿠웨이트로 길게 출장간 써클 선배에게 부칠때도 그랬었다. 그래도 여긴 바로 옆 중국인데... . 다음엔 배편도 알아보리라. 자전거를 빌리러 갔다. 국제운전면허증을 자전거 빌리는데 써먹는구나. 여권은 어디다가 맡기면 안된다.

 

3. 

자전거를 타고 나와 만두 3개를 사먹고 도로를 달렸다. 빠르다. 동력이 두 발의 회전력인데도 다리보다 서너배의 속도를 낸다. 우리는 속도 조정은 필요할지라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골목길로 들어섰다. 공사장이 나오고 길이 없어진다. 자전거를 들고 겨우 공사장을 빠져 나와 윗 길로 올랐다. 사람들이 빌린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른 타고 간다. 여기가 위룽강쪽으로 가는 자전거 코스인가 보다. 완전히 시골길로 들어섰다. 페달에 힘이 실리고 자전거와 나는 신나게 달려나간다. 강길로 접어들었다. 강가에 작은 유람배들이 널려 있다. 아줌마 둘이 배를 타란다. 뿌리치고 더 가는데 막다는 길이 나온다. 한 아저씨가 더 이상 못간다 하며 가이드가 필요하냐고 묻는다. 한국어 가이드가 아닌바에야 소용이 없다.

 

4.

다시 돌아가는데 이번에는 다른 아줌마 둘이 배를 타란다. 약간 혹해서 얼마냐고 물으니 80원이란다. 결국 40원에 가기로 했다. 배는 큰 대나무 줄기로 만든 육 칠미터의 길이에 중간에 2명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아줌마 둘이 뒤에서 노를 젓고 나는 대나무의자에 호젓이 누웠다. 여기서는 배타는 사람이 이 위룽강에서 나뿐이다. 서서히 이동하는 경치에 몰입할려고 할 때마다 작은 뚝이 나온다. 나는 내리고 배를 뚝너머로 내리고 내가 다시타고... . 노 젓는게 문제가 아니라 배를 옮기는 게 그리 쉽지가 않다. 어찌되었든 가고 있는데 저쪽에서 배노점 아줌마가 우리쪽으로 배를 부딪힌다. 중국은 어디나 장사치들이 있다. 내가 먹을 계란두개와 아줌마 둘 줄 걸 샀다. 다시 가는데 그동안의 둑 수준을 뛰어넘는 높은 둑이 나온다. 한 반쯤 왔을까. 한 아줌마가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안쓰러워서 더이상 앉아서 못 가겠다.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했다.

 

5.

아줌마들의 표정이 펴진다. 인사를 하고 다시 자전거를 탔다. 다행히 웨량산쪽으로 가는 길이 있다. 웨량산 정문에서 표를 끊었다. 자건거 보관료는 1원이다. 음료수 파는 아줌마가 따라붙는다. 안 산다고 하니 이 아줌마 내려와서 사기로 약속하잔다. 그냥 산으로 올라갔다. 사람이 하나도 없다. 론리에서는 웨량산이 칼을 들고 사람을 헤치는 강도들이 출몰하는 유명한 산이라 절대 혼자 떨어지지 말라 주문한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올라 갈 수는 없는 일, 문힐을 거의 올라와서 여자 두명이 내려간다. 드디어 반달모양이 뻥 뚫려 있는 문힐, 즉 달의 언덕에 도착했다.

 

산에 반달모양의 구멍이 뚫려있다. 이른바 문힐. 달의언덕

 

6.

반달 구멍사이로 수 많은 산들이 들어온다. 산 중심에 왔다. 문힐을 비롯해 다섯개의 산 봉우리가 360도 중심을 둘러싸고 있다. 봉우리 중간중간으로 보이는 경치가 이채롭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샛길이 보인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내려가면서 문힐 근처에서 중국인 두명을 만났다. 그동안 나의 여행루트를 말하니 와하며 박수를 친다. 그들에게 중국일주의 열망을 느낄수 있었다. 내려오니 그 음료수 파는 아줌마 대기하고 있다. 슈랙2에서의 고양이의 표정처럼 가장 슬픈 표정으로 사란다. 얼마냐 물으니 물 5원, 콜라7원이란다. 두배의 값이다. 콜라를 하나 샀다. 내가 처음에 10원을 내니 거스름 돈이 없단다. 내가 잔돈으로 줄려고 하자 거스름돈을 내준다. 보니 입구의 8명쯤의 행상들이 여행객이 하나 올라가면 순번제로 따라 붙는 거 같다.

 

7.

이제 양숴로 돌아간다. 큰길로 가면 한 시간 안으로 금방 갈 수 있다. 지도를 보고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이 쪽 길은 좀 더 시골이다. 한 마을을 지나가는데 한 아이가 막 따라서 뛰어온다. 내가 손을 흔들자 아이도 손을 흔든다. 길을 잘 못 들었다. 마을을 통과해서 갈 줄 알았는데 막다른 길이고 과수원이 나오고 한 아주머니가 거름을 주고 있다. 내가 양숴라고 하니 아주머니 다시 돌아가라며 오랜지 하나를 던져 준다. 그래 이거야. 길을 잃었기 때문에 저 아줌마도 만나도 오랜지 하나도 얻어먹고... . 앞으로도 가끔씩 길을 잃어야지. 하지만 점점 힘들어진다. 비포장도로를 계속 가다보니 엉덩이가 부서질 것 같다. 중국의 마을 길은 큰 도로 중간에 있지 않다. 마을은 막다른 골목에 보통 있다. 더 아늑하다고나 할까? 한국의 시골마을 중간에 아스팔트가 뚫리고 차들이 슁슁 달린다. 철원의 할아버지도 오래전 논일을 하고 차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인적이 있으시다.

 

8.

날이 점점 어두워지려한다. 한 스무명의 중국인에게 양숴가는길을 물은거 같다. 한 7 8살 학교갔다가 돌아오는 아이부터 허리가 굽으신 할머니까지 길을 잃어야 중국인과 얼굴 맞대고 말한마디 걸 수 있다. 그럭저럭 맞게 가고 있는 건 같은데 엉덩이가 아파 견딜 수가 없다.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걷다가 다시 타다가를 반복하는데 저기 아스팔트 도로가 나온다. 여행하며 계속 떠오르던 삶의 이치가 또 맞는 순간이다. 가장 고통스럽거나 어려운 그 때는 먼가가 이루어지지 직전이기 때문이다. 그 한 발과 한 치를 넘느냐 못 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난다.  

 

9.

날은 완전히 껌껌해졌다. 반대편으로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간다.  저기 불빛이 보이고 만두를 판다. 가서 1원에 두개를 샀는데 만두가 아니라 찐빵이다. 주인아저씨에게 국수 되냐 물어보니 된단다. 국수를 시켜 먹고 있는데 이 아저씨 영어를 좀 할 줄 아신다. 곧장가서 오른쪽으로 꺾으란다. 고우 스트레이트, 고우 라이트 턴. 겨우 자전거를 반납하고 숙소를 들어오니 다른 서양여자가 또 있다. 잉글랜드에서 왔단다. 둘이 친구냐 물으니 여기서 만났단다. 잉글랜드 시골 발음인지 말이 거의 안들어온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한 중국인이 들어온다. 중국 시안 교통대학 학생이란다. 경제학을 공부한다고 하고 글로벌시대에 영어를 배우겠다고 다짐한다. 한국경제를 칭찬하며 중국이 한국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냥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10.

일기를 좀 쓰고 숙소 안에서 인터넷을 하는데 한글 서채가 깨지고 쓰기가 한 글자마다 스페이스 바를 쳐 주어야 한다. 밖의 인터넷 바로 나가 인터넷을 했다. 이 인터넷이 내 여행에서 독일까 약일까? 약으로 삼으면 된다.

 

 

* 050104 여행 40일차

 

(잠) 양숴유스호스텔 3250원 (25원)

(식사) 저녁 쌀국수 390원 (3원)

(이동) 배 위룽강 나룻배  5200원 (40원)

          자전거 하루 대여 1300원 (10원)

(간식) 만두3개 130원 (1원)

          계란 등 780원 (6원)

          찐빵2개 130원 (1원)

          코카콜라 캔 910원 (7원)

(기타) 항공소포2개 33,930원 (261원)

          인터넷 3시간 1040원 (8원)

 

........................................... 총 47,0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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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3 19:16 2005/01/13 19:16

* 어제 12일 해발 3200미터 티벳 근처의 도시 중디엔에 도착. 오늘 저렴한 중국인 왕빠를 간신히 찾음.

 

1.

아침에 어디선가 알람이 울린다. 설마 내건 아니겠지. 내거였다. 어제 술을 좀 먹긴 먹었나 보다. 아침에 옆 침대 뉴질랜드 남자와 잠깐 대화를 했다. 나와 여행루트가 거의 비슷하다. 태국에서 중국까지는 육로로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많다. 중국인 장쯔와 류더취가 아침 먹으러 나가잔다. 서로 입구에서 계림식 국수와 시금치 두부국을 먹었다. 계림식 국수에는 보쌈같은 찐 고기 몇점을 집어 넣어 주는데 이건 좀 별로다. 먹을때 부담스럽다고 느끼면 대부분 배탈이 난다. 장안의 세균균형이 깨진 것이라나... .

 

2.

어제 장쯔가 오늘 자전거을 타고 문힐이라는 이름의 웨량산에 가자 했는데 둘 다 상태가 영 아니다. 또 내가 커플의 시간을 많이 뺐기도 좀 그렇다. 장쯔와 강가까지 걷다가 내일 타자고 하고 헤어졌다. 강가로 툭 삐져나온 레스토랑이 있다. 좀 쉬면서 경치보면서 일기를 쓰자. 창가의 의자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역시 자리세가 좀 비싸다. 15원짜리 꽃잎차를 시켰다. 일기 한 줄 쓰고 바깥 강 경치 한 번 쳐다보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3.

여러대의 작은 유람배들이 정박해있다. 겨울이라 영 손님이 없다. 다리가 여기서는 떨어져있어 강 건너로 사람들을 건너 주기도 한다. 강 건너로 한 가족이 건넌다. 다음으로 서로 좋아서 죽을 거 같은 커플이 건너간다. 여기 강 폭은 한 이 삼십미터 정도지만 물살이 좀 있는 곳이다. 배가 떠 내려가지 않게 긴 장대로 강 바닥을 찌르면서 배는 건너편에 다다른다.

 

4.

카누같은 작은 배가 온다. 한 할아버지와 독수리인지 까마귀인지 검은 새가 배를 타고 있다. 저 배는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모르겠다. 그 할아버지가 다리를 뻣고 않아서 쉰다. 그 검은새는 바로 앞에서 할아버지를 보고 있다. 검은새는 가끔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한다. 날개짓도 한번씩 한다. 검은 모자와 복장의 할아버지와 검은 새, 한 장의 실루엣 사진처럼 한 시간을 쳐다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다. 저 새의 운명도 홍콩에서의 섹소폰처럼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5.

강 건너의 그 가족은 조그많게 불을 피우고 논다. 좋아 죽는 두 남녀는 이쪽 저쪽으로 자리를 옮기며 끌어안고 있다. 중국에서 눈에 꽁깍지가 씌였다는 말을 연인눈에는 서시로 보인다고말한다 한다. 서시는 중국의 유명한 미인이란다. 그동안 눈여겨 보진 않았지만 할 수 없이 눈에 들어온 중국남녀의 애정표현중에 밴치나 의자에서 여자가 남자의 무릎에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여자의 덩치와는 상관없는 자세다. 광저우에서 더 덩치가 큰 여자가 남자 무릎에 앉는 걸 봤다. 저 남자 죽어나겠군. 중국은 여성 무릎위 시대다.

 

6.

한 3시간쯤 차물도 리필해서 먹고 나왔다. 숙소 들어갔다 다시 나와 판타오루 길에서 중국 호떡을 하나 사 먹었다. 로타리에 양숴공원이 있다. 표를 사고 들어갔다. 동네 공원이다. 할아버지들이 게이트볼에 열중하신다. 여기 할머니들은 다 어디가셨나? 한쪽에는 뭘 심으려 하는지 땅을 뒤집고 있다. 그 옆에는 혁명열사묘가 있다. 백여명 되는 거 같은 데 참 많이도 죽었다. 중국전체를 합치면 얼마나 될까. 정말 혁명은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지금도 사실일까? 그런 역사를 품고 있는 혁명열사묘는 내가 가본 중국 어디의 공원에서나 소외되어 있다.

 

7.

뒷 문쪽으로 나가는 길이 있다. 이쪽은 지키는 사람이 없다. 뒷 편으로 훌륭한 분재 정원이 있는데 폐쇄되어있다. 다시 길가로 나왔다. 오징어 채 하나 사먹고 숙소로 들어갔다. 류더취가 오늘 밤버스로 광저우로 간단다. 어젠 이런 얘기 없었는데 싸웠나.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나와 서로의 작은 골목의 중국 식당으로 들어갔다. 마파두부가 6원이다. 감자볶음을 같이 시켜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중국인 들이 가는 인터넷빠에 갔다. 한글을 읽을 수는 있다. 내 자리 오른쪽남자는 내가 한때 열광했던 디빅스 영화파일 다운 받아 보기인지 좋은 해상도의 영화를 모니터로 보고 있다. 왼쪽 남자는 화상체팅에 열중하고 있다. 한 시간을 하고 계산대로 가니 2원이란다. 이럴때 흐믓하다.

 

8.

다시 강가로 가서 강 건너편의 산을 쳐다 보았다. 은은하게 산이 보인다. 바다밑에서 시작해서 어느덧 산이되고 3억년이 흘려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그 산이 미소짓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한 빵집에서 빵2개를 추천받아 샀는데 맛있다. 이 곳에도 맛있는 집과 맛없는 집이 있다. 숙소에서 진순신의 중국기행문을 읽었다. 이 여행기는 도시마다 그 부분을 찟어서 지금 난도질이 되어있다. 빨리 다 읽고 부치든지 버리든지 해야 하는데 아직 놓기가 아깝다. 미련일까.

 

 

* 050103 (월) 여행 39일차

 

(잠) 양숴유스호스텔 3250원 (25원)

(식사) 저녁 1950원 (15원)

(입장) 양숴공원 1170원 (9원)

(간식) 호떡 130원 (1원)

          빵2개 460원 (3.5원)

          꽃차 1950원 (15원)

(기타) 피씨방 260원 (2원)

 

---------------------------- 총 9,2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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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3 17:27 2005/01/13 17:27

1.

느지막히 일어나 체크아웃을 했다. 짐이 점점 늘어난다. 양숴에 가선 우체국으로 부치고 버릴건 버리고 가볍게 하자. 버스터미널 까지는 걸어 갈만한 거리다. 다리까지 걸어가서 좀 쉬는데 식당이 보인다. 그래 점심 먹고 가자. 고기요리하나와 야체데침을 시켰는데 실패다. 고기가 니글거려 먹을 수가 없다. 아체에다 밥을 먹고 나와 터미널로 갔다. 여기도 사람채워가는 작은 버스와 큰 직행버스가 있다. 직행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듯 보인다. 버스는 양숴를 향해 출발했다. 계림 도시와 멀어지면서 점점 마음에 드는 풍경이 펼쳐진다. 계림의 산은 그리 크지 않다. 어떤 위용을 자랑하지 않지만 모아 놓으면 장관이다. 개미 군단의 위력이랄까. 중간쯤 작은 도시의 시장 골목이 보인다. 저길 내리고 싶다. 가서 어떻게 좀 재워달라면 안될까? 버스 티비에서는 주성치 영화가 나온다. 양숴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2. 

몇명의 호객꾼을 뿌리치고 양숴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9인실 도미토리룸이 하루에 25원이다. 체크인하고 314호 방을 올라가 보니 ㄷ자 형태의 2층 침대와 약간의 벽을 두고 마주보는 2층 침대가 있고 화장실 겸 샤워실이 있다. 창문이 없다. 밖에서 놀라는 얘기다. 좀 더 밝고 티비가 있는 ㄷ자 침대공간의 중간 1층을 선택했다. A침대다.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숙소앞거리는 서로인데 외국인 중심의 거리다. 이곳에는 웨스턴 스타일의 카페들과 기념 상품가계가 밀집해있다. 서쪽 끝 쪽으로 가니 강가가 나온다. 그래 이런 분위기야. 여기도 떠들석 한 동네지만 강가를 바라보니 평온해 진다.

 

3.

다시 딴 쪽 길로 접어들었다. 보통 보는 중국인 거리다. 작은 시장의 입구가 나온다. 여기가 상마오 시장 쯤이겠다. 고기와 아체들을 팔고 있다. 시장 끝자락에 죽에 밑반찬 여러가지를 조금씩 집어먹는 곳이 있다. 죽 하나를 시켰는데 내가 잘 먹지 않는 닭 죽이다. 반찬 하나씩 먹으면서 먹으니 그럭저럭 먹겠다. 한바뀌를 돌아 서로 입구의 피씨방에 갔다. 여긴 한 시간에 6원이란다. 숙소 방 앞에도 4대의 인터넷 피씨가 있다. 여긴 한국어 쓰기가 안된다. 프로그램 씨디를 요구한다. 앞에 중국인 커플이 뭐라고 얘기하고 있었는데 중국인 남자가 나와같은 방인가 보다. 일반 여관에서 부담스럽지만 유스호스텔에서는 굿이다. 서로 인사를 했다.

나에게 말한다. 피씨 피쥬(맥주) 고우 아우트. 내가 하오(좋다)고 했다. 그의 여자친구와도 인사를 했다. 같이 밖으로 나갔다.

 

4.

내가 아까 갔던 시장 입구에 있는 한 식당에 들어갔다. 대부분 같은 요리를 먹고 있었는데 이게 양숴의 유명한 요리인 피주위인가 보다. 앞에 흐르는 리강의 민물고기찜 요리다. 책에는 리강 민물고기에 칠레고추, 대파, 생강, 감자, 맥주를 넣고 요리한다고 나와있는데 감자는 없다. 남자이름은 장쯔이고 여자이름은 류더취이다. 둘 다 광저우에서 일한단다. 또 회화책과 프린트물을 가지고 이것저것 얘기하는데 내가 하는 중국어 발음을 류더취는 재미있다면서 시원스럽게 웃는다. 류더취는 병원에 ct촬영 파트에서 근무한단다. 장쯔는 한 참을 헤메다가 export 수출 무역회사에 근무한다는 걸 알았다. 자기 출생년을 종이에 적으며 내가 몇 살이냐 묻는다. 보니 내가 3살이 많고 여자친구가 그보다 1살 연상이다. 그가 몇 살 이하로는 다 친구란다.

 

5.

요리가 나왔는데 먹을 만하다. 생각보다 그리 맵진 않다. 맥주를 시켜 류더취는 물을 마시고 장쯔와 둘이서 큰 병 3병씩을 먹었다. 오늘 여행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술먹는다. 그동안은 혼자서 요리시켜놓고 한 병이 고작이었다. 소림사 식당에서 채워놓은 고량주도 그대로다. 중국 맥주는 보통 알콜도수가 11도다. 장쯔는 1분마다 연신 건빠이하잔다. 그리고 연신 잔을 맥주로 채운다. 서빙보는 소저들이 내 한국어 책에 관심을 보인다. 보여주고 이름도 말해주고 하니 좋아들한다. 그동안 만난 사람으로 보면 한국사람에 대한 반응들은 좋은 편이다. 장쯔가 2차로 비어빠(맥주집)을 가잔다. 류더취는 잠깐 숙소로 들어가고 비어빠로 향했다.

 

6.

맥주집으로 들어갔다. 서로의 카페들은 외국인반 중국인 반으로 보이는데 여긴 중국인 전용인 듯한 느낌이다. 자리는 거의 꽉 차있다. 저쪽으로 작은 공연대가 있다. 3인조 밴드가 노래를 부른다. 20대로 보이는 중국인 남녀가 대부분이다. 맥주 3병과 안주를 시켰는데 피주어를 얻어먹어서 내가 샀다. 좀 있다. 류더취도 들어온다. 차를 시킨다. 보니 여긴 가수가 나와 공연하는 곳 보다는 가라오케 방식이다. 종이에 노래제목을 적어 밴드로 전달하면 순서대로 부르는 방식이다. 장쯔도 종이에 노래 제목을 적어 카운터로 준다. 장쯔의 차례가 왔다. 그의 노래가 끝나고 내가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그도 술이 좀 올랐고 나도 취했다. 여행와서 처음이다. 이런 가라오케는 권장할 만 하다. 중국노래의 멜로디는 쉽게 익숙해진다. 가격도 저렴하고 함께 노래부르고 얼마나 좋은가? 여긴 중국건전가라오께다.

 

7.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잘려고 하는데 또 한명의 중국인이 들어온다. 호기심어린 눈으로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이 중국인은 영어를 좀 한다. 내가 지금 피주 드링킹해서 내일 얘기하자고 했다. 바로 잠이 들었다.

 

 

* 050102(일) 여행 38일차

 

(잠) 양숴유스호스텔 9인 도미토리 3250원 (25원)

(식사) 구이린 점심  2080원 (16원)

          양숴 시장 죽 백반 260원 (2원)

(이동) 계림-양숴 직행버스 1690원 (13원)

(간식) 중국맥주집 맥주 3병   2730원(21원)

                          감자튀김 1040원(8원)

                           차 1040원(8원)

(기타) 피씨방 6원 3원 1170원 (9원)

 

.............................................. 총 13,2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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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9 23:33 2005/01/0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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