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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림의 산수는 천하 제일이다.

천하 제일이고 뭐고 추워서 못다니겠다.

 

2.

그동안의 여행루트는 이렇다.

honey2736님의 올린 지도 퍼옴

 

그동안 인천에서 배로- 천진 - 북경 - 지도의 성수 근처 정저우 소림사 뤄양 - 서안 - 성도 - 성도 밑으로 흐르는 장강 쪽 충칭 - 배를 타고 무한 가기전 이창 - 광주 - 심천 - 홍콩 - 다시 심천 - 계림에 왔다. 대부분 큰 이동은 기차를 이용했다. 지그재그로 중국 중앙부분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셈이다.

앞으로 계림 부근의 양숴 - 다시 계림 - 곤명 - 곤명 근처의 리장 다리 - 다시 곤명 - 베트남 국경 넘기 - 베트남 북에서 남으로 - 캄보디아 - 태국 - 미안마 - 인도로 갈 생각이다. 네팔은 생각중이다. 중국 비자 만료 시한이 1월 30일이다. 그 전까지는 베트남으로 들어가야 한다. 베트남은 국경에서 2주일 무비자로 입국도장을 받을 수 있다.

 

2.

푹 자고 일어났다. 이 곳 계림은 3억년 전에는 해저에 있었단다. 이 오묘한 석회함 산들은 영겁을 말할 정도로 오랜시간동안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졌단다. 예전 중국의 산수화가들이 꼭 한번 계림에 찾아와 산수화 그리기를 소망했다는 전설적인 공간이 계림이다. 중국산수화의 배경이었던 계림. 요즘은 장가계가 새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장가계가 스케일에서는 1등이다. 난 이창에서 장가계로 갈까하다 그냥 광주로 내려왔다. 스케일의 시대, 스팩터클의 시대에 계림은 어떤 풍경일까? 계림 시내의 풍경은 소비도시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

 

woodway님이 올린 계림사진 퍼옴

 

3.

밖으로 나오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새해 첫 날인만큼 때때옷을 입은 사람들이 붐빈다. 숙소에서 나오면 맥도날드가 있다. 이곳에서도 맥도날드는 젊은 사람들의 약속장소다. 안으로 들어갔다. 중국 물가로는 레스토랑 수준인 맥도날드에는 앉을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빈다. 사람들은 이 맥도날드에서 다른 어떤 것도 사려는 듯 보인다. 난 더이상 촌티나는 시골중국인이 아니다. 급속도로 글로벌화 되어가는 이 브래이크 없는 중국열차에 나도 타련다... . 나도 빅맥세트를 하나 주문했다. 역시 맛이없다. 빅맥을 먹을땐 입을 좀 크게 벌려야 한다. 간혹 먹다보면 중간 속이 삐져나오기도 한다. 내가 왜 여기까지와서 이걸 먹고 있을 까? 어떤 우울함이 삐져나오는 거 같다.

 

4.

맥도날드를 나와 번화가를 지나고 동네 길로 접어들었다. 발 맛사지 집이 보인다. 20원인가 한다. 한 달 동안 하도 걷다보니 발 부근의 여러 곳을 누르면 상당히 아프다. 그래 발 좀 풀어보자. 들어가 보니 침대가 두개 있는데 동네 아저씨 부부가 안마를 받고 계시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나 보다. 조금 있다가 오란다. 다시 밖으로 나와 걸었다. 독수봉으로 걸어갔다. 입장료가 15원이었다는데 가보니 50원이다. 봉우리 하나 올라가는데 50원이다. 그 옆에있는 복파산도 10원에서 30원으로 올랐다. 그냥 어제 가려했던 치싱공원에 들어가자.

 

치싱공원

 

5.

매표소에서 35원짜리 표를 끊고 들어갔다. 여기가 중국최초의 관광지 중 하나였단다. 수나때부터라는데 수나라 하면 을지문덕 살수대첩으로 망신당한 나라로 알려져있는 그 수나라이다. 이곳 계림이 일찍부터 알려졌다는 얘기다. 공원안에 여러개의 봉우리가 있다. 그 중 올라가는 길이 있는 한 봉우리를 올랐다. 이제서야 계림의 산수가 좀 눈에 들어온다. 유럽인 남편과 동양인 부인으로 보이는 가족이 올라왔다. 이 유럽인 비디오를 들고 셀프카메라를 찍는다. 뭐라 중얼거리면서 카메라를 돌려댄다. 이 공원에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동물원도 있었는데 아니 사자 우리에 안전공간도 없고 철망달랑 하나 쳐 있다. 안전요원이 철망안에 들어가있다. 이 호랑이 등을 돌리고 힘없이 누워있다. 분재 공원도 있다. 산 몇개를 가로 3미터 세로 1미터에 압축해 놓은 분재가 인상적이다.

 

6.

공원을 나와 숙소쪽으로 걸어갔다. 어제 먹었던 백반을 사 먹었다. 오늘은 집에 부칠 선물을 좀 사자. 계림사진집은 큰 서점은 60원인데 작은 서점은 45원이다. 엽서와 함께 샀다. 이 곳 특산인가 천에 인도풍의 여인이 그려있는데 알록달록 한 거 말고 두 개 한 세트로 샀다. 처음 가격을 물으니 80원을 부른다. 내가 좀 더 둘러보고 오겠다 하니 가격이 점점 내려간다. 결국 40원에 좋다고 했다. 노점을 돌아올때 한 아주머니가 키 몸무게 재는 자동기구를 가지고 1원에 재 주고있다. 아웃도어 신발도 신고 오리털 파카도 입고 키와 몸무게를 쟀다. 그걸 다 포함해 184.5센티에 75.5키로가 나온다. 이 신발굽이 4센티나 되나. 내가 아직도 조금씩 크고 있는건가? 연근초절임을 먹으면서 숙소로 걸어왔다.

 

7.

숙소 근처에서 전화를 하면서 어제 전화료를 환불받았다. 여기 전화 체계는 시내 시외 국제 별 가격단계가 있다. 내가 수신자 부담인 콜랙트 콜을 썼는데 한국 전화요금을 받았다. 젊은 남자가 쏘리 하면서 돈을 내준다. 웃으면서 헤어지고 숙소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더운물을 몸에 뿌리고 있을때 행복해진다. 내일은 리강의 시골인 양숴로 간다. 거기서 기분을 풀자.

 

 

* 050101(토) 여행 37일차

 

(잠) 허핑빈관 13000원 (100원)

(식사) 점심 맥도널드 백맥세트 2280원 (17.5원)

          저녁 백반 520원 (4원)

(입장) 치싱공원 4550원 (35원)

(간식) 연근절임 130원 (1원)

(기타) 키몸무게잼 130원 (1원)

          계림사진집엽서 6500원 (50원)

          계림특산여인그려있는 천 2개 5200원 (40원)

 

.........................................총 32,3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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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9 21:57 2005/01/09 21:57

1.

버스에서 잠이 깨었는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다. 오줌이 마려워졌다. 언제 이 버스가 휴게소에 다시 들리는지 알 수가 없다. 10시 30분에 한 번 섰으면 3시간 터울인가, 그러면 4시 반인데 아직 한 시간 반이나 남았다. 현기증이 온다. 30분을 정신없이 참고 있는데 천만다행으로 3시 30분에 한 휴계소에 선다. 그 다음에 또 어떻게 잠이 들고 계림이 점점 가까워진다.

 

2.

버스는 계림 시골인 베낭족들에게 더 각광받는 양숴에 먼저 서는 거 같다. 분명히 모르겠고 날도 아직 새벽이라 그냥 계림에서 먼저 보고 양숴로 가기로 했다. 버스는 8시가 다 되어 계림에 도착했다. 직전에 빌려준 파카를 돌려받고 몇 마디 얘기를 나누었다. 이름이 장칭량이다. 내가 지도를 펴서 이렇게 가고 있다고 했다. 자기는 계림에 산단다. 버스에 내려 베낭을 매고 중국 여성 장칭량과 택시르 같이 타 내가 묵을 계림유스호스텔 부근에서 먼저 내렸다.

유스호스텔이 안보인다.호객하는 아줌마 둘이 온다. 내가 유스호스텔 간다 했더니 거긴 메이요(없다)란다. 먼 공사를 하는 중이란다.

 

3.

날씨가 쌀쌀하다. 다시 하루만에 봄 날씨인 홍콩에서 겨울로 왔다. 아줌마들이 허핑빈관이 100원이란다. 이 빈관은 성수기때 230원을 받는 괜찮은 빈관이라 소개되는데 겨울이라 할 인하나 보다. 그래 6일동안 대각선으로 잠자고 버스에서 다리도 못폈으니 편하게 좀 자보자. 체크인했다. 역시 시설이 깔끔하다. 중국도착 첫 날 180원인가에 묵었던 베이징 오도구 거리의 빈관이 생각난다.

 

4.

먼저 좀 자고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추우니 어디 다니기가 싫어진다. 여기 사람들은 털모자들은 많이 쓴다. 추워도 볼 건 봐야지. 숙소 골목을 나오면 바로 계림 시내 중앙광장이 보인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쇼핑거리가 이어진다. 2원짜리 꼬치구이를 사먹었다. 느끼하지 않고 맛이있다. 다시 중국 물가로 왔다. 다리를 건너 치싱공원쪽으로 걸었다. 시계가 4시를 넘어간다. 공원은 내일 들어가자. 달콤한 계림식 떡을 하나 사먹고 골목으로 들어가 4개 1원인 중국 야체빵을 사먹었다. 더 걸어가니 좌판에 센베이 과자를 팔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직사각형 단 범벅을 샀다. 5원이라는 걸 3원어치만 달라 했다. 이 곳 골목식당에도 훠궈 비슷한 샤브샤브 요리를 먹는다. 내일 와서 먹어볼까? 다시 중심가 쇼핑센터로 와 둘러보았다. 스포츠바지를 하나 사야겠다. 여러군데 스포츠 매장을 돌다 중국 유명브랜드 인가 보다. 재질이 아주 부드러운 검정색 스포츠 바지다. 약간 폭이 있는 사이즈를 골랐다.

 

5.

여기도 한 접시에 고기반찬과 야체반찬을 몰아주는 백반집이 있다. 4원은 고기반찬 둘, 5원은 셋, 6원은 넷이다. 5원짜리를 시켜먹었다. 여긴 미역국도 떠먹을 수 있다. 오늘은 2004년의 마지막 날이다. 여기도 밤에는 베이징 왕푸징 거리처럼 홍등 노점이 이어진다. 노점의 물건을 구경하면서 죽 걸어가니 다리가 나오고 오른편으로 유리로 만든 집이 보인다. 그 옆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경극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장은 유리집 앞 섬이고 한 스무명 남짓한 동네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다리 왼쪽에는 유명한 8층 쌍동이 누각이 있다. 그 배경으로 다리 앞 작은 무대에서 소수민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역시 한해를 마감하는 의미인거 같다. 이 곳 먹거리 중에는 갖가지 야체를 냉초절임해서 꼬치에 끼워 1원에 파는 요리가 있다. 백김치라 보면 된다. 숙소앞에서 어머니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매년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말하고 들은 것을 합치면 복에 겨울 것이다.

 

6.

숙소로 들어왔다. 12시가 다 되어간다. 난 스포츠 시청을 약간 광적으로 하는 편이다. 중국 스포츠체널에서는 NBA 다시보는 명승부전을 해준다. 98년인가 한참 내가 NBA에 열광하던 시기다. 그때 각 팀별 선수 사진집도 샀었드랬다. 마이클 조던의 시카코 불즈와 칼 말론의 유타 재즈의 경기다. 1,2 쿼터에서는 칼 말론의 몸놀림이 가볍다. 하지만 시카고는 큰 점수차는 허용하지 않는다. 마지막 4쿼터의 마지막 부저가 울리기 직전 조던이 해결사임이 증명된다. 유타재즈 후반전 야투성공율이 반으로 떨어졌다. 적지에서 시카고의 챔피언전 승리다. 조던은 스포츠 맨으로서 모든 걸 갖춘 인물이다. 체력, 기술, 정신력, 리더쉽, 팀웍, 안정적인 일상생활, 시원한마스크등 다시봐도 빼놓을 때가 없다. 난 그렇지 않을 뿐더러 그렇지 않다해서 주눅들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너무 뒤떨어지지는 말고 막차를 타자. 2005년에도.

 

7.

그렇게 2005년이 찾아왔다. 시카고 팀이 우승의 휑가래를 치고 있다. 이젠 새해 맞이 러시안 집시카드를 볼 타임이다. 눈을 감았다. 그동안의 여정의 돌이켜본다. 가장 어린시절의 기억부터 흘러흘러 지금까지, 인천에서 출발한 여행이 흘러흘러 지금까지 두 가지 여행을 떠올렸다. 돌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굿이다.

 

(러시안 집시카드) 2005년 1월 1일 0시 30분 앞으로의 여행을 생각하며

 

5. 장작(육체적인 건강)  양호한 건강상태

9. 꽃다발(행복) 돈을 버는 수단을 획득

41.고양이(숨겨진 위협) 모욕을 받았을때 위엄있게 감정을 숨겨라

21.산(위험) 불쾌한 일이 다가오나 피할 수는 있다

37.천사(수호천사가 보호한다) 천사의 힘이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준다.

4.집(집안일,사업상의 문제) 바른 길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 마지막카드

4.집 바른길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 모든 일에 성공한다

42.저울(정의 균형) 당신의 행복은 당신의 결정에 달려있다 - 선이 악을 이긴다

43.가지(운명에 대처하는 방법) 일보전진 이보후퇴 저돌적인 돌진 절대금물

33.물고기(물질적,정신적 행운) 바다에서 얻게 되는 부

 

 

* 941231 (금) 여행36일차

 

(잠) 허핑빈관 13000원 (100원)

(식사) 저녁 백반 650원 (5원)

(이동) 택시 2600원 (20원)

(간식) 꼬치구이 260원 (2원)

         중국빵 130원 (1원)

        계림 떡 70원 (0.5원)

         사발면, 포테토침 (5원)

         계림식 무절임 130원 (1원)

(기타) 스포츠바지 19260원 (148원)

 

................................................. 총 36,7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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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9 01:13 2005/01/09 01:13

1.

10시 반쯤 호텔직원이 문을 두드린다. 너 오늘 계속 묵을거냐. 노우 난 오는 중국으로 다시 간다. 보통 호텔은 오전 12시까지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 2시 이후에 여권과 중국비자를 찾으러 오라 했는데 시간이 빈다. 아직은 그 흔하디 흔한 맥도날드의자에 앉지 않았다....  11시가 넘어 체크아웃을 하고 베낭을 메고 삼오정이란 한국식당으로 갔다.

 

2.

여긴 어제 보다 좀 더 작고 아담한 집이다. 한국음식점은 보통 2 3 층에 있다. 1층 같은 지나가는 손님들이 아니라 알고 찾아오는 고급손님을 상대한다. 이 음식점은 1층에 있었다. 여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메뉴판을 들고 나온다. 40달러짜리 생선구운 백반 런치메뉴를 시켰다. 식판에 밥과 나물 생선 구운건, 그리고 작은 접시 3개에 김치등 믿반찬, 그리고 국이 나온다. 생선 크기는 생각보다 적다. 을지로 골목의 삼치구이가 생각난다. 주인 할머니가 와서 어떻게 왔냐며 물으신다. 내가 이 삼오정한국식당이 론리플레닛에 작지만 인기있는 식당이라 나와있다고 하니 당신은 홍콩에 와서 식당한지가 28년인데 참 고맙게도 어떻게 알고 외국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작년에 번역되었다고 하면서 한국판을 보여드리니 이 출판사에 감사팩스를 보내겠다고 주소를 찾으신다.

 

3

그러면서 내가 밥을 더 먹어가자 중국인 종업원을 부른다. 여기 밥 좀더, 국도 가져오고, 반찬도 가져오고... .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한국음식만 그리운게 아니라 음식인심이 그리운거야. 주인할머니는 연세가 일흔 셋 되셨단다. 처음에는 직원도 20명 이상 고용하는 큰 식당도 하고 이것도 하고 했었는데 10년 전부터 이 식당만 하신단다. 사람들을 만나고 접대하는 이 식당일이 자기에겐 정말 좋은 천직이란다. 처음 들어와서 앉을때 저쪽 테이블에서 할아버지가 이 할머니에게 뭐라고 소리를 크게 내며 화를 내셨다. 내가 왜 소리를 지르시냐고 하니 집에선 안그러는데 식당에서 직원도 있는데 왜 직접 손님을 맞고 음식을 나르냐고 화를 내신단다. 할아버지 생일이 3월 5일이라 식당이름을 삼오정이라 지었다한다.

 

4.

주인 할머니가 보라고 한국 신문을 가져다 주신다. 조선일보다. 글로벌 조선이로군. 신문에선 최근 일어난 동남아시아 재난소식이 탑이다. 피해를 당한 곳은 사실 내가 계획하는 코스와 겹쳐있었다. 만약에 3개월이나 진을 빼고 애를 먹이던 전세방이 좀 일찍 나갔더라면, 처음 여행 얘기를 꺼낼 때 니가 이럴 수가 있냐더 어머니가 한 달 만 다녀오라고 허락을 좀 빨리 내렸더라면 여행은 좀 빨라졌을테고 태국 해안가는 기본 코스였고 남부 인도, 스리랑카도 사정권 지역이었었다. 그런거 하나하나 걱정하기 시작하면 집밖에 나가지도 못한다. 여하튼 재해지역은 내 여행루트에서 피해서 가야할 지역이 되었다. 난 바다를 좋아하는데. 베트남은 최대한 해안루트를 찾아봐야겠다.

 

5.

2시에 오라는 중국여행사를 식당에서 나와 12시 30분에 갔다. 좀 일찍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인데 가서 영수증 보여주니 써있는데로 2시에 오란다. 그냥 여행사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은 그냥그냥 흘러가고 여권과 여권에 붙여있는 비자도 받았다. 이제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홍콩 여행 일기에서 빠진 얘기가 하나 있다. 홍콩섬 쪽을 걷고 있는데 건물 옥상정원이 이뻐서 한바뀌 둘러보는데..... 한 인도인이 인사를 한다. 그런데 내 이마의 상과 빛이 좋단다. 그리고 손을 보여달란다. 손바닥에 내 생명선을 보고 95살이상은 건강하게 살겠단다. 나도 이미 알고 있는 얘기였다. 감정선, 두뇌선이 어쩌구 하면서 작은 종이 두장을 꺼낸다. 한장을 꼭꼭 접어 손에 쥐고 있으라 하고 나에게 몇 살이냐 좋아하는 꽃은 등등을 물어보고 나머지 한 장에 쓴다. 그리고 조금있다 뭐라 하면서 내가 쥐고 있던 종이를 펴보라한다. 똑같이 거기도 쓰여져 있다. 또 한번 가족 숫자를 묻고 하면서 같은 방법으로 종이를 펴 보라 한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한 장에 쓸때 습자지 같이 밑에 하나를 더 눌러서 쓰고 내가 펼때 바꿔치기 하는 방식인거 같다. 마지막으로 지퍼가 달린 지갑안에 자기 인도 스승사진을 보여주며 내 손을 넣으라 한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돈을 집어넣으라 한다. 어쨌든 한 10여분 그도 애를 썻다. 지폐를 꺼내는데 홍콩은 지폐는 10달러짜리가 거의 없고 가지고 있는게 20달러짜리다. 20달러 짜리 한 장을 넣었다. 그가 말했다. 20달러 한 장만 더 넣어달라. 당신이 애를 쓴건 20달러로도 충분하다. 인도인은 거절하고 일어서는 나를 붙잡으면서 작은 돌하나를 꺼낸다. 이제 정말 가야겠다. 웃으며 바이했다. 그도 더 잡지 않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20불에 약간의 유쾌함을 샀다. 그런 그를 오늘 여행사 가는 길에 보았다. 걸려든 손님 하나가 그의 말을 듣고 있다. 이 손님은 얼마를 지불할까? 저렇게도 살아나간다.

 

6.

동침사초이역으로 가서 KCR을 탔다. 종점역인 리루역에서 내려 홍콩출국도장을 받고 중국 입국 도장을 받았다. 12월 30일 입국도장 그러니까 1월 30일까지는 중국을 벗어나야 한다. 중국선전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계림가는 버스 있나고 물으니 이 터미널에는 없고 저리로 가란다. 저리가 어디란 말이냐. 묻고물어 돌고돌아 20달러에 데려다 주겠다는 한 아주머니의 제안을 저절하고 정류장을 찾았다. 양숴글자는 안보이고 계림가는 버스가 있다. 저녁 7시 30분 출발하는 버스 한대가 있다. 가격이 비싸다. 230원 320원 두 종류가 있다. 230원짜리 표를 끊고 나니 4시가 넘어간다. 3시간 남짓 또 시간이 빈다. 오늘은 기다리는 날이로군. 그냥 유리문도 없는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기로 했다.

 

7.

손에 한아름 잡지를 들고 팔고있는 10대 후반의 소녀가 눈에 들어온다. 제게 팔릴까? 팔이 아플텐데. 날씨는 쌀쌀한데 얇은 옷차림이다. 안스럽다. 못읽는걸 살 수도 없고. 중국엔 길거리 상인이 많기도 하다. 그들은 대부분 악착같이 권하고 또 권하고 또 권한다. 그들의 고단한 삶을 중국사회시스템은 별로 보호하고 있지 않아 보였다. 이념의 실현보다는 생존의 힘이 이 사회를 지탱해 나가고 있는거 같다.

 

8.

시간이 되어 버스가 왔다. 그동안 보기만 하던 침대버스다. 2층은 2층인데 1층 버스 안에 두 층 침대를 끼워 넣었다. 앞쪽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데 잘 몰라 한 아저씨가 뭐라 핀잔을 준다. 내가 워쓰한궈랜 한국인입니다라고 하니 얼굴이 펴지며 웃는다.여기도 내 자리가 어딘지 모르겠다. 뒤쪽 2층이긴 한데. 맨 뒤쪽에 한 여자가 있다. 표를 보여주는 왼쪽 끝자리란다. 침대는 3열 종대로 되어있는데 길이가 한 150여센티 될까? 허리를 굽히던지 다리를 굽히던지 양단간에 선택을 해야 한다. 론리플레닛에서는 그냥 의자버스가 났다라고 코멘트른 한다. 키 큰 백인들은 그럴 것이다.

 

9.

차가 출발한다. 내 자리는 맨 뒤자리 왼쪽이다. 왼쪽타이어와 노면이 만나는 질감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진다. 물결이 좀 이는 배를 탄 느낌이다. 이 버스는 12시간을 가서 내일 아침 7시 30분에 도착이란다. 12시간동안 엉거주춤한 자세로 보내야 한다. 저녁 안 먹기를 정말 잘했다. 뭐가 속에 있었으면 나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버스는 한 군데서 사람들을 더 태우고 꽉채워서 출발한다. 사람하나가 더 탔나보다. 내 밑 자리는 임시자리인데 자리하나를 만든다. 이불하나가 모자란다. 안내원이 옷을 덮고 자는 내 옆 중간자리 여자의 발치에 있는 이불을 빼서 믿으로 내린다. 내가 베고 있던 오리털 파카를 다리 쪽에 덮어주었다. 내가 좀 매너가 있긴 하지. 버스는 3시간 후인 10시 30분 한 휴계소에 선다. 나가기도 힘들어 그냥 있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한다. 못잘거 같았는데 그래도 잠이 온다. 잠이 든다.

 

 

* 041230(목) 여행35일차

(잠) 침대버스

(식사) 점심 삼오정 한국식당 5600원 (40홍콩달러)

(이동) KCR 동침사초이- 로루  5250원 (37.5홍콩달러)

          선전-계림 침대버스 29900원 (230원)

(간식) 빵 280원 (2홍콩달러)

(기타) 인도남자 관상, 손금...  2800원 (20홍콩달러)

 

............................................... 총 43,8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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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8 20:01 2005/01/08 20:01
  1. rivermi
    2005/01/09 01:02 Delete Reply Permalink

    글로벌 조선이라...하하~
    건강하게 보내고 계신 듯하니 좋네요~ 여행은 갈까말까할때 가야한다는뎅...ㅠ_ㅠ


1.

아침에 일어나 홍콩에서의 마지막 하루 숙박료 100홍콩달러를 지불했다. 오늘은 어제 보아두었던 한국식당으로 가서 여행이후 처음으로 한국음식을 먹어보아야 겠다. 보통 식당마다 런치매뉴를 제공한다. 이집도 있었다. 김치스프가 50홍콩달러다. 주인아저씨에게 이거 김치찌게 맞죠하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아저씨가 이 메뉴는 반찬이 없다 90달러 짜리를 시키면 반찬 6가지가 나온다 한다. 김치찌게 하나만 있으면 밥먹는다. 그냥 시키고 이윽고 김치찌게가 나왔다. 돼지비계가 듬뿍 들어간 정통 김치찌게다. 좀 처럼 먹지 않았던 돼지비계가 살살 녹는다. 밥 한 공기를 다 먹었는데 찌게가 좀 남았다. 밥 반공기만 더 먹고 싶다. 그래서 한국식으로 아저씨 밥 반공기만... 내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아저씨가 밥 한 공기 더 들릴까요 한다. 돈 받을려나 보다. 결국 나온 돈이 추가 공기밥 10달러에 호텔에서 붙는 서비스부가세 6달러 붙여서 도합 66달러를 냈다. 9000원 돈이다. 찌게는 맛이 있는데 인심의 맛은 박하다.

 

2.

페리를 타고 센트럴로 가서 도서관에 들렀다. 내가 좀 느린편이라 일기를 워드로 치는데도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물론 치면서 또 한번 돌아볼 수 있다. 정작 도서관의 책들은 보지도 못했다. 30년전에 호주여행자가 세계일주를 삽화와 글로 표현한 책 정도 훝어봤다. 성과는 무지있다. 내 인생에 일기쓴다 결심을 해도 일주일을 못넘겼는데 좀 밀리긴 해도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도서관 문닫는 7시가 되어 스캔 몇장 올리고 나왔다. 홍콩 도서관은 이제 안녕이다.

 

3.  

페리터미널 앞에 홍콩산 정상으로 가는 피크트랩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줄을 서서 버스에 오르는데 무료라고 책에 나와있었는데 돈을 받는다. 무심코 10홍콩달러 동전을 넣었는데 거슬러 주지 않는단다. 이럴수가. 피크트랩 정거장 입구에 내려 왕복표를 끊고 열차를 탔다. 정상으로 가는 열차라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어께가 막 뻐근해진다. 산의 정상은 초승달 모양의 독특한 건물과 건물 옥상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인 젊은 가족의 말소리가 들린다. 피크트랩으로 정상올라 전망을 봐야 홍콩을 봤다고 할 수 있는거야. 어쨌든 홍콩의 야경은 볼 만하다. 홍콩도 겨울이라 정상은 무척 춥다. 정상건물 옆에 전망 좋은 레스토랑이 붐빈다. 다시 내려왔다.

 

4.

트랩 터미널에서 론리플래닛에서 소개한 샌트럴 바거리의 한 재즈 라이브 바를 찾아갔다. 술집거리를 두 바뀌를 돌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이 부근은 백인들 천지다. 각 바들은 음악 볼 륨을 높이고 문을 활짝 열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공연을 보는 거라면 상관이 없는데 이런 바에 혼자 분위기 잡기는 좀 그렇다. 내 짦은 영어로 영 걸 보이들 하고 대화하기도 어렵다. 이 길은 속된 표현으로 물이 좋은 길이다. 젊은 남녀들이 한 껏 멋을 부리고 있다. 이럴때는 누군가와 같이 다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5.

배를 타고 침사초이 부두에 내렸다. 마침 이 곳 쇼핑가에 서점이 있다. 들어가서 이책 저책 둘러보는데 눈길을 끄는 책이 한 권있다. 마오 전기다. BBC에서 30여년동안 러시아 중국 등에서 특파원생활을 했던 저자가 70년대 중국특파원으로 거주했던 경험을 살려 1999년에 초판이 나온 책이다. 책값이 165불이다. 그래 중국에 있을때까지 마오전기를 독파하리라. 그러면 내가 대화를 소망했던 중국 현대 역사와 문화혁명에 대한 부분을 간접대화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 베트남을 가면 호찌민 전기를 읽으리라. 책을 사고 숙소쪽으로 걸어오는데 김치찌게 먹었던 골목에 째즈 라이브 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들어갔다.

 

6.

대부분 백인들이다. 맨 앞에 자리가 있다. 5인조 재즈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다. 연말이나 흥켜운 분위기다. 트럼팻, 섹소폰, 전기기타, 베이스, 드럼. 트럼팻 연주자는 익살맞은 표정의 서양아저씨이고 나머지는 얼굴이 필리핀인으로 보인다. 나이는 40대부터 60대까지로 보인다. 재즈연주의 리듬이 내 몸에 전달된다. 밴드 연주자들은 행복한 얼굴들이다. 특히 베이스연주자의 미소가 굿이다. 10년 계룡산 동학사에서 보았던 한 비구니 스님의 미소가 생각난다. 이들의 일상도 고단하겠지만 연주에 몰입할때 만큼은 그들은 행복해보인다. 솔로 연주가 이어진다. 서양 트럼팻 연주자는 만담꾼 역할도 하고 있다. 연신 사람들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윽고 색소폰 연주자를 닭 인형을 어깨에 대며 추켜세운다. 60대가 훨씬 넘은 얼굴이다. 요즘 펫 메스니 같은 세련된 젊은 재즈연주자가 풍길 수 없는 맛이 있다. 그 맛은 그의 짙은 주름에서 나오는 걸까... .

 

7.

한 사오십분 연주가 이어지고 휴식타임이다. 서양연주자는 테이블을 돌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나도 마저 치킨날게후라이드를 띁고 자리에 일어났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연주자들의 행복한 얼굴을 떠올렸다. 몰입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과정에서 문화도 정치도 만들어진다. 행복해야해, 누구나.

 

 

* 041229(수) 여행34일차

(잠) 침사초이 미라도아케이드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김치찌게 9240원 (66홍콩달러)

(이동) 배 왕복 470원(3.4홍콩달러)

          버스 1400원(10홍콩달러)

          트랩열차왕복 4200원(30홍콩달러)

(입장) 재즈라이브바 골든타임 아사히맥주 6860원 (49홍콩달러)

                                         닭날게후라이드 5460원 (39홍콩달러)

(기타) 마오쩌뚱 전기 23100원 (165홍콩달러)

 

........................................... 총 64,7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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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8 19:21 2005/01/08 19:21

1.

뭔가 매운걸 먹고 싶다. 옆 건물인 충킹맨션에 매운 인도식 카레집이 몇 군데 있단다. 10시가 좀 넘어 충킹맨션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치킨카레라이스를 시켰다. 홍콩에는 유독 인도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카레라이스와 함께나온 양파 썰어 놓은 것이 특히 반가웠다. 매운게 속으로 들어가니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다. 충킹맨션을 나와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서 며칠 전 봐두었던 한국 여관 간판을 찾았다. 그 간판은 못 찾고 다른 한국여관이 있어 벨을 누르고 2층 프런트로 올라가니 한 곱상한 한국아줌마가 있다. 내가 미라도아케이드에 묵고 있는데 여기 얼마냐고 물으니, 이 아줌마 그냥 싸게 묵으셨으면 거기서 계속 묵으셔라라고 말 한다. 여긴 가장 싼 방이 400홍콩달러란다. 내가 보기엔 여기도 한국 장급 여관 수준같아 보이는데 말이다. 다른 데도 시세가 비슷할 거 같아 그냥 묵던데서 하루더 묵기로 마음먹었다.

 

2.

이쪽 골목은 동침사초이로 가는 길이다. 이 쪽도 페리노선이 있다. 단 가격이 4.5달러다. 배를 타고 다시 도서관으로 갔다. 보니 3층 열람실에도 인터넷컴이 4대가 있다. 물어보니 1시간은 쓸 수 있단다. 여기서 한 시간 쓰고 6층에서 두 시간 쓰면 도합 3시간을 쓸 수 있다. 4층 영어책 열람실에서 론리플래닛 쪽과 마오 전기 코너에서 책을 좀 뒤적거렸다. 중국에 왔는데 마오전기는 좀 읽어줘야지라는 생각과 며칠 더 묵으면서 이곳 도서관에서 책 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도서관도 욕망의 공간인거 같다. 착착 잘 분류해놓은 서고를 보고 있노라면 안 먹어도 괜히 배가 부른거 같다. 그냥 마오전기를 한권 사서 중국 시골로 들어가 읽는게 현실적이지. 맑스가 연구하던 대영도서관이라면 모를까?

 

3.

보고싶었던 우주의 신비 과학영화를 보러 다시 배를 타고 침사초이로 갔다. 홍콩과학관에 가보니 문이 닫혀 있었다.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일이란다. 옆에 있는 홍콩미술관 상가에서 미술책들을 보는데 사기에는 너무 비싸 5년전부터 요리기구 외판원등 세일즈일을 그만두고 수묵화 수체화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어머니 선물을 중국가서 하기로 했다. 홍콩 둘째날 맛있게 먹었던 조단역으로 가서 백반집에 다시 가자. 백반집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난 겉보기는 차분해보이지만 사실 산만한 스타일인데 방향 감각은 좀 있는거 같다. 그날 먹었던 거와는 다른 반찬인 생선 한 토막과 닭고기 조림, 그리고 야체를 가리켰다. 이 세가지 요리가 한 접시에 담겨 국물이 섞이니 별로 였다. 그제 샀던 중국 김치 병을 꺼내 먹었더니 훨씬 낮다. 중국여행 한달이 지나니 김치가 그리워진다.

 

4.

조단역 부근 거리는 묘가야시장이라고 한국의 황학동 같은 벼룩시장이다. 둘러보는데 상품이 단조롭다. 건빵바지, 가방, 렌턴등 악세사리... 그런데 좀 가다보면 같은 상품을 판다. 단조로운 느낌이다. 역시 예전의 황학동거리의 수준이 훨씬 높다. 황학동의 상인들은 뛰어난 콜랙터이기도 했다. 그 거리의 내가 아는 한사람도 강원도 쪽 옛집들을 돌면서 옛물건들을 수집했다고 했다. 그런데 청계천개발로 이 황학동이 반으로 갈라졌다. 동대문운동장으로 들어간 부분과 동묘쪽에 작게 예전같이 형성된 부분으로, 전체적으로는 축소된 느낌이다. 내가 지금 요긴하게 입고 있는 바느질이 꼼꼼히 잘되어있는 중고 오리털파카도 동묘부근에서 만원주고 산 것이다. 내 20년 문화공간,  내가 10대때 교회도 다녔을때 악마 마스코트를 앞세운 아이론 메이든의 600원짜리 빽판에 묘한 해방감을 느끼던 그곳, 내가 대학때 룸팬 짜장면집이라고 불렀던 이름모를 아저씨와 마주앉아 짜장면 먹던 그 식당, 그 분위기는 지금 그곳에 없어지고 있다.

 

5.

계속 북쪽으로 걸었다. 침사초이에서 세번째 지하철역인 몽콕역이 나온다. 이곳은 젊은이들의 거리인가 보다. 나이때들이 젊다. 침사초이가 명동정도라면 여긴 대학로와 동대문운동장 앞 정도의 느낌이다. 나이키를 대표로 유명브랜드 할인매장이 이어져있다. 먼저 극장을 가보았다. 주성치 영화가 휩쓸고 있다. 오션스투웰브가 있다. 그런데 10시 15분 타임이다. 12시 반가까이나 되어서 끝난다. 그래 그동안 일찍일찍 숙소에 들어갔다. 여긴 홍콩이다. 오늘은 좀 늦게 들어가 보자. 영화표 예매를 하고 여기저기 상점에서 아이쇼핑을 했다. 소니비디오카메라 신종들, 니콘케논의 디카와 랜즈군들, 노스페이스 등 등산용품 전문점 등등 눈이 현혹된다. 이윽고 영화 볼 시간이 되었다. 100석 정도의 작은 상영관이다. 스크린을 높게 달아서 다들 머리를 의자에 기대고 누워서 본다.

 

오션스투웰브 영화티켓

 

6.

영화는 중국어 자막만 나온다. 헐리우드 영화라 줄거리는 단순하다. 엔디가르시아 역시 멋있는 갱으로 나온다. 1편을 못 보았지만 이 갱 띠어먹은 돈 며칠 안으로 내 놓아라 최후 통첩을 하고 다시 그 폼 잡는 맴버들이 모여 작당을 한다 등등. 예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자막없는 프랑스영화를 보았을때 대부분 사람을 막 웃는데 난 멀뚱멀뚱. 웃을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 이 영화에서도 여러번 있었다. 먼가 조그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 중국인들은 자막보면서 웃고 군데군데 서양인들은 들으면서 웃겠지. 여하튼 외국 영화보며 자막에 신경쓸 수 없으니 도리어 보이는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주연급들인 브레드피트, 조지 클루니, 케셔린제타존스의 스타일, 옷차림, 말투 등등이 인상적으로 들어온다. 그들은 물론 상품가치가 큰 인물들이다.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어느 정치인 못지않을 것이다. 그들을 부르주아적이다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대중들이 스타를 형성해내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동성 또한 그 인물들에 스며들어 있다. 따라하고 싶다는 것, 나도 브래드 피트 처럼 스타일리쉬하게 옷을 입고 싶다는 마음, 그래서 똑같은 옷을 산다면 꽝이고, 싼 옷이라도 내 스타일을 형성하는데 기꺼히 조지 클루니에게서도 한 수 배울 수 있다는 태도도 비판과 아울러 필요하다. 우린 모순된 존재들이다.

 

7.

거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영화를 보았다. 12시 반이다. 거리는 한적해졌다. 큰 도로인 네이먼도로로 나갔다. 공교롭게 초밥집이 바로 있다. 김밥만 좀 먹어주자. 몇 접시 맛있게 먹었는데 좀 비싸다. 처음으로 홍콩 택시를 타고 침사초이에 내려 숙소로 들어갔다.

 

 

* 041228(화) 여행33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5층쪽방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아침 치킨카레라이스 3920원 (28홍콩달러)

          점심 홍콩식 백반 2800원 (20홍콩달러)

           밤 초밥 5600원  (40홍콩달러)

(이동) 스타페리 4.5, 1,7 1000원 (7.2홍콩달러)

         택시 2380원 (17홍콩달러)

(입장) 오션스투웰브 영화 4200원 (30홍콩달러)

(간식)      물 700미리 270원 (1.9홍콩달러)

(기타) 알람시계 1400원 (10홍콩달러)

.............................................................. 총 35,5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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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5 02:48 2005/01/05 02:48
  1. samakeun
    2005/01/07 03:02 Delete Reply Permalink

    영화 값은 생각보다 싸네요. 이제 다시 중국인가? 형 글을 읽다보니 첨밀밀 생각도 나고..가고 싶던 곳을 가니까 넘 재미나겠다 서울은 아직 흐림니다.

  2. 정미
    2005/01/07 11:58 Delete Reply Permalink

    새해 기분이 나요? 어쨌든 새해 복 많이 만드시고 여행 잘 하시길..

  3. 자일리톨
    2005/01/07 13:50 Delete Reply Permalink

    200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복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저는 계속해서 중국남부와 동남아시아여행기를 기다리겠습니다~~:)


1.

오늘도 중국에선 크리스마스 연휴이다. 하지만 도서관은 문을 연단다. 홍콩문화센터 옆에있는 스타페리터미널에서 배를 탔다. 2.2홍콩달러다. 지하철이 9달러인데 훨씬 싸다. 바다건너 홍콩섬 페리터미널 바로 앞에 도서관은 있었다. 2층이 어린이실, 3층이 일반열람실, 4층이 영어도서, 6층이 인터넷룸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크기의 도서관이다. 인터넷 룸으로 가서 사용신청을 했다. 최대사용시간이 2시간이란다. 넓직한 쪽은 중국인 전용, 좁은 오른편은 외국인겸용자리다. 한국어쓰기기능은 기본으로 되어있다. 오늘도 한 30분친 내용이 저장이 안되고 날라가버렸다. 그동안 몇번 이런 뼈아픈 일이 있었다. 바로 바로 저장해야지. 스캔전용컴퓨터가 있다. 그동안 주로 한시간에 10원씩 주고 사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오늘 기분이 상쾌해진다. 내일 또 와야지.

 

2.

어제 봐두었던 소호지역 근처 노천식당으로 가 밥을 시켰다. 생선을 좀 먹어보자하여 어자가 들어간 요리를 시켰는데 생선이 구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갈아서 나온다. 어묵처럼 해서 콩나물과 볶아서 나온다. 먹을 만은 했지만 바라던 것은 아니었다. 홍콩섬 북부지역은 동서로 가로지르는 트림웨이라 불리우는 열차가 있다. 아스팔트에 레일이 나있고 2층 버스열차가 레일을 지나간다. 가격은 거리 상관없이 2원이다. 홍콩도 홍콩섬쪽은 싼 슈퍼도 많고 트랩열차도 있고 좀 살만해 보였다. 이곳에 싼 여관이 있으면 좋으련만 없다.

 

홍콩 상품 전시회장 티켓

 

3.

트림웨이를 타고 오늘은 동쪽의 빅토리아 공원으로 가보자. 거의 공원가까이에 올 무렵 뭔가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사람들이 우글댄다.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한 정거장 다음에 내렸더니 전시회장 후문이다. 이름하여 홍콩 브랜드 상품 액스포다. 여긴 입장료가 있다. 한 10분을 기다려 10홍콩달러를 내고 입장했다. 여기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있다. 먹는 곳이 특히나 많다. 이곳에 또 하나의 한국먹거리로 잡채가 있다. 몇 가지를 사먹었다. 하나에 10달러나하는 정통수제만두 두개나 사먹고, 잡채도 한 접시 먹었다. 또 먹은건 홍콩식 떡볶이 인데 떡은 좀 흐물흐물하고 소스를 뿌려먹은 방식이었다. 여기저기 차과 과자 시식을 하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얼린 생과일을 갈아넣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4.

먹을 거 말고 눈에 띄는 상점 하나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여행중이다 보니 아웃도어 의류나 산악용품에 눈이 간다. 이코와다라는 런던 아웃도어 의류매장이었는데 529홍콩달러하는 셔츠를 139달러에 팔고 있었다. 옷감, 색상, 바느질,스타일등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어 망설이다 샀다.

 

홀리마운틴 입장권. 꽁자표를 끊어준다

 

5.

어느덧 어둑해지고 6시가 넘어간다. 7시에 어제 허탕쳤던 홍콩아트센터 시네마데크에서 조르도프스키 감독의 73년작 홀리마운틴이 시작된다. 다시 트림웨이를 타고 근처로 가서 걸어 시네마데크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당연히 어제 못 본 표를 내밀며 홀리마운틴 표를 달라했더니 어제표는 나중에 전화로 확인하고 어저꾸 저저꾸한다. 돈을 내야 한단다. 이럴 수가 있나. 난 내일이나 모래 홍콩을 떠난다고 하니 다른 담당자에게 가서 머라 하고 달러가 표시안된 공짜표를 내준다. 담당자는 내게 와서 특별히 해주는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말라는 투로 말한다. 얘기할 사람도 없다. 이게 당연한 일인데 어쨌든 오케이 하고 상영관안으로 들어갔다.

 

6.

영화는 자막이 없지만 초반에는 대사가 없다. 영화의 주제는 성스러운 산은 어디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성스러운 산을 찾아간다. 처음 등장하는 대량판매용 예수석고상의 모델이 된 주인공을 비롯해 각각 이러저러한 라이프스토리를 가진 10명이 한 인도자에 이끌려 산을 찾아간다. 10명다가 허탕치는 건 아니고 인간예수는 구원을 받는다. 원숭이를 데리고 눈길을 헤쳐 자기를 찾아온 여인에 의해 사랑으로 구원을 받는다. 영화 카리큘라 같이 이 영화도 돈과 성으로 범벅이된 사회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73년 작이라면 우리나라는 어두운 시대였지만 세계적으로는 60년대의 열정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

영화가 끝나고 걸어서 스타페리터미널로 가 페리를 탔다. 2층 전망대가 있는 페리는 2.2달러 1층으로만 된 페리는 1.7달러다. 1.7달러짜리 배를 타고 침사초이에서 봐둔 편의점으로가 8달러짜리 1.5리터 물을 샀다. 숙소로 돌아와 작은병에 물을 옮겨담았다. 살다보면 생활의 지혜가 쌓여가는 식이다. 내일은 이쪽방에서의 마지막이다. 내일 아침 하루더 묵을 곳을 찾아봐야겠다.

 

 

* 041227(월) 여행32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5층쪽방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생선콩나물볶음요리 4620원 (33홍콩달러)

(이동) 스타페리 2.2, 1,7 550원 (3.9홍콩달러)

          트립열차 2 2  560원 (4홍콩달러)

(간식) 전시회장 잡채 1400원 (10홍콩달러)

                       만두 2800원 (20홍콩달러)

                       홍콩떡볶이 700원 (5홍콩달러)

                       과일아이스크림 2380원 (17홍콩달러)

           물 1.5리터 1120원 (8홍콩달러)

(기타) 아웃도어 셔츠 19500원 (139홍콩달러)

 

.............................................................. 총 47,6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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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5 01:47 2005/01/05 01:47

 

홍콩 슈퍼 영수증

 

1.

오늘 26일 꼭 여행 한 달이 되는 날이다. 그래고 별 탈 없이 왔군. 11월 26일 일산 집에서 출발했는데 그날은 눈이 흩뿌렸었는데 한달만에 중국 이곳저곳을 거쳐 따뜻한 홍콩까지 왔다. 이번 여행의 도입부는 완성된 셈이다. 오늘은 홍콩섬을 둘러 보아야겠다. 지하철을 타고 바다를 건너 홍콩섬 센트럴 역에 내렸다. 센트럴마켓쪽으로 가다보니 지하에 큰 슈퍼가 보인다. 침사초이에선 편의점 밖에 못본터라 내려가보니 큰 슈퍼고 없는게 없다. 나를 감격시켰던 것은 여기 1.5리터 물값이 5.6원 밖에 안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배낭에 물을 채워와서 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2.

몇 가지 물건을 샀다. 배추를 맵게 버무리 캔을 하나 샀고 비슷한 매우 무말랭이 피클같은 걸 샀다. 밥을 먹을때 김치 대용으로 먹으리라. 여러 종류의 포테이토 칩이 있다. 25그람 4개를 10달러에 할인한다. 그리고 한 달 여행을 하다보니 머리가 자라 좀 잘라줘야겠다. 거울보고 좀 잘라 볼려고 했는데 중국제 스위스칼 중 작은 가위로는 힘들다. 가위를 하나 샀다. 베낭이 좀 무거워졌는데 여기서 나의 소비충동은 그치지 않았다. 다른 슈퍼를 구경하다 8개들이 오랜지 꾸러미를 사고야 말았다. 배낭이 묵직해졌다. 오늘 점심은 오랜지와 포테토칩으로 대신하자.

 

3.

처음엔 몰랐는데 센트럴마켓부터 소호지역으로 죽 언덕에 에스카레이터가 연결되어있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하는 이 에스컬레이터의 총 길이는 800미터란다.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니 계속 올라가게 된다. 예술품 시장이라는 소호지역은 별로 없고 고급 레스토랑들이 점심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대부분 손님들이 백인들이다. 지도를 보고 에스컬레이토 끝까지 올라가 홍콩 동물원 위쪽 길로 올라갔는데 길을 잘 못 든거 같다. 홍콩 공원이 안 나온다. 고불고불한 언덕 도로가 여러개가 있다. 지도의 도로이름을 확인하니 너무 올라와 버렸다.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서 빌딩 중간에 절묘하게 포진한 홍콩공원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공원 동물원에서 웃기게 생긴 페리카나 비슷한 조류를 한참 구경한다음 내려가니 어드미리티 역이다. 센트럴에서 동쪽으로 두 정거장으로 온 셈이다.

 

4.

다음으로 간 곳인 홍콩국제전시장은 한 정거장을 더 간 완차이역 부근에 있었다.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가 오늘 전시표를 보니 마침 홍콩푸드페스티벌이다. 마침 잘 되었군하며 전시회장안으로 들어가니 숨쉴 틈없이 사람들이 들어차있다. 생각보다는 질이 떨어졌다. 뭔가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홍콩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인파에 밀려 줄을 서서 시식도 하고 쫀득한 맛의 엷은 연두색 어묵과 일반 어묵 두 종류, 그리고 바람든 엿을 쌀 종이에 싸서 먹은 걸 사먹었다. 이곳의 대인기 품목은 한국의 쥐포 오징어 구이였다. 난 사먹지 않았는데 날개 돋친 듯이 팔린다. 전시회장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인지 유리로 구성된 건물은 시원스러운 느낌이었다. 밤에 이 전시회장은 은은한 연두색 빛을 뿜어낸다.

 

5.

그제 정보를 봐두었던 예술영화가 상영되는 홍콩아트센터를 찾기로 했다. 한 안내원에게 물었는데 모른다고 인포메이션 코너로 가 보란다. 또 물어물어 아트센터를 찾았다. 시네마데크는 이 건물 지하에 있었다. 오늘 영화는 정치를 성으로 은유한 감각의 제국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의 오시마나기사감독의 80년 작품인데 제목은 잊어버렸다. 2차대전때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일본인 간수와 백인 포로간의 심리극이라는데 여기에는 최근 일본 영화 감독 겸 배우인 기타노 다케시와 영국가수인가 데이비드 보위가 출연한단다. 기대를 하고  한 150석 되는 극장에 들어가 영화가 시작되는데 초반 영화 1분에서 영화 속도가 계속 슬로우 된다. 3번을 다시 상영했는데도 똑같았다. 한 사람이 나와 영화상영을 못하게 되었으니 뭐라뭐라 한다. 사람들은 나가고 테이블에 이름을 적는다. 나도 내 이름을 적어두고 극장을 나왔다. 다음 영화가 조르도프스키의 앨도 포인데 보고 싶었지만 끝나는 시간이 거의 12시다. 배와 지하철이 끊어지면 어떻게 해야될지 가늠이 안되어 포기했다.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며 조그만 세면대에서 속옷 빨래를 했다. 여행 한 달째 밤이 지나간다.

 

 

* 041226(일) 여행31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입장) 영화표 7000원 (50홍콩달러)

(이동) 지하철 9달러*2  2520원 (10홍콩달러)

(간식) 포테이토칩 1400원 (18홍콩달러)

          오랜지 1240원 (8.9홍콩달러)

          홍콩 어묵 2종류 2800원 (20홍콩달러)

          홍콩 엿 560원 (4홍콩달러)

(기타) 가위 940원 (6.7홍콩달러)

          김치 대용 캔 1840원 (13.1홍콩달러)

         

............................................. 총 32,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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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18:26 2004/12/29 18:26
  1. 고양이
    2004/12/31 19:22 Delete Reply Permalink

    좋겠구만. 부럽구만.
    나도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엔 유럽을 돌리라.

  2. 이러나
    2004/12/31 22:01 Delete Reply Permalink

    오시마 나기사,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3. 명옥
    2005/01/04 11:13 Delete Reply Permalink

    노힘보고 여행간거 알았다. 좋은 경험 많이 하고 몸건강히 돌아와라. 멀리떠나 맞이하는 새해가 특별하겠군. 새해 복 많이 만들자.

  4. samakeun
    2005/01/07 02:44 Delete Reply Permalink

    잘 있지?


 

1.

어제 홍콩 들어오느라 힘들어서인지 10시쯤 일어났다. 잠자리가 딱 침대 길이 만큼이고 이 길이가 내가 똑바로 눕기에는 좁다. 오늘 밤에는 대각선으로 위치를 잡아야겠다. 머리를 감고 나와 가까이 있는 카우롱 공원에 들어갔다. 청두의 공원처럼 한적하고 마작을 두고 차를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공원은 어디나 평온하다. 공원입구에 잇는 수영장이 근사해보였다. 베낭에 수영복을 챙겨왔는데 언제나 입어보려나. 밥을 먹어야 겠다. 공원을 따라 계속 북쪽으로 걸어갔다. 다들 비싸기도 하고 밥을 파는지 어떤식으로 파는지 꽤 오랜시간을 헤메다. 동네 스타일의 백반집에 들어갔다. 10여가지의 고기야제반찬중 3가지는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하면 고송으로 밥을 퍼주고 국도 준다.그래서 20홍콩달러다. 역시 돌아다니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다. 한번 다시 와볼 집이다. 주변 위치를 봐두었다.

 

2.

내가 있는 침사초이역에서 두 정거장 북쪽에서 다시 지하철로 침사초이로 갔다. 여기 지하철도 광저우같이 터치스크린으로 내가 갈역을 누르면 금액이 표시되고 돈을 넣으면 티켓이 나온다. 숙소 맞은편의 중국여행사로 들어갔다. 홍콩에 들른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28일로 만료되는 중국여행비자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중국에 다시 들어가 남부 여행을 하고 베트남 국경을 넘는 다는 계획이다. 공휴일이 끼어서인지 29일 발급은 320홍콩달러를 요구한다. 너무 비싸다. 30일 2시 발급은 210홍콩달러란다. 하루더 홍콩에 묵기로 하고 30일 발급을 신청했다.

 

3.

홍콩 과학관에서는 시간별로 다큐멘터리 아이멕스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심해에 관한 영화표를 끊고 한 30분 바다전망을 구경한다음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관은 돔 형태로 천장에 스크린을 쏘아올리는 구조이다. 앞쪽자리는 8홍콩달러가 싼 대신 보기가 힘든 위치였다. 내 자리도 앞쪽 근방이다. 스토리는 단순했다. 심해를 탐사할 계획을 짜고 팀이 꾸려지고 탐사한다는 내용이다. 주된 볼거리는 심해의 자연 생물들이다.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와 같이 그곳에도 다양한 생명이 있었다. 헤드폰으로는 영어와 일본어 나래이션을 선택할 수 있었고 한국어 나래이션은 없었다. 영어 나래이션을 선택하고 조금 알아들으면서 관람했다. 다른 프로중에는 우주의 신비라는 프로그램이 볼 만한 거 같다. 좀 더 일찍 예매하면 뒤 쪽자리에서 볼 수 있을거 같다. 

 

4.

또 한 시간정도 바다를 구경하고 기다린다음 7시경 홍콩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발레를 보러 들어갔다. 좌석은 한 1700여석이라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이라 그런지 좌석이 꽉 찬다. 난 3층 왼쪽편의 뒷자리다. 옆자리는 초등학교 아이를 데려온 아줌마가 앉았다. 무대앞의 오케스트라가 각자 악기의 음을 맞추고 있다. 호두까기인형은 한 말괄량이 스타일의 여자소녀주인공이 크리스마스선물로 호두까기인형을 받고 잠자리에 들어 모험을 하고 멋진 왕자님과 사랑을 하다 깨어난다는 줄거리다. 1부는 줄거리위주의 구성이고 20분 쉬고 2부는 발제자체를 보여주는게 주된 구성이었다. 눈에 들어왔던것은 완성도가 높았던 미술세트였다. 이 미술세트가 적절하게 바뀌고 인물들이 물 흐르듯 등퇴장하고 전체적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었다. 보면서 뭔가 약간 약이 올랐는데 왜 나의 활동은 중간중간 툭툭 끊어지고 마무리가 잘 안되고 전체적인 완성도와 만족감이 떨어질까 등등 생각이 교차했다. 발레를 보다 왠 상념인가? 2부의 구성은 단조로왔지만 몸놀림 자체에 집중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왔다. 역시나 2부 발레 중간에 어떤 짜증스러운 기억이 스며들어왔다. 젊잖게 표현하자만 그건 인상적인 경험이라 말할 수 있고 그 경험을 부정하고 극복하는 기획과 실천으로 전화된다면 그 좋지않은 경험은 용해될 수 있을텐데, 그 용해가 어디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인가. 과거의 기억들이 무의식적인 응어리로 남아 순간순간 나를 굳게 만든다. 남녀 주인공이 개인별 발레에 이어 함께 발레를 한다. 우아한 발레하는 남녀를 앞에두고 왠 또 상념인가?

 

5.

공연이 끝나고 박수가 이어지고 공연장을 나왔다. 무슨 일이든 애를 써야 뭐가 된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다른 편의점을 둘러보았다. 아니 이곳은 1.5리터 물이 8달러이다. 그러면 750짜리에 담아서 먹으면 4달러 꼴이다. 물 하나를 사서 숙소에 돌아와 750짜리 빈병에 따랐다. 조금은 홍콩생활에 익숙해졌다. 홍콩에서 맞은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지나간다.

 

 

 

* 0412259(토) 여행30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중국식백반 2800원 (20홍콩달러)

          저녁 빵 만두 1720원 (13홍콩달러)

(입장) 심해, 과학다큐 4480원 (32홍콩달러)

          호두까기인형발레 14000원 (100홍콩달러)

(이동) 지하철 560원 (4홍콩달러)

(간식) 물 1120원 (8홍콩달러)

(기타) 중국여행비자신청 29400원 (210홍콩달러)

 

............................................. 총 68,0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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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15:57 2004/12/29 15:57
  1. 자일리톨
    2004/12/29 18:04 Delete Reply Permalink

    홍콩물가 비싸네요. 중국 1일체류비용의 2배이상이에요~ 그런데 발레라...내가 봤으면 바로 잠들었을텐데...-_-a


1.

일어나자마자 짐을 꾸렸다. 오늘은 홍콩으로 간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사람들이 많이 붐빌것이다. 여관방 구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여하튼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홍콩 밤거리를 거닐어보자. 유스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광저우 동역으로가는 지하철을 탔다. 역에서는 선전가는 매표소가 따로 있고 10여분마다 열차가 출발한다.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열차는 쾌적하다. 오늘은 놀러 홍콩 들어가는 중국인도 많을 것이다. 19세기 중엽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 80년대 반환협상할때 향후 50년간은 자본주의 체제를 그냥 지속시키는 1국가 2체제로 중국의 특별자치구역으로 한다고 했단다. 1국가 2체제? 그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계속 믹스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냥 울타리만 처져있는 특별자치구역 홍콩. 선전역에 내렸다. 여기서 홍콩은 걸어서 넘어간다. 단 넘어갈때 중국측으로 부터는 출국도장을 받고 총콩 입구로 부터는 입국도장을 받아야 한다. 무거운 배낭매고 헤메면서 어찌어찌해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3개월 유효도장을 받았다. 홍콩은 3개월 무비자국가다. 그만큼 돈을 쓰고 가란 얘기다.

 

2.

홍콩 KCR철도를 타려면 홍콩달러가 있어야 한다. 현금카드로 홍콩달러를 인출했다. KCR철도는 홍콩의 명동인 침사초이 부근까지 간다. 나는 침사초이에서 내가 묵을 방을 구할 것이다. 한국의 인천-서울행 전철과 비슷한 KCR 열차칸에서 밖의 경관을 바라보았다. 중국보다는 세련된 느낌의 건물들이다. 탄 사람들도 그렇게 보인다. 세련되었다는 느낌은 좀 더 돈 맛을 안다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동침사초이역에서 내려 침사초이 가는 방향을 물어갔더니 통행하는 에스커레이터라 불러야되나 자동지하보도가 죽 이어진다. 침사초이역이다.

 

3.

밖으로 나오니 내 배낭을 보고 한 사람이 온다. 내가 미라도아케이드가 어디냐 물으니 마침 자기가 여기있어 내가 행운이라는 듯이 능숙한 상술로 가자고 한다. 따라갔다. 자기는 할아버지때부터 여관업을 했다고 하고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많은 한국인이 자기 숙소에서 묵어갔단다. 7층에서 보여준 50홍콩달러짜리 도미토리룸은 12인 실이었고 어두컴컴했다. 차라리 광저우의 8인실이 호텔 수준으로 보였다. 내가 이렇게 많은 침대는 아니라 했더니 1인룸을 보여주겠다며 옆건물인 충킹멘션으로 간다. 충킹멘션은 소위 홍콩쪽방의 원조격 건물이다. 15층까지 엘리베이터을 타고 계단으로 2층을 더 올라가 다다른 곳은 안에 화장실도 없고 창문도 없고 싱글침대 하나 겨우 우겨넣은 방 하나가 100홍콩달러란다. 도저히 안되겠다고 거절하고 어제 폴란드인이 소개해준 곳으로 가는데 한 인도인이 따라 붙는다. 결국 이 사람을 따라가 90홍콩달러짜리 쪽방을 보았다. 내가 창문이 있어야 한다고 하니 창문있는 방을 보여주며 내가 5일을 묵는다 하니 마지막 가격이라며 하루에 100홍콩달러이란다. 론리플레닛에서도 120-150홍콩달러 선으로 가격이 나와있고 창문도 있어서 오케이했다.

 

4.

창문밖으로는 중국은행과 길거리와 네온사인이 보인다. 이 전망이 한번도 빨지 않은 듯한 지저분한 침구를 잊게 했다. 화장실은 변기와 미니 세면대 딱 그 크기다. 샤워를 하고 1층으로 내려와 중국돈 1000원을 환전했다. 958홍콩달러인가를 준다. 거의 중국위엔과 홍콩달러의 차이가 없다. 가늠해서 위엔화가 1위엔에 130원 남짓이라면 1홍콩달러는 135원 6원 정도였다. 편의상 쓴 돈 계산할때 140원으로 가늠하기로 했다.

 

5.

거리는 벌써 사람들로 가득차있다. 밤이 되면 이 거리에 차가 통제되고 폭죽이 쏘아올려 진단다. 홍콩은 내가 묵고 있는 카우롱지역, 그리고 내가 KCR를 타고 왔던 신계지, 카우롱 앞 바다건너 홍콩섬, 기타 외곽섬으로 크게 구분된단다. 흔히 보는 홍콩의 야경사진은 카우롱지역에서 바다건너 홍콩섬을 찍을 것이다. 바다라 하지만 실제는 큰 폭의 강이란 느낌이다. 바다 밑으로 지하철도 다니고 건너가는 배도 수시로 운행된다. 일단 전망을 보러 바다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은 홍콩문화센터, 우주관, 예술관, 뉴월드센터등 큰 건물들이 모여있다. 바닷가 입구에 필름으로 몸을 감싼 여성 동상이 보인다. 이곳이 영화인 거리인가 보다. 날씨는 화창하다. 사람만 좀 적었으면 좋으련만. 일파에 밀려 죽 걸어나갔다. 바닥에는 홍콩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이 이어진다. 한 지점에 오니 성룡, 주윤발, 장국영, 매염방, 장만옥, 주성치등의 핸드프린팅이 눈에 띈다. 사람들이 성룡의 손에 자기의 손을 대보고 사진을 찍고 있다.

 

6.

다시 돌아 홍콩문화센터안으로 들어와 공연관람정보를 보았다. 30일까지 하는 예술영화 조르도프스키, 오시마나기사, 데이비드핀처등의 상영이 눈에 들어왔고 연극들 그리고 크리스마스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저녁 타임 호두까기인형 제일 싼 표를 예매하고 다시 숙소로 들어와 좀 쉬다가 나오니 어느덧 밤이 되고 차가 통제되고 사람들이 이골목 저골목에서 중심도로인 네이번도로로 쏟아져 나온다. 밥을 먹으려 식당을 헤메다가 비빔밥 비슷한 요리사진을 보고 주문했더니 고기면이다. 그래도 22홍콩달러짜리라 거의다 먹었다. 홍콩의 물가는 한국보다 같거나 조금더 비싼 수준으로 보인다. 달러라는 어감때문에 더 비싼 느낌도 있다. 오늘 700미리 물을 두개 샀는데 하나는 4홍콩달러 80, 다른하나는 6홍콩달러다. 물 값이 만만치 않을거 같다.

 

7.

네이먼도로는 카우롱지역의 중심중앙도로다. 네이먼 도로의 끝자락 부분은 황금도로라고 불리운다 한다. 워낙 서울의 명동처럼 땅값이 비싸기도 하고 관광객들의 지갑에서 돈을 빨아들이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황금도로란다. 홍콩은 정말 쇼핑의 도시다운거 같다. 도시전체가 상점인 느낌이다. 배낭여행자인 나도 여기저기 기웃거릴정도로 아찔한 소비의 유혹이 있는 곳인거 같다. 다시 밤 야경을 보러 바다 쪽으로 가려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안전사고 문제 때문인지 통제하고 있다. 숙소로 다시 돌아와 리모컨도 없는 낡은 티비를 켰다. 티비에서는 30분마다 홍콩 크리스마스 밤 풍경을 중계한다. 티비를 보며 쪽방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밤을보냈다.

 

 

* 041224(금) 여행29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5층 가든호텔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빵 630원 (4.5홍콩달러)

          저녁 고기면 3080원 (22홍콩달러)

(이동) 광저우 지하철 650원 (5원)

         광저우-선전 기차 9100원 (70원)

         홍콩 KCR철도 5320원 (38홍콩달러)

(간식) 물4.8, 6  1510원 (10.8홍콩달러)

          빨간열매주스 1400원 (10홍콩달러)

         캔맥주, 포테이토칩 1680원 (12홍콩달러)

.........................................................총 38,3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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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14:54 2004/12/29 14:54
  1. 이러나
    2004/12/31 22:05 Delete Reply Permalink

    홍콩, 저한테는 무척 숨막히는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이렇게, 편안하게 다닐 수도 있구나.


쑨원(중산)기념관 지도

 

1.

오늘은 쑨원기념관에 들렸다가 대학근처 피씨방에가서 블로그에 여행일기를 올리자. 지하철을 타고 기념관역에 내렸다. 광저우의 지하철은 유독 기념관 공원역이 많다. 어떤 이루지 못한 책임감일까? 공원 중간에 쑨원 동상이 있다. 한 외국인 가족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산기념관 안에는 다큐멘타리가 상영되고 있다.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당시의 혁명가들의 인터뷰들이 나온다. 대강당 왼쪽으로 작은 전시관 건물이 있었다. 역사관이었다. 중산은 의대생이었다. 이곳 광주에서 개업한 적도 있었다 한다. 그때 사용한 의료기구가 전시되어 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1900년 광동무장봉기의 시작과 전개과정을 표현한 지도였다. 이어지는 화살표는 봉기의 확산을 말하고 있었다. 광동지역 전체가 얼마나 이 시기에 뜨거웠었는지가 보여졌다.

 

월수공원 입장표

 

2.

중산기념관 바로 뒤는 월수공원이었다. 상당히 큰 공원이다. 진해루라는 5층 누각은 광주 박물관으로 바뀌었단다. 보트를 타는 연못도 길게 이어진다. 정문으로 나오니 바로 월수공원 전철역이다. 전철을 타고 중산대학으로 갔다. 원래 이 대학의 이름은 국립광동대학이었는데 쑨원을 기념해서 그의 호인 중산대학이라 이름을 붙였단다. 캠퍼스는 조용하고 학구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중앙잔디밭에는 외국인 학당 졸업사진을 찍는다. 왼쪽 문 앞에 있는 빵집, 여기도 카드 결제 시스템이다. 빵2개를 달라 했더니 어디가서 영수증을 끊어 오란다. 그냥 포기했다. 중국대학은 왜 이리 전산화가 잘되어 빵 하나 사먹기 힘든가?

 

3.

대학을 나와 맞은편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쇠고기,감자, 옥수수 철판과 밥 세트를 사먹었다. 김치대신 튜브 고추장을 밥과 비벼 먹었다. 골목으로 큰 시장이 형성되어있다. 온갖 단추, 옷에 붙이는 마크, 장신구시장 골목이다. 그 뒤로는 옷감 골목이다. 수 많은 지게꾼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내가 찾고자 하는 피씨방이 있을 분위기가 아니다. 다시 전철을 타고 강을 건너 북쪽으로 와서 중심가 근처에서 내렸다. 백화점이 있고 극장이 10층이다. 올라가보니 청두에서 25원했던 개봉영화가 여기는 50원이다. 포기하고 어제 갔던 쇼핑가 쪽으로 걸어갔다. 건과류시장과 선물시장이 이어진다. 그제 바두었던 극장에 다시 갔다. 오늘 개봉한 주성치 감독 주연 할리우드 자본투자한 영화 공부를 보았다. 주성치 영화는 그냥 웃기지 만은 않는다. 묘한 서민적 감정을 자극해서 사람들을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특별히 좌석 번호는 없었고 영어자막이 함께 나왔는데 이해되는 스토리라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35원에 보았던 주성치 영화 공부

 

4.

걸어서 숙소에 돌아오면서 사기참안열사 기념비를 찾았다. 사기는 내가 묵고 있는 시멘다오 섬을 말한다. 아편전쟁이 끝나고 곳곳에 치외법권지대가 형성되었다. 광주는 이 시멘다오 섬이었다. 시멘다오의 서부는 영국지대였고 동부는 프랑스 지대였다. 1925년 시멘다오와 홍콩에서 일하던 중국인 노동자 3만명이 광주에서 동맹파업을 일으켰다. 6월 23일은 6만명이 시멘다오섬으로 통하는 길을 행진했다. 영국 측에서 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52명이 죽고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그 이후 영국 파운드화와 영국 상품 불매 운동이 17개월이나 중국 전역에서 이어졌고 영국도 양보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단다. 이 기념비는 내가 그제 지나쳐 온 곳에 있었다. 아주 볼 품없이 지나가는 통로 중간에 있는 한 구조물 정도였다. 인민대교에 설치해놓은 화려한 조명덕에 이탑은 더욱 어둡게 느껴졌다. 내일이면 이 혁명의 도시이자 돈의 도시인 광저우를 떠난다.

 

5.

숙소에 들어가니 중국계호주인과 프랑스인이 강변레스토랑에 간다고 같이 가잔다. 오늘도 하도 걸어 피곤해서 사양하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한 폴란드 인이 들어온다. 직전에 밤에 벗고 있는 서양인과 인사 했는데 72살의 덴마크 할아버지였다. 폴란드 얘기가 나와 그 할아버지 말이 2차 대전때 폴란드인이 많이 죽고 그러면서 한국전쟁때 100만명이상의 민간인과 군인이 죽었고 덴마크에도 한국인 전쟁고아들이 많이 입양되었고 자기도 보았다고 한다. 프랑스인과 폴란드인은 폴란드 사람이 프랑스로 많이 와서 일하고 있고 등등의 대화를 한다. 덴마크 할아버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세계지도의 유럽을 가리키며 이렇게 작은 땅이란다. 유럽인이 3명이 모이니 같이 대화하기가 힘들다. 호주인과 일본인이 들어온다. 젊은 일본인은 베트남으로 출발했단다. 이 둘이 밖에 의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나가서 합석을 했다.

 

6.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국계호주인은 중국어 책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한단다. 호주에 산지는 25-30년이 되었고 가족들은 호주에 있단다. 내가 당신은 중국인이냐 호주인이냐 물으니 이도저도 아니란다. 내가 또 중국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물으니 자본주의가 저만큼 높이 있단다. 내가 문화혁명에 관한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하니 중국사람들은 문화혁명은 커녕 천안문 사태가 무었인지도 모르고 파륜궁도 쑥 들어가 버렸가고 한다. 이 사람은 번역가이어서인지 그의 영어가 잘 들어온다. 같이 좀 더 대화했으면 좋았겠지만 8명이 묵는 도미토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는 싫다. 그냥 혼자서 홍콩 거리를 걷는 편이 낫다.

 

 

* 041223 여행28일차

 

(잠) 6500원 (50원)

(식사) 점심 2080원 (16원)

          저녁 빵 570원 (4.5원)

(입장) 쑨원기념관 1300원 (10원)

         월수공원 650원 (5원)

         영화 티켓 4550원 (35원)

(이동) 전철 4 6 5원 1950원 (15원)

(기타) 메추리알 260원 (2원)

          캔맥주 490원 (3.8원)

         물 260원 (2원)

        아주 단 열매절임 1300원 (10원)

.........................................................총 20,0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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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7:27 2004/12/28 17:27
  1. 거름
    2004/12/29 10:02 Delete Reply Permalink

    컴퓨터고치는 내가 블로그를 몰라 이제야 들러봅니다.. 이제 새로운 여행에 적응을 잘하시는 듯하네.부럽다. 이렇게 당신의 향기와 흔적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가끔씩 들르리다...몸조심하시길..

  2. 자일리톨
    2004/12/29 17:45 Delete Reply Permalink

    혁명과 자본의 도시 "광저우"라... 역설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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