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담장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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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6/09/04 한걸음

 

061013(금) 

- 노동. 오전은 상가 10층 옥상 방수작업을 위한 핀따기, 청소, 고소리 솔질, 각종나르기를 했다. 오후는 비슷한일로 옥상 물땡크위 방수작업 보조

- 오늘 문제가 생겼다. 지난 이틀 좀 더 힘들었고 어제 밤 평가와 술자리가 있어 두시간 밖에 못잤다. 일을 하는데 허리에 힘이 안들어간다. 허리 구부리고 청소를 한참하다 펴는데 허리가 아프고 안펴진다. 사장도 같이 있는데 눈치없는 이씨아저씨 재 허리 못펴는거좀 봐라고 얘기한다. 그냥 키가 커서 그런거라고 대답했다. 몸이 힘드니 시키는 일에 대한 파악력 순발력도 떨어진다.

- 안산팀 둘은 오늘까지만 일하기로 했나보다. 어제 사장과 사장의 형 노씨아저씨와 봉고차를 타고 오는데 안산팀 미장이에 대해 일이 의욕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예상보다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들이 1차 정리대상이 된 것이다. 안산팀 형제중 동생 어두운 얼굴로 옥상에 올라와 사장과 얘기하고 간다.

- 3시반 참시간이다. 옥상 물땡크위에서 미장사장과 수원팀 미장이 두분과 막걸리 한잔하면서 대화를 했다. 노태우때가 가장 건설경기가 호황이었던 시기란다. 그때 일산 분당등 5개 신도시 건설계획이 나왔단다. 문제는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설사업을 동시에 하느라 사람이 모자르고 작업의 질이 떨어지고 그때부터 중국 건설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단다. 아저씨들 머잖아 중국인노동자들이 이 곳을 다 차지할 거라며 불안한 속내를 드러낸다. 차기 대통령감은 이명박으로 통일이다. 

- 힘든 하루를 마치고 봉고차로 오산으로 왔다. 사장 같이 저녁먹고 가란다. 먹고 소주몇잔하고 헤어지는데 사장이 말한다. 내일까지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란다.

- 어제 7만원으로 맞춰달라. 덜 준돈 달라고 할때 앞으로 열흘 남짓이라고 했는데 이건 더 일찍 잘리는 거다. 어제 체불임금달라고 한것과 오늘 내 몸 상태 안좋은 것이 고용에 영향을 준 것이다. 어짜피 그사장 사람이 좋든아니든 사장이라는 위치에서 머리를 굴린다. 함께 잠 잘 때 내년까지 함께 하자고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게 내일까지다.

- 터벅터벅 센터로 걸어왔다. 약국에서 붙이는 파스를 사서 허리 양쪽에 붙였다.


061014(토)

- 노동. 오전 상가 옥상 방수작업 보조, 각 층 난간 에어컨 놓을 씨레기 자리 방수작업을 위한 레미콘 섞기, 양동이 담아 나르기 10층부터 6층까지. 오후 5층부터 2층까지 방수작업보조와 크랙난 것 보충 솔질작업 함.

- 수원35년미장경력 아저씨에게 오늘까지 한다고 말했다. 아저씨말 이쪽일 이런게 더러운 일이란다. 점심시간 막걸리 한잔 따라주며 이 일 하지말고 그전에 하던일 하란다.

- 일 마치고 봉고차타고 다른 분들에게 작별인사했다. 사장 미안하단다. 그리고 전화하겠단다. 그리고 이 일 하지마란다.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사장은 사장이다. 센터로 걸어오는데 기분이 꿀꿀하다. 길거리에서 순대와 떡볶이를 사먹었다.

- 요즘밤은 동네 돌아다니기 좋은 날씨다. 한참을 걷다가 음료수 하나 사서 가게앞 플라스틱의자에 앉아 가을하늘을 쳐다본다.

061015(일)

- 긴장이 풀려 그런지 몸 이곳저곳이 통증을 호소한다.

- 센터가 주최하는 이주노동자와 지역민을 위한 문화제를 한다. 꽃다지도 온다. 일찍가서 행사준비를 했다. 문화제가 시작되었다. 사진과 비디오를 번갈아 찍었다. 문화제가 끝났다. 일산으로 올라갔다.

061016(월)

- 어머니는 당일 관광으로 오대산 소금강가고 나는 일산아파트에 누워서 보냈다.


061017(화)

- 아침 빨래 다림질을 해 배낭에 넣고 집을 나와 노뉴단에 갔다. 노동영화제 준비를 하고 저녁에는 담궈놓은 매실주를 먹었다. 다들 가고 사무실에서 잠을 자는데 모기가 달라 붙어 잠을 설쳤다.  


061018(수)

- 낙성대에서 전철로 수원으로 가서 화성가는 버스를 탔다. 화성이란 명칭은 잘 안쓰나보다. 운전수 아저씨 남양이란다. 상가거리 둘러보고 다시 버스 두 번타고 제부도 입구까지 왔다. 지금 한시가 넘었는데 밀물때라 4시까지는 섬으로 못들어간단다. 입구에 000와이키키라는 해수탕에 들어갔다. 오른쪽 가슴 겨드랑이쪽 근육통이 안풀린다. 각종 해수온탕에 몸을 담궜다. 

- 수원으로 돌아올때 퇴근길이라 차가 막힌다. 센터로 내려왔다.


061019(목)

- 좀 늦게 일어났다. 근육통은 여전하다. 오산도서관으로 가서 일반열람실에 들어갔다. 각종 시험준비하는 사람들이 죽도록 공부를 하고 있다. 책을 읽는데 눈이 감긴다. 오늘 걷기 좋은 날씨다. 북쪽으로 죽 걸었다. 아파트 촌을 지나 고속국도를 지나 작은길로 논두렁을 지나 공사용도로를 지나 다시 오산쪽으로 걸어왔다. 가을향기를 살짝 느낀다. 배가 고파 보이는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사먹었다. 오산으로 들어와 시장 둘러보고 목욕탕으로 갔다. 수면실에서 좀 자고 탕에서 몸 풀고 나와 센터 부근 슈퍼의자에서 가을하늘 바라보다가 들어왔다.  



***

- 6주정도 경과했다. 실제로는 일한지 한달이 된다. 석달중 3분의 1인 초반부가 흐른 것이다. 초기 적응과정이었다.

- 그간 적응해오던 00신도시 상가 미장보조일이 끝났다. 앞으로 노동영화제가 끝나는 11월 중순까지는 주5일(화~토) 건설용역사무실에 나간다. 그 이후는 월급제 공장에 나간다.

- 그동안 무작정 열심히 일을해서 근육통을 얻었다. 앞으로는 요령있게 일을 한다. 이번주는 몸을 추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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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0 05:16 2006/10/20 05:16
  1. nudity
    2006/10/20 17:37 Delete Reply Permalink

    그 요령이라는게 참으로 요령부득인것이라 몸으로 체득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을 요할게다. 어쨌든 쉬는 동안에도 계속 몸을 움직이며 쉬는게 그나마 좀 낫지 않을까싶다. 암튼 몸 잘 추스리고 아프지 말어라~~^^

  2. aibi
    2006/10/20 20:20 Delete Reply Permalink

    nudity/네말대로 앞으로 얼마나 요령있게 일을 할수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건설미장보조일 이건 절대 막노동이 아니다는 생각이다. 안그래도 오늘 시원한 가을공기 마시며 오산 개천가 산책로를 죽 걸었다.

  3. 노동
    2006/10/24 00:53 Delete Reply Permalink

    힘들었습니다. 잘리는 것이 매일인 일용공의 힘듬을 공감하며
    다른 일자리를 또 어디에서 구할지
    선택할수 있는 자유가 있어서 좋겠습니다.
    자유인으로 살기는 쉽지 않은데 너무 아름다운 님의 걷는 모습이 ! 세상의 평화를 온몸에 안고 걷는모습
    노동자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노동의 여유를 차자나서고 싶은데 정일님이 대표로 누리고 있어요

  4. nudity
    2006/11/30 12:05 Delete Reply Permalink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 연락 좀 하시게~~^^

  5. 꽃초롱
    2006/12/18 21:58 Delete Reply Permalink

    aiby/뉘시온가 몹시 궁금 했었는데 오늘에서야 님의 글에 답글을 남길 수 있어 다행입니다..요즘 뭐 하시느라 꼼짝을 안으시는지 ?nudity/말씀대로 연락좀 주세요.

  6. nudity
    2007/01/01 08:09 Delete Reply Permalink

    여전히 두문불출이구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니 별 일이야 있겠냐만은 그래도 너무 그리 무심하게 지내진 마시게나~~
    어쨌든 또 한 해 지나갔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했으니 소망하는 모든 것 다 이루시게나~~^^

  7. 뻐꾸기
    2007/02/21 02:20 Delete Reply Permalink

    아직 안 돌아오셨네요. 오랜만에 와 봤어요.


 

 

060929(금)

- 오늘도 주된일은 벽 정리작업이다. 핀을 따고 못을 뽑고 망치로 일명 똥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천장 근처까지 손이 자리기 위해 작업자들이 제작한 나무 받침대인 우마를 들고 옥상부터 내려오면서 정리한다. 계속되는 못질이 손목에 하중을 준다. 

- 40키로 포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나를것인가? 노씨아저씨는 가슴팍으로 안는게 좋다고 하고 사장은 등으로 매고 가라고 하고 수원팀의 일명 김부장은 한쪽손목 인대가 고장나서 그런지 어깨로 맨다. 나의 경우 등으로 매는게 가장 수월하다. 그런데 아직 바닥의 포대를 들어 어께로 가는 부드러운 동작이 서투르다. 근력은 있어야 하지만 힘으로 하는건 아니라는데 이건 참 어려운 문제다.   

- 하루의 흐름 : 사장과 같이 안자고 오산에서 작업장까지 버스로 출퇴근 하기로 했다. 알람을 5시 5분에 맞춰두고 기상. 세면하고 정리하고 나와 걸어 정류장에 가면 5시 40분이 넘어감.  5시 50분 버스를 타면 20분 만에 상가건축공사장 입구 도착. 그때부터 동이 트기 시작한다. 오후 5시반에서 6시 사이에 일이 끝난다. 작업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하고 나와 정류장에 앉아 지는 붉은 해를 바라본다. 이따금 다니는 버스를 타고 오산으로 가면 7시. 하루중 14시간을 일과 이동준비로 보내고 있다. 이렇게 거의모든 시간을 바쳐 일해도 하도급의 족쇄 때문에 건설노동자들의 임금은 이전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060930(토)

- 오늘도 벽 정리작업과 사장이 지시하는 포대나르기. 높은곳 미장을 위한 아시바쌓기를 하다. 나는 안산팀 수원팀 충청팀 미장이의 조수라기 보다는 사장직속으로 벽정리 포대나르기 미장보조등 제반 준비작업을 한다. 이 미장팀의 작업 규모가 있어서 쉴틈없이 일한다.

- 이 일을 소개해준 벽돌나르는 조적 보조하는 남자와 매일 대화를 한다. 노숙자라는데 선한 눈매를 가졌다. 일자리 소개를 잘 해줘서 술한잔 사겠다고 했다.

- 버스를 타고 오산으로 왔다. 공장 망해서 싸게 판다며 여러 가지 상품을 거리에 늘어놓았다. 손목 압박보호대를 천원주고 샀다. 난 왼손 왼발잡이인데 꼭 왼쪽만 다친다. 

- 센터의 간장공장이 원룸으로 이사하는날이다. 하여튼 거길 가서 약간 힘을 보태고 술을 먹었다.


061001(일)

- 일산 어머니 집으로... .


061002(월)

- 노뉴단으로 출근했다. 

-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10회 노동영화제 진행역할을 맡아 8월말부터 매주 1회 노뉴단 출근하고 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은 학생운동이후의 내 첫 활동공간이다. 

- 저녁 전철타고 오산센터로 내려가다.

- 배낭을 매고 간장공장 집으로 가서 잠을 청하다. 그런데 잠을 설쳤다.


061003(화)

- 28분을 걸어 5시 30분 공사장가는 버스 탔다. 아직 밤이다. 내가 작업하는 상가건물 앞에서 동트기를 기다렸다.

- 오늘의 주된 노동은 시레기 난간 청소작업이다. 건물 층마다 밖으로 에어컨 놓을 턱을 만들어 놓았다. 거기 바닥을 방수하기위해 깨끗이 청소하는 작업이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하기 힘들 작업이다. 

- 조심조심 난간에서 구부정한 포즈로 빗자루 질을 하는데 잠을 설쳐서 그런지 허리가 무척 아프다. 일할 때 자세가 중요하다.

- 푸대나르기 등등... .

- 수원 하씨아저씨가 9월 일한 것 입금되었으니 확인해보란다. 오산역 ATM에서 잔액조회를 해보는데 임금은 되었으나 하루 7만원기준 열흘치 70만원보다는 몇 만원적게 입금되었다.  이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이 시작되다. 일 초보자이고 처음에 계약을 분명히 하지못하고 월요일 못나오는 나의 약점을 들어 현실로 받아들일 것인가 문제제기를 할것인가. 문제제기도 어떤 수위에서 할 것인가. 암묵적인 언급인가 체불임금받기투쟁인가. 지금 안정적으로 일에 적응하고 있는데 이 상황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061004(수)

- 오늘 주된일은 지하3층 두군데 엘리베이터 바닥의 방수작업 보조다. 먼저 벽 정리하고 바닥을 깨끗이 청소한다. 푸대를 내린다. 필요한 연장을 준다. 연장이름들은 이제 귀에 들어온다. 

- 오후 3시반 참 먹을때 사장이 돈 넣었다고 말한다. 내가 별 언급없이 인상을 쓰자 왜 그러냔다. 돈이 들어왔는데 얼마가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수원 하씨아저씨가 왜 그러냐고 따로 묻는다. 불만의 느낌은 전달했다.


061005(목)

- 오늘 센터에서 점심을 준비해 한신대에서 하는 이주노동자농구대회때 먹기로 했다. 시간이 미루어져 점심준비로 양고기 써는걸 잠시 돕고 일산 어머니집으로... . 어머니 이모와 송편을 빚는데 모양이 안나온다. 

- 통장으로 입금액 확인하는데 64만 7천원입금됨. 7천원은 또 무언가?


061006(금)

- 추석 아침 잘 차려먹고 이모 돌아가니 집이 한적해진다. 


061007(토)

- 어머니가 계곡 사진찍는다 하여 같이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감. 가뭄이라 물이 없어 과일과 도시락만 먹고 옴. 구파발에서 전철타고 황학동으로 갔다. 동묘쪽으로 벼룩시장이 길게 형성되어 있고 몸 근질거리는 사람들이 많이 어슬렁거린다. 무조건 만원이라는 신발집에서 마침 작업용 안전화를 샀다. 


061008(일)

- 일산 마두도서관에 갔다. 책세권 반납하고 빌릴책 찾기시작. 건물세우는 과정책들 너무 전문적이다. 하드워크라는 제목의 육체노동체험에 관한 르뽀책 빌림. 


061009(월)

- 노뉴단 노동영화제 준비 작품 리스트 정리 1차 홍보문안 작성   .

- 오산으로 내려옴. 센터분들과 적게 받은 임금에 대한 논의. 받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오고감. 계속 고민이 됨... .


061010(화)

- 층별 난간 시레기청소. 보조아시바가 한참 떨어져있어 위험하다. 바닥에 수북한 핀들을 그냥 쓸어 떨어뜨리면 밑에서 다칠 수 있어 조심스레 푸대에 쓸어담음. 4층부터는 청소하는 아저씨가 그냥 쓸어내려버리라 해서 그렇게함

- 하루 7만원으로 계약했다. 안준 돈을 달라고 말하는 쪽으로 마음먹음.


061011(수)

- 일의 지시를 받기위해 사장에게 전화를 하는데 사장 괜히 화낸다.

- 사장 레미콘포대 10층부터 내려오면서 각 층마다 24포 시멘 2포씩 올리라고 지시. 1층에서 작은 리어카 두 대로 공사용 엘리베이터로 나르기 시작. 먼저 리어카 한대당 4포에서 5포씩 넣고 추진력을 살려 밀어 엘리베이터에 집어넣고 내려 지정된 곳에 쌓아두는 공정. 포대 뒤로 매는 기술이 좀 생김. 200포대 이상 나르니 손 아귀힘이 떨어짐.  

- 한대인 엘리베이터를 벽돌 미장 창호 전기 등등 각 공정의 작업자들이 이용하는 것이라 양보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조적 창호 전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 청소하는 아저씨 평소에는 괜찮았는데 내가 쓸어내린 무엇인가에 맞아 눈썹부근 조금 다치셨단다. 내가 쓰던 연고 드림.

061012(목)

- 오늘 주된일은 지하 물땡크 미장작업 보조.  포대내리고 사모래큰통에 물과 포대풀어 지게라는 기게로 섞어 작은 통에 담아 일하는 곳 중간중간에 두는 일이다. 쉴틈없이 일이 이어진다. 까다로운 하씨아저씨가 만족해 할 정도로 일함. 대모도 조수일이 이제 좀 파악되었다.

- 점심을 먹고 저기 앉아있는 미장소사장에게 다가감. 뭐 할 얘기 있냐고 묻는다. 그동안 잘 봐줘서 고맙다. 통장입금액을 보았다. 나는 하루 7만원으로 들었고 이건 계약이다. 계약대로 주었으면 참 좋겠다고 설득조로 얘기함. 사장 다행이 준다고 함.

- 얘기하느라 점심먹고 한 2-30분씩 박스펴고 누워 낮잠자는데 못잤다.   


 

*

생각의 정리


1.

내 손과 몸이 변하고 있다.

지금 내 손모양은 소위 길죽하고 얇은형에서 두툼하고 굳은살 많은 손모양으로 바뀌는 중이다. 가슴과 팔 근육도 상당히 만들어졌다. 인간은 조건과 상황의 변화에 적응해나가기 마련이다. 몸이 강해지고 있다. 

한편 이 노동은 강한 육체노동이라 몸이 축나는 과정이다. 허리와 손목 머리카락이 문제다. 허리는 의식적으로 펼려고 노력하고 허리띠를 꽉 매고 있다. 손목은 압박보호대를 차고 일한다. 일하다보면 머리는 시멘트 먼지에 떡이 되다. 이건 샤워하면서 깨끗이 감는 수 밖에 없다. 


2. 

첫 월급을 통장으로 받았다.

9월 2주동안 열흘동안 일한돈이다. 그런데 이돈이 70만원이 아니라 64만 7천원이 왔다. 하여튼 나머지 돈을 받기로 했다. 이 일주일동안의 상황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고용과 임금의 문제, 사장의 생각 나의 생각 노동자의 생각의 차이들, 임금문제를 풀어나가는 관점 경험쌓기등... . 


3.

두건물을 왔다갔다하면서 작업하니 이제 조금 주변의 것들이 보인다. 다른 부분의 사람들, 건물이 완성되어가는 공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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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3 03:02 2006/10/13 03:02
  1. Nomad
    2006/10/19 12:51 Delete Reply Permalink

    강의 준비하다 머리식히러..여행글을 좀 읽으러 잠시 들렀어요..방랑의 자유를 끝내고, 이젠 일상으로 돌아와 노동현장에 있네요. 지금껏 그래왔지만, 힘겨운 노동에 비해 댓가가 넘 약소하죠?...이젠 정말 몸이 재산이니 잘 관리하세요. 건강하고 멋진 가을 보내세요~

  2. aibi
    2006/10/20 20:10 Delete Reply Permalink

    노마드/머리가 식혀졌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요 힘겨운 육체노동에 대한 평가는 참 인색하다는걸 느끼게 되네요. 그래도 2주만에 그전 활동하면서 받았었던 상근비의 두배를 벌었네요. 통장이 두둑해졌답니다.~

  3. labor
    2006/10/24 00:43 Delete Reply Permalink

    막노가다 육체노동으로 돈을 번다는것의 기쁨은 받는 사람의 형편애 따라서 다른것 같아요


 

060924(일)

- 일산마두도서관 감 / 도서 열람  

- 빌린책 반납하고 빌림

- 도시 공간 생활세계 / 현대정치와 사상 / 그림으로 이해하는 정치사상


060925(월)

- 노뉴단 출근

- 지난영화제준비회의정리

- 현장노동자영상주체 작품 조직 연락

- 노뉴단 성원들과 함께 저녁먹고 대화, 전철로 오산으로

 

060926(화)

- 오산에서 5시 50분 버스타고 건설현장으로

- 오야 분위기 안좋음, 밥값 해야한다고 말함

- 건물 8층부터 내려오면서 지하 4층까지 핀뽑고 망치질 벽정리작업

- 정신없이 일함, 오늘 오산으로 가겠다고 함

- 교통체증, 버스안옴. 한시간 기다려 707번 버스타고 오산으로


060927(수) 

- 오전 건물 다른계단 8층부터 5층까지 핀뽑고 망치질 벽정리작업

- 오후 미장을 위한 아시바 설치

- 리어카로 레미콘 네포데씩 카(엘리베이터)로 올림

- 미장 기구들 정리

- 그러면서 오야와 관계 회복됨

- 오야 숙소로 샤워 편의점에서 사발면 김밥 음료수 먹음, 편의점 의자에서 바람쏘임.

- 동탄 동네 둘러보기, 할인스포츠점

- 오야 숙소 오산으로 옮긴다함.

 

060928(목)

- 오전 5층부터 내려오면서 핀뽑고 망치질 벽정리 작업        

- 오전 막걸리 심부름 수원분들과 대화, 오야 방옮기는 것 소재로 대화, 편히 대해주심

- 오후 지하까지 벽정리 작업

- 옆 빌딩으로 와서 벽 정리 작업

- 지하로 레미콘 푸대 나르기

 

 


*

- 몸상태는 적응과정에 있다.

- 핀뽑고 푸대나르는 기본적인 일도 적응되어가고 있으나 가장 어려운건 시끄러운 환경에서 시키는 일을 알아듣는일이다.

- 큰 무리가 없다면 이대로 3개월 이곳에서 일할수 있을 것 같다.

- 월요일 문제 때문에 오야와 약간의 긴장감, 열심히 일해서 관계회복. 영화제 기간 빼주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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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8 23:54 2006/09/28 23:54
  1. nudity
    2006/10/08 10:39 Delete Reply Permalink

    어떻게 추석은 잘 보냈나 모르겠다!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 챙겨라! 신경 쓸 여가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몸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니...^^

  2. 아이비
    2006/10/09 13:40 Delete Reply Permalink

    nudity/일산에서 어머니와 함께 추석 잘 보냈다. 송편도 빚고 북한산계곡도 가고 어제는 같이 냉면먹고 라디오스타 영화도 봤다. 식구 달랑 둘뿐이라 이런 명절에 약간의 쓸쓸함은 피할 수 없는거 같다. 사정 비슷한 너도 가을 잘 보내기 바란다.~

  3. 노동
    2006/10/24 00:39 Delete Reply Permalink

    노동은 신성한것으로 여기며
    세상을 창조하는 노동으로 가장 원초적인 노동
    사람을 살리는 노동으로 바닥의 노동자
    어느 현장이는 현장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사고나지 않기위해
    노동력을 집중하여 돈을 벌기위해서
    몸의 노동과 육체의 노동의 가치를 다시생각하게 합니다.


 

060919(화) 

- 6시20분에 오산터미널에서 만나 신도시건설현장으로 갔다.

- 10층 상가 두동 미장 대모도일, 3개월일, 월~토 작업, 일요일 휴일 시스템이다.

- 40키로 사모래 포대 날라 큰 통에 붇고 저어 양동이에 담아 아시바 위로 날라주고 물통 올려주고 장비 날라주고 청소하는일이 기본이다.

- 일과는 6시반정도부터 작업시작해서  8시 아침, 12시 점심, 3시반 참, 5시반~6시 작업종료

- 지하3층, 미장일 용어 익히기 시작하다.

- 익숙하지 않은 몸에서 힘겨운 반응이 오다.  

- 오늘 일이 끝났다. 봉고차타고 근처 잡아놓은 월세방으로 감

- 방 두개에 오야 미장이둘 나

- 저녁으로 삼치구이백반먹는데 가격 비싸다. 소주 세잔마심

- 9시뉴스보고 방에 와서 누움, 오야와 대화 


060920(수)

- 아침 5시40분 기상, 세면, 출발

- 오전 대모도 일머리 파악, 일의 공정을 파악해서 제때제때 날라줘야하는데 헤메다.

- 오전 지하2층 벽 미장일 점심먹고 낮잠 30분, 오야와 옆건물 지하3층 높은곳 칠할수있게 아시바 설치, 벽돌쌓아 바르는 조적일 보조, 미장일 마무리 청소

- 미장 구성원들은 오야(40대중반), 수원팀 2(46,53), 안산팀 2(40대초반), 충청 2(40대중반), 나

- 나에게 그동안 뭐했나, 왜 이일을 하나, 전망없으니 하지마라라고 함  

- 노가다하면 결혼도 못한다고 함

- 오산가는 버스 시간 확인

- 숙소로 돌아옴 

- 근육통 심해져 제대로 눕기도 힘들다.  


060921(목)

- 아침 몸상태 조금 풀림

- 일시작, 10층부터 미장전단계 못등 뽑고 정리작업

- 오후 일계속, 4시부터 방수일, 벽돌에 고소레바름 

- 일 잘 배워라고 격려받음

- 6시 20분 버스 타고 오산으로

- 안전화사고 센터와서 3일작업일 보고 논의

* 평가

- 3일작업하면서 겨우 일적응, 최소 신뢰 회복, 몸 적응과정

 

060922(금) 

- 5시5분기상 5시 50분 707번 버스탐 20분만에 공사장 도착

- 수원팀 안옴, 오야와 10층 에어컨 턱 청소작업

- 내려와 안산팀과 리어카로 푸대나름

- 오야 고향가고 한시간동안 신도시 둘러봄, 깜빡잠

- 점심먹고 8층부터 벽정리작업                      

- 참먹고 지하3층 푸대나르고 우마나름 미장대모도 마무리 정리 7시넘어 마침

- 오야 숙소로 저녁, 자다 일어나서 월요일 다른일이 있어 하루 빼달라고 사정

- 잠


060923(토)

- 작업장 도착, 토요일 장비정리 페인트나르기

- 미장 보조일, 지하4층 정리 아시바 끌어올리기     

- 아침먹고 벽정리작업 4층반

- 점심먹고 벽정리작업 2층반부터 끝까지

- 오야 월요일 빼주기로 함

- 수원팀 차타고 수원쪽으로, 버스 전철타고 서울로

- 용산에서 곱창구이 먹고 일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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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6 00:32 2006/09/26 00:32
  1. 노동
    2006/10/24 00:32 Delete Reply Permalink

    막노동 노가다 현장의 노동의 열기와 땀이 느껴 집니다.
    소중한 당신의 기도가 느켜집니다. 가난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바닥의 소리가 신선하면서도 썩어진 세상의 혁명을 부릅니다.


 

 

3개월동안 지역활동을 위한 체험노동을 해야하는데

시간조건 따지다 보니 일용노동은 여의치 않아보인다.

오늘부터는 월급제 노동을 시도하기로 했다.

 

 

그러려면 이력서와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하다.

 

이력서 양식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쓰는데 이력서라는걸 스스로는 처음 써본다.
그런데 내가 전에 한 활동은 여기서는 도움이 안된다.

구직초자라고 눈치밥을 먹어가며 물어 신문배달 카센터 노가다 피자배달 운반노동등을 했다고 칸을 채우고 사진을 복사해 붙이고 나왔다.


동사무소에서 등본다섯통을 떼고 우선 00마트로 갔다.

 

5층 인사과로 가서 이력서 내러 왔다니까 나이를 물어본다. 

그러더니 담당직원 파트타임 구직양식을 주며 쓰란다.

그리고 희미하게 지금은 계획이 없지만 전화하겠다고 말한다.  

또 한군데의 대형00마트는 신분증 맡기고 명찰받아 3층 사무실로 올라갔는데 젊은 담당직원 이력서를 보더니 나이가 많다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20대만 뽑는단다. 추석시즌에 아르바이트 할 수 있으면 전화하겠단다. 이곳 직원건물 복도은 통행을 원할히 하기위해 중간 라인이 그려져있고 돌아갈때 내 배낭도 보자고 하는등 꽤 압박감이 느껴진다.   


이 두곳은 아무래도 안되겠다.

 

며칠전 가보았던 공단지역인 중리마을에 버스를 타고 갔다.

내려 좀 둘러보다가 생산직 모집 플랭카드가 붙어있는 한 회사에 들어가는데 이미 모집 끝났단다. 그 옆 공장은 담당자 회의중이니 전화번호와 이름을 부르란다.

그 길맞은편 공장은 각종 플라스틱 용기를 찍어내는 곳인데 그래도 담당자와 면담을 할 수 있었다. 여기도 내 나이가 많단다. 라인에 다 20대 들이라 신참인 나에게 일시키는게 여렵다는 이유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 논의를 해보고 연락을 주겠단다. 공장일, 군병역관련에서 묻는다. 이 공장일을 물어보니 사출에 운전등 여러가지를 해야 한단다. 어디든 단순하지 않다. 


다시 버스를 타고 오산으로 돌아왔다.

 

센터근처 한 용역 사무실에 공장 직원모집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오산 근교의 컴 부품 회사인데 일당 24800원에 월 2회 쉰단다.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서울에 올라가야 하는데 모르겠다.  내가 난처해하자 이 아저씨 돈이 작아서 그런다고 생각했는지 잔업야간노동하면 월급은 올라간단다. 이 사무실 사람들 용역소개비를 얻으려는 의지인지 가장 적극적이다. 공장에 먼저 일하던 사람들 텃세 부리는데  이겨나가보라고 충고도 해준다.

 

터벅터벅 센터로 왔다.


저녁을 먹는데 이곳에 가끔 들린다는 한 일용직노동자아저씨와 인사를 했다. 

자기가 오늘 명함을 받았는데 누가 일하는 사람을 급히 구한단다. 집벽만드는(미장) 조수(대모도)일인데 사모래 채로 치는 일도 물에 배합하는 일 안해도 되고 시멘트 푸대 올려만 주면 되는 일이란다. 아주 괜찮은 일이란다.

그런데 그 한 푸대가 40키로 란다. 일단 일은 단순해서 끌린다.

 

저녁을 먹고 미장이아저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냥 있는데로 이 일 잘 안해보았다고 그런데 키는 좀 크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아저씨말 푸대만 아시바 두단위로 올려주면 된단다.

나이를 말했더니 이 아저씨말 젊단다.

일용직 구직을 시도하면서 느끼는데  누가 이 노동을 막노동이라 폄하하는지 모르겠다. 상당한 기술과 경험이 있어야 이 노동도 할 수 있다. 

 

 

다행히 통화는 잘 되었다.

내일 아침 6시반에 터미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경험도 실력도 없는 나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왔다.

부디 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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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8 22:26 2006/09/18 22:26
  1. 행인
    2006/09/18 22:41 Delete Reply Permalink

    세멘포대 올리는 거 장난 아닌데요... 키 작은 저도 할만 하긴 했지만 그거 수직으로 몇 십포 올리면 키가 막 줄어드는 느낌이...

    아무튼 허리 조심하시구요. ^^;;;

  2. aibi
    2006/09/18 22:58 Delete Reply Permalink

    행인/키 얘긴 내세울게 하나도 없어 구차하게 한말이랍니다.-_- 님의 경험담을 들으니 쪼금은 힘이 되네요.^

  3. 지각생
    2006/09/19 22:37 Delete Reply Permalink

    오늘 하셨겠군요. 어케 안다치고 잘 하셨는지..

  4. 라니
    2006/09/22 09:52 Delete Reply Permalink

    아저씨... 연락좀 해주지! 뭐야..
    나 다시 한달여동안 일하러 인도가요.. 삶이 녹녹치 않네요...
    한번 보고 가고 싶었는데..밥이라도 한끼 먹고.. 어제 그 대나무밥집에서 전에 그 친구랑 밥먹으면서 잠시 아저씨 이야기 했었는데... 간만에 들어왔다갑니다.. 나 월요일날 뜨니깐. 시간되면 연락한번 하셔요...

  5. aibi
    2006/09/25 11:04 Delete Reply Permalink

    지각생/지난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했답니다. 일주일 고비만 넘기면 조금 수월해진다는군요. 이틀째 밤에는 제대로 눕지도 못할정도로 몸이 뻐근했었는데 지금은 좀 풀렸답니다. 사람의 일이란 진행하면서 적응하게 되어있는 모양이에요.~

  6. aibi
    2006/09/25 11:17 Delete Reply Permalink

    라니/블로그를 지금 확인했답니다._-_ 이제 인도도 좋은 기후의 여행시즌이 다가오네요. 이번 시즌에는 폭탄들 없기 바래요.~

  7. 노동
    2006/10/24 00:29 Delete Reply Permalink

    여럿이 공개적으로 노동의 체험을 하는것에 대한 새로운 세대를 를 보는듯 합니다.
    집중해서 노동하는것은 노동자를 체험하고 이해하기위해서 인데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은며 다시 처음을 생각해보는 일들이
    향후 일자리를 찾기위한 집중이 필요합니다.

  8. 노목
    2006/10/26 01:30 Delete Reply Permalink

    새로 생긴 환경재생 공장에 아프리카 콩고의 새댁이 취직했다. 예쁜아기는 센터에 맞기고
    일이 힘들다며 일당이 다른곳보다 조급 높다. 잔업이 없어서 비슷하겠지만/
    남자 110만원 기본급 여자 90만원
    기숙사도 짖고있다.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00용역사무실 쇼파에 대기했는데

일 못잡고 돌아왔다. 

 

 

그래도 얻은것이 없지는 않았다. 

열명남짓 함께 앉아있었던 일용노동자들이 주고 받는 대화가 흘러들어온다.

 

티비뉴스에선 삼0전자에서 기술개발 한건했단다.

32기가 메모리칩을 만들어내어 그 가치가 이백몇조라는 소식이다.    

옆에 앉아있던 한 아저씨 한숨을 쉬며 기술개발 기술개발을 읊조린다.

 

옆자리 남자 벼룩신문을 보면서 할거 없는지 궁리하고 있다.

그 옆 남자 택시운전은 하려면 이러고 저러고 조언해준다.

벼룩신문의 구인광고는 일단 희망을 주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한 남자 대추리에 집부순다는 계획을 어찌 들었는지 고물장사하면 좋겠단다.

이 말을 받는 한 판낼기술자 아저씨 거긴 들어갈수 없을것이라고 말한다. 

대추리 철거용역팀은 어찌 조직되는지 모를일이다.

 

날이 완전히 밝았다.

한 남자 오늘은 참새 지나갔다고 말한다. 

다른 한 남자 제부도로 낛시나 가야겠단다.

또 다른 한 남자 밀린 빨래나 해야겠단다.

 

길죽한 남자 여기도 이른바 머피의 법칙이란게 통한다는 말을 한다.

사람 없을때는 일자리가 넘치고 오늘같이 사람 많으면 일없단다.

사는게 그런거란다. 

 

 

터덜터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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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2 23:26 2006/09/12 23:26
  1. labrev
    2006/10/24 00:19 Delete Reply Permalink

    일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막막한 마음 상품으로 팔려야할
    노동이 팔리지 않음을 경험하고 둘러보아요
    함께 하지 못한 대화를 여기서 할까요


 

 

가을옷을 입고 나왔다.

그리고 가방에 긴팔하나를 더 챙겨넣었다.

여행중에는 계절이 뒤죽박죽이었었는데 

이제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의 순환을 느낀다.

부끄러움의 감정은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키겠다는 의지.

상실감은 새로운 상황을 생생하게 대면하는 감정상태다.

홀로된 기분을 담담히 느껴보자.

 

지금은 삶이 충돌하는 순간이다.

뱀은 어디까지 그 허물을 스스로 벗겨낼 수 있을까?





*

오산가는 작은가방에

옷가지들

잠바 하나

남방 하나

모자 하나

일산 마두도서관에서 빌린 책 세권

안또니오 그람쉬 전기

그람쉬 문화 인류학

사진집 자유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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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1 22:08 2006/09/11 22:08

 

9월6일수요일 비온뒤맑음

 

 

 

AM 1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방은 3층 귀퉁이에 라디오방송국으로 꾸며놓은 작은 공간이다. 창밖의 풍경은 도시이면서도 시골스러운데 이것이 빗소리와 함께 잘 어우러진다.

 

AM 5:20분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강력모기에 잠을 설치고 일어났다. 간단히 세면을 하고 어두컴컴한 길을 나섰다. 다리앞 2층 00용역 사무실에 도착했다. 어제 오후 여기를 찾아왔었는데 창문에 코팅된 글자중 철거라는 말이 섬뜩하게 다가왔었다. 내가 일착이다. 대기용쇼파에 앉아있는데 사무실에서 나온 한남자 신분증 맡기고 창문밑에 보이는 코란도타란다.

 

AM 6:30분

운전하는 50대 아저씨 백밀러로 연신 내얼굴을 보면서 일해봤냐고 묻는다. 안해본것 같은데 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한다. 옆자리에 젊은 남자 하나가 함께 타있다. 샌님같은 내얼굴은 이 계통에서는 도움이 안된다. 천안 근교의 한 아파트 현장까지 왔다. 이 아저씨 작업화도 안신은 내 발을 보고 만원을 주면서 그냥 돌아가란다. 이렇게 갈 수는 없다. 근처 식당과 수위실로 가서 신발을 빌리는데 없단다. 결국 이 애씀이 빛을 발하여 아저씨의 작은 작업화에 발을 집어넣고 바지도 빌려입고 아파트 정화조 밑 작업현장으로 내려갔다.

 

AM 8시

하스리라는 오늘의 이 일은 무거운 전기드릴로 몇평의 쇠철근 콘크리트 바닥의 콘크리트를 다시 깨부시는 작업이다. 이른바 철거작업인 셈이다. 20키로그람이 넘어보이는 드릴을 작동하는데 이거 정말 마음같지가 않다. 헤메기 시작이다.

 

AM 9시

이 젊은 친구는 사위이고 아저씨는 장인이란다. 이 친구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나에게 몇살이냐며 툭 반말을 던진다. 내가 대답을 하니 반말쓰기는 뭐한지 다시 바뀐다. 난 여기 일서열에세 막내다. 모기때문에 잠도 못자고 아침도 못먹어 죽을 맛인데 식당에서 밥먹고 오란다. 빨간장갑을 벗으니 손바닥 몇군데 껍질이 벗겨졌다. 라면먹고 다시 작업시작, 위에서 보던 아저씨 답답한지 이렇게 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AM 11:30분

이 기계는 오른손잡이용이다. 당연히 내가 쓸 왼손잡이용이 있을리가 없다. 오른손가락힘이 떨어져 가까스로 전기스위치를 누른다. 사위는 그래도 사람 착해보여 별소리 안하고 알려주려한다. 작업이 끝났다. 기계를 정돈하고 지상으로 운반했다.

 

AM 12시

다시 오산행, 아저씨 일당 4만원을 주고 나를 잘봤는지 측은지심인지 이것저것 내 사정을 물어본다. 명함을 주면서 용역가지말고 자기한데 하스리 기술배우란다. 어떻게 같은 성씨라 얘기가 더 잘 풀려나가고 점심값 하라며 만원을 더 받았다. 오산에 도착했다. 용역사무실에 신분증 찾고 용역비 10프로 내려는데 남자 잔돈없다며 3천원만 받는다. 겨울되기전에 놀면 머하냐고 계속 나오란다. 센터에 도착했다. 센터사람들 내가 일찍와서 일못하고 허탕이 아닌가하다가 오만원받았다고 하니 잘 했단다. 오늘의 노동은 지역활동적응훈련프로그램의 일환이다.

 

PM 1시

겨우 목욕을 하고 라디오방송실 방에서 한잠 청했다. 일어나 자료들을 읽고 남인도에서온 목사부부와 여행얘기를 했다. 약국에가서 에프킬라와 물파스를 샀다.

 

PM 5:30분

매주 수요일은 센터에 장기수 분들이 오셔서 저녁을 드시고 평택대추리로 가신다. 식판에 국을 날라 드리는데 국 그릇을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잡기가 그래서 손가락 끝으로 국그릇 몸통을 잡아 나르다가 손가락 힘이 없어 그릇을 놓쳤다. 그게 공교롭게 튀기면서 장기수 한분의 다리로 떨어졌다. 크게 데이지는 않으셨지만 일을 냈다.

 

PM 11:00분

센터분들와 센터일에 관한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한국말 잘하는 네팔분과 네팔현상황에 대해 들었다.

 

AM 1:30분

작은 방송실에 누웠다. 긴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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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7 17:49 2006/09/07 17:49
  1. nudity
    2006/09/08 20:23 Delete Reply Permalink

    지난번 신촌에서 술 마신 이후 처음 들어와본다. 말 대로 벌써 내려가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구나. 암튼 가끔 전화줘라! 시간되면 이쪽으로도 함 놀러오고.^^

  2. aibi
    2006/09/11 21:47 Delete Reply Permalink

    nudity/그래 반갑다. 그 맛있었던 신촌의 중국집 내가 다시 찾을수 있을지 모르겠다.^ 너도 잘 보내고 가을 깊어가면 구선배와 다시한번 만나자.~

  3. 노목
    2006/10/26 01:24 Delete Reply Permalink

    잊지 못할 사건입니다. 장기수 어른 중 대표님 넙적 다리가 화상을 당했으면 - - - 다행이


 

 

이동네 중간으로는 서울-천안간 전철이 다닌다.

 

전철을 올라와 교통카드를 찍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번화가 환락가가 있고 더 가면 이도시의 부촌이라는 고층 아파트단지와 대형할인매장이 있다. 지난주 이 부촌 인테리어뻐근한 순대집에서 간장공장에게 얻어먹었었다. 난 아직 여행절약후유증이 남아 한마리 오천원인 통닭집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센터를 가려면 왼쪽으로 내려가야한다. 주차장을 지나면 소박한 단층건물들이 나타난다.

 

그너머에는 강이라고 불릴만한 큰 개울이 있다.

 

여기도 환경과시용으로 분홍색 트랙을 깔아놓았다. 뜨거운 여름밤 곧잘 나갔던 일산 호수공원 트랙은 여유로와보이는 사람들로 미어터지는데 이곳은 덜 여유로운지 한가하다. 그래도 덜 인공적이라 더 마음에 든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무리지어 다리를 건너고 있다. 골목으로 들어서니 그들의 종착지인 학원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이주노동자들의 허브란다.

 

주말이 되면 인근도시의 이주노동자들이 이곳에 모여 서로만나 스트레스를 푼단다. 역 앞쪽 상가거리에 아시아 주요나라의 식료품을 모아둔 상점 세군데가 있다. 그들에게는 내가 러시아 여행때 팔도도시락면과 초코파이 정을 만나는 기분일거 같다. 저쪽 부촌 고층아파트 식당가는 정규직 대공장 노동자들이 이쪽은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들이 놀거 같다. 10대들은 저쪽이라고 하는데 하여튼 노는 물들이 다르다.

 

시청건물은 부촌 한복판에 있다.

 

오늘낮 시청에 따라갔었다. 부촌 아파트 한복판에 위용을 자랑하는 시청과 의회 건물이 버티고 있다. 엘리베이터 앞에 공무원노조의 피켓이 인상적이다. 최근 공무원노조의 문을 사정없이 못질해버린 장본인이 이곳으로 오는걸 반대하는 피켓내용이다. 80년대말 그 막강하던 현대중공업노조에서 노조파괴자로 식칼테러의 배후로 이름을 떨치던 제임스리의 21세기 재현인가. 못질은 그 공간을 봉쇄해버리기에 더 심각할수있다. 이동네도 다르지않은 모습들이 펼쳐진다.

 

이동네를 한번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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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5 23:05 2006/09/05 23:05
  1. 뻐꾸기
    2006/09/06 09:11 Delete Reply Permalink

    새로운 일 시작하시나봐요. 야옹이가 전어이벤트 하니 오시어요. 간장공장님도 오셔도 좋을 듯. 천안까지 와서 서천행 기차타면 될 것 같은데.

  2. aibi
    2006/09/07 13:51 Delete Reply Permalink

    뻐꾸기/반갑습니다. 그때 만난 뒤로 더운 여름이 지나갔네요. 저는 오산이주노동자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긴 여행도 있었고 활동의 공백이 길어서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서천에서 무슨 좋은일이 있나본데 다음번엔 꼭 불러주세요.^ 여행중 힘을 듬뿍 주었던 블러거들과 번개도 했어야 했는데 면목이 없네요. 그놈의 더운 날씨때문에 말이에요.-_-


 

 

전철타고 인구 12만명이 사는 도시로 내려왔다.

이곳은 간장공장(진짜 공장이 아니라 블로거이름)이 있는 센터다.

이제 다시 한걸음을 내딛는다.

 

 

 

*

65리터 배낭속에

 

여름용 침낭

이불대용 숄

잠바 옷가지 몇벌

세면도구

CD플레이어 음악CD여러장

핸드폰 충전기

일기장 몇권의 책

스프링 상체운동기기

작은 배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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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4 13:46 2006/09/04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