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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독도 문제.

* 이 글은 개굴님의 [독도는 바다제비와 괭이갈매기의 것이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개굴님이 올린 포스트의 글과는 상관없지만 그래도 독도에 대한 문제니까..
사실 글을 먼저 썼다가 포스트를 보고 나중에 트랙백 했다. 남들 다 한번씩 했던 얘기지만 그래도 또 한번.

한참 중국의 동북아공정 때문에 시끄럽더니, 이제는 독도 문제로 시끄럽다. 오늘 뉴스를 보니 “‘욘사마’의 독도 발언 회피에 대해 네티즌들 섭섭” 이런 제목의 기사까지 있었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가사 한 줄 정도는 외우고 있을 정도로 국민 가요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네마현의 ‘다케시마의 날’조례 제정은 한마디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비단 일본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경쟁’이 될 만한 꺼리에서는 언제나 ‘화끈한 공동체주의’를 보여주는 우리나라가 아니던가. 축구경기를 보는 순간 극단적 민족주의자로 변신하는 면모를 보여주지 않는 사람, 별로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독도 문제로 단지(斷指)하여 결의를 보이는 모자가 등장하는 시위 기사를 보고 있노라니, 영 마음이 편치는 않다. 예전에 한 친구에게 ‘중국의 동북아 공정에 대한 시비를 역사교과서등의 사료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 판단을 통해 접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며 지나가듯 말 한 적이 있었다. 요컨대, 역사라는 것이 결국 현재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이라면 그의 왜곡은 현실에서의 문제를 반영하는 하나의 액션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 쯤이라고 해야 하나.

솔직히,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결국 ‘국토’라는 것은 국가를 구성하는 하나의 조건일 뿐이고, 그게 결정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 본적이 별로 없다. (이 땅에 발 딛고 사는 주제에..라고 하면 할 말 없다. 하지만 내가 국적을 달라고 구걸한 기억도 없다. 여기에 태어난 것은 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니까.) 독도 ‘사태’의 원인은 아무래도 영유권 분쟁/어민들의 조업 가능 구역 설정의 문제가 가장 핵심이 아닐까. 생존의 절박함-극심한 환경변화로 예전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는 어민들이 좀 더 조업을 잘 해볼 요량으로 뭍에서 조금 멀리 나가고 싶어하는 것-이 영유권, 군사문제, 국토의 문제 등 아주 까다로운 절차에서 걸려버린 것(..이라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다)이라면, 그들에게 조업을 허 해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조업을 허락 받고 싶다면(은연중에 묻어나는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각인) 그냥 강제로 ‘다케시마의 날’조례 따위를 만들 것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그 근방 어민들이 함께 모여 손잡고 평화협정을 맺어도 될 일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좀 더 간단하게 내 식대로 이야기한다면, 사람 사는 일을 지도 위에 선 긋기로 구획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내게는 독도 문제가 (좀 희화화하자면) 여기까지는 대한민국 바다/저기는 일본 바다 라고 갈라봤자 바다는 바다 그 자체일 뿐이다. 잘 때는 우리나라바다쪽 해초에 머물렀다가 깨어나서 먹이를 잡을 때 일본바다로 헤엄쳐가는 물고기를 누구것이라고 단정해서 나누는 문제처럼 ‘피식’하고 웃음 나는 얘기처럼 들린다. 오히려 내가 화내고 싶은 지점은, 친일 과거 청산문제나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서는 찍 소리도 못 내다가 독도 문제가 불거진 이후 부랴부랴 ‘친일 카페 폐쇄’로 대응한 정부의 ‘웃기지도 않는’ 행태이다.

오늘 싸이월드에 갔더니, 이런 그림이 떴다. 그러나 평소에 국토와 영유권 문제 따위에 우리가 신경쓰고 살 일이 뭐가 있었나.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이 원천적으로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국가의 필요성을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실질적인 분쟁의 원인과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과 ‘남의 것’을 우선 갈라놓고 극단적인 반일감정을 무기 삼아 ‘우리 민족의 단결을 보여줄 때’라며 이럴때 정부의 역할을 기대한다 운운하는, 그래서 정부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과 힘을 실어주는게 못마땅할 뿐이다. 정부가 이것도 저것도 해야 하는 초 울트라 강력 집단도 아니고(오히려 너무 무기력해서 기대하고 싶지 조차 않은 집단 아닌가.) 국가와 국가의 역할을 대체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국가’라는 울타리의 대결로 몰고 가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떠한 상상력도 배제되는 것이 짜증날 뿐이다.

- 음. 뭔가 조목조목 잘 정리해보고 싶었지만. 귀찮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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