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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문 사노위 52호> 다시 솟아오르는 이집트 혁명

다시 솟아오르는 이집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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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

2011년 2월,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렸던 이집트 혁명은 무바라크 정권 퇴진 이후 그 빈자리를 차고 들어온 군부의 과도정부와 이슬람형제단의 무르시 정권의 등장으로 미완의 혁명으로 끝나는 듯 했다.
무르시 정권은 최저임금법과 최고임금법, 노동조합과 파업의 자유 등 약속되었던 개혁조치들조차 시행하지 않았다. 또한 노동자들의 파업을 범죄로 규정하고 빈민들에게 세금을 거두는 조치들만을 시행했다. 자본가들은 4,000개가 넘는 공장의 문을 닫으며 자본파업을 벌였음에도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무르시 정권 1년동안 노동자민중들은 무바라크 정권때와 마찬가지로 실업과 빈곤으로 고통 받았고, 이에 분노하고 저항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무르시 정권의 탄압으로 감옥에 갇히고, 살해당했다. 그러나 무르시 정권 1년, 이집트 노동자민중들은 자신들의 혁명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무르시정권의 반혁명적 조치들과 탄압속에서도 이집트 노동자민중들은 수천 개의 독립노조를 만들고 연대파업과 가두집회를 지속해왔다. 그리고 이집트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이던 지난 6월 30일, 이집트 전국에서 총 1,400만 명의 노동자민중들이 무르시 대통령의 퇴진과 혁명적 과도 정부의 구성을 요구하며 이집트 전국의 거리와 광장을 가득 메웠다. 다시 이집트 혁명이 점화되고 있는 것이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

혁명의 기운이 다시 솟아나자 권력의 중심에 있는 이집트 군부는 무르시 대통령에게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군부에서 무력을 동원해 개입하겠다는 최후통첩을 공개적으로 전달했다. 무르시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무르시 대통령에게 ‘민주주의는 선거를 넘어선다’고 노동자민중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충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는 제국주의자들과 이집트 지배세력이 무르시 대통령을 재물로 삼아 혁명의 기운을 잠재우려는 기만적 술수에 불과하다.
건설업, 방직업, 숙박업까지 국가경제의 40~50%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핵심 지배층인 이집트 군부는 무르시 정권의 충실한 동반자였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걱정없이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를 공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대가로 무바라크 정권에 매년 12억 달러의 군사지원을 해왔다. 군부의 과도정부 이후에는 이집트의 혁명의 열기가 다른 아랍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조건 하에 재정 지원을 실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군사동맹을 강화함을 통해 정권의 버팀목이 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개입된 정권교체는 또 다른 무르시 정권의 등장이며 이는 재점화된 혁명의 파괴로 이어질 뿐이다.

 

노동자민중의 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군부 개입의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또다시 이 혁명이 지배세력에 의해 후퇴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나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의 열기는 결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점쳐지고 있다.
지금 이집트 노동자민중들은 무르시 정권을 무너뜨리고,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군부를 해체하고 노동자민중의 자신 스스로가 정치권력이 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이집트 혁명을 승리로 이끄는 유일한 길이다. 이집트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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