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겨울잠 2003/10/23
  2. 돌아오다 2003/08/14
  3. 낯선 내 방 2003/07/12
  4. 지하철 2003/06/25
  5. 기형도 2003/06/25
  6. 1995년 12월 8일 금요일 맑음 2003/06/25
  7. 사랑 2003/06/25
  8. 94년 11월 26일 일요일 2003/06/25
  9. 1996년 6월 25일 화요일 흐림 2003/06/25
  10. 1996년 6월 12일 수요일 2003/06/25

겨울잠

from 우울 2003/10/23 18:56
겨울이다.
개토는 여느 계절와는 다른 잠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겨울을 맞이한다.
겨울이 온 것이다.
겨울에는 겨울잠을 자야하는데, 개토는 겨울잠을 자본 적이 없다.
그래서, 겨울에는 늘 반쯤 잠든 상태로 해야할 일들을 해야한다.

잠과 생활이 공존하는 개토, 너무나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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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23 18:56 2003/10/23 18:56

돌아오다

from 우울 2003/08/14 00:00
집에 돌아왔다.
돌아왔다는 것이 말이 되나?
늘 같은 자리에 있었던 것도 같다.

아주 기~인 나선형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 걸까?
조금 답답하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마치 개미같아.
끝도 없이, 저 벽 안의 어딘가에 바글바글 가득 차 있다가
한 마리씩 한 마리씩, 가끔은 떼지어서 나타나

레이드를 붙여봐도, 보이는 족족 눌러 죽여도
아랑곳하지 않고
너무 긴 행렬이어서 가끔은 사라진 듯도 하지만
결국 끝나지 않는 거야
내가 사라지지 않는 한

타인이 아니어봐서, 그들이 어떻게 숨쉬는지, 무엇을 느끼는지 모른다.
어쨌든 나는 숨쉬기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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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4 00:00 2003/08/14 00:00

낯선 내 방

from 우울 2003/07/12 15:52
2주만에 들어와 보니, 낯선 내 방이다.
조금 딱딱한 느낌, 정돈된 느낌, 아, 어색해...

오랫만에 왔는데, 잠깐 밖에 있을 수 없다.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구나...

나의 새 방,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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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2 15:52 2003/07/12 15:52

지하철

from 우울 2003/06/25 16:09
비가 오고 있었다

마치 빛이 아무런 색깔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는 소리가 없었지만
비를 맞는 것들은 제각기 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벽돌은 가로등 불빛에
붉은 색에서 주황색으로 그라데이션되어 보이고
양철 물받이는 덜그럭덜그럭 지껄이고 있었다

그 때,

내 옆자리의 젊은 아주머니는
내쪽으로 고개를 돌려 짧은 하품을 보이고
내게 진한 고등어 냄새를 남겼더랬다.


꺽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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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6:09 2003/06/25 16:09

기형도

from 우울 2003/06/25 15:49
[나는 한동안 무책임한 자연의 비유를 경계하느라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고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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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5:49 2003/06/25 15:49
.
.

정말 공허하구나
넌 내 이야기가 흘러다니는 공기를
더럽혀서 내보내고
내 감정을 T.V 바라보듯 바라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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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5:43 2003/06/25 15:43

사랑

from 우울 2003/06/25 15:40
사람들은
뜨거운 태양을 마다하고
차가운 달을 녹이겠다고
덤비는구나.

개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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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5:40 2003/06/25 15:40

94년 11월 26일 일요일

from 우울 2003/06/25 15:36
어느 날인가
담벼락에 기대어
초라하고 가느다란 가지가
흐느적거리고

5월이 되자
그 가지로부터
찬란한
흰 꽃이 피어올랐다.
내 얼굴만한 그 흰 장미는
바람이 불 때마다

큰, 커다란 꽃잎을 가차없이 흩뿌렸고,
가차없이 자신을 흩뿌렸고, 가차없이 --------

몇 안되는 그 큰 꽃송이들을 얼마나 동경했던지
그 가느다란 목과 나약함.
작은 고뇌에도 무한히 떨어지던 큰 꽃잎.

일상과 권태와 안주.
그것들에 대한 저항. 그것이 기본이다.
불안정의 추구.
안정과 불안정의 경계를 타고 다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그것의 유지.

때로는, 한쪽에 잠시 쓰러질 수도 있는 여유?
그건 모르겠다.
작은 부조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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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5:36 2003/06/25 15:36
장마가 시작되어 어제는 비가 많이 왔다.
저녁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하여
오늘은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하늘이 무척 예뻤다.
적당히 바람이 불고 쓸쓸하다.

.
.
.
난 매우 힘들었다. 구석에 몰린 쥐같은 기분이었다.
더럽고 치사하고 무섭고 힘들고
영영 못쫓을 곳으로 도망가고 싶은.
잡아먹혀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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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5:20 2003/06/25 15:20

1996년 6월 12일 수요일

from 우울 2003/06/25 15:16
다들 덥다고 한다.
더위는 추위만큼 뼈저리지 않아서,
사람들의 불평이 지저분하게 들린다.
지하철이 자꾸 싫어진다.
수많은 광고의 그림과 글자들, 그에 뒤따르는 생각들,
사람들, 목소리, 표정, 그에 뒤따르는 혐오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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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5:16 2003/06/25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