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drug 2001/09/26
  2. 안녕... 2001/09/26
  3. 사랑 2001/08/10
  4. 당분간... 2001/08/03
  5. 타자 2001/07/28
  6. 아름이, 개토방에 오다. 2001/06/10
  7. 좋은 기억... 2001/06/07
  8. 내 방 고양이 모모 2001/06/07

drug

from 우울 2001/09/26 18:44
Crystal Ship을 타고
Bridge over Troubled Water를 건너,
Puff the Magic dragon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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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26 18:44 2001/09/26 18:44

안녕...

from 우울 2001/09/26 18:42
잘 지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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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26 18:42 2001/09/26 18:42

사랑

from 우울 2001/08/10 14:56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나는,
예리한 칼로 슥 베어 내, 생피를 뚝뚝 흘리는 나의 삶이 담긴 은쟁반을 떠올리게 된다.
사랑한다는 것은, 끝없이 모래로만 된, 거대한 섬에 둘만 난파되어서,
내가 가진 한조각의 빵을 그에게 건네야만 하는 상황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이제 한조각뿐이야. 하지만 그를 사랑해.
내 삶을 잘라내 그에게 건넨다.
그 조각이 작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그런 사랑, 너무나 두렵고 괴로운 사랑.

내 하찮은 삶이 너무나 소중해서, 나는 그런 사랑을 못한다.
한조각 한조각이 너무 아까워서, 사랑을 포기하고 만다.

하찮다고 해도, 그것이 절실해서, 나를 사랑해주는 이를 만난다.
그의 삶을 조각조각 떼어 먹으면서,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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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10 14:56 2001/08/10 14:56

당분간...

from 우울 2001/08/03 16:58
바쁘게 살아야 할 시기인지,
자꾸만 일거리가 들어와서 무언가 생각하고 글로 남길 시간이 거의 없다.
월요일부터, 3일째 하루종일 번역작업을 하고 있는데, 일정이 빠듯해서,
아마도 원고 마감 일인 9월 10일까지는 매일 이 일에만 매달려야 할 것 같다.
매주 토요일마다 포토샵 강의도 해야하고...

해서...당분간, 이곳에 무언가 흔적을 남기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번역이 끝나면, 좀 한가해지겠지...

번역은 나름대로 즐거운 일이다.
배우는 것도 많고, 단어를 고른다거나 문장을 만들어내는 일이
적성에 딱 맞는 일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인 것이다.
뭐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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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03 16:58 2001/08/03 16:58

타자

from 우울 2001/07/28 00:00
길을 걷다가 부딪치는 타자들은, 때때로 구역질이 나게 한다.
그들이 특별히 뭔가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들이 타자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자와 동일자라는 고리타분한 이분법적 사고에 너무나 익숙한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내 주변의 사람들을 타자와 동일자로 나누는 습관이 있었다.
오랜 세월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니, 나는 완전히 고립된 동일자로 남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니, 고립된 동일자인 나를 인정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타자와 동일자를 구분하기 시작했던 때부터 나는 내가 고립된 동일자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었다.

만나지 않겠다고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친구들은 나를 열심히 설득했다.
선생님께서 내 안부를 물으셨다는 것이다.
서로 연락하고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는데, 안 만나겠다고 하면 예의가 아니라고, 거듭거듭 쑤셔대었다.
그래서 고3담임을 만났다. 9년만인가?
만나서는, 몇시간인가를 줄창 울기만 했다.
중간에 몇마디 한 것도 같은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술집 탁자위에 엎드려서는 어디서 뽑아내는지, 선생님 얼굴은 보지도 않고 계속 눈물만 흘려댔다.
뭐 선생이 대단한 사람이어서 그리웠다거나, 무서운 사람이어서 싫었다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그가 내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콘으로써 충분했을 따름이다.

그 시절에, 나는 내가 아주 좁고 높은 기둥꼭대기에 서있는 것 같았다.
멀리에서 나를 둥글게 둘러쌓고 있는 타자들은, 그들과 나 사이의 깊고 검은 심연을 바라보고, 죽음을 상상하도록 만들었었다.
그들 각자의 사이에도 그러한 심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기에는 너무나 두려웠다.
혼자라는 것이 두려운 그런 때였다.

나는 고3담임에게 짙게 배어있는 나의 심연과 나의 두려움을 재발견하고, 갑자기 굉장히 무서워졌다.
그래서 울었다.

사실,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다음날, 함께 고3담임을 만났던 고등학교 친구가 전화해서는
자신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친구로써 너무나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라는 것이 가능하기나 하단 말인가?

결국은, [그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책이나 영화나, 그림 등을 통해서,
타자와 소통한다고 느껴질 때 행복해지는 것은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환상체험, 마치 소통이 가능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마법적인 능력.
뭐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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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28 00:00 2001/07/28 00:00

아름이, 개토방에 오다.

from 우울 2001/06/10 21:02
개토의 방은 현재 전쟁터이다.
잠시 휴전 중이기는 하지만(아름이가 밥을 먹고 있다.)
전운이 방안전체에 감돌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모모보다 어린데다가 여독이 덜풀린 아름이가 불리하다.
그러나 아름이는 후퇴를 모른다.(밥먹을 때는 빼고)
모모는 밥먹는 아름이를 슬쩍 건드려보기는 하나 일단 예의는 지켜주는 것 같다.

모모가 집에 온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개토는 생각했다.
'이거야 원, 외출도 할 수 없잖아...하루종일 놀아달라고 보채기나 하고...혼자 두고 나가버릴 수도 없고...거참...난감하군...'
'흠...동생이 필요하겠어...'
다음의 "냥이네"카페에 가서 분양공지를 열심히 뒤져,
모모 못지않게 어여쁜 아가 냥이를 찾아냈다.

그리하여(?), 2001년 6월 10일 오늘, 아름이는 개토방에 오게 된 것이다.
아름이는 태어난지 열흘쯤 되었을때 다른 두 남매와 함께 버려졌다.
엄마냥이가 압구정의 사진관 앞에 아가들을 두고 사라진 것이다.
사진관 아저씨는 아가들을 거두어 아줌마와 함께 아가들이 젖을 뗄 때까지 잘 키워주셨다.
(사실은, 아저씨, 아줌마라고 해봤자 개토만한 사람들이다.^^)
아가들의 이름은, "아름", "다운", "나비". ^0^~
아름이는 모모보다 한달쯤 어리다. 이제 두달정도 되었을까?
주운 아기라서 정확한 생일은 알 수 없다.

다시, 전쟁이야기로 돌아가자.
오늘 오후 5시 10분, 경복궁 지하철역 근처 파파이스에서,
개토는 아름이를 키워주신 아줌마, 아저씨를 만나 아름이를 픽업한다.
한시간쯤 뒤, 6시 30분경, 개토는 방에 돌아온다.
여기서 잠시 당시의 상황을 보자.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우나, 실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의 긴장상태이다.
이 후의 전쟁상황은 너무나도 치열하고 잔혹한 장면이기에 이 곳에 올릴 수 없는 점 양해바란다.

아아~ 아름이는 개토의 방에서 모모를 만나기 전까지 너무나 착한 냥이였다.
세상의 냥이가 모두 모모같을 거라고 생각했던 개토로서는 충격적일만치 착한 냥이였다.
방까지 오는 1시간 동안 아름이는 한번도 안울고 얌전히 앉아만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내 니야니야 거리며 발톱을 세우던 모모와는 너무나 달랐다.
방에 도착해서는 천진난만하게 모모의 배밑으로 기어들어가려 했다.
이 때, 모모는..."하악~"이라고 하면서 아름이를 밀어내고...개토의 눈치를 보다가 훌쩍 덤벼 물기 시작한 것이다.

"하악~"이 무슨뜻인지도 모르던 착한 아름이는 마냥 좋아 모모에게 다가갔고...계속 맞았다.
맞던 아름이, 열받아서는 모모가 안 덤비면 지가 먼저 덤비기 시작,
"하악~"을 금새 배워 틈만 나면 "하악~"...-_-;;
.
.
.
두 냥이가 싸우기 시작한지 어언 3시간...둘다 지친 상태지만,
모모는 아름이에 비해 아직 건재하다.
아름이는 너무나 졸립다. 자고 싶다...모모가 건드린다.
다리를 들어보는 아름이, 그러나...아아~ 졸려~

모모, 승리했다는 생각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밥을 먹으러 가버리다...
아름이, 또 맞을까봐 무서워서 눈은 감지 못하나 일단 눕다...
.
.
.
아름이 잠들고 모모는 세수하다...^^
모모도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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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10 21:02 2001/06/10 21:02

좋은 기억...

from 우울 2001/06/07 15:00
과거에 대해 아주 쉽게 잊어버리는 타입의 개토는,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도 그다지 많지 않다.
혹자는 편리한 기억구조를 가졌다고 질타하기도 하였다.
때때로 나의 기억은, 실제 일어난 일과는 아주 다르게 남아있기도 해서
특히 나에게 불리한 기억의 경우, 재구성과정에서 젼혀 다른 사실로 창작되는 일마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억에 대해서 아까 이야기한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거짓말쟁이!" ^^;;

어쨌거나, 이런 와중에...
어젯밤, 개토의 방에서 담배연기와 함께 뭉실 떠오른 기억의 한장면...
형광등 불아래서 침대위에 옆으로 누워 깨알같은 글씨들에 행복해하며
밤이 새도록 책을 읽던 개토의 모습.

누군가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나는 주저없이 '책'이라고 대답했었다.

아버지가 프로그래머였다는 이유만으로 컴퓨터가 너무 싫었고
절대 컴퓨터는 사용하지 않을거야 라고 다짐하던 내가
혼자 살게 된 후부터는 컴퓨터 없이 살 수 없는 내가 되어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정치적이고 관계지향적인 인간으로 평가함에도 불구하고
실제의 나는 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하고
인간에 대한 인류애적 사랑외에, 다른 어떤 종류의 사랑에도 둔감한 편이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가능성은 내가 원하는
거리감이 있으면서도 친근한 관계를 만들기에 적당하였고
그래서인지, 어느새부터인가 늘 인터넷 안에 들어가 살게 된 것이다.

어제는, 밤새 한권의 책을 읽었다.
특별한 책은 아니었지만...그러다가 책을 사랑하는 나를 기억해낸것이다.
습관적으로 책과 인터넷을 번갈아 왔다는 생각도 들고...
책이라는 것이,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주어서...나는 책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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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07 15:00 2001/06/07 15:00

내 방 고양이 모모

from 우울 2001/06/07 13:52
상처.jpg
내가 사는 작은 방에는 모모라는 고양이도 산다.
모모는 2001년 3월 15일에 태어났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뭔지 잘 모르겠다.
혹시...침대위에서 같이 뒹구는 게 아닐까...하고 그냥 추측을 해 보지만...
침대위에 내가 누워있으면, 옆에 와서 야오~옹 야오~옹 하는 것이다.
그럴때 살살 쓰다듬으면서 안아주면, 갑자기....!
부르릉 부르릉 뭔가 시동걸리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것이 고양이의 웃음인 것일까?
그러다가 잠이 들어도 한참동안 모모는 부르릉 부르릉 온 몸으로 표현한다.
"아아~ 좋아~"
아아~ 나도 좋아...

모모는 "모험하는 털뭉치"라는 뜻의 이름이다.
모모의 엄마는 전세계 어디 한군데 안가본 곳이 없을만큼 열정적인 모험가이며
모모처럼 검정, 노랑, 흰색의 삼색고양이로 보통은 '모험여왕 마마'로 통한다.
그녀의 오른쪽 눈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흰 털은 그녀가 아프리카에서
아기사자와 싸우다 생긴 상처라고 한다.
모모를 임신했을 때 마마는 이집트 카이로에 있었다.
고양이 세계의 검은표범으로 유명한 카이로의 부유한 상인과
하룻밤의 깊고 진한 애증을 나눈 뒤,
마마는 태동을 느끼고 서울의 주인집으로 돌아와
무사히 모모를 비롯한 다섯 아가 냥이를 낳았던 것이다.
마마의 주인은 다섯 아가 냥이가 젖을 뗄 때 즈음...마마와 아가들의 장래를 의논해야했다.
마마는 모험여왕이었으므로 언제까지 아가들을 돌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는가!
주인은 웹사이트를 통해 마마 아가들의 탄생을 알리고 분양에 나섰다.
그리하여...한마리의 아가냥이가 2001년 5월 13일, 태어난지 두달이 채 안되었을 때
내 방에 오게 된 것이다.
나는 마마의 아가라는 것을 기억해두어야 한다는 생각과
마마처럼 씩씩하고 독립적인 여자냥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램으로
아가냥이에게 모모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모모는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온방안을 헤집고 다닌다.
좋아하는 장난감은 낚시쥐.
사료는 science diet growth...

아아~ 그것이 모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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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07 13:52 2001/06/07 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