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라디오를 자주 듣는데,
오늘 이영자가 진행하는(맞나?) 프로그램을 듣다가...
그냥 뭐랄까 약간 의아했달까...
이영자가 남자게스트 둘(연예인인 듯)에게 '남자는 무엇으로 사나요?'하고 물으니
두 남자가 다 남자는 꿈으로 산단다.
여자게스트 몇명(아주머니들인 듯)에게 '여자는 무엇으로 사나요?'하고 물으니
여자들은 대답이 길다.
'그냥' 뭐 애들 잘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잘하고 등등.
우리집에는 개토랑 김상이랑 흰둥공주랑 초코가 사는데,
꿈으로 사는 남자도, 그냥 뭐 애들 잘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는 여자도 없고
뭐 그렇게 오래 지내다보니, 세상에 그렇게 사는 이들이 있다는 게 너무 낯설어져버렸다.
내 주변엔 아무도 그런 삶을 사는 이들이 없어.
각자의 현실이란 너무도 달라서, 가끔 놀란다.
현실은, 겪지 않으면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헌터 S. 톰슨의 'September 11, 2001' 중에서
...
조니 뎁이 일요일 밤, 프랑스에서 전화를 해서는,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냐고 물었다.
'아무것도 없어.' 나는 말했다. '전혀 없어. 내가 아는 한, 그는 유령이야. 왜 묻는 거지?'
'나는 그가 너무 무서워.' 그가 말했다. '프랑스 전체가 겁에 질려있어...나는 완전히 맛이 가서 공항으로 달려갔었는데,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내 비행기가 취소되어있었어. 미국으로 가는 모든 비행기가 취소되었어. 사람들은 두려움으로 제정신이 아니야.'
'여기도 마찬가지야.' 내가 말했다. ' 여긴 거의 모든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야.'
'신경쓰지 마.' 그가 말했다. 'Jet-Colts 경기에서는 누가 이겼어?'
'경기가 없었어.' 내가 말했다. '이 나라의 모든 운동경기가 취소되었어 - 심지어 <월요일 밤의 풋볼>까지.'
'그럴수가!' 그가 말했다. '그건 말도 안돼! TV에 경기가 안 나오는 월요일 밤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어. 주식 시장은 어때?'
'아직 아무 일도 없어.' 내가 말했다. ' 6일째 폐장상태야.'
' 오 놀랍군.' 그가 중얼거렸다. ' 주식시장도 없고, 풋볼도 없다 - 이건 심각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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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뎁과 친구라니.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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