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 World

from 영화에 대해 2003/06/11 00:00
이상하다.
'환타스틱 소녀백서'의 원래 제목은 'Ghost World'란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만든 것일까?

이니드의 삶에서 무엇을 건지라는 말인가?
Ghost World를 떠나면 무엇이 있는데?

세상은 Weird하다.

레베카가 원하는 나만의 집과
그것을 위해 참아내는 것들

시모어가 수집하는 희귀한 것들
자기만의 세계

영원한 것이 없다는 사실은
나도 이니드의 나이때에 알았어.

Ghost World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서
여전히 Ghost World를 떠돌아 다닐 이니드가 보인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언가를 하려면 그곳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머물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야
머물 수 없기 때문이야

나를 괴롭히지 말아줘...

나는 견딜 수가 없어
아무것도 견딜 수가 없어

나는 모두를 너무 좋아하지만
함께 있을 수는 없어
나는 그것들을 원하지 않아
모든 것이 소중하지만
그 무엇도 소중하지 않아

벗어날 수 없다.
미국 사회의 풍자라고? 어딘들?

영원히 부조리한 세계의 '이방인'일 뿐이야.

이제 지겹다.




짜증나는 건,
제목을 '환타스틱 소녀백서'라고 바꾼 것과
여기저기 이상하게 소개된 내용과
전혀 아귀가 맞지 않는 의미부여들.

그리고 이니드의 삶에 대한 기분나쁜 동경이다.

그것은 젊은 날에 대한 동경
단 한 번도 실물로 존재한 적 없는 그 젊은 날
제목도 그래서 '소녀백서'다.

이니드의 삶을 '소녀'에 가둬두는
그 무의식적이고 대단한 시스템이 무섭다.

나는 이니드이지만 이니드일 권리는 없다.
물론 권리가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비현실의 세계인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할 때만은
권리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할 권리는 있더라

그들을
'Ghost World'라고 부르는 것은
이니드의 무기력한 시선일 뿐이다.

사실, 그들은 이니드를 'Ghost'라고 부른다.
무서워하는 척 하지만 존재조차 의심하고
요새는 받아들여 주는 척 하면서 존재를 부정한다



울어보고 손을 놓아보고 떠나보아도
영원히 반복되는 Ghost World를 떠날 단 하나의 가능성마저
그 반복의 한 과정일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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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1 00:00 2003/06/11 00:00

오라메디

from 우울 2003/06/05 23:08
요새 좀 한가하다 보니 엄청 바빠졌다.
대체 한가한 꼴을 보지 못하는 개토인 것이다.
한동안 멀리 했던 술과도, 조금은 서먹하지만 가까워져가고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고
그동안 못했던 일들을 이것저것 들쑤시고 다니느라

원래는 좀 쉴 생각이었는데...
맘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덕분에, 입안이 온통 헐어 버렸다.
혀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특히
아랫입술 아래쪽 입안에 난 허연 구멍에는 자꾸 이가 닿아서
넘넘 아프다.
아프다....쩝.

세상은 넓고 할 일은 지인짜 많다...

아, 어쨌든 그와중에
현재는 사라졌지만 지난주에는 볼안쪽 입안에도 구멍이 있었다.
내 옆 자리에서 일하는 형아가
오라메디를 바르면 좋아진다고 했다.
순진한 나는 굉장히 무서웠지만
형아가 괜찮다고 했다.
분명히 이상한 맛이 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형아는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평소에 그다지 자상하지 않던 형이
직접 오라메디를 손에 들고 발라주겠다고 했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ㅠ_ㅠ
.
.
.

그것은 풀이었다.
초등학교때 색종이 붙이는데 이용하던 그 풀을 잘 굳혀서
입안에 넣는 것이다.
나는 답답해서 질식할 것만 같았다.
입안에 끈적끈적하게 철썩 달라붙어서 잘 떼어지지도 않았다.
닦아내도 닦아내도...오라메디는 무슨 플라나리아처럼
계속 증식하는 것만 같았다.
찝찌름한 그 맛도 매우 싱거운 것이 플라나리아를 먹고 있는 것만 같았다.
무서웠다.
나는 오라메디가 싫어...

그래도 입안에 구멍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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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5 23:08 2003/06/05 23:08

개미

from 우울 2003/06/05 00:00
내가 사는 방에는 개미가 굉장히 많다.
매 벽면마다, 매 구석진 곳마다
한번에 열마리 이상의 개미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각각의 개미들을 서로 구분하려는 노력은 해보지 않았지만
어쨌든
한동안 개미들을 관찰하고 있어 본 결과
현재 방바닥이나 벽에 나타난 열마리의 개미들은 끊임없이
벽 뒤의 다른 개미들과 로테이션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서, 벽 뒤에는 내가 알 수 없는 숫자의 개미들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왕국이 건설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명백히 있다.

나는 그 왕국(들)의 신이다.
신은 전지전능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가구 및 기타 그들이 일용할 양식을 제공하고
가끔 천재지변을 내려 그들을 괜히 벌하고
내 삶을 살아갈 뿐이다.
게다가 나는 우연히 그들의 신이 되었다.
나도 사실 처음 이 방에 이사와서 그들과 조우하였을 때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사실, 그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그들이 살고 있다는 것 뿐이다.

어린시절 개토는 개미를 죽이는 잔인한 친구들을 슬며시 경멸했었다.
(대놓고 한 적은 없다.)
하늘에서 엄청나게 커다란 무언가가 내려와
나를 짓눌러 죽인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지 않은가?
칸트의 정언명법적인 삶을 살아온 개토로서는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이 당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개미들을 눌러 죽인다거나 하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신이 된다는 것은 그래서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개토는 요새 개미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천재지변을 겪게 하고 있다.
발등에 올라와 나를 문다거나
떨어져있는 음식에 떼지어 꿈틀대고 있다거나 하면
신은 매우 짜증이 난다.

어제는, 우선 스카치 테이프로 눈에 띄는 녀석들을 잘 눌러죽였다.
나중에는 개나 고양이 털을 옷에서 뗄때 사용하는 룰러로 개미들을 눌러 죽였다.
아스팔트를 다질 때 쓰는 룰러 차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 차를 아주 크게 만들어서 인간들을 둘둘둘 눌러 죽인다고 생각해 보자...
안해도 된다...

룰러를 굴리면 그 밑에서 개미가 두두둑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고통스럽다.
룰러의 테잎에 여러가지 자세로 터져있는 개미들은 모일 수록
매우 징그럽다.
역겹다...

개토가 여름에 주로 사용하는 제모제는 '내즈'라는 제품이다.
6만원 가량 하는데, 가격대비 상품가치 짱이다.
슥슥 발라서 쫘악 떼어낼때의 그 쾌감,
비교적 완벽에 가까운 제모력이 매우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그건 그렇고,
나 뿐만 아니라 내 방 개미들도 '내즈'를 매우 좋아한다.
내즈는 천연성분인데, 상당히 달착지근한 모양이다.
내즈가 떨어져 있는 곳에는 개미들이 떼로 모인다.

그래서,
어제는 내즈를 이용해 수백마리를 죽여볼까 생각했다.
미끼를 놓고 녀석들이 나오면 룰러로 쫙 밀어버리는 것이다.
손톱만큼의 내즈를 개미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꺼내놓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개미들이 내즈 근처에 가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인가?
일단 물러나서 침대에 누워 먼 곳에서 관찰을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났다.
깜짝 놀라 깨어 내즈를 다시 보았지만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았다.
또 30분이 지났다.

너무 졸려서 내즈를 치우고 잤다.

영악한 놈들.
맛있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일까.

그런데, 내 방 개미들은 가구를 먹는 것 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워낙 청소와 설겆이를 하지 않으니
가구보다 맛있는 음식이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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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5 00:00 2003/06/05 00:00
전주에 다녀왔다.
전주는, 무엇보다, 맛있다.

25일(금요일)부터 27일까지 짧고 긴 3일.

맛있는 것만 먹으면서 영화를 보다니, 그보다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

지난 1년 5개월간 노동의 후유증으로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서
결국 3일동안 개토는
'자다가 일어나서 영화보고 밥먹고 자기'만 반복했다.
전주는 밥과 영화관과 묵었던 방밖에 못봤다는 슬프고도 행복한 이야기.

첫날,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방에 짐을 풀고 용감하게 전주 영화의 거리로 나간 개토는
추위와 무거운 잠과 아픈 다리를,
10분만에 절절히, 정말 뼛속까지 느끼며
보는 순간 바로 필이 꽂힌 막창구이집으로 들어갔다.
아아~ 전주관광호텔 뒷골목의 그 막창구이 집,
오독오독 씹히는 그 맛, 오그라드는 모습이 정감어린 막창의 누드,
맛난 김치와 소고기 무우국, 아아~ 정말 아아~인 것이다.

따듯한 숯불과 맛난 음식으로 몸을 데우고 나니
잠시 힘이 솟았으나 방으로 돌아올 수 있을 만큼의 힘이었다고나 할까
돌아오자 마자 부른 배를 안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밤 11시에 일어나,
12시에 예매해 둔 '전주 불면의 밤 -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보기위해
또다시 용감하게 일어났다.
전북대 문화관에 도착했는데, 불면의 밤은 그야말로 불면의 밤이었던 것을
개토는 예매하면서 몰랐던 것이었던 것이다.
밤 12시에 시작해서 아침 6시 30분에 끝나는 것을...

늘 그렇지만 영화제의 영화들은 의외로 재미있다.
기대하지 않고 미심쩍어 해두고 나면 감동의 넓이가 달라진다.
태어나서 처음 접해보는 블랙 필름은 황당 그자체였다.
미국의 인공적인 백인 문화,
내가 접해본 백인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날 것의 느낌,
솔직하고 과격하고 처절하다.
한 번도 TV에서 본 적이 없는 장르, 이상하다...이상해...

네 편 중에 마지막 편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아
4시가 좀 넘었을 때 방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뻗어서 낮 1시에 일어나
2시에 덕진 예술회관에서 키에슬롭스키의 단편 3개를 보았다.
필름 담당자가 보다가 끊겨도 책임안지겠다는 선언을 길게 하고 나서
조용하고 엄격한 키에슬롭스키의 영화가 시작되었다.

보지는 못했지만 개막작이 '여섯개의 시선'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어쨌는지
이번 전주영화제에서 개토는 '시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나의 시선을 유지하는 것,
그것만으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다.
모든 좋은 영화들은 아주 냉정하게 하나의 시선을 유지한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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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9 23:41 2003/04/29 23:41
전주 비빔밥을 먹고 나서
크로넨버그의 스파이더를 보았다.

전주에서는 일인분에 만원 넘는 건 먹지 않는게 좋다.
가격과 맛은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싼 걸 먹으나 비싼 걸 먹으나 똑같다.

비빔밥은 4천원. 맛있다.

매우 원시적이고 동물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기계.
크로넨버그는 이미 기계와 한몸인 인간을 절망적으로 인정하는 작가다.

실을 풀고 조여 숨통을 끊는 스파이더 역시
이미 실이라는 기계와 한 몸이 되어 스스로를 파괴하는 존재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자아 형성과정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두편을 보고 나니 너무나 피곤해서....
역시 몸이 견뎌주지 않아서, 그냥 방에 돌아가 자버렸다.
11시 30분에 가까스로 일어나 '불면의 밤 - 미하엘 하케네'를 보러갔으나
도저히 견딜 힘이 나지 않아 표를 팔고 야참을 먹으러 갔다.
굉장히 굉장히 아쉬웠지만,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일이다.

전북대 문화관 옆 거리에 있는,
'상추튀김'집, 전세계에 혹시 단 하나뿐인 것이 아닐까?
튀김을 양념간장에 찍어 상추에 싸먹는 것이다!!
떡볶이와 상추에 싼 튀김. 야옹~

그리고 또 잤다.
온 몸을 늘씬하게 두드려 맞은 것처럼 정신없이 잤다.

아침에 10시에 또 가까스로 일어나
11시, 애니 매트릭스를 보았다.
애니메이션이 좋다.
하지만, 전형적이었다. 부족했다.
오만하게도, 저정도라면 쉽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시 영화가 영화제 측의 사정으로 취소되어
한정식을 먹고(배불러 죽을뻔 했다.)
5시에 '피카소와 스튀레의 모험'을 보았다.
풍요롭고 한가롭고 지적이고 위트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리고.....
쥐포를 먹으면서...포카리스웨트를 마시면서
집에 돌아왔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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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9 00:00 2003/04/29 00:00


말 그대로 원숭이입니다.

자료발견 : 개토친구(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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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3 15:24 2003/04/23 15:24


중국성에서 제작한
(정확한 제작자는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중국성에서 주문제작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광고용 스티커를 발견했다.
피카츄를 사용함으로써
어린이 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느낄수 있으며,
동시에 일본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국성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초국적기업으로의 성장을 노리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작은 의지를 귀퉁이의 태극기와 무궁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파란색과 빨간색의 보색효과와 노란 피카츄색깔이
광고효과를 극대화 해줌으로써
이론을 실제적으로 활용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달의 이미지 월 페이퍼 다운로드] - 뻥이지롱 :b

자료발견 : 개토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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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3 15:19 2003/04/23 15:19

광기의 자존심

from 2003/04/07 15:35
눈은 투명한 꿈으로 막히고
귀는 찢어질 듯 굉음으로 막히고
입은 토할 것처럼 욕정으로 가득 막힌
광기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내 구멍의 바닥의 바닥의 바닥에서
간신히 피와 살과 증오로 연명하며
단단한 쇠꼬챙이가 되어가다가

이성이
광기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보이지 않는 깊은 곳까지
무겁게 가라앉았던
족쇄의 추를 공중으로 날리면서

이성의 순차성과 지구력에
비웃음조차 건네지 않고
뛰어올라보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볼 수 없고
목구멍에서는 곧 죽을 사람의 목에서나 나올 듯한
들리지않는 흐느낌,
귓속으로 파고드는 극단의 차가운 빛...

잠깐 동안의 초라한 등장만으로
죽음과 같은 잠에게 돌아가고 싶은 초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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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07 15:35 2003/04/07 15:35
없었는데...
이상한 글을 쓰고는 한참을 안들어와 버렸다.

너무 바빠서 숨을 쉴 수도 없을 정도였다.
숨쉴 틈이 생겨도 숨 쉴 여유는 없었다.

오늘 할 일이 모두 끝나는 날이 올 줄이야...
낼 할 일만 하고 나면,
이제 좀 덜 바빠지겠지...
기대하고 싶지만, 또 두려워.
생각지도 않았던 다른 일이 날 기다리겠지.
하루, 일주일이나 혹은 한달, 그정도의 휴식으로는 바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주지 않을 것 같다.
사실은, 영영 쉬었으면 좋겠어.

일하고 싶어질 때까지...

피곤한데 놀고 싶다. 뭐하고 놀지?
젤 간편한게 TV를 보는 건가?
난 TV를 잘 보지 않는데, 요새들어 어쩌다 시간이 생기면 TV를 볼까 생각이 든다.
다른 뭔가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고 피곤하니까...
다른 뭔가에 집중하기엔 앞으로 올 일들에 너무 불안하니까...
아무 생각 없게 해주는 TV...
그래도 보지 말아야지...보고 나면 허탈하잖아...

집이 더럽다. 그리고 너무...내버려져 있다...
혼자 있는 것이 재미없다...아웅...아웅...
그렇다고 누구와 같이 있고 싶은 것도 아니야...
피곤해...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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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19 13:13 2002/12/19 13:13

스물아홉살의 죽음

from 우울 2002/10/06 23:35
나이와 현재의 삶에 대해서
굳이 연결시켜 생각하는 습관은 없지만
요새는 그런 생각이 들어...

스물아홉살 즈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치를 갖게 되는 것 같다.

더이상 자신의 힘만으로 자신을 살려둘 수 없을 만큼의 무거운
견디기 힘든 반복과 극복할 수 없는 그 무엇들

자신을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인가
끝없이 고민하던 스스로에게 종지부를 찍어주고 싶기도 할만큼의

그래서 버텨오고 버텨오던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고 시체를 끌고 다니면서 살아간다.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을 쳐보지만
나는 정말 살고 싶은 것일까

나를 죽이고 나면 시체의 무게만 견디면 돼.

.
.
.

헤드윅을 보았다.
어떤 이들은, 나를 죽이는 것조차 용납되지 않으니
사치스러운 고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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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6 23:35 2002/10/06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