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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림, 노란 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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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쾌하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래, 노란 참외를 올린다. 참외를 아예 먹지 않는 이도 있지만, 나는 참외를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참외에 노래에서 말하는 그런 의미가 있는 줄은 몰랐다.
 
예전에 이 노래를 자주 듣곤 했을 때에도 경쾌한 리듬에만 주목했지, 그 가사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보니 전철 성추행에 관한 내용이다. 출퇴근을 버스도 타지 않고 보통 걸어다니는 내 입장에서는 잘 실감이 나지 않다가도 어쩌다 출퇴근시간에 타게 되는 지하철은 그야말로 지옥철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여간 신경쓰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 여성들에게 성희롱을 할 수도 있겠고...
  
이 노래는 그런 상당히 찝찝하고 추접스런 기분이 들게 하는 전철 안의 성추행을 여성의 눈으로 발랄하면서도 쿨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렇게 해학적으로 그리다 보니 노란 참외가 등장한 것이다. 성추행을 이렇게 노래하기도 쉽지 않은데, 그 멜로디나 가사가 참 재미있다.
  
하긴 성추행을 꼭 심각하게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성추행하는 넘들이 노래 속에 나오는 꼬마애만은 아닐 것이고, 아니 대부분은 더 나이많고 점잖은 이들일 터이다. 그넘들에게는 뭐라고 해줘야 하나.
 
노래를 부른 곽주림은 서총련노래단 조국과 청춘에서 활동을 했다. 민중가요을 아는 사람이면 '장산곶매'나 '새세대 청춘송가'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가 뭘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노래를 부를 때에는 조청에서 막 나왔을 때인 듯한데, 그 출처가 팬덤공 4집(Fandom Cd Vol.4 : Welcome! Feel The Vibe / Kiss, 1999)이다. 물론 거기에는 곽주림의 노래가 이 곡 하나만 실려 있다. 물론 피엘송의 미발매음반에는 곽주림의 다른 곡도 많이 있지만,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노래들이다.
 
덧. 암튼 그렇다고 해서 참외가 싫어진 것은 아니다. 
 

곽주림 - 노란 참외
 
이 놈의 전철이 흔들릴 때마다 나를 만지는 손길이 있어
어떤 놈인지 오늘은 못참아 고개를 돌려보니 쪼끄만 놈이네
이제 열네 살 중일쯤 되었을까 꼬마애라니 웃음도 안 나와
그런데 날 똑바로 쳐다보네 그 눈길로 뭔가를 간절히 원했어
 
비명을 지를까 혼을 내줄까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난감했지
바로 그 때 전철이 멈추고 나도 몰래 손 잡고 같이 내려버렸어
정신없이 밖으로 걸어나와 정신없이 길가를 헤매이다
예쁘게 생긴 참외 하나 보았지 나도 몰래 노란 웃음이 나와
정신없이 밖으로 걸어나와 정신없이 길가를 헤매이다
그 여린 두 손에 참외를 쥐어주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얘기했지
 
괜찮단다 그럴 수 있단다 이거 받으렴
다신 그러지 말고 집에 가서 혼자 해
괜찮단다 그럴 수 있단다 어서 받으렴
다신 귀찮게 말고 이거 받고 혼자 해
 
이 놈의 전철이 흔들릴 때마다 나를 만지는 손길이 있어
어떤 놈인지 오늘은 못참아 니가 죽든 내가 살든 결판을 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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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20:38 2010/08/0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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