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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지 않기 위해 85호 크레인에 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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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승리하기를...
어떻게 해야 이 싸움에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조합원들만이라도 제대로 알고 연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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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지 않기 위해 85호 크레인에 불을 밝혔다” (참세상, 조성웅 기자 2011.01.13 16:08)
한진중 노조지회, 정리해고 철회 촉구 촛불집회
 
한진중공업은 12일 오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290명의 정리해고를 신고하고 등기우편으로 해고통지서를 대상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자 82명과 정년퇴직자 28명을 포함하면 사실상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예고 통보를 한 것이다.
민주노총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12일 오후 3시 한진중공업 단결의 광장에서 보고대회와 기자회견을 열어 "정리해고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오후 7시30분에는 85호 지브크레인 아래에서 부산양산지부 주최의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더이상 흩어지지 않기 위해 85호 크레인에 불을 밝혔다"
12일 정리해고가 발표되던 날, 김진숙 지도위원은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조합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단결하고 투쟁할 것을 호소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말은 조합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작고 따뜻한 눈물을 만들며 서로의 손을 잡게 했다.
85호크레인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을 이루는 힘이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수직의 고공에서 이제 지상 위 조합원들 사이의 차이, 산자와 죽은자의 차이를 가로질러 단결의 손을 잡을 것을, 수평적인 연대를 호소하고 또 호소했다.
 
한진중공업지회 "대정부 투쟁을 통해 정리해고 철회시키겠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우영 사무장은 "지난 4일과 5일 교섭에서 지회는 정리해고를 철회하면 고통분담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진자본은 300여명의 정리해고 인원 범위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리해고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노사가 원칙적인 입장만 확인하고 헤어졌다"며 "그런데 어제밤 12시경 사측 용역깡패 400여명이 한진중공업 신관을 점거하기 위해 서울에서 출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체 조합원들을 비상대기시켰다. 오늘 새벽 전체 조합원들이 정문에 집결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고 이 기세에 놀란 사쪽은 용역깡패들을 돌려보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12일 오전 한진자본은 중역회의를 하고 11시에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했다. 정리해고 대상자들에게 등기우편을 보냈다 하고 노동부에도 정리해고 명단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의 투쟁 기조는 명확하다.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쌍차처럼 고립된 투쟁이 아니라 시민의 지지를 얻는 대정부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한진자본과 이야기해봐야 이야기가 안된다. 대정부 투쟁을 통해서 한진자본의 정리해고를 철회시킬 것"이라며 "지금까지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했고 각 언론사들의 취재도 활발했다. '회사쪽이 너무하다'는 여론도 좋게 형성돼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회가 단결해 있고 야4당도 연대하고 있다. 서울 상경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대국민선전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사무장은 "전체 조합원들은 생활관을 사수하며 48시간 조합원 총단결 투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동체의식을 강화할 것이다. 투쟁기금도 24시간 이내에 납부 완료할 것이고 이후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에 대해 전체 조합원들 토론을 통해 지도부의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은 "85호 크레인을 거점으로 현장투쟁의 중심을 세워야 한다. 한진자본과 전선을 쳐야 한다"며 "조합원들이 밖에 나가려 하지 않는다. 서울상경투쟁 간다면 회사가 오히려 차를 대절해 가라고 할 것이다. 밖으로 나돌 것이 아니라 생산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지도부의 투쟁기조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김진숙 동지의 크레인 투쟁으로 조합원들이 철야농성에 결합하고 투쟁을 결의하고 있지만 지도부가 확실하게 투쟁할 의지와 계획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산자와 죽은자로 갈라치기하려는 회사의 분열책동을 막기 힘들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영훈 "김진숙 지도위원이 조합원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투쟁하겠다"
12일 오후 7시30분 부산양산지부 주최로 '정리해고 박살, 생존권사수,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전조합원 결의대회'가 85호 크레인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금속노조 양득윤 부위원장, 민주노총부산본부 윤택근 본부장, 화물연대, 철도노조, 부산지하철, 금속노조부산양상지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학생, 부산지역노동단체,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한진중공업지회 김상욱 수석부지회장은 경과 보고를 통해 "회사는 조합의 요구사항을 외면하고 290명의 해고를 발표하고 오늘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며 "억울해서 못나가겠다. 오늘 새벽 서울에서 용역깡패 수백명이 내려와서 신관을 점거하려 했다. 새벽에 기상해서 용역깡패들을 물리쳤다. 하지만 회사는 용역깡패들을 부산 외각에 주둔하면서 침탈을 노리고 있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싸움, 정면으로 한 판 붙자"고 호소했다.
부산극단새벽의 노래공연이 이어졌고 조합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넘지 말아야할 산을 한진자본이 넘었다. '정리해고만큼은 안된다. 제2의 쌍용차만큼은 안된다'고 한진자본에 요구했다. 최대한 양보했는데 한진자본은 우리 가슴에 비수를 꽃고 말았다"며 "민주노총은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총파업 운운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에 조직의 전역량을 동원해 싸울 때만이 진정성이 있을 것이다. 양보하고 양보했지만 저들이 노리는 것은 결국 노동자의 생존권이다. 인생 별거 없다. 어차피 붙을 것 확실하게 붙어보자"고 투쟁을 호소했다.
이어 "김진숙 지도위원께 눈물로써 호소한다. 우리의 투쟁이 부족했다. 영도조선소를 살리지 못하고 지도위원을 내몰았다. 부디 건강하게 조합원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투쟁하겠다. 이 싸움은 저들이 선택한 싸움이다. 물러설 수 없는 싸움,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양득윤 부위원장은 "11년 금속노조의 투쟁은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단호하게 시작하겠다. 자본이 아무리 탄압하더라도 단 한명의 해고자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와 결의를 하고 있다"며 "85호 크레인 사수대 동지들과 밤을 세워 토론하고 의견을 받았다. 부양지부, 지회 지도부가 흔들림 없이 신뢰와 믿음을 드리겠다. 이 싸움 끝나는 날까지 85호 크레인 밑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을 웃음으로 맞이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지회 장관인 조합원은 현장발언을 신청해 "저는 입사한지 5년째다. 정리해고가 무섭지만 형님들을 꼭 지키겠다. 선배님들도 우리를 지켜달라. 이 한 마디 하기 위해 나왔다"며 투쟁을 결의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12일 총파업 지침을 발표해 "전조합원은 '함께 살자'는 투쟁지침에 따라 현장에 투입하지 않고 전 조합원은 전원 생활관 철야농성"을 지속하기로 했다.
평일 오후 7시30분에는 85크레인 아래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14일 오후 7시에는 한진중공업과 부산경제살리기 부산시민대책위 주최의 촛불집회, 19일에는 금속노조 주최의 전국금속노동자 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정리해고 통보로 투쟁일정과 상황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더이상 흩어지지 않기 위해 85호크레인에 불을 밝혔습니다"
1주일전 이곳을 처음 오르던 새벽, 혼자 벌벌 떨고 앉아 동이 트길 기다리면서 마침내 동이 트자 조합원들이 하나 둘 모이는 걸 보며 제일 먼저 저 길 건너편 초등학고 정문 앞을 봤습니다.
그때 주익씨는 내가 보였을까. 이곳까지 오지도 못하고 저 앞에서 한참을 쳐다보다 돌아가곤하던 내가 보였을까.
그저 무력하게 쳐다보다가 돌아설 뿐인 그 사람이 낸 줄 주익씨도 알았을까.
그때 주익씨가 등지고 섰던 하늘은 파란색이었는데 여기 올라와 처음 본 하늘빛은 노란색이었습니다.
자신들의 투쟁이 구만리임에도 온종일 이곳을 지켜주신 일반노조 유창환경 동지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님, 그리고 지역의 많은 동지들 고맙습니다.
여기가 85호 크레인입니다.
10년전 그때도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의 대량학살이 있었고 2년을 싸워 노사가 합의를 했건만 그 합의를 사측이 번복하던 날.
키 큰 사내 하나가 숨죽이며 올랐던, 여기가 85호 크레인입니다.
갇힌 짐승처럼 이 크레인 위를 서성이며 오늘은 동지들이 얼마나 모일까 노심초사 내려다보던, 여기가 85호 크레인입니다.
동지들이 많이 모인 날은 삶 쪽으로, 동지들이 안 모이는 날은 죽음 쪽으로 위태롭게 기우뚱거리며 129일을 매달려있던, 여기가 85호 크레인입니다.
도크에 배가 빠지던 날, 육중한 배보다 무거운 걸음으로 뒤돌아서던 조합원들을 보며 끝내 유서를 썼던, 여기가 85호 크레인입니다.
오늘 정리해고 명단 발표 소식을 들었습니다.
290명, 가족까지 1200명, 하청까지 수천명.
그 중에는 아빠가 빨리 일을 다시 시작해 다시 피아노학원을 다니고 싶은 딸내미도 있을 것이고 다시 태권도를 배우고 싶은 아들내미도 있을 것이고, 이제나 저제나 우리아들 직장을 걱정하는 늙으신 부모님도 계실 것이고 수십년 새벽밥을 했던 마누라도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흩어지지 않기 위해, 다시는 울지 않기 위해 이 85호 크레인에 불을 밝혔습니다.
그리하여 이 85호 크레인의 달력은 2003년 10월 17일부터 다시 시작하여 오늘이 2003년 10월 23일입니다.
제가 평생을 짝사랑했던 한진중공업 동지 여러분.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아프지 마시고 술 많이 먹지 마시고 밥 잘 먹고 잘 버텨서 이 투쟁 기필코 승리합시다. 고맙습니다.
 
2011년1월12일 김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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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19:28 2011/01/1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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