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순혈주의' 논쟁?

View Comments

5월 17일의 제4차 남북 장성급회담 이틀째 회의 시작에 앞서 있었던 남북측 대표단의 ‘의례적인’ 환담에서 ‘민족 순혈주의’논쟁이 있었다. 남측 한민구 수석대표가 “농촌 인구가 줄어들어 농촌 총각들이 요즘 몽골,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온 처녀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하자, 북측 김영철 단장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단일 민족이 달라질까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하나의 혈통을 중시해 왔다.(그 처녀들이) 어떻게 오게 된건지는 모르겠는데 민족의 단일성이 사라질까 걱정이다”고 했고, “우리는 예로부터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잉크 한 방울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깨끗하지 못하면 좋지 않다. 혼탁하게 살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한다. 그리고 “고조선에서부터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단일 민족으로 이어져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그리고 4월 27일의 노동신문은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은 민족말살론》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이에 대해 신은희 교수가 통일뉴스에 4월 27일자 노동신문의 논평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민족주의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입장과도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조선민족제일주의>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북측 김영철 단장의 발언내용의 진의가 노동신문의 내용과 다르지 않으며, 아무리 잘 포장하더라도 <조선민족제일주의>가 가진 함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것이 과연 진보적일까. 아니 진보적인가의 여부를 떠나 파시스트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광주에 갔다가 한국청년단체협의회에서 제작하여, 대로에 휘날리는 6.15 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 PC들과 남북한 단일기들을 보았다. 이 모습을 보고 단지 맹목만을 보았다면 과한 것일까.

  

판문점 공동취재단의 기사과 북한 노동신문의 논평, 그리고 이에 대한 신은희 교수의 글을 담아올린다.

 

------------------------------

       

<장성급회담> 회담 난항..환담도 '어색'

2006-05-17 

(판문점=공동취재단) 김귀근 기자 = 남북이 장성급회담 이틀째인 17일 해상 분계선 재설정 문제 논의 여부를 두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 대표단간 환담에서도 냉랭함이 이어졌다.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속개한 회담에 앞서 한민구 남측 수석대표와 김영철 북측 단장은 전날의 팽팽했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려 날씨와 농사 얘기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다 갑자기 '순혈논쟁'에 빠져 회담장 온도를 뚝 떨어뜨렸다.

언쟁은 김 단장이 "남쪽 기후가 더 따뜻하니 농민들이 지금 부지런히 일하고 있겠다"고 하자 한 수석대표가 "농촌인구가 줄어 농촌총각들이 몽골.베트남.필리핀 처녀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하면서 시작됐다.

이 말을 들은 김 단장은 이내 못마땅한 듯한 표정으로 "우리나라는 하나의 혈통을 중시해왔는데 민족의 단일성이 사라질까 걱정"이라고 쏘아붙였다.

한 수석대표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한강물에 잉크 한 방울 떨어뜨리는 수준이다. 주류가 있기 때문에 다같이 어울려 살면 큰 문제가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김 단장은 "우리는 예로부터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잉크 한 방울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고 '순혈주의'를 계속 강조했다.

이에 한 수석대표가 "역사를 보면 우리는 동이족이었는데 주변의 말갈.여진.만주족 등과 함께 있으면서도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왔다"고 '순혈논쟁'을 수습하려 했지만 김 단장은 끝까지 지지않고 "그 얘기도 맞지만 고조선에서부터 중세.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단일 민족으로 이어져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때아닌 '순혈논쟁'은 김 단장이 "시간 낭비하지 말고 회담에 들어가자"고 말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본회담이 열릴 회담장은 냉랭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   



로동신문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은 민족말살론》
     
(평양 4월 27일발 조선중앙통신)27일부 《로동신문》은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은 민족말살론》이라는 제목으로 된 다음과 같은 개인필명의 론평을 실었다.

   

최근 남조선에서 우리 민족의 본질적 특성을 거세하고 《다민족,다인종사회》화를 추구하는 괴이한 놀음이 벌어지고있다.

   
이 소동의 연출자들은 남조선이 미국인 등 여러 인종의 피가 섞인 《혼혈의 지역》이라느니, 《페쇄적인 민족주의 극복》이니, 미국과 같은 《다민족국가의 포용성과 개방성》이니 하는 황당한 설을 들고나오고있다.

  
말마디 자체도 민족적 감정에 칼질하는 것이지만 보다 엄중한 것은 이 반민족적인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이 벌써 론의 단계를 벗어났다는데 있다. 이미 지금까지 《단군의 후손》,《한피줄》,《한겨레》 등을 강조하여온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교과서에 2009년부터 《다인종,다민족문화》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시키며 《국제결혼가정》,《외국인근로자가정》 등의 용어도 《다문화가정》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민족적분노를 금할수 없게 하는 말그대로의 망동이 아닐수 없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남조선의 친미사대매국세력이 운운하는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은 민족의 단일성을 부정하고 남조선을 이민족화, 잡탕화, 미국화하려는 용납 못할 민족말살론이다.

  
민족은 력사적으로 형성된 민족성원들의 사회생활단위이고 운명공동체이며 해당 민족은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특성이 있어 민족으로 존재하는것이다. 사람들의 운명과 사회발전은 민족과 떼여놓고 생각할 수 없다. 민족성은 개별적인 사람과 사회발전에서 중요한 무기로 된다. 하기에 모든 민족이 자기의 고유성을 귀중히 여기고 우수성을 부각시키며 그것으로 민족성원들을 각성,단합시키는데 힘을 넣고있다. 《세계화》의 물결이 어지럽게 범람하는 오늘날 그에 대처하여 민족성을 더욱 내세우며 그 보호의 장벽을 쌓으면 쌓았지 스스로 부정하는 나라와 민족은 없다.


지배주의와 식민주의가 약소민족들의 운명을 위협하는 현실에서 우리 단일민족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부정하는 것은 민족의 정신무장해제를 설교하는 반역행위이다.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을 제창해나서는 남조선의 친미매국세력은 민족관과 사회력사발전에 대한 초보적인 리해조차 없는 것은 물론 한쪼박의 민족의 넋도 없는 얼간망둥이들이다.


단일성은 세상 어느 민족에게도 없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며 민족의 영원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위한 투쟁에서 필수적인 단합의 정신적 원천으로 된다. 민족의 단일성이 그처럼 귀중하기에 그것을 살리기 위해 우리 겨레가 피와 목숨을 바쳐 장구하고 험난한 통일의 길을 걸어온 것이며 지금은 애국의 열정을 다해 6.15통일시대를 가꾸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족의 단일성을 살려나가지 않는다면 미국의 지배주의 책동 앞에서 민족도 개개인의 운명도 지켜낼 수 없으며 독도령유권주장에 비낀 일본반동들의 재침기도도 막아낼수 없다.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의 반민족성은 바로 민족자체를 부정하고 나라와 민족을 제국주의자들에게 내맡긴다는데 있다.

  
온 겨레가 힘을 합쳐 갈라진 조국을 통일하고 단일민족의 존엄과 위용을 높이 떨치자고 하는 때에 남조선에서 민족부정론,민족말살론이 나왔다는데 보다 엄중한 문제가 있다. 지금은 북과 남이 60여년간의 분렬을 끝장내고 민족의 구조적인 단일성을 확립해가는 자주통일시대이며 이 시대의 대세는 《우리 민족끼리》이다.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은 이 시대의 기본리념을 거세하는 독소이고 반통일론리이다. 남조선에서 겨레의 지향에 배치되는 반민족론이 제창되는것은 명백히 북과 남을 혈통이 서로 다른 지대로 만들고 6.15통일시대를 가로막으며 민족을 영구분렬시키려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친미족속들의 범죄적인 기도와 미국의 배후조종의 결과이다.

  
남조선에서 제기되는 혼혈인문제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남조선에 대한 군사적강점의 산물이다. 이러한 비극적 현실을 끝장내기 위해 미군철수의 기치를 들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것을 사회화하려 하고있으니 얼마나 쓸개빠진자들인가.

  
남조선에서 민족적수치와 분노를 금할수 없게 하는 《다민족,다인종사회》론이 공공연히 나돌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은 세계를 일극화하려는 미국의 범죄적책동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그대로 보여준다.

  
남조선의 각계각층 인민들은 주체성과 민족성을 저버린 나머지 우리 민족의 혈통마저 흐리게 하고 민족자체를 말살하려는 사대매국세력의 반민족적 책동을 단호히 배격하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 민족제일주의와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민족을 지키고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애국투쟁에 적극 떨쳐나서야 할것이다.(끝)

------------------------

  

북의 「로동신문」에 묻는다 - 신은희

신은희 (미국 심슨 대학교 종교철학부 교수)

  

북의 로동신문은 4월 27일 논평에 <다민족 다인종사회>론을 민족말살론으로 규정하는 글을 발표했다. 이 글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종적, 문화적 변화들에 대한 북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통적으로 로동신문은 북의 대표적인 정치적 관점을 전달하는 매체이다. 북은 다민족 다인종 사회론을 ‘민족의 독소’로 규정하며 민족을 부정하는 반민족적 행위로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북의 이러한 입장은 이민자가 거의 없고 해외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즉각적 반응으로 보인다.
  
더구나 북은 미국의 강경정책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총체적인 위협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남쪽에서 제기되고 있는 다문화, 다인종의 사회적 이슈들이 민족성을 약화시키는 위험한 논리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런 주제는 현재 북이 처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형평성을 가지고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민족이 서로 이해하고 만나야 한다는 미래지향적 통일문화를 생각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런 대화는 지난 민족분단의 시간동안 남과 북이 너무도 다르게 살아왔기 때문에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우정어린 대화의 초대임을 먼저 밝히고 싶다.
  
먼저 로동신문의 논평은 혼혈인을 포함한 타민족과 타문화에 대하여 너무도 차별적인 언급을 하고 있다. 혼혈인들을 ‘인종적 잡탕화’로 폄하하면서 순혈주의에 기초한 단일민족 개념만을 강조하고 있다. 로동신문의 이러한 입장은 한국사회와 문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에서 불고 있는 다인종 다문화 논의는 우리 민족을 ‘혼혈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민족의 정체성을 부인하려는 운동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분단의 이유로,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남한 사회에 함께 살고 있는 혼혈인들을 포함한 타인종과 타민족에 대한 우리의 배타적 입장을 좀 더 인도적으로 발전시켜 보자는 건전한 시민운동이다. 북과는 달리 문화적 다양성이 이미 존재하는 한국사회에서 인종적 ‘차이’를 ‘차별’로 여기지 않고 다양성을 수용하고자 하는 평화적 시민의식인 것이다.
  
사실,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민중 가운데 민중이다. 경제적 착취는 물론 인종적 차별과 멸시를 당하며 서럽게 살아가고 있다. 이들과 한국인 사이에서 출생한 자녀들 또한 ‘혼혈아’라는 딱지를 붙이고 평생 무시당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비롯된 다인종 다문화 문제가 우리 한민족, 조선민족주의를 희석시키고자 하는 반민족적 정서로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지배문화 속에서 소외되고 핍박받는 소수민족과 문화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민중적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혼혈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그들이 혼혈이라는 이유로 ‘단일민족성’을 지닌 우리민족으로부터 지독한 인종적 차별과 억압을 당해도 무방하다는 것인가. 로동신문의 논평에서처럼 혼혈인들의 존재를 ‘민족의 독소’라고 규정하는 것은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약자를 향해 무자비한 인종차별적 언사를 하는 언어폭력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로동신문은 이 논평에서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민족 다인종 운동>이 극우세력과 결탁한 친미세력들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은 문화와 인종의 다원주의 논의가 오히려 평화운동을 전개하는 진보세력들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원칙이며 소수민족과 문화도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평화적 다원주의의 대명제이다.
  
정확하게 같은 원리가 북의 주체문화에도 적용된다. 한국사회의 많은 이들은 북의 주체문화가 제거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진보세력들은 북의 주체문화 또한 국제사회에서 소수문화로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할 것을 주장한다. 한국사회 일각에서 주체문화를 북의 고유한 문화로 해석하고 문화 다원적 범주에서 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있듯이, 북도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민족 다인종 현상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
  
특별히 한국에 사는 혼혈인들은 사회적 약자이며 소외된 집단이기에 더욱 많은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어떤 민족이 혼혈전통을 지녔다고 해서 그 문화와 인종이 열등하게 취급받는 것은 우리 모두가 그토록 몸서리치게 싸워온 강대국의 제국주의 논리와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이는 또한 우리 인류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다양성이 존중받는 평화주의 정신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GDP 10위권에 진입한 한국사회는 이제 ‘나누어주는 나라’로, ‘포용하는 사회’로 성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사회의 다민족 다인종 현상을 북의 관점에서만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음을 북은 깨달아야 한다.
   
또한 로동신문이 밝힌 다민족 다인종 문제에 관한 논평은 북에서 정의한 <조선민족제일주의> 개념과 모순되는 내용이 많아 보인다. 전통적으로 북의 사상과 문화는 김일성 주석과 그의 유훈을 이어받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상에 기초하여 발전해 왔다. 그리고 두 수령의 사상과 문화는 북의 인민들의 심성 속에 절대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북의 사회를 움직이는 사회적 동력이 되고 있다. 북의 민족주의 이해도 같은 맥락에 서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민족주의에 대한 입장을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높이 발양시키자>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1989년 12월 2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 앞에서 한 이 연설은 오늘날까지 북을 대표하는 민족주의이다.
  
“조선민족제일주의 정신은 한마디로 말하여 조선민족의 위대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조선민족의 위대성을 더욱 빛내어 나가려는 높은 자각과 의지로 발현되는 숭고한 사상감정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 그는 <조선민족제일주의>라는 표현이 줄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먼저 해결한다.
  
“우리가 내세우는 민족제일주의는 인종주의나 민족배타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습니다. 민족의 우렬을 생물학적인 인종적 특징에 따라 규정하는 것은 반동적인 부르죠아 인종론입니다... 반동적 인종론은 제국주의자들에 의하여 인종차별정책과 민족말살정책의 사상적 도구로 리용되여 왔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80년대부터 북의 민족제일주의는 타인종이나 민족을 차별하는 인종차별주의나 배타적 민족주의를 배격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왔다. 그는 백인들이 자신들의 인종과 문화를 우수한 것으로 규정하고 힘없는 소수민족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한다.
  
따라서 조선민족제일주의란 조선민족이 세계 어떠한 민족보다 우월하니 모두 ‘조선민족화’ 하자는 것이 아니라 ‘조선사람에게는 조선문화가 최고다’라는 뜻으로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키자는 뜻이다. 이러한 북의 민족주의는 타민족을 멸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소수민족과 인종을 존중하며 보호해야 한다는 평화적이고 포괄적 민족주의 정서가 녹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로동신문의 논평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제시한 포괄적 민족주의의 성격을 찾아보기 어렵다.
  
강대국의 제국주의와 반세기 이상 싸워온 북은 마땅히 국제사회의 다른 약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높은 국가적 도덕성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닐까? 북이 미국과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을 더욱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는 도덕적 자격을 지키려면 타민족의 설움과 아픔을 품을 수 있는 포용적 민족주의 정신을 회복해야만 한다. 타민족의 한 많은 절규를 무시하면서 우리민족의 아픔만을 보상받으려는 것은 민족적 이기주의일 수 있다. 민족이기주의에 힘이 더해지면 결국 제국주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북의 저항적 민족주의 정신은 우리민족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 흩어져 억압받는 다른 소수민족들과의 포용과 연대를 통하여 더욱 위대한 민족주의와 아름다운 평화주의로 그 빛이 발현되어야 할 것이다.

작성일자:2006-05-02 오후 11:10:11 / 수정일자:2006-05-02 오후 11:10:11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6/12 02:41 2006/06/12 02:41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1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gimche/trackback/117
  1. Subject: 多민족 국가 Korea는 과연 불가능한가? Tracked from 2006/06/12 02:43

    <FONT color=#008000>세리(<A target='_blank' class='con_link' href="http://www.seri.org/" >삼성경제연구소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