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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8. 노동현안 시국대토론회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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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교수 "중산층 붕괴와 양극화에 대처 못한 MB 전철 답습할 수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서민경제 살리기 차원에서라도 노동현안에 전향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 주최로 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노동현안 시국대토론회'에서 김성희 고려대 연구교수(경제학)는 이같이 주장했다.
◇"노동정책 변해야 중산층 붕괴 막을 수 있어"=김 교수는 이날 토론문을 통해 "박근혜 당선자가 비정규직·정리해고·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갖지 않는다면 중산층 붕괴와 양극분해된 사회 비극에 대처하지 못한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답습할 것"이라며 박 당선자에게 노동정책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대선 이후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의 배경에 대해 김 교수는 "박근혜표 노동· 서민정책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박 당선자의 공약에는 노사관계 정책이 없고, 비정규직 대책도 현행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당선자가 대선기간에 제시한 늘지오(일자리 늘리고, 지키고, 질을 올린다) 정책은 실체가 불분명하고 효과도 미지수라고 혹평했다. 
권영숙 서울대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은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는 박근혜 당선자는 노조를 고립시키고, 노동에 대해 선별적인 통합책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노동에 대한 수혜를 늘리되 민주노조는 고립시키고 탄압하는 양면성을 띨 것이라는 얘기다. 
권 선임연구원은 "민주노조가 노동자 대중의 이해조직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노조운동이 무력화되고 해체될 위험이 있다"며 "노동계는 투쟁의 목적을 개별현안에 대한 집중타결에 둘지, 아니면 향후 5년간 박근혜 체제 속에서 투쟁할 진지를 확보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진단도 다르지 않았다. 김미정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박근혜 당선자의 노동정책기조는 이명박 정권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정위원회 논의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가장해 민주노조 배제 전략을 쓰고, 노동자들의 분노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비상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기인 만큼 인수위 활동시기에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친재벌·반노동정책에 파열구를 내겠다"고 밝혔다.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활동하는 1월 중에 불법파견·정리해고·노조파괴 등 3대 현안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총파업을 비롯한 압박과 투쟁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법 개정 시급"=긴급 노동현안으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쌍용자동차·유성기업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권영국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는 "대다수 투쟁사업장이 직면해 있는 사용자측의 손해배상·가압류 문제를 제재하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현행 노조법과 법원의 태도는 노조의 교섭요구와 쟁의행위를 불법화하고 있다"며 "그로 인해 민사상 손배·가압류가 쟁의행위와 노조활동에 대한 주요 탄압수단으로 일상화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 행사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허용한 것은 그 자체로 중대한 문제"라며 "쟁의행위가 폭력적인 상황으로 진행되지 않는 한 손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방향으로 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투쟁하는 노동자’가 ‘애물단지’ 된 노동운동 (참세상, 윤지연 기자 2013.01.09 14:07)
열사정국, ‘희망버스’만으로 반전시킬 수 있나
열사정국을 맞게 된 노동계와 민중진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범 민중사회진영이 ‘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현안문제조차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노동계 전반에 깃든 절망적 분위기 역시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면한 문제해결을 위한 인수위 대응 투쟁부터, 박근혜 정권 5년 기간 동안 어떤 투쟁을 만들어 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연대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인지 등 고민거리도 산적해 있다. 때문에 비상시국회의는 8일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노동현안 시국대토론회를 개최해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이후 방향을 모색했다. 
최근 잇따라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이 ‘조직화된 활동가’였다는 측면에서, 노동계의 충격은 컸다. 때문에 투쟁의 현장에서도, 정치에서도 주체가 되지 못한 절망감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권영숙 서울대 교수는 “2012년 죽음은 싸움의 전망부재와 주체의 무력감과 절망, 그리고 자신들을 대표하지 못하는 정치체제와 노동배제의 민주주의에 대한 총체적인 노동의 절망을 대변하는 죽음”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노동운동 내부에서조차 ‘투쟁하는 노동자’가 배제된다는 점이다. 장기투쟁사업장의 경우, 투쟁의 장기화만큼 운동진영 내부의 편견도 고통스럽다. 김태연 쌍용차범대위 상황실장은 “장투사업장이라는 단어는 우리 운동에서 ‘일부의 문제’, ‘특수의 문제’라는 함의가 있다”며 “이는 전체 운동 조직이 이 문제에 전면적으로 달라붙지 않게 만드는 이상한 단어”라고 지적했다.
김혜진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은 “앞서서 투쟁하는 분들이 지나가는 말로 ‘우리는 연맹에서 애물단지다’라고 말한다”며 “비효율적으로 장시간 투쟁해 연맹에서 피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우리의 운동은 투쟁하는 사람이 주체가 되고, 연대를 집중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지들의 약함을 비웃거나 법에 기대지 않는 태도를 지적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를 지치게 하고 있다”며 “투쟁하지 않는 상태가 정상인 것이 아니라, 투쟁하는 상태가 권리를 지키는 정상적 상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싸움의 주체가 무너진 절망의 현장은 단지 몇 차례의 희망버스로 ‘희망’을 되찾기 어렵다. 무기력증에 빠진 노동진영에 ‘희망버스’바람이 불었다고 해서,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노동계와 민중진영은 노동운동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권영숙 교수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의 자기 혁신과 재구축이 없다면 바깥에서 (싸움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희망버스의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연 실장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조직운동과 시민운동 등의 큰 세력이 투쟁으로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이 상황을 만들었다”며 “현재 민주노총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정말 비상한 시국이라 한다면 민주노총 또한 비상하게 달라져 최소한 간부와 상근활동가부터 즉각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김혜진 집행위원은 “성과를 남기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현재 한 사업장의 권리 해결이 전체 노동자들의 권리해결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현실가능한 대안으로 투쟁하는 노동자를 압박하는 것이 아닌, 사업장의 문제를 뛰어넘어 전체 노동자의 권리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5일, ‘다시, 희망만들기’ 버스가 울산과 부산으로 출발했다.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수천의 인파를 실어 나르던 ‘희망버스’가 1년 만에 재시동을 건 셈이었다. 결과도 나름 성공적이었다. 약 2천 명의 희망버스 탑승객들이 부산과 울산에 모여들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다시, 희망만들기’ 버스를 내놓은 노동, 민중진영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2011년, ‘희망버스’는 ‘흥행’했지만, 희망버스의 목적지였던 ‘한진중공업’은 ‘절망’ 속에서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 까닭이다. 
김태연 쌍차범대위 상황실장은 “희망버스는 폭넓은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진행돼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고 최강서 열사의 자살과 한진중공업에서 가해지는 노동탄압은 2011년 ‘희망버스’의 한계를 드러냈고, 이를 뛰어넘는 연대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절망은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김태연 실장은 “2011년 수준의 희망버스가 다시 움직인다면 문제해결이 어렵다”며 “무엇보다 주체가 중심이 되는 조직적 투쟁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진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 역시 “지금은 무정형의 광범위한 시민 연대가 아닌, 민주노총과 민중운동 단위들의 주체선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희망버스’로 조직된 연대체들이 어떤 고민으로 연대를 형성하는지가 희망버스의 ‘도약’과 ‘정체’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김혜진 집행위원은 “희망버스 탑승객들은 ‘시혜’와 ‘연대’의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있다”며 “누군가가 고통스러우니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 저 사람들의 문제가 나의 문제라는 인식이라는 공감을 넘어서는 연대가 확장되지 않으면 넘어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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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9 19:52 2013/01/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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