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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조직 운영을 위한 고민들 (날맹, 인권오름 제3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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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맹 님이 인권오름에 쓴 글은 생각할 꺼리가 많다.
 
올해 3월부터 명칭이 바뀐 사회공공연구원에서 연구실장 직을 맡았다. 전임 실장이 힘들어하는 걸 지켜보긴 했으나,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라 보아 큰 부담으로 느끼지 않고 수행하려 하는데, 생각대로 될지 의문이다.
몇 명 되지 않는 조직에서 무슨 리더십 같은 게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냥 선임 연구위원 정도로 하고 실장을 아예 없애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고는 있으나, 이런 얘기를 걍 던지기에는 확신이 강하지도 않고 해서... 
  
아무튼 민주적 조직 운영이라는 게 쉽지 않은 주제다. 조직론을 공부도 하고, 강의까지 했는데도 현실은 이론과 다르더라. 더욱이 조직론이 모델로 하는 회사조직과는 다른, 정치조직, 연구조직, 친목집단 등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굴러가고... 그래서 보편적인 해법이라는 게 어렵고, 구체적, 상황적응적으로 다르게 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조직 운영에서 효율적인 회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그 만큼 준비를 잘하면 될 텐데, 역할 배분, 다른 일과의 균형 등의 문제로 임기응변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시간은 길어지고 정작 나오는 결과물은 빈약하다.
 
그러고 보니 이런 고민도 지금 할 때가 아니다. 다른 할 일이 쌓여 있으니... 개인적으로 일의 우선순위 정하는 것도 잘 못하는데, 무슨 회의, 조직 운영까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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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r-oreum.net/article.php?id=2654
[인권교육, 날다] 민주적 조직 운영을 위한 고민들 (인권오름 제386 호 2014년 03월 26일 19:29:34, 날맹 '인권교육센터 들' 활동회원)
“대표가 없는 조직은 민주적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울버스 헉슬리는 1937년에 출간한 <목적과 수단(Ends and Means)>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좋은 목적은 적절한 수단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 왜냐하면, 수단의 정당함이 목적의 본질을 입증해주기 때문이다.” 목적과 수단에 관한 헉슬리의 지적은 운동 사회의 비민주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운동의 대의가 민주적이지 못한 운동 방식을 정당화해주는가 하는 질문이다. 모두가 평등한 민주주의를 함께 꿈꾸는 조직 내에서 정작 비민주적인 일들에 직면할 때 사람들은 자기 활동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보게 된다. 
 
우리는 다 같이 평등하다고 하면서도 의사결정에서는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된 평등하지 않은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를 꺼냈을 때 돌아오는 반응은 여전히 “우리는 모두가 1/n이다”는 공허한 말 혹은 “우리가 기존 지배체제의 권력관계에 물들어 있어서 자꾸 대표에게 힘을 넘겨주려고 해서 문제다. (그러므로 직원들이 더 평등한 인간관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는 가르침이었다.
 
이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조직 안에서 누군가는 재미나 활력 없이 그저 버티는 정도로 일하고 있다면 아무리 거창한 대의를 위하고 있다 할지라도 이 단체는 그저 공허한 운동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애초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큰 꿈을 품고 들어왔다가 막상 조직의 분위기나 의사결정구조에 지쳐서 활동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떨어지는데 그런 사람에게 넌 왜 운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느냐고 묻는 건 선후관계가 바뀐 질문이다.
  
대표의 위상과 역량이 곧 조직의 역량과 직결되는 (결과적으로 대표 중심의 비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조직일수록 “대표 자체가 곧 구조”일 확률이 높다. 대표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지난 시간 활동의 결과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다른 활동가들과 공유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남기보다 그런 역량들이 대표 개인의 몸에 “육화”되어버린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대표가 물러난다고 순식간에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대표’라는 직책의 유무보다는 권한과 책임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민주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생각보다 버겁고 어려운 일이다. 민주주의란 것 자체가 시끄럽고 힘든 과정이란 걸 수용한다면 자신의 가치와 실제 삶의 방식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이 일련의 시간을 좀 더 기꺼이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자신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미래의 매력적인 현재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꿈꾸는 세상에 대한 지향과 이를 위해 일하는 곳의 운영방식이 일치하는 것. 내가 원하는 세상의 원리대로 지금 삶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럴 때 개인과 조직 모두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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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7 20:50 2014/03/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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