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교육위원 후보 소견발표회

View Comments

오늘 미림여고 대강당에서 있었던 교육위원 후보 소견발표회에 다녀왔다.
이미 누구를 찍을 것인가가 정해지긴 했지만,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갔다 온 것이다.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미림여고에는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그 중에 공정선거를 말하는 완장을 찬 사람들도 많이 있다. 교육위원 선거가 상당히 혼탁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언론에서는 교육위원 선거가 교총과 전교조의 대리전으로 치뤄지고 있으며, 여기에 학부모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기사를 내보낸다. 한겨레도 똑같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국 선거구 53곳 가운데 42곳에 이른바 ‘후보 단일화’를 통해 한 명씩 후보를 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공식적으로 ‘단일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서도 회원들끼리 선거구별로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고 한다. 서울은 7개권역에서 친 전교조인 단일후보가 나오고, 이 중에 참교육학부모회와 학교급식 네트워크 출신 후보도 2명 들어있다고 한다.
    
[사설] 교육위원선거, 교총·전교조 대리전인가 (서울신문, 2006-7-24)
   
교육위원 선거 ‘학부모는 찬밥’ (한겨레, 2006-07-27)
전교조·교총 힘겨루기속 학연·지연 밀어주기…
학운위원들 “공약은 뒷전 그들만의 잔치” 분통
 
    
여기에 선거인단인 학교운영위원의 혈연·지연, 그리고 학연까지 파악하여 조직화를 시도하고 있단다.   
한겨레는 “학부모들은 선거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이에 교육계의 인맥을 등에 업은 교원들끼리 교육위원 자리를 나눠먹는 꼴”이라고 하는 참교육학부모회 인사의 발언을 인용하여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고 있지만, 진작 학부모위원들은 소견발표회장에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속한 초등학교의 학부모위원들도 한명도 오지 않았다. 물론 교사위원들도 보이지 않았고, 지역위원인 나와 운영위원장만 참석하였다. 이렇게 나오는 사람들이 자기 자녀들의 교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관심도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교장이 찍으라는 사람이나 자신과 연줄이 닿는 사람에게 쏠리게 된다. 교사위원들이나 주로 교육공무원 출신인 지역위원들 사이에서는 초등과 중등, 교육대와 사범대 출신 사이의 편가르기도 작용한다. 하지만 지역위원인 나에게는 이미 표심이 정해져 있다고 판단하는지 전교조 쪽에서 말고는 연락이 없다.

     
관악, 동작, 영등포구로 이루어진 이 지역에서는 4명이 출마하였다. 관심사는 경력으로 보아 교총의 지원을 받는 것이 확실한 이상진 후보와 이전에 교육위원으로 당선되어 교육감후보로도 출마하여 아깝게 떨어진 이순세 후보, 그리고 역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전교조 및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는 최홍이 후보 사이에 누가 떨어질 것인가였다. 그래서 이 세 후보의 유세를 주의깊게 들었다.
   
이순세 후보는 그냥 평범한 연설을 하였다. 아마 학교운영위원들 중 자신이 어떤 지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순세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로 나온 최홍이 후보는 이전 소견발표회에서 교육위원으로 무엇을 했는지가 질문이 되었던지 이를 중심에 두고 연설을 한다. 운영위원장은 최홍이 후보가 말을 잘한다고 하였지만, 시간배분을 잘 못해서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자신의 얘기를 설득력있게 전달한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이상진 후보가 전교조와 관련된 색깔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반박하면서 교원노조가 대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에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런데 이왕 나왔다면 전교조의 문제도 사실 지적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이를 테면 정규직교원 뿐만 아니라 기간제교사나 학교교직원들도 포함하면서 이들의 권익향상에도 힘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교육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노동교육, 인권교육이 아닌가. 학교급식에 관한 얘기, 의사결정권 보장에 관한 얘기는 좋았지만, 학부모들과 학생은 물론 지역사회의 참여를 강조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세번째로 등단한 이상진 후보였다. 처음에는 교육희망의 불을 당기겠다는 둥 유화하게 나가더니, 나중에는 본색을 드러낸다. 부산전교조 통일학교의 교재 얘기를 하면서 북한의 교과서를 베낀 것과 함께 6.25를 통일전쟁으로 미화하고 있다는 등 본격적으로 색깔론을 제기한다. 사학법 개정도 전교조가 학교를 장악하기 위한 술수라고 하고...
역시 반핵반김정일국민협의회 국민대표이자 자유지식인선언 상임운영위원다운 발언이었다. 여기에 열광하는 일부 박수부대 아줌마들... 이들은 이상진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빠져나갔다.

  
게다가 전교조가 참교육의 초심을 잃고 좌파활동을 하면서 제몫만 챙기는 이권단체화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오호라. 전교조가 처음 출범할 때는 지지했단 말인가? 나아가 꼴통으로 소문만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잘하고 있다는 코드발언도 잊지 않고 한다. 
자신은 정부의 전교조 교사 사면에 항의하여 10일간 단식투쟁을 했단다. 역시 철저하신 분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교육현장의 문제점 해결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얘기하는데, 아무래도 그 문제점의 핵심에 전교조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자신은 색깔론이 무엇인지 모르고, 한 적도 없다고 한다. 단지 학교현장이 바로서기를 원하는 자유민주주의자일 뿐이란다.
  
마지막에 시간이 없다고 느꼈던지 속사표로 원고를 읽어나갔지만, 결국 다 읽지 못하고 마이크가 꺼졌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와 큰 절. 
정말 쇼가 따로 없다. 왜 이렇게 웃기던지...   
저런 사람이 교육위원후보로 출마하고 당선권에 있다는 사실이 교육현장 붕괴를 얘기하는 것 같다.
정말 전교조 교사들,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7/27 18:34 2006/07/27 18:34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gimche/trackback/161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