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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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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종을 먹었다.

날씨가 쌀쌀해서 그냥 맥주나 소주를 마시기는 뭐하고 해서 투다리에서 정종을 마신 것이다.

술값은 내가 냈다.

내가 낸다고 말을 했으니까...

 

오늘은 [전진] 편집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편집위원들이 공덕동 사무실에 모였는데, 글을 써야할 것이 있던 나도 일단 갈 수 밖에 없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글 교정을 보지는 않고 내 글 마무리만...

 

문제는 그렇게 억지로 쓰다 보니 두서가 없고, Ctrl+C와 Ctrl+V를 이용하여 참고로 한 문헌들을 짜집기하는데 그쳤다는 것. 창간호에 썼던 것과도 맥락이 약간 어긋나는 것 같다.

내가 자치민주주의에 대해 쓴 것인지, 참여예산제에 대해 쓴 것인지 분간이 안된다.

내 생애에 이렇게 엉망인 글을 활자화시키는 것도 처음인 듯하다.

좀 미리미리 준비하면 안될까. 동지들에게 미안한 느낌이다.

  

[전진] 3호에서 외고보다는 회원들이 쓰는 내고에서 많이 펑크가 나니 문제가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어떤 동지들은 기관지가 '선동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정말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다들 없는 것은 알지만, 기관지가 잘 읽혀지려면 회원들 스스로가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 또한 제대로 못했으니 할 말은 없지만...

  

아무튼 편집에 계속 신경써야 하는 이슬공주 동지의 일만 남겨놓고 모두 뒷풀이를 함께 했다. 구모 동지와는 구면이지만, 이렇게 술을 함께 마셔보기는 처음이다. 그와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갈수록 나의 분당준비론은 확고해진다. 당원게시판 꼬락서니도 그렇고, 한미FTA 저지를 위해 관성적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여기에 정책연구원까지 동원하려 애쓰는 행태하며, 엉뚱하게 반미 반전평화 슬로건이 추가되어 초점이 흐려진 전당원진군대회(여기서는 평화를 외치면서 태견시범까지 보였다니, 참 골고루한다는 생각이...)는 어떠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골빈 사람들. 어찌 함께할 수 있으리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필요가 있다.

  

택시를 타고 오면서 이상한 모자 동지에게 나의 불평불만을 털어놓았다. 나의 투덜거림은 어쩔 수 없다. 적어놔야지.

 

- 노조활동가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시간이 없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노조에서 단협으로 인터넷 교육 및 그 사용시간 확보를 하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모바일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해도 되고...

나이든 생산직 노동자 회원들이 많다고 이대로 놔둘 수는 없지 않은가. 대안을 생각해보자. 안되면 [전진]이라도 잘 활용하는 수 밖에... 그러려면 좀더 대중적이고 설득력 있는 글이 실려야 하고, 재정의 뒷받침도 필요한데, 지금 전진의 상황에서 이것이 가능한가.

  

- 대외적으로 선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껏 400여명밖에 안되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조직이 과연 활동가 조직인가. 나같은 경우는 회원게시판에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펼칠 공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다른 동지들의 생각을 알고 싶다. 이런 갭을 없애주는 것도 지도부가 할 일인데...

 

- 북핵문제에 있어서 전진의 대응에 문제가 있음을 느낀다. 전진은 나름대로 타당한 입장표명을 하였고, 전진에 쏟아지는 비난과 질시로 보아 지금까지는 성명서 정치는 할 만큼 했다고 본다. 그런데 거기까지이다. 단지 자신의 위치를 굳히는데에만 신경쓸 뿐 이렇게 좋은 정치적 교육 및 훈련 기회를 이용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민주노총도, 전국회의와 다른 전진의 독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노동자들을 설득해내지 않는 것인가. 이 정도 했으면 충분하다는 것인가. 

저번 정치대회 때도 느껴졌던 분위기이지만, 이렇게 새롭게 돌파해낼 생각을 하지는 않고, 기껏해야 떠밀려 맞부딪힌 쟁점에 원칙적인 대응의 수준에 그치는 것, 이것은 중앙파로부터 면면히 내려온 전진의 '전통'인 모양이다. 이래서 '전진스럽다', '중앙파스럽다'라는 말이 나오는 게지.

  

[전진]에 쓸 글 때문에 여유가 없던 오후, 나구니님이 전화를 해서 오랜만에 보자고 하여 문화관 벤치에서 김수정 동지와 함께 보았다. 사실 여유가 없어서 망설였던 것인데, 오해하지는 않았을지...

지역위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좀더 깊은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하지는 못했다.

  

상근하는 동지들이 주말에도 서명운동 때문에 쉬지 못하고 있는데, 나는 논문 프로포절을 한다는 핑계로 어영부영 하고 지내는 듯하여 미안한 생각이 든다. 

   

오늘 오전부터 계속 짜증이 났다. 이것도 건강에는 좋지 않다는데...

집에 가면, 학교에 가면 뭔가 해야지 하면서 가방에 잔뜩 책을 넣고 다닌다. 하지만 그냥 들고 다닐 뿐이다. 왜 다 보지 못했을까 후회하고...

일은 계속 생기는데, 기존의 일들도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고...

한숨만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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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5 03:25 2006/10/25 03:25

8 Comments (+add yours?)

  1. 로자 2006/10/25 03:54

    항상 궁금한 것. 새벽길님 잠은 도대체 언제 얼마나 주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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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새벽길 2006/10/25 10:45

    저는 3시반에서 4시경 자서 8시에서 8시 반 사이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낮잠으로 보충하거나 하루종일 흐리멍텅한 상태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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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에밀리오 2006/10/25 12:15

    우와...저는 잠이 참 많은 편인데... 대단하십니다 >_< (그나저나 어려운 문제들은 역시 잘 알고 있지 못하니 어떻게 이야길 못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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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새벽길 2006/10/25 20:19

    잠은 충분히 자는 게 좋음을 잘 압니다. 그런데 항상 압박감에 시달려서인지 일찍 자기 어렵더라구요. 그렇다고 늦게까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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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로자 2006/10/25 23:45

    새벽길님 수면시간이 제 수면시간의 딱 절반이군요. 하하하....;;;

     Reply  Address

  6. 새벽길 2006/10/26 00:57

    거참, 낮잠으로, 그리고 혼미한 정신상태로 보충한다니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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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지나는 2006/10/27 11:50

    근데요. 그 압박에서 좀 벗어나시면 안되요?
    좋아서 하시는게 분명해보이지만 그래도 좀 더 여유있게 하셨으면...건강해야잖아요^^

     Reply  Address

  8. 새벽길 2006/10/28 00:30

    그 여유가 중요하지요. 좋아서 한다기보다는 욕심일 겁니다.
    그래서 그 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데, 하다보면 그렇게 흘러가더라구요.
    여유,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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