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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없는 것들(No Mercy For The Rud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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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에서 예의없는 것들(No Mercy For The Rude)을 보았다. 
  
2006년 8월 개봉작이고, 박철희 감독의 데뷰작이다.
신하균이 나와서 그냥 보기 시작했는데, 혀가 짧아 말을 못하는 신하균의 연기가 괜찮아서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였다. 왜 반응이 별로 였을까. 물론 나는 돈을 내고 영화관에서 보지는 못할 듯하다.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가 아닐까 싶다. 신하균의 나레이션에 특히 썰렁한 유머가 담겨있다.
   
신하균의 배역 이름은 없다. 그냥 킬러이고, 형이라고 불릴 뿐이다.
윤지혜도 그냥 그녀일 뿐이다. 사실 신하균은 그녀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위해 수술비 1억을 마련하려고 킬러 전선에 뛰어든 것인데...
   
일기 속에 이 영화도 봤다고 하면 넘어갈 텐데, 여기에 아는 노래가 나와서 일부러 글을 쓴다.
하나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이고 다른 하나는 Bella Ciao이다.
발레 킬러 김민준이 옥상에서 뛰어내릴 때 '볼레로'가 흘러나온다. 이 영화 본지도 상당히 오래되었구나.
그리고 김민준을 떠나보낼 때 신하균의 한 대사도 생각나네.
  
모두에게 공평한게 하나있다면
그건, 누구나 죽는다는 거지
그래, 겨우 죽을 때서야 사람들은 공평해지는 거야
 

'입 속의 검은 잎'이란 시가 있다
입 속에 잎이 있다는 것은 혀를 말한다는데
검다는건 뭐지?
뜨거운 걸 먹다가 검게 탔다는 말인가?
 
아마, 그 시인도 혀가 짧은 것일거다
그래서 오랫동안 안써서 시커멓게 죽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니 시인이 됬겠지
말이 안되서 글로 살다보니까
시라도 한수 써서 친구와의 이별을 멋지게 노래하고 싶은데
  
근데, 어른이 되서도 시를 쓴다는 것은 거짓이야
세상엔 시로 노래할 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는 거야
 
그래서 시는 거짓말이야
온통 검은 잎이야
   
생각해보니 이 영화를 케이블 방송에서 한번 본 것 같은데, 왜 김민준이 나온다는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 역시 김민준의 연기는 밋밋하다.
그리고 신하균이 '차별없는 곳으로. 피없는 곳으로. 잘가시게 친구'라고 말한 것도 조금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너나 잘하세요'의 대상이 되었던 배우가 여기에서도 악역으로 나온다. 그 카리스마가 대단... 그는 끝내 죽지 않는다.
   
신하균이 마지막에 죽을 때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예의없는 것들에게 끝나는가. 쪽팔리군.'
 
그래서 영화제목이 예의없는 것들인가 보다. 하긴 그가 죽인 이들도 대부분 예의없는 넘들이다. "세상의 쓰레기!"(~계의 쓰레기가 맞는데, 좋은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
 
'니 앞에서 칼싸움을 이겨보고 싶었는데...
첫마디를 폼나게 해주고 싶었는데, 사랑한다고..'
 
그리고 그가 웃으면서 숨을 거두며 남긴 말, "사~랑~해~."
 
"바닥이 차지? 이제 곧 따뜻해 질거야." (윤다혜)
 
'이제 졸리군.
자전거를 타고 달려와 돌아보면 왜 그리 길이 굽어있는지...
분명 반듯하게만 달려왔는데...' (신하균)
 
영화 속에서 청부가 아니고 자신의 의지로 선의의(?) 살인을 하였지만, 결국은 그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연장선상에서 스스로는 옳다고 믿으면서 한 일들이 나중에 보면 생각한 만큼의 결과를 낳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마지막의 칼싸움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Anita Lane의 Bella Ciao이다. 영화 중 계속 흘러나오지만 음성이 나오는 것은 엔딩장면에서 뿐이다. Anita Lane의 노래는 사랑하는 여인을 남기고 싸움을 하러 떠나는 빨치산 청년을 기리는 여인의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사실 다른 버전의 노래들이 더 유명하다.

Anita Lane - Bella Ciao
   
오랜만에 다양한 Bella Ciao 버전의 노래를 들었다. Swingle Singers의 노래와 Modena City Ramblers의 흥겨운 버전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구만.
참고: Bella C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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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1 03:08 2007/03/11 03:08

2 Comments (+add yours?)

  1. 김디온 2007/03/11 17:46

    나도 보았습니다.
    김민준인지 머시긴지, 옥상에서 턴을 하는 장면이 있죠.
    저는 왜 턴을 하는 무용수의 고개가 훽 돌아가지 않는가...에 온통 신경이 집중되어 버렸다는.
    디테일이 중요한데...

     Reply  Address

  2. 새벽길 2007/03/13 03:41

    ㅋㅋㅋ 저는 멀티태스킹을 하는 바람에 디테일 자체에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답니다.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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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Bella Ciao Tracked from 2007/03/11 03:14

    <P>가사를 올리는 것조차 저작권법에 위반된다고 하는 것에는 할 말이 없더군요.</P> <P>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물결은 이렇게 우리의 피부에 절절하게 박힙니다.</P> <P>&nbsp;</P> <P>이런 야만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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