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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대선강령 제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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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이하 '전진')에서 3월말에 제출하였고, 4월 말에 확정한 대선강령, '새로운 세상을 향한 사회주의 기획'이 분량이 많은 탓인지(?) 이에 대한 논의는 그리 많지 않고, 약간은 거친 용어에 대한 오해만이 가끔 제기되곤 하였다.   
   
이에 전진에서 대선강령을 제출한 이유를 담아온다. 이 글은 전진의 기관지 제6호(2007. 1.31)에 김종철 대선강령TFT 팀장이 쓴 것이다. 물론 이 또한 대선강령TFT팀 내의 토론을 통해 제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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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대선강령 제출 이유
   
왜 대선강령을 제출하는가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시작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떨어진 지지도를 만회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정치일정을 진행시키기 위해 개헌논의를 촉발했다.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으나 항상 불안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거부의사를 밝혔고, 민주노동당도 정략적 개헌논의를 중단하라고 일성을 질렀다. 자신들의 실패를 전가하려는 거대 보수정치세력의 술수에 맞서 민주노동당은 힘들지만 강력한 대선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노무현이나 열린우리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한국사회의 대안을 선보여야 한다. 당의 대선강령은 이념정당답게 단호하면서도, 대중정당답게 대중의 삶 깊숙한 곳을 울리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논의를 촉발하고자, 당의 공식적인 대선강령과 정책공약이 제출되기 이전에 <전진>은 당원동지들에게, 당 외부의 진보적 활동가 동지들에게, 그리고 당을 기대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지지자 동지들께 이번 대선에 우리 민주노동당이 어떤 비전으로 민중들에게 다가설 것인가를 설명하는 ‘대선강령’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한국자본주의의 위기와 민중의 불만
  
1970년대부터 이어진 신자유주의 세계화 국면은 여러모로 보아 19세기 말부터의 제국주의 세계화 국면과 닮아있다. 제국주의 세계화 국면은 결국 전쟁으로 치달았고 그 이후에도 위기는 지속되었다. 비록 현재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결과가 그때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명약관화한 것은 민중들의 고통이 커지고, 불만이 누적되어, 분노가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한국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노무현 정권이 어떤 입장을 취하건 상관없이 한나라당 후보들은 날이면 날마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나라당이 쪼개진다 해도 한나라당 출신 후보들이 당선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집권한다한들 그들 역시 또 다른 위기를 맞을 것이다. 위기의 원인이 신자유주의이기 때문에 노무현보다 더한 신자유주의 세력인 한나라당 정권은 위기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필연적인 위기를 앞두고 민주노동당은 지금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위기를 대전환시킬 주체 형성의 계기, 2007년 대선
  
오늘날 남미에서 불어오는 반미와 반세계화, 사회주의적 변혁의 바람은 우리의 미래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바람은 무엇에 의해 가능했는가. 그것은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도 사회변혁의 전망과 민중들에 대한 믿음으로 운동을 일궈온 남미 좌파운동의 산물이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금은 달콤하고, 당장이라도 실현가능한 상세한 공약이라기보다는 조금은 투박하지만 정합성을 가지며, 민중들의 가슴에 불을 지를 수 있는 사회변혁의 비전이라 할 것이다.
  
그것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다면 좋겠으나, 설사 그렇지 못하고 장기적인 비전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단호히 ‘장기전략’를 준비하고, 그것을 준비할 주체를 형성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종이 만들 수밖에 없는 격렬한 대중적 저항을 예비하고, 5년 후든, 10년 후든 위기국면에서 한국의 민중들이 파시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대안을 선택하도록 만들 주체들, 바로 그들을 우리는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그 미래는 그다지 장기가 아니라 우리에게 좀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한국에서 진정으로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이 필요한 시기에 시장만능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우왕좌왕하다 민중의 불만에 깔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무능한 좌파가 아니라, 민중들의 투쟁현장에서, 술자리에서, 수다 속에서 “민주노동당이 제일 시원하더라”, “사회주의 정책이면 좀 어때. 나는 그게 제일 맘에 들어”라는 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광범위한 주체를 형성해야 한다.
  
2007년 대선의 핵심 쟁점
  
역대 대선에서는 단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핵심 쟁점이 있었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민주화라는 쟁점이 있었고 중도우파 집권 이후에는 개혁이라는 쟁점이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고상한 단어로 추상할만한 핵심 쟁점은 없다. 따라서 열세에 놓인 노무현 정권과 집권당은 의도된 쟁점을 인위적으로 생산하려할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이 던진 개헌카드가 그 일환인 것인데, 효과가 미미할 경우 대통령 진퇴와 관련한 더욱 충격적인 요법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그다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도탄에 빠진 다수 대중들의 관심사는 오직 먹고사는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굳이 표현하자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이라 할 것이다. 대중들은 이제 특정 후보나 정당이 아무리 부패했든 과거 경력이 어떻든 더 이상 관심 갖지 않는다. 오직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찾을 뿐이다. 그럴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대선 승패의 관건이 된다.
  
정책 나열보다는 정치적 지향을 내놓아야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대선의 핵심 쟁점은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가 될 것이다. 경제문제에 있어서 현재 지배적 의제는 성장에 놓여있다. 한나라당에 쏠리는 압도적 지지는 바로 성장을 이끌 능력에 대한 막연한 신뢰에 근거한다. 진보진영이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지배적 의제를 성장이 아닌 분배로 바꾸는 일이다. 사회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실은 대중의 분배 요구를 추동할 충분한 토양이 된다.  
  
그렇다고 분배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논리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2004년 총선 당시에 민주노동당 원내진출을 추동했던 ‘부유세’,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등으로 상징되는 복지 의제는 효험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분배 이외의 의제가 추가되어야하는데, 성장 의제가 차지하는 자리를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의제로 대체해야한다. 그것은 사회경제체제 전반을 재구성하는 청사진 제시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대중들의 지지 이유가 당장의 집권가능성이나 국정운영능력 신뢰에 있지는 않다. 우리에게 던져지는 표는 미래에 대한 신뢰인 것이다. 즉각적 실현가능성과 실력과시에 대한 강박관념에 빠지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즉 정책 나열보다는 정치적 지향을 내놓아야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사회주의 선거강령으로 집약될 수 있다
  
사회주의 선거강령으로 정면 돌파하자
  
이번 대선은 중도우파를 개혁적으로 치장하던 요인들이 제거되고 보수정당간의 현상적 차별성마저 사라진 새로운 구도 아래서 치러질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구도는 민주노동당에 있어서 기회이며 위기이기도 하다. 거추장스런 유사 개혁세력을 걷어치우고 보수-진보 구도를 확연히 그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이다. 보수진영의 의도된 무관심에서 벗어나 우리의 실력을 드러내고 정면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기일수도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엄중한 시험대에 서야 하는 것이다.
  
위기든 기회든 피할 수 없는 길이며 반드시 돌파해야할 길이다. 그 과정에서 일체의 동요나 주저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 보수정치권의 이합집산에 휩쓸리지 말고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치적 명확성을 분명히 세우고 순전히 우리의 힘으로 전진해야할 것이다. 오직 진보정당다움이 최선의 선거전술이다. 사회를 재구성할 미래의 비전과 정치적 지향을 사회주의 선거강령으로 집약하고 이를 대중에게 명확히 제시해야한다. 사회주의 선거강령으로 대선을 정면 돌파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전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전진>은 민주노동당내의 공개적인 단일정파로서는 최대의 정치조직이며,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이라는 당 강령 정신을 가장 충실하게 표방하는 정치조직이다. 당의 운명을 가름할 대선국면에서 민주노동당이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기여함이 <전진>의 임무가 될 것이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이전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우선이다
  
이미 시작되었지만 당의 대선 논의의 중심축은 이미 ‘누가 후보가 되느냐’와 ‘어떻게 후보를 뽑느냐’로 옮아가있는 형국이다. 당원들이 모인 장소에서도 화제는 누가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로 적합한가이며, 대부분의 당 지지자들의 관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노동당이 맞고 있는 여러 어려움과 위기는 단지 특정 인물이 반전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대선에서 진실로 필요한 것은, 한나라당이 조장하기 시작했고, 김대중 정권에 이어 열린우리당 노무현 정권이 더욱 심화시킨 광범위한 빈곤과 극단적인 양극화를 대체할 대안적 청사진이다. 이 청사진이 없거나, 잘못되었을 때 우리의 후보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돼버릴 것이다.
  
<전진>은 내부 토론을 통해 ‘대선강령’의 초안을 <전진>회원은 물론 당원동지들에게 제출하고 진지한 토론과 겸허한 평가를 받을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전진>회원들은 물론, 당원동지들, 활동가 동지들,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이 찬성, 반대를 막론하고 2007년 대선의 의의와 우리가 민중들에게 제시할 비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기를 바란다.
  
물론, <전진>이 제출하려고 하는 대선강령은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이고 미시적인 정책과 공약은 당 정책위원회 몫이 될 것이다. <전진>은 당내 정치조직으로서 이번 대선에서 집중적으로 제기해야 할 중요한 의제를 중심으로 ‘사회주의적 비전’을 제시함이 타당할 것이다. 당 강령의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에 입각해 제출할 계획인 <전진>의 대선강령 토론안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토론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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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4 00:51 2007/06/0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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