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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뉴코아 강남점 앞 농성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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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적으로 협상을 회피하면서 왜곡된 선전을 해대는 이랜드 자본 앞에서 매장 점거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어제는 뉴코아 강남점에 갈까 말까 매우 망설였다. 할 일도 많은데, 가게 되면 또 하루가 날아가기 때문이다. 결국 고민하다가 집회가 예정된 10시를 넘겨 갔다가 상황을 봐서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하지만 쉽게 돌아올 수 있나. 결국 밤 10시가 다 되어서까지 거기에 있었다. 노숙까지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참여한 집회에서 제일 애로사항은 날씨였다. 오전부터 비가 내릴 듯하더니 점심식사를 위해 잠시 쉬기로 하자마자 비가 퍼붓는다. 우산이나 우의로도 비를 피할 수 없을 만큼 몰아치는 비. 집회장소 바로 옆의 스타벅스의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비가 조금 약해지자 고속터미널 옆 강남지하상가로 가서 쉬었다.   
   
오후 기자회견을 하기 전까지도 비가 올듯말듯하더니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햇볕이 쨍쨍. 그 다음부터는 불볕더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앉아야 하는 자리는 내린 비가 고여있어서 축축하였고... 그래도 하루종일 더운 것보다는 나았던 건가.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뉴코아 이랜드 유통서비스 비정규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랜드 공대위)'가 2시경 기자회견을 갖고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대부분 뉴코아-이랜드 노조의 입장을 지지하는 결과라서 집회장(민주노총에서 8월말까지 집회신고를 해두었다고 한다. 민주노총도 이런 수를 쓰는구나. 그래서 점주들과 용역들의 집회는 불법집회가 되었고...8월말까지 해결이 안된 상태면 큰 일인데...)에 모인 이들은 결과에 환호를 보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랜드 사태 및 비정규직법에 대한 전체적인 여론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과연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의존하는 게 타당할까. 물론 그렇게라도 이랜드 사태가 해결되면 좋긴 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가 민중운동 진영에 유리하게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아마 괜찮은 결과가 나올 것이 예상되었기에 여론조사를 했을 테고, 이를 이해는 하지만, 여론조사를 가지고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정부와 자본이 그렇게 매번 발표하는 여론조사에 당한 적이 얼마나 많은가.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여론조사를 한다고 하면 사안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결정을 할 수 있는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나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 등을 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하루 내내 대선예비 후보 3명을 모두 보았다. 3명 모두 연설을 하고 점거농성 중인 매장 안으로 들어간다. 점거농성중인 지하매장에서는 오후에 한차레 용역들과 점주들이 몰려와서 심각한 분위기가 한 때 연출되었다. 용역들과 점주들은 오후부터 계속 별도의 불법집회(이 중에 점주들은 1/10 정도 밖에 되지 않을 듯했다.)를 갖고 강남점 앞 농성장의 집회대오와 충돌할 기세였으나 경찰들이 가로막는 바람에 불발되었다. 사실 경찰들이 없어서 충돌하게 되었으면 어떤 불상사가 날지 몰랐다. 뭐라해도(설사 얻어맞는다 하더라도) 시위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기에 우려했던 것이다. 게다가 점주와 용역들의 수는 농성장의 노조원 및 연대대오보다 더 많아보였다. 홈에버 상암점에서 보였던 이들이 여기서도 보이고, 똑같은 모자를 쓰고 동원된 듯한 인상을 주었으며, 또한 9시가 넘자 마자 칼같이 해산(?)하는 것을 보면서, 이랜드 자본이 별 짓을 다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민주노동당 관악구위원회에서는 연인원 20여명 정도의 당원, 당우가 집회에 참여했다. 밤 10시경 투쟁문화제를 마칠 무렵에는 14명이 함께 있었고, 5명이 밤샘 노숙투쟁을 결의하고 남았다. 여느 지역위보다 많은 규모였다.  
    
발언과 노래, 율동으로 구성된 집회는 솔직히 상당히 지루한 편이었다. 아마 집회 사수 자체의 의미가 없었다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오히려 그러는 편이 나에게는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아마 집회에 계속 몰입케 하는 분위기였다면 아마 시간이 날 때마다 읽어야 하는 책을 읽지 못했을 테니까...  
    
지하매장 안에는 100여명의 학생,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아는 이들도 상당히 들어가 있다. 뉴코아-이랜드 투쟁이 남의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에 함께 연대하고 있는 것이다. 들어가자마자 단전이 되어서 어두운 가운데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그리 쉽진 않았을 텐데, 잘 버텨주기를 바랄 뿐이다. 밖에서도 잘 해야 하겠고...  
    
참, 사회진보연대의 한 활동가가 나보고 조카 돌잔치 때 봤다며 인사를 하더라. 농성장에서 자주 보는 것 같다면서... ㅡ.ㅡ;; 앞으로는 정신적 연대를 위주로 하고 몸이 움직이는 건 조금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내 할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무슨 연대냐. ㅠㅠ  
    
뉴코아 강남점 점거와 관련된 기사를 덧붙인다.
  



"이렇게라도 해야 회사가 협상에 나서니까요" (프레시안, 여정민/기자, 2007-07-29 오전 5:35:16)
[현장]이랜드 노조, 뉴코아 강남점 다시 점거 
 
"교섭대표의 신변도 보장 못 해준다고 하고 대표이사도 장소를 핑계로 교섭에 안 나오고요. 내용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잖아요. 회사가 '언론플레이'를 할 목적이 아니라 진지하게 협상으로 풀 의지가 있는지 정말 의심스러워요. 어떻게든 사장을 협상에 불러내 빨리 해결하고 싶어서 다시 점거를 하게 된 겁니다."
 
선자 씨는 "나야 여기서 짤려도 밥 못 먹는 건 아니라지만 내가 그만두면 이 곳에서짤리면 당장 밥 먹을 일이 걱정인 동료들은 어쩌냐"고 남편을 설득했다.
    
지선 씨도 "남편에게는 아예 미리 말도 못했다"고 했다. 지선 씨는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를 여기서 또 강제로 끌어낸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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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뉴코아-이랜드노조, 뉴코아 강남점 점거 (참세상, 2007년 0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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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노동자들이 다시 점거농성을 한 이유 (참세상, 이꽃맘 기자, 2007년07월29일 6시41분)
사측, 불성실 교섭에 악선전에만 집중...정부와 법원도 한 몫
  
가장 큰 이유는 이랜드 사측이 강제 농성해제 이후에도 성실히 교섭에 나서기 보다는 노조에 대한 악선전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거농성에 대한 공권력의 강제 진압 직전까지 이뤄진 교섭에서 이랜드 사측이 ‘선 농성해제’ 입장을 굽히지 않아 노사교섭은 난항을 겪은 것에 이어, 강제 진압 이후 일주일 만에 어렵게 성사된 교섭에는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아 교섭이 열리지도 못했다. 이유는 교섭 장소 때문이었다.
 
교섭 재개 전 노조 측은 교섭위원의 신변보호를 사측에 요청했다. 이유는 교섭위원 대부분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측의 신변보호는커녕 교섭 직전, 교섭위원으로 참여해야 할 이랜드일반노조 간부 2인이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공방 끝에 사측은 교섭장소로 민주노총을 받아들였으나, 실제 교섭에는 대표이사가 나오지 않았다. 실무진이 위임장을 받았다며 교섭 재개를 요청했으나 노조 측은 대표권을 가진 인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교섭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런 사측의 태도에 대해 노조 측은 “점거농성도 강제로 진압되고 사측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교섭은 재개되지 못했다.
  
이랜드 사측은 교섭을 위한 기본적인 노조 측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은 물론 노조에 대한 악선전에 집중했다. 사측은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내 직장 지키기 운동’을 제안하고 “주변의 아는 사람 100명에게 인터넷 이메일과 블로그, 까페 등을 통해” 사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웹자보를 뿌릴 것을 지시했다. 또한 이 웹자보는 유인물로 만들어져 이랜드 매장 직원들이 각 지하철역에서 배포하기도 했다.
 
이어 이랜드 사측은 14개 일간지에 노조의 입장을 왜곡하는 광고를 싣기도 했으며, 홈에버를 운영하는 (주)이랜드리테일은 전국 32개 홈에버 매장에 대한 ‘영업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노조의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모두 가로 막았다.
 
이런 사측의 태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정부와 법원이기도 하다. 법원은 (주)이랜드리테일이 낸 가처분신청을 인정하고 이를 어길 시 노조는 1회에 1천만 원을, 조합원 9인에게는 1회에 100만 원을 사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사측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노조가 쟁의행위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행동들을 가로 막았다. 이에 사회인권단체들은 “법원의 결정은 노동기본권을 가로막은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민주노총이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불매운동을 가속화하는 것에 대해 “제 3자 개입”이라고 지칭해 시대에 뒤떨어진 노사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상수 장관은 “이랜드 사태는 노사가 스스로 자율적으로 풀도록 둬야지, 이것을 제 3자가 개입해가지고 불매운동을 한다든지 하는 것이 과연 사태를 바르게 해결하려고 하는 쪽으로 갈 것인지 상당히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공권력 투입으로 노사교섭을 방해한 이상수 장관이 제 3자 개입한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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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7.6% "이랜드 사태, 정부ㆍ사측에 책임" (프레시안, 여정민/기자, 2007-07-29 오후 3:38:21)
10명 중 6명이 "공권력 투입 잘못"..."노조 요구 정당"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50.4%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대답했으며, 27.2%는 이랜드 사측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과도한 요구를 내 건 노조의 책임"이라는 응답은 13.1%였다.
 
지난 20일 있었던 정부의 농성장 공권력 투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5%가 '잘못'이라고 답했다. '정당한 법집행'이라는 의견은 32.8%였다. 장기화되고 있는 이 갈등의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6.7%가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고, "노조가 회사의 요구를 수용해 단체행동을 중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응답은 32.6%였다.
 
전체 응답자의 73.6%가 "비정규직법은 문제점이 많으니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행법을 그대로 두고 잘 지키도록 하면 된다"고 답한 사람은 18.9%였다.
 
공대위는 "뉴코아-이랜드 노조가 오늘 다시 뉴코아 강남점에서 점거농성에 들어간 것은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과 노조에 대한 가처분, 가압류, 그리고 추가 구속 등 적대적 태도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며 자기 사업장의 영업을 중단시킴으로써 사측을 교섭으로 끌어내려는 지극히 상식적인 '파업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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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0 09:10 2007/07/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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