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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경쟁력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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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민중들은 물론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민주노동당의 대선 예비경선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와는 상관 없이, 자체적으로 각 캠프마다 뜨겁다.

다들 자신이 대선후보가 되면 민주노동당이 바뀔 것처럼, 세상이 바뀔 것처럼 얘기한다. 과연 그러한가.

 

그래,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시간나면 얘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그 넘의 '본선경쟁력'에 대해 말해보자.

얼마 전부터 여론조사에서 노회찬 후보가 권영길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올 때가 있었고, 아무래도 당의 예비경선을 통과하면 대선에 나가서는 특유의 말빨과 입담으로 좋은 결과를 내올 수 있다는 것이 노회찬 후보 진영의 주장이었다.

 

그러다가 자민통 진영의 대표자 몇명이 모여 자민통그룹이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기 시작하자, 들고 나온 주장이 본선경쟁력이다. 본선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데, 왜 정파가 나서서 이를 가로막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평당원의 지지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물론 여기에는 선대본부장을 자임한 김혜경 전 대표가 노회찬 후보를 대신하여 자민통 진영의 행태를 비판하였다. 노회찬 자신은 여기에서 초연한 것처럼 말이다. (여기에는 아마 내년 총선 비례대표 후보와 관련된 약속도 있지 않을까 싶다는 분석도 있다).  자민통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정파의 폐해를 운운한 것은 심상정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정파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고 해야 하는 일이다. 이번 자민통 그룹의 권영길 지지선언 또한 지금까지 세 후보가 보였던 언행과 활동에 비추어보면 정해진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상층에서 결정하고 하부에서는 쪽지돌리기 식으로 세 후보간의 차이도 모른 채 주어진 지침대로 따라하는 게 문제였을 따름이다. 정파라는 메커니즘 자체의 문제를 정파와 평당원으로 대립시키면서 평당원을 '선'으로 대상화한 것은 노회찬, 심상정 후보가 오바한 것이라고 본다.

 

게다가 좌파라면 당연히 개인으로 활동하는 게 아니라 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통해 집단으로 자신들의 견해를 표출시켜야 한다. 조직화되지 못한 개인으로서 '평당원'을 절대시하는 것이 과연 좌파정치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파에 소속된 성원들 또한 평당원임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아무튼 본선경쟁력에 대해 권영길 후보 진영에서도 정치입문 시기, 경륜, 그리고 본선경쟁력을 가지고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사실 경륜이 나이를 많이 먹은 데 따른 경험상의 것이 아니라, 정치 입문 시기로 본다면, 권영길 후보보다는 노회찬 후보가 상대적으로 우위 아닌가. 진보정치연합, 꼬마민주당 시절의 경험까지 포함하면, 그리고 권영길 의원의 정치입문을 권유한 쪽이 진정추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치입문시기를 운운한 것을 말도 되지 않는다. 

   
또한 본선경쟁력이 진보정당의 후보 선택기준일 수 있는가. 보수정당에서라면 몰라도, 진보정당에서라면 각 후보가 제출하는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지금까지 활동해왔던 내용을 가지고, 정치적 입장과 신념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권, 노, 심 중에 누가 나오더라도 그 차이는 1-2%를 벗어나기 힘들다. 그 본선경쟁력이라는 것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을 만큼의 것이라면 또 다른 문제이겠지만, 도토리 키재기 아닌가.

 

나아가 진보정치라는 게 누군가가 자신을, 계급을 대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로 민중 자신이, 노동자계급 스스로가 정치에 나선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게 만들어야 진보정치가 아닌가.

 

요새 노회찬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본선경쟁력'을 입에 부치고 산다.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당원토론방에 올라오는 글들에서 노회찬을 지지하는 이들은 말머리에 [본선경쟁력]이라고 달아놓는다. 그리고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도 7-8월의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본선경쟁력 어쩌고 하고 다닌다. 그 넘의 '본선경쟁력'.

 

언제부터 본선경쟁력을 따졌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쓸만하고 매력적인 상품으로 되지 않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경쟁력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봤을까. 여기서 말하는 경쟁은 '경쟁이 아닌 연대'라고 할 때의 그 경쟁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른 상상력으로 맞서나가야 한다. 저들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로 저들의 세상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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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8 22:53 2007/08/08 22:53

6 Comments (+add yours?)

  1. 해방을 향한 진군 2007/08/10 00:27

    이갑용 당원은 민주노동당을 마지막으로 시험하는 리트머스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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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새벽길 2007/08/10 12:37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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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야스피스 2007/08/10 14:04

    그러게나 말입니다. 요즘은 정말 탈당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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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새벽길 2007/08/10 14:43

    '탈당하면 어쩔건데'에 대한 대안이 없어서 멈칫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맘에 맞는 이들과 분당이라도 하고, 제대로 된 당을 만들고 싶은데... 정태인 선생의 입당에 대해 축하하고 잘해주었으면 한다고 했지만, 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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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hongsili 2007/08/10 16:39

    저도 본선 '경쟁력'이라는 말의 뜻이 참 궁금하기는 합니다. 근데, 아마도 '평당원'이라는 게 저같이 지역위 소속 '당원' 이라는 거말고 별도로 속한 정치조직이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일텐데요. 정파라는 '나쁜' 주체에 대립되는 '선한' 존재로 정의하는 건 웃기지만, 당내 정파 구도가 소위 '평당원'의 정치활동에 진입장벽이 되고, 이들이 정파에 의해 '대상화'된다는 점은 사실 아닐까 싶어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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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새벽길 2007/08/10 16:59

    실증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민주노동당 내에서 정파의 영향력이 그리 강했는지 의문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속한 의견그룹의 경우에도 왜 이리 무능할까라는 질문이 수시로 들거든요. 자민통세력도 하나의 분파를 이루는 것도 아니고요.

    '민주노동당 내에서 우리는 모두 한 색깔이다', 이런 거 말고 좀더 세분화하여 이런 정파는 내가 지향하는 것과 비슷해라고 말할 수 있는 의견그룹이 여러 개 공개적으로 활동했으면 합니다. 분명히 지향하는 바에 있어서, 쟁점이 되는 첨예한 쟁점에 대해서 다른 의견이 있는데도 이를 하나로 뭉뚱거려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물론 민주노동당 당원들 자체가 분화를 얘기할 만큼 교육되지도 않고, 활동하지도 않은 이들이 많은 상태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별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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