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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토성 쌓는 새로운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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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광화문 앞 시위에서 시민토성 쌓기는 일종의 놀이였다. 시위에 참여한 일반시민들이 물대포와 소화기를 난사하는 경찰에 앞자리에서 맞서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길바닥에 앉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이끄는 대로 구호만 외치기는 따분한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낸 결과였다.
 
시민들이 두 세줄로 연도하여 모래주머니를 나르게 된 것은 집단지성의 결과였다. 공사장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상당한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모래주머니를 나르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했고, 두 손에 모래주머니를 들고 나르는 것 또한 힘에 부쳤다. 그래서 공사장 근처에서 줄을 서서 손에서 손으로 모래주머니를 전달하여 옮기는 것이 낫다는 말이 나왔고, 그것이 거대한 인간 컨베이어벨트의 구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들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표정이었다. 가끔씩 구호도 외치고... 아마 이러한 것이 집단지성이 아닐까 싶다. 오토바이나 리어커에 모래주머니를 나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 '모래주머니 나르기 인간띠잇기'로 전달되었다.
 
11시가 조금 못되어서 시민토성은 닭장차에 쉽게 오를 수 있는 수준에까지 쌓였고, 시민들은 박수를 치면서 인간띠잇기를 허물었다. 다들 시위에 와서 무엇인가 했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쌓아올리자마자 경찰은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면서 경찰차에 시민들이 올라오는 것을 저지하였다. 아마도 광화문 네거리에서 소화기와 물대포를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모래주머니를 나르면서도 시민토성을 쌓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 단지 경찰의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시위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시민토성을 쌓아서 경찰차에 올라가더라도 이를 넘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올라가는 것 자체에 대한 논란은 없더라도 시민들이 얼마나 많이 올라갈 것인가도 의문스러워 보였다.
 
결국 시민토성 쌓기는 상징적인 의식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절박함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 만큼 50번째를 맞이한 촛불시위는 또다른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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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위 '국민토성쌓기'…'인간 컨베이어벨트' (프레시안, 김하영,김하나/기자, 2008-06-26 오후 11:00:43)
[포토]광화문부터 서울역사박물관까지 행렬  
  
▲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경찰버스 벽 앞에 쌓이는 모래 주머니들. ⓒ프레시안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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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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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20:08 2008/06/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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