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인권영화제 개최
지금까지 인권영화제가 가본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인권영화제가 열릴 때면 항상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래서 나 하나 가지 않더라도 잘 되겠지 하면서, 그리고 거기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언젠가는 다시 볼 수 있겠지 하면서 옆으로 미뤄놓았다.
이번 13회 인권영화제는 서울시와 경찰이 원천봉쇄하는 통해 자칫 열리지 못할 것 같아서 그렇다면 나라도 갈 수 있도록 해야겠군 하고 맘 먹었다. 그런데 행사를 하루 앞두고 서울광장의 봉쇄가 풀린 것과 함께 청계광장에서 인권영화제가 상영되는 것 또한 허용되었다.
그래서 약간은 열의가 떨어졌는데, 그 열의를 떨어뜨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들이 있었다. 아니 조금만 일찍 용기를 냈어도 되었는데... 아무튼 오늘은 청계광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물론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항상 일들은 겹쳐서 찾아온다.
그나저나 인권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수고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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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사(死) 정면돌파! (한겨레21 2009.06.05 제763호, 김미영 기자)
[레드 기획] 인권영화제, 서울 청계광장서 6월5일부터 3일간…
실질적인 영화제 검열 반대, 접근 차단되면 프로젝터 상영
촛불이 타올랐던 광장이 인권의 소중함을 알리는 놀이마당으로 변한다. 지난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렸던 인권영화제가 올해 청계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인권영화제가 열리는 6월5일부터 7일까지 영화 스크린이 서울 청계광장의 밤을 밝히며 사람들에게 놀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의 주제는 ‘표현의사(死)-나는 영화, 자유를 찾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표현의 자유’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사회적 약자에 주목해온 영화제답게 빈곤층·성소수자·장애인 문제 등을 담은 국내외 영화들을 상영할 계획이다. 영화제 총기획을 맡은 인권운동사랑방 김일숙씨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꽃을 피우기 위한 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권영화제에는 여느 해보다 많은 출품작들이 접수됐다. 국내외 작품을 합쳐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많은 80여 편의 영화가 영화제 사무실에 도착했다. 출품작 수가 늘어난 이유가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인권 문제가 벌어진 탓인지, 영화제의 위상이 높아져서인지는 분명치 않다. 눈에 띄는 건 빈곤과 양극화, 노동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특히 많아졌다는 점이다.
출품작이 늘어난 것과 달리 상영 작품 수는 줄었다. 청계광장을 사흘밖에 쓸 수 없어 7일간 열리던 영화제는 올해 사흘 일정으로 축소됐다. 이 때문에 총 28편의 영화가 한 번씩만 상영된다. 요일마다 각각의 주제로 묶어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라 관심 있는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들을 골라보기에 좋다.
개막작은 용산 참사 문제를 다룬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개발에 맞선 그들의 이야기>다. 개막작을 시작으로 영화제 첫날인 6월5일은 빈곤을 심화시키는 자본과 국가의 모습을 고발한 작품들을 상영한다. 언론단체 ‘민주주의를 위한 버마의 목소리’가 버마 독재 정권의 실상을 고발하는 <버마 VJ>, 등록금 문제를 통해 대학생들의 경제적 빈곤을 얘기하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 등이 볼 만하다.
6월6일의 주제는 ‘평화와 여성’이다. 전쟁의 실상을 고발하는 작품과 성소수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삶을 다룬 영화들이 준비돼 있다. 한 팔레스타인 가족의 일상을 담은 <올리브의 색: 팔레스타인의 일상>, 지난 18대 총선 때 ‘한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후보’로 국회의원에 도전했던 최현숙씨의 선거운동을 기록한 <레즈비언 정치 도전기> 등은 놓치면 후회한다.
마지막 날엔 이윤의 논리로 혹사당하는 노동자들의 삶과 아동노동 착취의 현장을 담은 작품들이 공개된다. 세계 기타 시장에서 판매되는 기타의 30% 가량을 만들어온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부당 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모습을 기록한 <기타 이야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10대 소년들의 이야기인 <어린 광부> 등이 상영된다. 정부의 탄압에 맞서 ‘자립형 공장’을 일궈내는 아르헨티나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기록한 폐막작 <브루크만 여성 노동자>까지 스크린을 채우면 영화제는 끝이 난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인권영화제의 투쟁은 계속된다.
낭만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인권영화제의 거리 상영은 알고 보면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촛불의 작은 불씨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인권영화제는 의미가 깊지만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 마로니에공원에서 청계광장으로 왔듯 내년에는 어느 거리에서 열릴지 불투명하다. 총기획자 김일숙씨는 “영화제를 열 극장이 없어 올해도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촛불의 힘이 모였던 광장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13회째인 인권영화제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의 현장이나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삶을 담은 영화를 상영하며 관객의 인권 감수성을 높여왔다. 관람료는 공짜인 비영리 영화제다. 인권영화제가 지키는 원칙 중 하나는 인권이란 이름으로 모든 심의나 검열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극장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에 따라 영화등급위원회의 사전심의를 통해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한다.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영화는 극장 상영을 할 수 없다. 인권영화제가 극장으로 가지 못하고 거리로 나온 이유다. 그렇게 대학가에서 시작한 영화는 2001년부터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공간을 내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의 도움으로 극장에서 영화제를 열어왔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극장주들이 난색을 표해 지난해부터 다시 거리로 나왔다.
극장 상영을 고집하면 영비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제의 공공성, 적합성 등을 살펴 ‘상영등급분류 면제 추천’(이하 면제 추천)을 하면 사전심의 없이 극장 상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권영화제는 영진위의 면제 추천 자체가 사전심의에 해당한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영화 관계자들이 “현실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는 데 도움이 되는 형식적인 절차 아니냐”고 했지만 영화제 쪽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형식적인 절차가 실질적인 검열이 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영진위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으로 발표됐던 <메조포르테>와 <카이트>가 성적인 노출과 폭력의 강도가 높다며 상영을 불허했다. 김일숙씨는 “이전보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규제도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영화제 주최 쪽은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지난해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영비법 개정 공동행동(준)’을 결성했다. 현재는 최문순 민주당 의원과 함께 영비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6월 임시국회 발의를 앞두고, 비영리 영화제 상영작은 등급 분류 없이 자유롭게 상영할 수 있도록 하는 ‘완전등급제’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를 시민심의위원회가 재심의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법무법인 한결의 박주민 변호사는 “영화 심의 기준이 추상적인데다 등급 분류 판정을 하는 영화기관이 공공기관이다 보니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등급 분류를 만든 목적인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기능에 방점을 두도록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인권영화제는 당분간 거리 상영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세입자처럼 힘이 없어 거리로 내쫓기긴 했지만 거리에서 희망을 찾기도 했다. 지난해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치른 인권영화제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푹신한 의자가 있는 극장 대신 차가운 땅바닥에 앉아야 했지만 사람들의 불만은 적었다. 인권영화제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공감하는 이들도 많이 만났다. 전화위복이다.
올해는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청계광장에서 영화제를 여는 만큼 의미가 깊다. 사전심의에 저항하는 투쟁은 얼마 가지 못할 거라는 싸늘한 시선 속에서도 살아남은 인권영화제가 광장에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건 짜릿한 일이다. 극장이 아닌 거리에서, 온실의 화초가 아닌 잡초처럼 자라온 인권영화제는 청계광장에서 다시 한번 기를 충전받을 생각이다.
하지만 광장 사용의 대가는 혹독하다. 영화제 기간이 축소됐고, 영화 상영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사용하느라 예산은 예년보다 3배 이상 들었다. 줄어든 영화제 기간만큼 영화 상영 일정도 더 빠듯해졌다. 대신 6월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앙코르 상영회’를 연다. 영비법에 따르면 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게 되지만 극장주가 흔쾌히 나서줬다.
행사 당일에 대한 걱정도 많다. 어떤 이유로든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는 걸 겁내는 정부가 평화로운 영화제마저 오해하고 경찰력을 동원할까봐서다. 그래서 영화제 쪽은 만약의 사태도 대비하고 있다. 경찰이 영화제를 집회·시위로 간주하고 전경차로 벽을 쌓아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거나 LED 전광판에서 영화 상영을 못하게 할 경우, 동아일보 옆에서 프로젝터를 이용해 작은 규모로라도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김일숙씨는 “영화를 편하게 상영하는 게 목적이 아닌 만큼 현재의 심의 제도를 계속 거부할 생각”이라며 “영비법 개정 등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인권영화제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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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는 '인터넷 낭인'의 하수인인가?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 2009-06-04 오전 10:04:47)
인권영화제 '청계광장' 사용 불허 통보…<독립신문> 지시?
인권단체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제13회 인권영화제는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계광장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3일 인권운동사랑방에 공문으로 장소 이용 불허를 통보해 왔다.
인권영화제 측은 "공단에서 '청계광장이 시민단체들의 집회 장소로 쓰여 부득이하게 시설 보호 필요성이 있어서 당분간 광장 사용이 어렵다'고 통보했다"며 "인권영화제를 위해 지난 2월에 광장 사용 신청을 했고, 150만 원 가량의 사용료도 지불한 상태에서 이틀 전에 느닷없이 장소를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에 황당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 3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번주에 청계광장에서 계획됐던 행사가 다 취소됐다"며 "어차피 해봤자 광장 주변에 경찰 차벽이 서 있어서 행사하는데 지장을 초래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행사보다도 시국이 더 문제인 상황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사람이 많이 모이면 그런 상황이지 않나"라며 장소 이용 허가 취소가 행사 내용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경찰버스가 없어졌는데도 여전히 공단의 인권영화제 개최 불허 방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방침이 단순히 행사의 편의를 위한 조처가 아니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통보 며칠 전인 지난 1일 보수 성향의 인터넷신문인 <독립신문>은 "도심거리서 '反이명박' 영화제 열린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싣고 "이른바 촛불 진영이 현충일 기간중 서울 도심거리에서 '13회 인권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하루 뒤인 지난 2일, 경찰은 인권영화제 사무실로 연락을 했다. 주최 측은 "지난 2일 서울경찰청 정보과에서 전화가 걸려왔다"며 "불허해도 강행할 것이냐고 묻는 전화였고, 이후 하루만에 공단에서 불허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공단에서 불허를 결정했다고 해도, 주최 측이 아닌 경찰에 먼저 알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허 통보 과정에서 경찰과의 합의가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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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강행”…서울시는 불허 (레디앙, 2009년 06월 04일 (목) 13:00:46 손기영 기자)
5일 저녁 청계광장서 개막식…“인권은 허가받지 않는다”
인권운동사랑방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5일 저녁부터 청계광장에서 예정된 ‘제13회 인권영화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이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시국관련 시민단체들의 집회장소 활용 등으로 부득이하게 시설보호 필요성이 있어 당분간 청계광장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이유로 ‘광장사용 허가 취소’를 통보했으며, 주최 측은 4일 오전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은 4일 오전 10시 30분 청계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영화제를 마치 시국 관련 집회로 인식하는 모습이 우습다”며 “전세계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다루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언제까지 시국과 공안의 시각으로 볼 것인가”라며 시측의 광장 사용허가 취소방침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목소리를 ‘반정부’로 규정해버리고 공안정국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가치조차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은 인권영화제 탄압을 통해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지회견에 참석한 유성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감시와 탄압이 곳곳에 도사려 있는 이명박 정부 시대에 인권영화제가 어려움에 부딪힌 것은 너무도 당연할지 모른다”며 “상영작의 다수가 시국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행사를 불허한다는 것 자체가 엄연한 검열이고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지난해부터 인권영화제는 사전등급분류심의와 사전등급분류심의 면제추천을 거부하며 거리로 나왔는데, 이제는 거리에서조차 영화제를 못하게 막고 있다”며 “결국 자신들이 잘못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막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인권은 허가받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우리가 지킨다”, “인권영화제 우리가 지킨다”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의지를 다졌으며, 이날 오전 청계광장에는 전경버스 7대가 광장 한 편을 봉쇄하고 있을 뿐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이번 인권영화제는 5일 저녁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총 28편의 인권영화가 상영된 뒤, 7일 밤 폐막할 예정이다.
한편, 김명진 서울시설관리공단 광장인수단장은 이날 오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단지 시설물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였지 경찰 측과 협의된 내용은 아니”라며 “내일(5일) 주최 측이 영화제를 강행한다고 하는데, 경찰 측에 시설보호요청 등을 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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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청계광장서 열려…개막작은 용산참사 다룬 작품 (경향닷컴 손봉석기자, 2009-06-05 14:40:16)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인권영화제가 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작됐다. 이번 영화제는 서울시의 갑작스런 행사불허로 개최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4일 밤 늦게 허가를 해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영화제를 준비해 온 인권운동사랑방은 “서울시가 사용을 승인한 것은 불법 집회로 변질될 우려보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에 더 많이 공감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인권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5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영화제에서는 빈곤/국가의 날(5일), 평화/여성의 날(6일), 아동/노동의 날(7일) 등 매일 3개 테마로 나눠서 해외 16개국 12편과 국내작 11편, 비디오 섹션작 5편 등 총 28편의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인권영화제는 1996년 1회 시작부터 사전검열을 거부하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오며 영상 표현자유에 중요한 역활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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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모인 자원활동가들의 '힘' (참세상, 인권오름, 명숙 / 2009년06월05일 9시43분)
[느껴봐~인권영화제]① 인권영화제가 궁금하다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권영화제 홍보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북극곰이라는 별칭의 자원활동가는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아무래도 재정 부족과 ‘거리상영’ 이라고 한다. 돈이 적다 보니 전문가에게 맡기지 못하고 직접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홍보물 제작도 돈이 덜 들도록 해야 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새 정부 들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영비법)을 들먹이며 영화진흥위원회의 등급심의 면제추천을 받지 않는 인권영화제에는 영화관을 내주지 않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다 보니 작년부터 ‘거리 상영’을 하고 있다. ‘거리상영’이라 돈과 품이 더 많이 드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거리 상영’을 하면 관객들이 영화 관람을 안정적이고 편안한 공간에서 하는게 아니라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 햇볕이 유난히 쨍하거나 비가 오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권영화제 총 기획하는 김일숙 씨는 거리 상영으로 상영이 더욱 부담스럽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권영화제 초기부터 외쳐온 ’표현의 자유‘를 놓을 수 없어 거리 상영을 할 수밖에 없다. 2년째 거리상영 영화제를 총 기획하고 있는 그녀는 심의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인권영화제는 지금까지 영화제가 등급심의 면제를 위해 국가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상영등급분류면제를 위한 추천을 신청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영화관 측이 영화진흥위원의 추천 없이는 인권영화제에 영화관을 대관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문제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입니다. 영화제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는 모든 영화는 상영등급을 분류 받도록 하고 있어요. 면제조항은 있으나, 법률이 허용하는 면제는 국가 기관이 추천하는 것을 주요하게 봐요. 인권영화제는 이러한 예외조항을 포함해 모든 영화에 대한 등급분류심의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 한다고 봐요. 실제 2001년 타영화제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추천을 받지 못해 상영예정이었던 영화제에서 2편의 영화가 상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어요. 분명한 국가 검열이지요. 비영리영화제나 비영리 영화는 사전 심의 없이 자유롭게 상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권영화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영훈 활동가는 이번 인권영화제를 다음과 같은 말로 초대한다. “작년 촛불 1년 이후 표현의 자유를 더욱 억압하고 있는 현실에서 13회 인권영화제는 남다르게 다가와요. 그래서 주요 타이틀도 ‘표현의사(死), 나는 영화, 자유를 찾다’입니다. 6월에 는 미디어법 개악 등 언론탄압이 심해지는 현실이어서 더욱 그렇지요. 더구나 이번 국내작품은 용산 살인진압, 콜트콜택, 등록금 문제 등 현재 진행형인 인권사안을 다룬 영화가 많아 관객들과 함께 한국인권현실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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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자', 1회 인권영화의 추억 (참세상, 인권오름, 류미례 / 2009년06월05일 9시52분
[느껴봐~인권영화제]② 인권영화, 세상을 움직이다
종로구청에서는 ‘비디오’라는 이유로 영화제 개최 불가판정을 내렸고 어렵사리 물색한 이화여대의 관할구청인 서대문구청에서도 행사 중간에 ‘공연법상의 신고 의무 불이행’이라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법안을 들이대며 공연중단 명령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행사 기간 내내 “지금 그런 행사 허락하는 학교가 어디 있느냐?”는 교수들과 교육부의 압력으로 행사요원들은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밤잠을 설쳐야했다. 인권을 주제로 한 소박한 영화제에 그렇게나 많이 쏟아졌던 압력들은 그렇게 다시 한번 이 나라의 인권지표를 확인시켜주었다.
영화제를 위한 영화제가 아닌,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인권'을 가르치기 위한 치열한 '운동'으로서의 영화제. 이것은 인권영화제가 1회 때부터 지켜온 자리이다. 그래서 강산이 10년도 변하고도 남은 지금, 여전히 인권영화제를 치러내는 일은 고되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전검열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관할 극장이 없는 것이다.
꼬박 하루를 앓고 나서 영화를 보았다. 고문에 못 이겨 동료를 팔아버린 과거 때문에 18년 동안 영혼까지 망가져가며 죄책감에 빠져있던 프락치 마르샤 메리노의 이야기 <배신의 시간 속에서>. 영화를 시작하며 감독은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고통없이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가.” 그리고 덧붙인다. “1990년대의 칠레는 망각이라는 이상한 병에 걸려있다”고.
1996년에도, 그리고 지금 2009년에도 이 두 문장은 여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나는 여전히 그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 채로 고통스럽게 과거를 회상하고 있고 2009년의 이 도시는 너무나도 많은 죽음들을 쉽게 잊고 있다.
그 망각들을 인권영화제는 화들짝 깨뜨린다. 내 앞에 펼쳐진 세상만이 전부라고 믿고 싶은 안일한 내게, 인권영화제는 빨간 약과 파란 약을 펼쳐 보이던 모피어스처럼, 진짜 세상을 보라고 말해준다. 덕분에 나는 살아남았고 해마다 인권영화제에 보내고 싶은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 1회 영화제 때의 그 속삭임을 지금도 나는 가끔 되뇌어본다. ‘잊지 말자’, 그래 “잊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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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 세상을 움직이는 힘 (참세상, 인권오름, 루트 / 2009년06월05일 10시05분)
[느껴봐~인권영화제]③ 울림과 떨림의 현장
사회운동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사회를 바꾸는 것이자 동시에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제도와 정책이 아무리 바뀌어도 사람이 바뀌지 않고는, 또한 사람들의 열망이 모여 바꾸어 낸 것이 아니고서는 오래가기 힘들다. 사람들의 열망이 모여 바뀌어도 그것이 내면화되고 문화화되어 그 사회의 전통이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더 직접적으로 현실의 문제를 경험하거나, 변화를 위해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거나,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이뤄가는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떨림을 얻는 것이 아닐까! 인권영화제는 바로 이런 울림과 떨림을 주는 자리다. 13번째가 되는 동안 탄압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 영화를 보며 인권을 느끼고, 마시고, 자신들의 일상으로 챙겨갔다. 어떤 구호보다 부당함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사람들이 몸속부터 인권의식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니까. 인권영화제는 바로 사람들의 피부 속, 심장 속을 헤집고 들어갔다. 문화라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활의 패턴을 바꾸고 다른 패러다임을 삶 속에 옮겨 심어주는 것.
올해도 어김없이 인권영화제의 날이 다가왔다. 터무니없는 규제들을 양산하는 정부가 인권영화제를 거리를 내몰았다. 하지만 세상은 뜻대로만 되진 않는다. 정부의 의도는 영화제를 못하게 괴롭히는 것이었겠지만, 인권영화제는 덕분에 성큼 인권의 주체들 바로 시민들의 거리로 더욱 가까이 가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봐, 너희가 한 짓을! 들풀은 밟을수록 더 처연히 일어선다는 것을!!”이라는 외침을 검열로 막으려는 저들에게 일갈해주는 일일뿐.
이번 13회 인권영화제는 서울시와 경찰이 원천봉쇄하는 통해 자칫 열리지 못할 것 같아서 그렇다면 나라도 갈 수 있도록 해야겠군 하고 맘 먹었다. 그런데 행사를 하루 앞두고 서울광장의 봉쇄가 풀린 것과 함께 청계광장에서 인권영화제가 상영되는 것 또한 허용되었다.
그래서 약간은 열의가 떨어졌는데, 그 열의를 떨어뜨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들이 있었다. 아니 조금만 일찍 용기를 냈어도 되었는데... 아무튼 오늘은 청계광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물론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항상 일들은 겹쳐서 찾아온다.
그나저나 인권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수고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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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사(死) 정면돌파! (한겨레21 2009.06.05 제763호, 김미영 기자)
[레드 기획] 인권영화제, 서울 청계광장서 6월5일부터 3일간…
실질적인 영화제 검열 반대, 접근 차단되면 프로젝터 상영
촛불이 타올랐던 광장이 인권의 소중함을 알리는 놀이마당으로 변한다. 지난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렸던 인권영화제가 올해 청계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인권영화제가 열리는 6월5일부터 7일까지 영화 스크린이 서울 청계광장의 밤을 밝히며 사람들에게 놀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의 주제는 ‘표현의사(死)-나는 영화, 자유를 찾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표현의 자유’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사회적 약자에 주목해온 영화제답게 빈곤층·성소수자·장애인 문제 등을 담은 국내외 영화들을 상영할 계획이다. 영화제 총기획을 맡은 인권운동사랑방 김일숙씨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꽃을 피우기 위한 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 인권영화제는 심의받지 않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 빈곤·여성·노동 문제 등을 담은 28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일러스트는 영화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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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작이 늘어난 것과 달리 상영 작품 수는 줄었다. 청계광장을 사흘밖에 쓸 수 없어 7일간 열리던 영화제는 올해 사흘 일정으로 축소됐다. 이 때문에 총 28편의 영화가 한 번씩만 상영된다. 요일마다 각각의 주제로 묶어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라 관심 있는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들을 골라보기에 좋다.
개막작은 용산 참사 문제를 다룬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개발에 맞선 그들의 이야기>다. 개막작을 시작으로 영화제 첫날인 6월5일은 빈곤을 심화시키는 자본과 국가의 모습을 고발한 작품들을 상영한다. 언론단체 ‘민주주의를 위한 버마의 목소리’가 버마 독재 정권의 실상을 고발하는 <버마 VJ>, 등록금 문제를 통해 대학생들의 경제적 빈곤을 얘기하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 등이 볼 만하다.
6월6일의 주제는 ‘평화와 여성’이다. 전쟁의 실상을 고발하는 작품과 성소수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삶을 다룬 영화들이 준비돼 있다. 한 팔레스타인 가족의 일상을 담은 <올리브의 색: 팔레스타인의 일상>, 지난 18대 총선 때 ‘한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후보’로 국회의원에 도전했던 최현숙씨의 선거운동을 기록한 <레즈비언 정치 도전기> 등은 놓치면 후회한다.
마지막 날엔 이윤의 논리로 혹사당하는 노동자들의 삶과 아동노동 착취의 현장을 담은 작품들이 공개된다. 세계 기타 시장에서 판매되는 기타의 30% 가량을 만들어온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부당 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모습을 기록한 <기타 이야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10대 소년들의 이야기인 <어린 광부> 등이 상영된다. 정부의 탄압에 맞서 ‘자립형 공장’을 일궈내는 아르헨티나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기록한 폐막작 <브루크만 여성 노동자>까지 스크린을 채우면 영화제는 끝이 난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인권영화제의 투쟁은 계속된다.
낭만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인권영화제의 거리 상영은 알고 보면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촛불의 작은 불씨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인권영화제는 의미가 깊지만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 마로니에공원에서 청계광장으로 왔듯 내년에는 어느 거리에서 열릴지 불투명하다. 총기획자 김일숙씨는 “영화제를 열 극장이 없어 올해도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촛불의 힘이 모였던 광장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13회째인 인권영화제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의 현장이나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삶을 담은 영화를 상영하며 관객의 인권 감수성을 높여왔다. 관람료는 공짜인 비영리 영화제다. 인권영화제가 지키는 원칙 중 하나는 인권이란 이름으로 모든 심의나 검열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극장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에 따라 영화등급위원회의 사전심의를 통해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한다.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영화는 극장 상영을 할 수 없다. 인권영화제가 극장으로 가지 못하고 거리로 나온 이유다. 그렇게 대학가에서 시작한 영화는 2001년부터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공간을 내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의 도움으로 극장에서 영화제를 열어왔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극장주들이 난색을 표해 지난해부터 다시 거리로 나왔다.
극장 상영을 고집하면 영비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제의 공공성, 적합성 등을 살펴 ‘상영등급분류 면제 추천’(이하 면제 추천)을 하면 사전심의 없이 극장 상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권영화제는 영진위의 면제 추천 자체가 사전심의에 해당한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영화 관계자들이 “현실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는 데 도움이 되는 형식적인 절차 아니냐”고 했지만 영화제 쪽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형식적인 절차가 실질적인 검열이 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영진위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으로 발표됐던 <메조포르테>와 <카이트>가 성적인 노출과 폭력의 강도가 높다며 상영을 불허했다. 김일숙씨는 “이전보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규제도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영화제 주최 쪽은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지난해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영비법 개정 공동행동(준)’을 결성했다. 현재는 최문순 민주당 의원과 함께 영비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6월 임시국회 발의를 앞두고, 비영리 영화제 상영작은 등급 분류 없이 자유롭게 상영할 수 있도록 하는 ‘완전등급제’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를 시민심의위원회가 재심의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법무법인 한결의 박주민 변호사는 “영화 심의 기준이 추상적인데다 등급 분류 판정을 하는 영화기관이 공공기관이다 보니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등급 분류를 만든 목적인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기능에 방점을 두도록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인권영화제는 당분간 거리 상영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세입자처럼 힘이 없어 거리로 내쫓기긴 했지만 거리에서 희망을 찾기도 했다. 지난해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치른 인권영화제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푹신한 의자가 있는 극장 대신 차가운 땅바닥에 앉아야 했지만 사람들의 불만은 적었다. 인권영화제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공감하는 이들도 많이 만났다. 전화위복이다.
올해는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청계광장에서 영화제를 여는 만큼 의미가 깊다. 사전심의에 저항하는 투쟁은 얼마 가지 못할 거라는 싸늘한 시선 속에서도 살아남은 인권영화제가 광장에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건 짜릿한 일이다. 극장이 아닌 거리에서, 온실의 화초가 아닌 잡초처럼 자라온 인권영화제는 청계광장에서 다시 한번 기를 충전받을 생각이다.
하지만 광장 사용의 대가는 혹독하다. 영화제 기간이 축소됐고, 영화 상영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사용하느라 예산은 예년보다 3배 이상 들었다. 줄어든 영화제 기간만큼 영화 상영 일정도 더 빠듯해졌다. 대신 6월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앙코르 상영회’를 연다. 영비법에 따르면 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게 되지만 극장주가 흔쾌히 나서줬다.
행사 당일에 대한 걱정도 많다. 어떤 이유로든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는 걸 겁내는 정부가 평화로운 영화제마저 오해하고 경찰력을 동원할까봐서다. 그래서 영화제 쪽은 만약의 사태도 대비하고 있다. 경찰이 영화제를 집회·시위로 간주하고 전경차로 벽을 쌓아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거나 LED 전광판에서 영화 상영을 못하게 할 경우, 동아일보 옆에서 프로젝터를 이용해 작은 규모로라도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김일숙씨는 “영화를 편하게 상영하는 게 목적이 아닌 만큼 현재의 심의 제도를 계속 거부할 생각”이라며 “영비법 개정 등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인권영화제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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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는 '인터넷 낭인'의 하수인인가?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 2009-06-04 오전 10:04:47)
인권영화제 '청계광장' 사용 불허 통보…<독립신문> 지시?
인권단체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제13회 인권영화제는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계광장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3일 인권운동사랑방에 공문으로 장소 이용 불허를 통보해 왔다.
인권영화제 측은 "공단에서 '청계광장이 시민단체들의 집회 장소로 쓰여 부득이하게 시설 보호 필요성이 있어서 당분간 광장 사용이 어렵다'고 통보했다"며 "인권영화제를 위해 지난 2월에 광장 사용 신청을 했고, 150만 원 가량의 사용료도 지불한 상태에서 이틀 전에 느닷없이 장소를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에 황당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 3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번주에 청계광장에서 계획됐던 행사가 다 취소됐다"며 "어차피 해봤자 광장 주변에 경찰 차벽이 서 있어서 행사하는데 지장을 초래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행사보다도 시국이 더 문제인 상황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사람이 많이 모이면 그런 상황이지 않나"라며 장소 이용 허가 취소가 행사 내용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경찰버스가 없어졌는데도 여전히 공단의 인권영화제 개최 불허 방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방침이 단순히 행사의 편의를 위한 조처가 아니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통보 며칠 전인 지난 1일 보수 성향의 인터넷신문인 <독립신문>은 "도심거리서 '反이명박' 영화제 열린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싣고 "이른바 촛불 진영이 현충일 기간중 서울 도심거리에서 '13회 인권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하루 뒤인 지난 2일, 경찰은 인권영화제 사무실로 연락을 했다. 주최 측은 "지난 2일 서울경찰청 정보과에서 전화가 걸려왔다"며 "불허해도 강행할 것이냐고 묻는 전화였고, 이후 하루만에 공단에서 불허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공단에서 불허를 결정했다고 해도, 주최 측이 아닌 경찰에 먼저 알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허 통보 과정에서 경찰과의 합의가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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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강행”…서울시는 불허 (레디앙, 2009년 06월 04일 (목) 13:00:46 손기영 기자)
5일 저녁 청계광장서 개막식…“인권은 허가받지 않는다”
인권운동사랑방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5일 저녁부터 청계광장에서 예정된 ‘제13회 인권영화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이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시국관련 시민단체들의 집회장소 활용 등으로 부득이하게 시설보호 필요성이 있어 당분간 청계광장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이유로 ‘광장사용 허가 취소’를 통보했으며, 주최 측은 4일 오전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은 4일 오전 10시 30분 청계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영화제를 마치 시국 관련 집회로 인식하는 모습이 우습다”며 “전세계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다루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언제까지 시국과 공안의 시각으로 볼 것인가”라며 시측의 광장 사용허가 취소방침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목소리를 ‘반정부’로 규정해버리고 공안정국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가치조차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은 인권영화제 탄압을 통해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지회견에 참석한 유성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감시와 탄압이 곳곳에 도사려 있는 이명박 정부 시대에 인권영화제가 어려움에 부딪힌 것은 너무도 당연할지 모른다”며 “상영작의 다수가 시국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행사를 불허한다는 것 자체가 엄연한 검열이고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지난해부터 인권영화제는 사전등급분류심의와 사전등급분류심의 면제추천을 거부하며 거리로 나왔는데, 이제는 거리에서조차 영화제를 못하게 막고 있다”며 “결국 자신들이 잘못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막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인권은 허가받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우리가 지킨다”, “인권영화제 우리가 지킨다”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의지를 다졌으며, 이날 오전 청계광장에는 전경버스 7대가 광장 한 편을 봉쇄하고 있을 뿐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이번 인권영화제는 5일 저녁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총 28편의 인권영화가 상영된 뒤, 7일 밤 폐막할 예정이다.
한편, 김명진 서울시설관리공단 광장인수단장은 이날 오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단지 시설물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였지 경찰 측과 협의된 내용은 아니”라며 “내일(5일) 주최 측이 영화제를 강행한다고 하는데, 경찰 측에 시설보호요청 등을 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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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청계광장서 열려…개막작은 용산참사 다룬 작품 (경향닷컴 손봉석기자, 2009-06-05 14:40:16)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인권영화제가 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작됐다. 이번 영화제는 서울시의 갑작스런 행사불허로 개최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4일 밤 늦게 허가를 해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영화제를 준비해 온 인권운동사랑방은 “서울시가 사용을 승인한 것은 불법 집회로 변질될 우려보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에 더 많이 공감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인권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5일부터 7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영화제에서는 빈곤/국가의 날(5일), 평화/여성의 날(6일), 아동/노동의 날(7일) 등 매일 3개 테마로 나눠서 해외 16개국 12편과 국내작 11편, 비디오 섹션작 5편 등 총 28편의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인권영화제는 1996년 1회 시작부터 사전검열을 거부하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오며 영상 표현자유에 중요한 역활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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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모인 자원활동가들의 '힘' (참세상, 인권오름, 명숙 / 2009년06월05일 9시43분)
[느껴봐~인권영화제]① 인권영화제가 궁금하다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권영화제 홍보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북극곰이라는 별칭의 자원활동가는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아무래도 재정 부족과 ‘거리상영’ 이라고 한다. 돈이 적다 보니 전문가에게 맡기지 못하고 직접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홍보물 제작도 돈이 덜 들도록 해야 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새 정부 들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영비법)을 들먹이며 영화진흥위원회의 등급심의 면제추천을 받지 않는 인권영화제에는 영화관을 내주지 않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다 보니 작년부터 ‘거리 상영’을 하고 있다. ‘거리상영’이라 돈과 품이 더 많이 드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거리 상영’을 하면 관객들이 영화 관람을 안정적이고 편안한 공간에서 하는게 아니라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 햇볕이 유난히 쨍하거나 비가 오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권영화제 총 기획하는 김일숙 씨는 거리 상영으로 상영이 더욱 부담스럽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권영화제 초기부터 외쳐온 ’표현의 자유‘를 놓을 수 없어 거리 상영을 할 수밖에 없다. 2년째 거리상영 영화제를 총 기획하고 있는 그녀는 심의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인권영화제는 지금까지 영화제가 등급심의 면제를 위해 국가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상영등급분류면제를 위한 추천을 신청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영화관 측이 영화진흥위원의 추천 없이는 인권영화제에 영화관을 대관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문제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입니다. 영화제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는 모든 영화는 상영등급을 분류 받도록 하고 있어요. 면제조항은 있으나, 법률이 허용하는 면제는 국가 기관이 추천하는 것을 주요하게 봐요. 인권영화제는 이러한 예외조항을 포함해 모든 영화에 대한 등급분류심의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 한다고 봐요. 실제 2001년 타영화제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추천을 받지 못해 상영예정이었던 영화제에서 2편의 영화가 상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어요. 분명한 국가 검열이지요. 비영리영화제나 비영리 영화는 사전 심의 없이 자유롭게 상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권영화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영훈 활동가는 이번 인권영화제를 다음과 같은 말로 초대한다. “작년 촛불 1년 이후 표현의 자유를 더욱 억압하고 있는 현실에서 13회 인권영화제는 남다르게 다가와요. 그래서 주요 타이틀도 ‘표현의사(死), 나는 영화, 자유를 찾다’입니다. 6월에 는 미디어법 개악 등 언론탄압이 심해지는 현실이어서 더욱 그렇지요. 더구나 이번 국내작품은 용산 살인진압, 콜트콜택, 등록금 문제 등 현재 진행형인 인권사안을 다룬 영화가 많아 관객들과 함께 한국인권현실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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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자', 1회 인권영화의 추억 (참세상, 인권오름, 류미례 / 2009년06월05일 9시52분
[느껴봐~인권영화제]② 인권영화, 세상을 움직이다
종로구청에서는 ‘비디오’라는 이유로 영화제 개최 불가판정을 내렸고 어렵사리 물색한 이화여대의 관할구청인 서대문구청에서도 행사 중간에 ‘공연법상의 신고 의무 불이행’이라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법안을 들이대며 공연중단 명령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행사 기간 내내 “지금 그런 행사 허락하는 학교가 어디 있느냐?”는 교수들과 교육부의 압력으로 행사요원들은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밤잠을 설쳐야했다. 인권을 주제로 한 소박한 영화제에 그렇게나 많이 쏟아졌던 압력들은 그렇게 다시 한번 이 나라의 인권지표를 확인시켜주었다.
영화제를 위한 영화제가 아닌,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인권'을 가르치기 위한 치열한 '운동'으로서의 영화제. 이것은 인권영화제가 1회 때부터 지켜온 자리이다. 그래서 강산이 10년도 변하고도 남은 지금, 여전히 인권영화제를 치러내는 일은 고되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전검열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관할 극장이 없는 것이다.
꼬박 하루를 앓고 나서 영화를 보았다. 고문에 못 이겨 동료를 팔아버린 과거 때문에 18년 동안 영혼까지 망가져가며 죄책감에 빠져있던 프락치 마르샤 메리노의 이야기 <배신의 시간 속에서>. 영화를 시작하며 감독은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고통없이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가.” 그리고 덧붙인다. “1990년대의 칠레는 망각이라는 이상한 병에 걸려있다”고.
1996년에도, 그리고 지금 2009년에도 이 두 문장은 여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나는 여전히 그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 채로 고통스럽게 과거를 회상하고 있고 2009년의 이 도시는 너무나도 많은 죽음들을 쉽게 잊고 있다.
그 망각들을 인권영화제는 화들짝 깨뜨린다. 내 앞에 펼쳐진 세상만이 전부라고 믿고 싶은 안일한 내게, 인권영화제는 빨간 약과 파란 약을 펼쳐 보이던 모피어스처럼, 진짜 세상을 보라고 말해준다. 덕분에 나는 살아남았고 해마다 인권영화제에 보내고 싶은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 1회 영화제 때의 그 속삭임을 지금도 나는 가끔 되뇌어본다. ‘잊지 말자’, 그래 “잊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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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 세상을 움직이는 힘 (참세상, 인권오름, 루트 / 2009년06월05일 10시05분)
[느껴봐~인권영화제]③ 울림과 떨림의 현장
사회운동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사회를 바꾸는 것이자 동시에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제도와 정책이 아무리 바뀌어도 사람이 바뀌지 않고는, 또한 사람들의 열망이 모여 바꾸어 낸 것이 아니고서는 오래가기 힘들다. 사람들의 열망이 모여 바뀌어도 그것이 내면화되고 문화화되어 그 사회의 전통이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더 직접적으로 현실의 문제를 경험하거나, 변화를 위해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거나,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이뤄가는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떨림을 얻는 것이 아닐까! 인권영화제는 바로 이런 울림과 떨림을 주는 자리다. 13번째가 되는 동안 탄압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 영화를 보며 인권을 느끼고, 마시고, 자신들의 일상으로 챙겨갔다. 어떤 구호보다 부당함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사람들이 몸속부터 인권의식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니까. 인권영화제는 바로 사람들의 피부 속, 심장 속을 헤집고 들어갔다. 문화라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활의 패턴을 바꾸고 다른 패러다임을 삶 속에 옮겨 심어주는 것.
올해도 어김없이 인권영화제의 날이 다가왔다. 터무니없는 규제들을 양산하는 정부가 인권영화제를 거리를 내몰았다. 하지만 세상은 뜻대로만 되진 않는다. 정부의 의도는 영화제를 못하게 괴롭히는 것이었겠지만, 인권영화제는 덕분에 성큼 인권의 주체들 바로 시민들의 거리로 더욱 가까이 가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봐, 너희가 한 짓을! 들풀은 밟을수록 더 처연히 일어선다는 것을!!”이라는 외침을 검열로 막으려는 저들에게 일갈해주는 일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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