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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야 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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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지가 전진 홈페이지에 올린 아래 글을 보고 몇 지점에서는 핵심을 비켜간 것 같지만, 많은 지점 동의한다고 하면서 몇 가지 의견을 주었다.

지난 1년이 준비위였다는 것이고, 이런 글을 총회 전에 제출했으면 좋았겠다는 것, 문제제기를 했으면 본인부터 홈피에서는 실명으로 바꾸었으면 한다는 것, 그리고 총회자료를 대외비라고 한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 등이다.

 

그래서 이에 대해 답변글을 댓글로 달았다.

 

코멘트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것에 대해 답변을 해야겠네요.
 
1. 준비위였음을 감안해야 함을 이해합니다. 비판적인 문제제기가 있을 때마나 나왔던 말이지요. 하지만 (준)자를 뗀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달라질까요? 일단 출범한 이상 그 자체로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준비위여서 부족하다고 하면 전진에 참여한 동지들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것은 무엇이 됩니까? 준비위라서 부족한 것은 회원들에게 자기변명꺼리는 될지언정 외부에 대한 타당한 답변은 되지 못합니다. 전진에 아직도 소위 '여당의식'이 있다고 조소당하는 것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2. 이런 평가의 글을 총회 전에 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고민만 하고 외화시키지 못했지만, 회원으로서 조직에 대한 평가와 비판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은 분명 잘못한 것이지요. 하지만 총회 후에라도 회원들의 의견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본문에서도 썼듯이 아예 침묵하고 있는 것보다는 뒤늦게나마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총회를 마치고 나서 생각난 것도 있구요.

3. '홈피에서는 실명으로 하자'는 제안은 논의할 꺼리라고 봅니다. 저는 온라인에서의 정체성과 오프라인(현실공간)에서의 정체성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인지 알면 되는 것이죠. 저에 대해 관악구위원회의 ㅇㅇ이라고 아는 사람보다는 당홈페이지 당원게시판과 진보누리, 민지네 등에서, 그리고 제 블로그에서 '새벽길'이라는 대화명으로 아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그렇구요.

제 주장은 모든 회원의 이름을 실명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요 활동공간에서 하는 것들을 다른 회원들이 알고 지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실명까지 모두 할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이름으로 전진의 주요활동을 하는 동지들의 경우, 이를테면 전진의 중앙위원급들까지는 회원들이 그 활동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조직의 지도부를 형성하는 상임위원 동지들이 이전에 무슨 활동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덧붙여 인터넷문화에 전진 동지들이 익숙해졌으면 합니다. 전진도 인터넷상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터넷실명제에 관한 사항, 저작권과 관련된 사항, 인터넷 poll(여론조사), 포털사이트의 댓글문화, 인터넷 폭력 등이 그런 것입니다.
 
4. 총회의 자료에 관한 것은, 제가 잘못 들었는지 모르지만, 총회자료집 가운데 글의 필자가 나와 있는 문제 등으로 공개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언급한 것입니다. 이런 것도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진의 상임위원회나 집행위와 관련하여 이런 저런 말이 나오더라도 애정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시고,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을 쓴 다음에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나온 아래 글이 나에게 아프게 박혔다. 내가 바로 피해야 할 사람에 속한 것은 아닌지 해서이다. 내 자신이 항상 주변부에 있다는 핑계로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는지 뒤돌아본다. 물론 나는 외부인이 아니라 전진이라는 조직의 내부인인 만큼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보다 자기비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시선이 외부인의 것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지만,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조건이 안타까울 뿐이다.

 

피해야 할 사람

새로 일을 시작할 때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고 남에게도 그런 것을
강요하는 사람이야말로 피해야 할 사람들이다.
의외로 안 된다는 타령의 주인공은 가까운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 90% 이상이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만약 그들이 하자는 대로 했다면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이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안 된다는 의식을 퍼뜨리는 사람은 날카로운 흉기나
마찬가지다. 대부분 이런 일들이 '사랑'이라는
명분하에, '아낀다'는 미명하에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음을 유의해야하겠다.
 
- 김정하의《슬로 석세스(Slow Success)》중에서 -

 

*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어린 묘목'과 같습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흉기'를 들이대면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꺾이거나 시들고 맙니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깊이있게, 그리고 오래 지켜보며, 용기와 희망의 물을 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2006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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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4 16:36 2006/04/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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