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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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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어제 군산 새만금 방조제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기사를 보고, 4.3 위령제에도 가지 않았던 그가 단지 준공식에 참석하려고 그 행보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역시나 1타2피로 귀경길에 현충사를 들리셨단다. 아마 이러한 방문계획 역시 그의 머리에서 나왔을리는 없고, 전날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서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 참배하는 쇼를 보여준 후 후속타를 기획한 측근의 발상일 터이다. YS의 방문 이후 15년만에 현직대통령이 방문한 셈인데, 누리꾼들은 이를 보도한 미디어다음의 연합뉴스 기사 댓글에서 그 쇼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건대, MB는 향후 되도록 언행을 하지 않는 게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이순신장군 영정에 참배하면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글을 남기자, 누리꾼들은 댓글에서 '죽어야할 사람은 살고, 살아야할 사람은 죽고'란 뜻이라고 하고, (정치적으로는 썩 바람직하진 않지만) '군필즉생, 미필즉사'가 타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http://j.mp/cXogTJ

 

예전 군사정권 때는 매년 4월28일을 충무공탄신기념일로 정하고 이를 기리도록 했다. 그리고 그날에는 "보라 우리 눈 앞에 나타나는 그의 모습, 거북선 거느리고 호령하는 그의 위풍~"으로 시작하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노래를 불러야 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세뇌교육의 흔적... 그로 인해 이순신장군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서 조금 중화되었다.

 

사실 나에게 4월 28일은 김세진, 이재호 열사가 산화한 날로 기억된다. 벌써 20년이 지났고, 그 현장에 있지도 않았지만, 한국사회에서 미국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었던 그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지 않나 싶다.

 

이 글과 관련하여 예전에 네이버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겨온다. 

 

을님의 블로그인 을의 놀이터에 갔다가 불멸의 이순신에 관한 글이 있어서 덧글을 달고 김에 엮인글을 쓰게 되었다.

 

나 또한 불멸의 이순신 매니아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보다가 재미 없어서 보지 않았는데, 이순신이 함경도에서 근무할 때부터 다시 보게 되었다. 지금은 거의 빠짐없이 보고 있는데, 주말에 보지 못하면 화요일 KBS드라마채널에서 재방송을 할 때 보게 된다. 하지만 김훈이 이 드라마를 씹었다는 게 생각나서(참고, 김훈과의 인터뷰) 외부로는 이 드라마를 즐겨본다는 내색을 별로 하지 않고 있었는데, 글을 약간 길게 쓰려다 보니 밝히게 되었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은 김훈의 [칼의 노래]와 김탁환의 [불멸]을 원작으로 한다고 한다. 전자는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많이 다루었고, 이순신의 어린시절 얘기에서부터 함경도 경험 등은 김탁환의 [불멸]에서 가져온 듯 하다. 헌책방에 있길래 둘다 사두었는데, 드라마를 보다가 그 다음 장면이 궁금하면 꺼내보곤 하였다. 저번주 토요일에는 [불멸]을 아예 1권 마지막부터 3권까지 한번에 읽어버렸다. 전지적 관점에서 각 인물들의 입장에서 서술을 하고 있는데, 그럴싸하다. 김탁환의 불멸은 재작년엔가 6권짜리 다시 나왔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이순신과 원균에 대해 다르게 묘사했을지 궁금하다. 초판에서는 이순신을 깎아내리고 원균을 지나치게 높게 본다고 하여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 참조된 글에서 소설가 송우혜님은 드라마도 그렇지만, 원작소설들도 만만치 않게 이순신을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탁환의 [불멸]과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원균 올리기와 이순신 깎아내리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나는 그래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대해 더 감동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게 무협지에 나오는 주인공이 아니고 무엇이랴. 솔직하게 위 엠파스 블로그에 연결된 송우혜님의 글은 문구 하나하나에 얽매어 너무 꼬투리를 잡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역사가 왜곡되어 전달되는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그렇게 왜곡을 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들며, 아직 확실한 판단은 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이순신을 비하한다기 보다는 인간으로서 이순신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는 데 한 표를 주고 싶다.

 

우리들은 교과서를 통해, 위인전을 통해 어느 정도 이순신에 대해 알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순신 열풍이 불어 이에 관한 각종의 책들이 출간되었고, 사람들도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드라마가 그렇게 심하게 왜곡을 하는 것이라면 아마 시청거부운동이라도 일어나지 않았을까 싶은데, 오히려 나같은 이들을 드라마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위에 시청자들이 꽤 된다.

 

나만 하더라도 내일을 여는 역사 2004년 겨울호(제18호)를 사서 거기에 '시대에 비춰진 이순신'이라는 기획글을 보았다. 거기에는 오종록, [보통 장수에서 구국의 영웅으로 - 조선후기 이순신에 대한 평가], 이덕일, [일본 축출의 영웅에서 군사정권의 성웅으로, 다시 인간 이순신으로], 장학근, [군사전략가 이순신이 우리에게 준 교훈] 등의 글이 실려 있다. 이만하면 최소한 드라마를 보면서 균형을 잃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자격은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드라마에서 지적할 것은 동인들 중에서 유성룡을 너무 높게 평가하고, 윤두수로 대표되는 서인을 깔아뭉개는 것이다. 송강 정철도 정치협잡꾼으로 그려진다. 이런 흐름이 최근 역사학계에서 제시되고 있다손 치더라도, 율곡이 서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간 지나치지 않은가 싶다. 다행히 가면 갈수록 윤두수 또한 나름대로 사려 깊은 인물로 그려지더라. 사실 세상이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구별된다는 것은 동화책에나 나오는 소리이고(요새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ㅇㅇ 동화], 이런 식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도 꽤 나온다), 지나치게 세상을 단순하게 보는 것 아닌가?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항상 정당화되고 옳을 수는 없는 것처럼 성웅 이순신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을님의 블로그 관련글의 덧글에서도 말했지만, 지금의 이순신 열기는 과거 군사정권 때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 때는 초딩들도 4월 28일인가 '이충무공 탄신 기념일'이 되면 기념식을 하고 노래를 외워야 했다. 그렇게 어릴 때 주입된 노래들의 가사는 여전히 다는 아닐지라도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세뇌라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노래"(제목이 맞나? 너무 긴데... 당시에는 옛날 사람들은 다 충무공식으로 이름이 두개인 모양이다 했다.)의 가사는 대충 이러했다.

 

보라 우리 눈 앞에 나타나는 그의 모습,

거북선 거느리고 호령하는 그의 위풍,

일생을 오직 한길 정의에 살던,

그이시다 나라를 구하려고 피를 뿌리신 그이시다.

충무공 오 충무공 민족의 태양이시여, (북쪽에서 떠받드는 그 분이 생각난다. ㅋㅋㅋ)

충무공 오 충무공, 역사의 면류관이여... (맞나?)

 

정확한 가사인지 모르겠지만, 대충이라도 생각해내는 이 대단한 기억력을 보라. 왜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못하고 쓸데없는 것만... ㅡ.ㅡ;; 역시 세뇌란 무섭다.


참, 김완이라는 사람의 캐릭터에도 관심이 많다. 이순신 장군의 휘하 장수들 중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맛깔스럽게 사용하는 인물로 나온다. 요새 한참 뜨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와 관련된 사건들이 많이 드라마에 나온다. 

어릴 적 할아버지가 "우리 집안은 양반집안이여. 너는 김수로왕의 몇대손이고, 김유신 장균의 몇대손이며, ㅇㅇ김씨 사ㅇ파인데, 큰집은 영암 화소에 있으니 나중에 제사 모실 때 가봐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에 덧붙여 집안의 인물 중에 김 완 장군을 언급하셨던 것을 기억한다. 그 김 완장군이 [불멸의 이순신]에 나오는 그 김완인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니까 더 재미나게 다가온다. 다음회는 3월 12일 (토요일) 9시 반이다. 보완: 불멸의 이순신에 나오는 김완은 내 선조와는 동명이인이었다. 네이버 등의 온라인백과사전 검색에 걸리는 사람이 내 할아버지뻘되는 이인 듯하다. 드라마의 김완은 본관이 경주이다.

 

내일 2006년 4월 28일은 김세진, 이재호 열사가 신림4거리에서 “반전반핵 양키고홈” “미제의 용병교육 전방입소 반대”를 외치며 분신하며 쓰러진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이번 주 한겨레21에서는 특집으로 두 열사의 뜻을 기리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두의 열사가 아닌 반미 자주 통일을 외치는 그들만의 열사로 전락하였는지 모르겠지만, - 아래 한겨레21 기사의 89년 4월 28일 열렸던 분신 3주기 추모집회에 걸렸던 만장에도 보이듯, "열사의 시신 안고, 가자! 축전의 도시 평양으로"라는, 되도 않는 구호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물론 여기서 열사는 이철규, 이내창 열사였다 - 두 열사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지금도 유효하지 않을까.  

   

이성지 작사, 작곡으로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의 [메아리 A Tribute to 1977~1996] 앨범에 윤선애의 목소리로 실린 <벗이여 해방이 온다>는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추모곡이다. 사실 같은 윤선애의 음성이지만, 민문연의 음반에 실린 곡보다는 더 낯설게 느껴진다. (2006. 5. 21. 추가. 연세대 총학생회에서 만든 [한열아 일어나라!!] 음반에서도 윤선애의 목소리로 실려있다.)

 

한열아 일어나라!! - 벗이여 해방이 온다
 

그 날은 오리라 자유의 넋으로 살아
벗이여 고이가소서 그대 뒤를 따르리니
그 날은 오리라 해방으로 물결 춤추는
벗이여 고이 가소서 투쟁으로 함께 하리니
 

그대 타는 불길로 그대 노여움으로
반역의 어둠을 뒤집어 새날 새날을 여는구나
그 날은 오리라 가자 이제 생명을 걸고
벗이여 새 날이 온다 벗이여 해방이 온다  

그대 타는 불길로 그대 노여움으로
반역의 어둠을 뒤집어 새날 새날을 여는구나
그 날은 오리라 가자 이제 생명을 걸고
벗이여 새 날이 온다 벗이여 해방이 온다
벗이여 새 날이 온다 벗이여 해방이 온다 

  

그리고 지금은 부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 20년이 다된 노래를 지금까지 부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 두 열사를 떠올리고자 한다면 <반전반핵가>를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이 곡은 박치음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북핵문제와 연결되어 의도적으로 기피된 노래가 되었다. 아래 노래는 광주지역의 노래패였던 [친구]가 부른 것인데, 가사 뒷부분의 가락이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이는 전국적인 공동투쟁의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았던 시대적 산물의 결과로 보이는데, <동지가>가 80년대 후반 제각각이었던 것과 비슷하다.
   
친구8집 - 반전반핵가
 
반전 반핵! 양키 고 홈!
제국의 발톱이 이 강토 이 산하를
할키고 간 상처에 성조기만 나부껴
민족의 생존이 핵폭풍 전야에 섰다
이 땅의 양심들아 어깨 걸고 나가자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이 목숨 다 바쳐
해방의 함성으로 가열찬 투쟁으로
반전 반핵! 양키 고 홈!
    
한겨레21의 기사가 왜 오늘 내 눈에 띄었을까. 쩝... 
 

 

김세진·이재호는 아직도 묻고 있다 (한겨레21 2006년04월26일 제606호, 정인환 기자)
1986년 4월 28일 아침 9시 불꽃처럼 던져진 의문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그들이 분신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평택의 농민들은 변함없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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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8 03:14 2010/04/28 03:14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jocular 2011/04/29 10:42

    공의
    난중일기를 직접 읽으실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박정희니, 전두환과는 직접상관이 없고, 노무현이니,
    김대중과도 상관이 없지요.

    한 인간으로써의 이순신..
    KBS드라마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역시 직접당신이 쓴 난중일기를,
    또는 직역한 것이 있을 수도 있으니 . . .,

    드라마의 주인공은 실제의 인물이 주는 인상과는 너무
    거리가 먼 것으로 저에게는 생각되더군요 . .

    ref. http://kr.blog.yahoo.com/yujc@ymail.com/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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