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아보니 벌써 한달째 설사를 계속 중이다. 어제야 병원에 갔는데 이것저것 묻고 배 몇 번 눌러보더니 별거 아니라고는 하는데..
당분간 굶으라고 해서 굳어버렸다.
굶기 싫으면 미음이나 죽을 해먹으라는군.
그런데 그 말을 듣는 딱 그 순간부터, 배가 무자게 고프기 시작했다.
어제는 노동넷 가서 일을 했는데
거기 가스렌지가 고장이 났네. 전자렌지도 없다.
결국 편의점에서 죽을 사먹었다. 죽 가게가 있긴 있는데 가격이 만만찮았던 걸로 기억나서 패스
하지만 그런거 먹고 만족하려면 열개는 족히 먹어야 할 거 같고...
결국, '뭐든지 잘 꼭꼭 씹어 먹으면 되겠지. 백번 씹어주자' 하고
밤 10시에 떡볶이를 사 먹었다. 그리곤 어제 밤새 일하고 아침에 본집으로 돌아와서 자고 일어나니
다시 설사..
흑. 결국 미음을 만들어 먹는데 당최 씹는 느낌이 없으니 허젆다.
수박이 있길래 먹으려니까 설사엔 과일이 안 좋다고 해서 그것도 못먹고...
미음에 조선간장 몇방울 떨어뜨리고 물김치 국물, 된장찌개 남은 국물 몇방울 넣으니 맛은 괞찮으나
역시 먹어도 먹어도 그렇게는 속이 허전하다.
난 옛날 주위 사람들이 동조 단식이다 뭐다 할때도 그것만은 못하겠다고 했는데
아... 먹고 싶은 걸 맘 놓고 못 먹으니 사는게 우울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