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자전거

자전거
지각생님의 [달린다 ] 에 관련된 글.


아아, 잘 들립니까? 여기는 서천의 한 PC방입니다.
미련 삽질로 시간을 보내 어제 늦게야 서울을 벗어나서, 공주에 도착한 시각이 6시 반. 밥먹고 출발한게 7시입니다.
예정보다 네다섯시간이 늦었죠. 목표는 부안에 오늘(목) 해가 지기전에 도착하는 것. 그러려면 위험하더라도 야간 라이딩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첫 홀로 여행의 외로움을 두세배로 증폭시켜줄 야간 라이딩이 시작됐습니다. ㅠㅠ


원래는 공주 터미널에 도착하기까지 책도 읽고, 지도 보며 코스를 다시 머리에 입력하고, 이번 여행에 대한 그림을 그려볼까 했는데, 터미널에 도착할때까지 음악도 없이 신나게 헤드뱅잉하며 잠만 잤습니다. 그럴 것이 출발하는 날 아침까지 일을 하고, 이것 저것 챙긴다고 몇 군데 들르고, 또 뭘 빠뜨려서 되돌아가고 이러느라 출발 전부터 꽤 많은 거리를 달리며 땀을 뺐기 때문입니다. 날씨도 푹푹 찌고, 배낭을 맸더니 등은 축축하고, 마음만 급해 디립다 힘줘가며 페달을 밟아 다리에 무리가 가고... 공주 터미널에 도착해서 어부어부 정신차리고 빠진거 없나 확인하며 짐을 챙겨 내리고, 자전거를 빼 바퀴를 끼고 나니 약간 멍합니다. 바퀴를 끼우고 짐을 챙기고 있자니 혼자라는 느낌이 팍 듭니다. 시작부터 이럴 줄이야..

아.. 또 이러다 늦겠다. 자세한 얘기는 담에 하고 -_-

지각생이 잡은 코스는 공주에서 40번 국도를 타고 부여, 부여에서 4번 국도로 서천에 이르는 것입니다. 백제큰다리를 건너며 금강을 봤는데 참 아름답더군요.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배터리 충전이 안돼있어 실패 -_- 비가 한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얼마나 올지, 내 페이스가 어떻게 유지될 지 가늠할 수 없으니 일단 공주에서 밥만 먹고 구경은 다음으로 미루고 부여로 달립니다. 가다 보니 무령왕릉도 있고, SERI PARK 동상도 나오고 하던데, 잠시 머무를 틈도 없이 내처 달렸습니다.

길은 잘 뚫려 있더군요. 하지만 지각생의 컨디션이 생각보다 더 안좋았습니다. 당최 속도도 안나오고 덥고 힘만 듭니다. 이게 혹시 "혼자" 달리는 효과일까요? 생각해보면 그동안 늘 같이 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마음껏 달린 건 아니지만 그들과 함께 달릴때는 거의 힘든 걸 느낀 적이 없는데.. 이렇게 가다 보니 금방 어두워지고, 빗길에 어둠에 혼자, 체력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 부여까지 앞으로 20km, 아까 한참 전에 21km 라고 한 거 같은데 왜 이리 줄지 않는거야. 어떻게든 부여까지만 가서 거기서 쉬어야 겠다고 악착같이 힘을 내 달립니다. 누군가 같이 달리고 있다고 상상하며 달립니다. 힘든것 보다 외로움이 더 견디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한참 더 달리고 나서야 온전히 달리는데만 집중하고 힘들다는 느낌, 외롭다는 느낌도 가라앉던데, 처음에는 아주 괴롭더군요.



흠. 기다리던 re 님의 문자가 왔군요. 닥치고 사진이나 몇개 올리고 출발하겠습니다. :)  오늘 저녁에 다시 업뎃하겠삼!!





이거 아세요? 혼자 밤에 달리고 있다보면, 어디선가 들리는 개 짖는 소리도 반갑더군요! 그래~ 나 여기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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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8 11:57 2007/06/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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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6/28 18:51 | DEL
지각생님의 [반딧불 자전거] 에 관련된 글. 자전거에 포옥~ 빠져있는 re에게, 자전거를 타고 군산까지 달려와준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지각생'! 만나기로한 장소인 시청에 먼저 도착해서, 언능 군산관광지도를 챙겨놓고 달려올 지각생을 기다렸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군산에 도착해서, 점심을 같이 먹지는 못했지만, 끈적하고 더운 날씨를 날려줄 소바냉면과 검은콩국수를 대접했다. 채식하는 지각생에게 딱 맞는 메뉴였다
re 2007/06/28 12:03 URL EDIT REPLY
우헤헤~ 저도 어제 '야간 라이딩'했어요.ㅋㅋ(생전 처음으로!)
이따봐요~~
디디 2007/06/28 12:08 URL EDIT REPLY
비 많이 왔는데 괜찮은가. -_- 조심혀!
su 2007/06/28 12:18 URL EDIT REPLY
비온다. 메롱
삽질쟁이 2007/06/28 13:52 URL EDIT REPLY
와......쩝...멋집니다...^^
가시연 2007/06/28 15:18 URL EDIT REPLY
크, 수고혔어요~
re 2007/06/28 16:44 URL EDIT REPLY
더위를 뚫고 달려온 지각생에게,
시원한 소바냉면과 콩국수를 사드렸다지요~

지각생보다 지각생의 자전거를 더 반기긴했지만,
김제/부안으로 향하는 지각생을 열심 배웅했답니다.

사고없이 무사히~
지각생 2007/06/29 00:00 URL EDIT REPLY
[re] 흠. 그랬었군요. 자전거를 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더니만. ㅋㅋ 같이 얘기할 사람 있어 얼마나 즐겁고 힘이 됐는지 모르겠삼 :)

[디디] 비가 더위만 날려버릴만큼 살짝 내려줬다네. 오늘 도로 컨디션은 아주 좋았는데 지각생 컨디션이 더 좌절 orz ㅎㅎ 쌩유

[su] 살짝 비와서 더 좋았다. 메롱~~ (해보자는겨 -_-)

[삽질쟁이] ㅎㅎ 격려 메시지 베리베리 감사 ^^

[가시연] ㅋㅋ 수고랄게요. 다 맘이 땡겨서 가는것이니.. 무자게 피곤하긴 한데 기분은 즐겁삼!
케산/세르쥬 2007/06/29 12:54 URL EDIT REPLY
나홀로 여행의 필요조건: 체력+외로움을 홀가분함과 세계및 자기응시의 기회로 삼을 줄 알기^^
채경★ 2007/06/29 12:55 URL EDIT REPLY
오 조심히 다녀요 위험할텐데
지각생 2007/07/02 09:27 URL EDIT REPLY
케산// ㅎㅎ 뭐 그렇게 거창하게 표현할 것 까지야.

채경별// 걱정해줘서 고맙삼. 안전하게 잘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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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린다

자전거
유럽행 불발의 아픔을 딛고, 그토록 고대하던 "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납니다. :D
하하하하하하하 벌써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지만 즐겁습니다.
공주-서천-군산-김제-부안, 계화도로 3일간.

진보불로거들, 며칠만 참아줘요 (뭘?)
목요일에 "살살 페스티벌" 준비 모임에 많이 와주시고요



"등록"버튼을 누르면 출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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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7 14:47 2007/06/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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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6/28 11:57 | DEL
지각생님의 [달린다 ] 에 관련된 글. 아아, 잘 들립니까? 여기는 서천의 한 PC방입니다. 미련 삽질로 시간을 보내 어제 늦게야 서울을 벗어나서, 공주에 도착한 시각이 6시 반. 밥먹고 출발한게 7시입니다. 예정보다 네다섯시간이 늦었죠. 목표는 부안에 오늘(목) 해가 지기전에 도착하는 것. 그러려면 위험하더라도 야간 라이딩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첫 홀로 여행의 외로움을 두세배로 증폭시켜줄 야간 라이딩이 시작됐습니다. ㅠㅠ 원래는 공주 터미널에 도착
Tracked from | 2007/06/29 00:29 | DEL
지각생님의 [달린다 ] 에 관련된 글. 여기가 어딘가 궁금하시죠? 인터넷으로만 보던, "그레"의 사무실입니다. 그래 그래~환활온 학생들이 있어 함께 술을 마시다 아주 기분 좋게 취해버렸습니다. 오늘이 마침! 마을잔치날이었어요 ㅎㅎ학생들은 내일 전주에 모여, 다시 군산으로 올라간다고 하네요. 지각생도 전주로 가서 버스타고 올라가거나, 다시 군산으로 올라갈 계획이 있었는데 이게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지각생은 원래 말이죠, 그냥 조용히
Tracked from | 2007/07/27 02:46 | DEL
지각생님의 [달린다 ] 에 관련된 글. 이제 다음주에 새만금 가는데, 저번 여행 후기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뭐 미뤄 안될 껀 없는데 아무래도 그때되면 쓸말이 워낙 많아지지 않겠어. 뭐 다들 잘 아시겠지만 한달 전쯤 새만금 자전거 여행을 댕겨 왔습니다. 혼자서. 아는 사람도 없는데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가서 물의를 일으키고 뻘쭘하게 하루 묵고는 올라왔지만, 그래도 계화도에서 보낸 하루는 아주 좋았다. 여기서 새만금 자전거 여행 후기를 마칩니다. (어
케산/세르쥬 2007/06/27 14:58 URL EDIT REPLY
이햐~드디어 지각생도 '홀로 자전거 여행'가는구나!
질렀군,질렀어! 잘했스..ㅋㅋ
버스타고 공주에서부터 출발하는게로군.
(근데 일정이 꽤 기네? 구석구석 다보고올 생각이군 ㅋ)
남이 간다는 얘기만 들어도 신이 마구 나는걸!
꼭 코스 완주하길 바라며 더위먹지 않고 가야해!
여행기 삼삼하게 올려주고! 화이링~
re 2007/06/27 15:32 URL EDIT REPLY
언제 군산 오는지 알려주세요!
아직 안간거 맞죠?
얼굴 안보고 떠나면 완존 삐질 예정! ㅋㅋ
디디 2007/06/27 16:54 URL EDIT REPLY
잘갔다와~!
지각생 2007/06/28 11:24 URL EDIT REPLY
[케산/세르쥬] 이미 더위 먹고 시작했다오 ㅋㅋ 격려 문자 땡큐~!!

[re] PC방 안들렀으면 클날뻔.. ㅎㅎ re 블로그에도 덧글달았는데 저 전화한번 주삼. 010-3032-1248 오늘 2시쯤 군산도착하지 않을까..

[디디] 응. 오늘 회의 잘하구. 가능하면 속도를 내서 빨리 도착해서 사진 찍으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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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자유

잡기장
"랜드 앤 프리덤"을 봤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볼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왜 혁명은 우리 안에서부터 꺾여져 나가는가.

화면을 캡처해놨는데.. 막상 뭘 쓰려고 하니 답답하다. 집에 가야겠다.



"보리밭.." 처럼 여기서도 한때의 동지가 서로 적이 되어 총을 겨누고, 서로를 죽인다. 당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이상보다 "현실(이라는 믿음)"을 택했던 데이빗은 당원증을 찢고 민병대로 돌아간다.





어떤 숭고한 목적도 죽음의 이유는 될 수 없다. 그나마 그 죽음으로 얻고자 했던 것마저 헛되이 만들어 버리는.. 운동의 슈레기들!



이런 식의 결말이 될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래도 답답한 결말. 과연 그때와 지금은 얼마나 다른가?



민병대.




마을을 해방시킨 후 토지의 집단화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 "(독일에서) 혁명을 미루어서 찾아온 것은 히틀러", "혁명은 지금 이순간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것"



모든걸 바쳐 파시스트와 싸운 민병대가 파시스트로 몰린다. 아 욕나온다.

쩝. 집에 가야지. 새삼 분노가 치미는데.. 뭐라 말이 안나온다.
아 놔 이거 괜히 포스팅했잖아! 이미지 만지느라 시간만 들이고 -_-;; 귀찮다.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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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5 22:27 2007/06/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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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6 13:58 URL EDIT REPLY
음. 캐리비안의 압박이.
지각생 2007/06/26 14:21 URL EDIT REPLY
있다가 같이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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