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만히 있으면 안돼.

잡기장
가만히 내버려두면 힘을 가진 쪽이 멋대로 해버린다. 그거에 질질 끌려가거나 싸우다 지치고, 다치고. 한미FTA도 그렇고, 그쪽으로 관심이 쏠린 새 은근슬쩍 처리해버리는 악법들. 그걸 들이미는 쪽이나 얼릉 받아 처리하는 쪽이나. 한국이 정말 민주국가 맞냐? 도대체 뭔데 내게도 영향을 미치는 걸 내 뜻과는 무관하게 계속 처리하는 인간들이 있는거지? 그리고 왜 그들을 말릴 수 없는거지?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파산의 기술"을 봤는데, 끝부분에 민주화 기념 행사를 하는 장면과 지금도 거리로 나서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번갈아 나왔다.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추억에 잠긴 듯한 사람과, 여전히 벼랑끝에 몰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 과연 지금 추억에 잠길때인지.. 올해가 20주년이라고 2년전부터 기획 프로젝트에 부분적으로 참여해오곤 있지만, 정말 이게 추억 놀음으로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정면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거나, 아니면 길게 보고 저변을 확대하는 걸 꾸준히 하거나 해야지. 열받는구만 정말. 통신비밀보호법 관련해서 곧 그만둘 단체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쓰게 됐는데, 당최 이런걸 좋아하지도 않고, 해본 적도 없는지라 써놓고도 도통 맘에 안드는구나. 자료를 찾다보니, 2005년 자료도 나오고, 2000년 즈음의 기사도 나오고 한다. 지금 제대로 안막으면 또 몇년후에 다른 곳 틀어막고 싸워야겠지. 노동자감시 대응 모임이 곧 다시 조직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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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3 17:40 2007/04/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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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성숙해져라 대한민국 정부.

잡기장
악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질환이다. 악플러를 추적하니 초딩이 아니라 뜻밖에도 나이 지긋하고 멀쩡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는 걸 보면, 그게 어떤 개인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걸 말한다. 지금 그게 사람을 죽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 급하게 조치가 필요하다고 해도, 계속 응급조치만 하고 정말 치료는 안하면, 게다가 그 응급조치가 오히려 상황을 나쁘게 만드는 거라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늘 그렇지만 이번에도 충분한 고민과 검토, 밝은 면과 어두운 면에 대한 공유와 토론, 의사 수렴을 거쳐 합의를 통해 일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당장 눈에 보이는 걸 생각 없이 쉽게 만들려고 한다. 누누히 말하고 반대해도 인터넷 실명제를 강행하더니, 이제 인터넷에 거대한 그물을 쳐 놓고, 쉽게 사람들을 낚으려 한다. 통신비밀보호법이라니 이름만 들어서는 좋은 법인데 대체 그 법에서 왜 정작 비밀을 기록해뒀다가 누설하라고 하는 건지 대체 이해할 수 없구나.

그동안 정부중심의 위로부터의, 외형적 성과중심의 성장 정책을 쓰면서 한국의 인터넷 문화가 그 환경에 비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점은 여러차례 지적돼 왔다. 그런게 여실히 드러나고 온 세상이 알게 되게 바로 얼마전에 이슈화된 "공인인증서" 문제, 흔히 "비스타", "ActiveX"문제라고 알려진 것이다. 이미 일찌감치 많은 사람에 의해 문제제기 되어 왔고, 작년부터 조직적인 움직임까지 있었으나 제대로 듣지 않다가 그 난리를 겪었는데, 이제 어떻게 수습이 될 것 같으니 그 교훈을 적어놓은 노트를 또다시 라면 냄비 받침이나 베개로 쓰고 있는 모양이다.

더 이상 통제중심의 정책은 안된다. 저 위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편의적인 발상에서 중요한 일들을 추진하지 좀 말아라. 그런게 당장은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을것처럼 보여도, 그게 정말로 병을 깊게 한다는 것,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로 계속 나타날 거라는 걸 왜 모르나. 현실에서 막히고, 억압된 것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인터넷에서 쏟아져 나오며 부정적인 형태로 배설되기도 하는 건데, 그걸 치유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억압과 통제를 줄이거나 (최소한) 합리화하고, 온라인 활용 문화가 성숙할 수 있는 여건을 계속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미 이런 문제는 정보격차, 정보인권 문제를 다루고 연구하는 정부기관, 연구단체, 시민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처방이 내려진 상태다.

IP정보를 기록해 글쓴이를 추적하는 것은 아주 절실한 필요가 눈에 띄고, 연관된 모든 사람의 동의가 있는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그 단위 자체적으로 관리되는 수준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고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게 인터넷이다. 내가 말한 것이 감시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순간 벌써 자기검열은 시작된다. 글쓴이에게 물리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민감한 내용, 신랄한 표현은 위협받기 시작한다. 관리자는 힘을 사용하려는 유혹에 직면한다. 만일 서버에 모드 기록이 남으면, 설령 호스팅을 받고 있는 공동체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자체 CMS, 프로그램에 기록을 남기지 않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게 된다. 모든 기록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곳에 남겨지고, 그것을 경찰등 사회적 통제기구가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면, 이제 표현의 자유는 한낱 추억의 단어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IP주소를 기록하는 게시판들이, 그 단체, 공동체들이 어떻게 활력을 잃고 죽어가는지는 충분한 사례가 있다.

미성숙한 문화는 미성숙한 통제가 원인이다. 정보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도무지 성숙하지 못하고, 확산되는 기술 환경에서 점점 그 중요성과 위험성이 높아지는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대한 성숙한 고민을 못하는 정부와 행정 관료, 경찰들이 맞지 않는 힘을 갖고 있고, 잘못된 역할을 (스스로)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물론 인터넷 실명제와 같은 근시안적 제도들은 모두 그 자체가 잘못된 배설이고, 하수구를 더 오염시키는 것들이며 그냥 흘려보내면 바다를 온통 오염시킬 잘못된 정책이다. 즉시 전면 백지화하고, 지금까지 해 놓은 미성숙한 조치들을 모두 걷어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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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다~

잡기장
지난 주 목요일로, 2년 반정도의 상근활동을 95% 정리했다. 내가 맡고 있던 "코디" 역할을 넘기고, 외근과 재택근무를 하는 반상근형태로 변환. 일주일에 한번만 나가기로 했다. 왜 이렇게 했냐면 돈이 없으니..-_- 반상근비라도 받으려고. 목표대로 다음주 목요일에 대표자회의를 하게 되면 완죠니 프리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 간만에 늘어지게 늦잠을 잤더니 몸이 개운한게 아니라 오히려 상태가 안 좋아졌다. 역시나.. 사생활 없고, 휴식 없고, 혼자 고요히 있는 시간 없이 지낸 후유증일테다. 며칠동안 푸욱 쉬어 보고 싶지만 바로 다음날이 토요일. 요즘 내겐 주말이 더 빡세다.

어제 밤. 집회 끝나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가까운 데 잘데가 없어 자전거 타고 집에 돌아와 보니 5시 -_- . 기침으로 잠 못 들걸 생각하니 암울했는데 어케 금방 잠들었고, 아침엔 별 어려움 없이 일어나졌다. 기침을 며칠째 심하게 하니 엄니가 도라지를 갈아 꿀에 재여 주시는데 맛이 정녕 좋지 않았지만 기침 하는게 지겨워 깨끗이 다 먹었다. 어떻게든 집에 왔을때 좋은 점은 이런거다.

그렇게 오늘(이제 어제로군) 드디어 처음 맞은 자유의 날! 뭘할까 슬슬 생각해보려는데 전화가 왔다. 사무실이다. 윽, 첫날부터 뭐야. 받아보니 회원단체 방문일정이 잡혔다고 한다. 올해는 혼자 하지말고 네트워킹을 좀 활발히 하자고 해서 하게된 회원단체 방문. 일정이 잡히면 가겠다고 한 곳들이라 좀 허탈하긴 하지만 자유는 약간 미루고 외근 업무 시작. 영업도 뛰고, 전화요청도 받고.. 개발자라며..  -_- 역시 그런거다.

세군데를 돌고, 밥도 먹고, 같이 돌아다닌 사람들과 헤어지고 나니, 이제 비로소 다시 자유. 뭐할까? 늘 가고 싶었지만 내가 바쁘거나 그 사람들이 무지 바뻐 못간 곳에 놀러갔다. 가끔 그곳 사람들과 마주치긴 했으나 놀러간건 오랫만이다. 사무실이 한참 싫을때, 이곳에 계속 정이 가 뻔질나게 들락날락거렸지. 내 집마냥 술처먹고 불쑥 들어가 자빠져 자고 -_- 폐인의 면모를 부족함 없이 보여줬겠다. 영업 뛰고 난 후의 피곤함과 찜찜함으로 약간 쳐져 있었는데, 그곳에 가니 역시,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내일은 10시 국회앞에서 "통신비밀보호법 반대 인권단체 기자회견"이 있다. 몇 사람에게 말은 했는데, 글쎄.. 얼마나 올 수 있을지. 어쨌든, 무슨 일이 있던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할때 개의치 않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자유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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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3 00:24 2007/04/0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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