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활동 - 이제, 다시 시작

사회운동
3일만에 포스트하는데 1주일은 족히 넘은 것 같습니다.

2006 정보운동포럼에 갔다왔습니다. 25,26,27일 2박3일.
모처럼 이틀 연속 9시 이전에 일어나 아침밥을(아주 맛있더군요) 먹었더니 좀 어색하긴 한데 그래도 좋더군요. 하지만 이틀 연속 새벽까지 술 먹고 난 후의 아침이라 잠이 부족해 띠잉~

어디 가서 이번처럼 말을 많이 한적이 없었습니다. 또 이번처럼 열심히 준비한 적도 없었구요. 그래선지 끝나고 났는데 왠지 머엉~합니다. 정리를 해보려고 해도 이번에는 머리속에 맴도는 글타래가 잡히지가 않는군요. 사진도 하나도 안찍고 해서 포스팅을 해야지 하면서도 막막하네요. 글빨도 안서고, 그림도 없으니.. 에고, 그래서 그냥 누군가가 쓰겠지 하고 이번에는 대충 쓰렵니다.

짤막한 소감을 말하자면, 이번의 기획은 아주 괜찮은 시도였다. 그러나 생각대로는 잘 안됐다.. 이정도.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만나 소통을 하려하니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고,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낯설음도 있었던 것 같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평가하실지.. 그럼에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오랫동안 얘기를 했다면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할까요? 앞으로 이런 형식으로 계속 시도가 돼서 생산적인 토론 문화로 발전,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첫째날은 포털과 사용자운동, 웹접근성과 웹표준화에 대한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 상황에서 아주 와닿는, 중요한 주제였기에 높은 관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포털에 대한 감시와 함께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웹접근성과 웹표준화가 왜 중요한지 좀 더 깊이 알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둘째날 기술교육을 했는데 달군님이 블로그/RSS를, 지각생이 위키를, 지성님이 드루팔을 강의했습니다. 제껀 제가 평가하기 그렇고 -_- 두분의 강의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다만 드루팔 설치가 만만치 않구나.. 하는걸 좀 느꼈죠.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기는 좀 어렵겠다 싶더군요. 또 설치후 셋팅하고 활용하는 예도 충분히 보지 못하고..사실 제 탓인데 제가 주어진 시간을 훨씬 넘기는 바람에 밀려서 그렇게 됐습니다. ㅜㅜ 시간 초과하는 사람 밉던데 나도 그럴라.. 그래도 좋게 얘기해 주셔서 그저 감사 ^^;

이후에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서 웹2.0 전반에 대한 강의를 2시간 동안 들었습니다. 쉼없이 듣고 있으려니 전날 마신 술이 다시 올라와 죽겠더군요. 가장 큰 교훈은 역시 이바닥에 여성주의적 관점이 부족한 사람이 많다..는 거. -_- 그분이야 다른 곳에서 늘 하던대로, 통하니까, 분위기 좋게 한다고 여기서도 그랬겠지만, 불편해 혼났다는 거... -___-; 사례를 드는게 왜 다 그모냥인건지.. 두시간동안 고생하셨지만, 그냥 부분적인 아이디어들만 좀 골라 뽑아 활용해야겠습니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제안&브레인스토밍'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나무님의 "사이버 공동체 화폐", 이어서 "독립미디어 온라인플랫폼", NoFTA.tv, "소규모 개인 스트리밍 서버 구축/활용" 등 미디어와 정보통신이 만남, 그리고 정신병자님의 "웹 철학" 제안까지... 사고의 틀을 넓혀 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제안의 의미, 성격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토론하는 분위기가 종종 형성되긴 했지만, 대체로 활발하게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으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시간 안배에 어려움이 있어 일부 주제는 다음을 기약하고 중단하기도 했죠. 이후 계속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구체화시키는게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 채택됐던 주제는 아니었지만 흥분한 지각생이 *^^* 준비해온 회심의 제안을 꺼냈습니다. 그동안 어떤 이슈가 있을때 사안별로 모여 공동의 사업을 기획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모임은 있었지만 상시적으로 만나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기술,정보를 교류하는 자리, 정보통신활동가만의 관점으로 이슈를 바라보고, 말하는, 논의하는 자리가 없는 것 같아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라고, 가끔 만나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반응이 어떨까 우려되어 왜 그런게 필요한지 주구장창 늘어놓았습니다. 자료도 그 전날 밤새가며 만들었구... =_= 근데 다행히도 문제의식에 대해 많이 공감해주시더군요. 힘 받았으니 앞으로 계속 생각을 발전시켜봐야겠습니다. 발표 자료는 포럼 위키에 걸어놓았고,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한번 보시고 의견 주시면 감사 ^^

일단은 ... 이거 준비하느라 소홀했던, 미뤄놨던 일을 처리해야 됩니다. 아... 주위 사람들 보기 적잖이 민망하군요. 당분간은 계속 새벽에 자전거로 퇴근하게 생겼습니다. (삼실에서 자는건 이제 안하렵니다. 아침에 말이 아닙니다 ㅡㅜ) 그리고는, 저 포함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아직 벽이 좀 높아 보이는 드루팔을 좀 써보고 매뉴얼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잘만되면 간단한 사이트는 뚝딱 만들 수 있겠더군요. 활용도가 아주 높아보였습니다. 알아보니 사회단체에서 쓰기 좋게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고, 포럼때도 소개가 살짝 됐는데 CivicSpace 라고, 드루팔에 기반해서 좀 더 설치와 관리가 쉽게 만들어 놓은게 있더군요. 그거 설치해보고 딴 일 하느라 또 중지했는데 한글화는 되는지, 매뉴얼은 좋은게 있는지 찾아보고 없으면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번주도 주말에 이런 저런 행사가 있군요. 놀러가자는 얘기도 많고, 담주로 미루자니 그때도 이런저런일이 많을 것 같고... 하여간 그래도 기분은 전과 다릅니다. 전에는 쌓여 있는 일, 닥쳐올 것들에 암담해 하며 하루 하루 소진되는 기분으로 살았지만, 이제는 그래도 뭔가 해볼만한 걸 찾은 것 같다는 그런 느낌. 될지 안될지는 당연히 모르지만 부닥쳐 볼 만한 게 있고, 또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걸 확인해서 받은 힘과 탄력. 무리하게 준비한 후유증이 혹 덮쳐올 가능성만 조심하면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자~알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6년도 벌써 9월이 코앞이군요. 참 시간 빨리가는군요. 앞으로도 계속 함께 힘내봅시당, 아자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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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8 23:28 2006/08/2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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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8/26 18:38 | DEL
지각생님의 [메일링 진행상황] 에 관련된 글. 딱 일년 전이네요. 작년 정보운동포럼(http://act.jinbo.net/forum2006) 에서,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를 만들자고...
지각생 2006/08/28 23:53 URL EDIT REPLY
포럼 참여하신분덜~ 사진좀 공유해주삼~~
주느 2006/08/29 21:08 URL EDIT REPLY
기둘려 바여 사진 뽑을텡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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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력해진 윈도그

잡기장


더 강력해진 윈도우 비스타,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군요.




새로운 윈도우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들이 돌연변이를 시작했습니다.


바이러스가 숙주 윈도우 컴퓨터를 완전히 말아먹었군요


노란 박스에 넣어 지하 깊숙히 파묻어야 합니다. 그래도 안심할 수 없죠. 방법은 청정 OS를 사용하는 것 뿐입니다.


이제 청정OS로 쾌적한 환경을 누리세요.

-_- 드뎌 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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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5 02:26 2006/08/25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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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2006/08/25 02:28 URL EDIT REPLY
우하하하! 미친듯이 웃었어요 ^-------------------^
달군 2006/08/25 03:11 URL EDIT REPLY
ㅋㅋㅋㅋ
(정보운동포럼...이제서야 준비중;;)
지각생 2006/08/25 03:35 URL EDIT REPLY
re// 바이러스 영향일지 모릅니다 ;) 검사를 ㅎㅎ

달군// 윽, 일이 사람 잡겠군요.(저도 아직 준비중-_-) 위키 손 보신거 좀전에 봤삼 ^^=b
머스타드 2006/08/28 18:48 URL EDIT REPLY
여행이라도 가셨나봐요? 요즘 글이 뜸해요~ ㅎㅎ
지각생 2006/08/28 18:59 URL EDIT REPLY
머스타드// 아, 2박3일간 정보운동포럼 있었거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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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년만에

잡기장
제안, 기획을 위해 골몰하다가 잘 정리가 안되서 잠시 머리를 식히려고 블로그들을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앞에 포스트한 것도 발견하고, 하나 옮겨놓고 보니.. 갑자기 또 근질근질해진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포스팅한게 다 "목적의식"이 강한거다 보니 다음 포스팅에 대한 부담이 나도 몰래 생겼나 보다. 다음엔 또 어떤 "유익한" 걸 올릴까... 어떤 게 다른 사람에게 "유용할"까...

요 며칠 일어난 심경의 변화들이 있다. 그리고 이제 행동으로 옮겨보려고 길을 찾고 있다. 난 일하는 시간, 사무실에서, 책상에 앉아서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그렇듯 지하철에서, 멍하니 사람들을 쳐다보다가, 혹은 한강을 건널때 밖을 내다보다가,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다가, 혹은 술먹고 곯아떨어졌다가 새벽에 목마르고 화장실 가고 싶어 깼을때, 여튼 생각도 안하고 있던 때에 불쑥 불쑥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난 일을 많이 하면 안된다. 많이 돌아다니고, 예측불가능한 짓을 해야 한다. (이상한 결론인가? ㅋ)

불쑥 떠오름은 있으나 그것이 오래 남지는 못해서 바로 거칠게 메모를 해 놓지 않으면 다시 그 생각이 떠오르기 위해서는 1년이 지나야 할지도 모른다. 다시 한 바퀴 돌아 그 상황으로 돌아왔을때. 그래서 항상 메모장을 갖고 다니는데, 일단 메모를 한 뒤 나중에 삼실이나 조용한 데로 가서 바로 그 생각을 발전시키지는 또 않는다. 그래서 다시 1년을 기다리는 일도 허다하다. 하여간 그러다보니 지저분한 메모와 고민으로 가득한 연습장과 메모장은 많이 쌓여 있으나 내가 다시 봐도 고개를 저을 만큼 지독한 악필과 함축, 앞뒤 안맞음 맥락 연결 안됨으로 다시 덮어 놓고 쌓아만 놨다가 이사를 가거나 할때 한꺼번에 버리곤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버리지 말고 좀 더 갖고 있는게 좋았을 뻔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그래도 소화력이 조금은 늘어나 그 중에서 몇개 뽑아내는 건 있기 때문이다.



쌓여 있는 메모장 중엔 아직 쓸 공간이 많이 있지만 그런 이유로 (내가 고개를 돌리고, 다시 펴 보고 싶지 않은 이유로) 쳐박아 놓은 것들이 몇개 있다. 그 중 하나를 요즘 다시 갖고 다닌다. 쓰던 메모장이 동났는데 새로 사기는 싫고, 또 그때 새벽에 불쑥 떠오른 것을 메모하려다 보니 닥치는데로 종이들을 찾다가 집어든 것이다. 보니 2004년 초.. 제대한 후 1년간의 "정화"기간을 거쳐, 자유분방 신비주의 폐인 생활을 청산하고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곳 저곳 알아보려 할 때. 그때는 스스로의 메모 패턴을 알고 있기에 일부러 큰 연습장과 조그만 메모장을 같이 가지고 다녔는데, 그래서 그 조그만 메모장에는 지저분한 낙서와 우주에서 온 메시지는 별로 없고 정말 메모다운 메모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연습장을 안 가져왔을때 쓴 것인지 그런게 몇개 있긴 있다.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보려고 그때 쓴 연습장을 찾아보니 못 찾겠다. 버린건지...

하여간 몇개 짤막한, 그나마 좀 다른 메모 속에 쓴거라 나름대로 알아들을 수 있게 쓴 것들을 보니.. 참, 그때나 지금이나 고민하는 건 비슷한 것 같다. 물론 2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스스로 달라지고 해서 글에 드러나지 않는, 아래에 깔려있는 부분들은 많이 다르겠지만, 지금이나 그때나 머리속에 굴리고 있던 말들은 겉으로는 비슷비슷하다. 그때 과연 내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고나 한 거였는지.. 우습기도 하면서, 또 다시 2년 후 지금의 블로그와 내 메모들을 보고 다시 이렇게 피식 웃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똥 철학... 그나마 가장 덜 쪽팔린거로 하나 옮겨본다. -_-
 선택을 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선택이었다.
 흐름에 나를 그냥 던져 놓고 핑계거리만 찾은것

 길이라는 게 처음부터 있는 것이 아니고
 누가 감으로써 생긴것, 누가 지나간 흔적이 길이다.
 정해진 하나의 루트가 있는게 아니라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있다.
 일단.. 걸어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난 걷고 있지 않다.
 망설이며, 고민하며, 아니 그런 척하며
 누군가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다고
 멈춰있는 자신에게 이유를 만들어 주었다.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나냐 내가 아니냐의 선택
 적극적으로 매순간 '내'가 선택해야 한다.
------
 "할 수 있을때, 할 수 있는 걸 하겠다"는 것은 할 수 없으면 안하겠다는 뜻
 하고 싶은 걸 먼저 하고, 해야될 것을 거기에 맞춰야지.
 (아래 생략...)

지금보면 한말 또 하고 또 하고 ... 아마 스스로 생각하는 걸 정확히 표현해 내지 못해서, 언어 외에는 표현 수단이 없어서 (지금도 나을 건 없다) 계속 그런 걸 반복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을 거라고, 내가 늘 말하고 다니는거에는 흥미가 없는 것 같다고 지레짐작하고, 말문을 닫고 다른 얘기만 하고 살면서 답답한 걸 메모장에 독백으로 풀어낸 것 같다. 그게 아니었으면 좀 잘 정리해서 일기라도 썼겠지. 하여간 그냥 끄적이는 걸 즐기긴 했다. 과방에서, 나무 밑 벤치에서, 수업시간에 딴 짓으로..

웃긴 것은 우연히 발견한 그보다 또 전에 썼던 메모에도 비슷한 글들이 계속 있다는 거. ㅋ 이제 웅얼거림은 끝내고 자신있게 밖으로 표출해 보자. 꿈만 꾸지 말고 기획을 하고, 탐색만 하지 말고 직접 실험해보고, 제안만 하고 다니지 말고 직접 행동해 보자. ㅋ 또 얼마나의 삽질을 하려나... 중요한 건 내가 내 밖으로 나오는 것. 난 지금 내 안에 갇혀지낸다. 그리고 계속 조심스레 밖을 내다보기만 한다.

윽, 벌써 시간이. 또 회의준비해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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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14:26 2006/08/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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