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혀.. 떠나고 싶네요

잡기장

또 바쁘고 힘들다 투정이냐구여? 아녀.

블질에 중독돼려나바여.
옛날 과방에서 "놀아달라"는 한 마디를 하지 못해 몇장에 걸쳐 긴긴 잡설을 늘어놓던
그때처럼 말에요.

솔직하지 못해요 나는
내가 쓴 글을 보고 검열과 자기만족하는게 넘 웃겨요.

깊이도 없이 말만 꾸며 그럴듯하게 늘어놓는게
날 더 부자유스럽게 하는 거 같아요.

ㅋ. 관심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그래서 더 남에게 관심 갖는 척, 인정해주는 척, 사랑해주는 척하지만
결국엔 그게 다 내게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것 같아요.

"안 그럴려고 하는데."
늘 이말을 달고 살죠.

막막해져요.
제겐 운동이 도피처였을까요?
말이 통하는 사람들, 무조건 믿어도 좋을 듯한 사람들
그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내 자리를 찾아서 내가 줄 수 있는 거 주면서
그 안에서는 사랑받을 수 있을까 했던 것은 아닐까요

진정으로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겉으로만 배려하는 척하는게
오히려 그사람을 힘들게 할 수 있다고, 그 사람을 충분히 존중하는게 아니라고
그리고 내 자신도 힘들게 하는 거라고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거라고.

외로움을 마주할 용기가 부족한가봐요. 아직도.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이 부러워요. 물론 그런 사람도 대개 겉보기와는 다를 거라는 거 알아요.
술 안먹고 이런 글을 쓰는게 신기하네요.

이제 술도 끊고
오랫만에 잃어버린 길도 다시 찾고
스스로 외롭게 하는 오바질 그만하고
조용히 몇 가지 내 일 하고는
또 다시 익숙해져 집착하고 있는 주위 환경과
거리를 유지해야 할까봐요.

가야겠어요.
충분히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모르는 곳
겪어 봤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진짜 겪어보지 못한 곳
다시 돌아오긴 할건데, 언제가 될런지. ㅎㅎ

자, 신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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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2 00:17 2006/06/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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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듬.. 빠져나감

잡기장
몇 주전, 사무실에 화분을 갖다 놨다.
"말라죽이지 마라잉" -_-+, "딴데 놓지 말고 니 책상에 놔" 웃는 표정으로 즐겁게 화분 두개를 골라주시면서도 울엄니는 말로 나를 갈구기 바쁘다.
화분이 여러개 있는 이유는 반지하 5년 생활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자구책.

컴 앞에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 중독 마냥 사는 내가 제대로 신경쓰기 어려울까봐, 가장 덜 신경 써도 되는 거라시며 2개를 골라주셨다. 그래서 레옹을 상상하며 (마틸다는 없지만 -_-;) 마치 굉장히 아끼던 화분 마냥 조심스레 삼실로 가져왔다.

아니나 다를까, 신신당부 들은대로 한 동안은 물도 주고 그러더니 지난 주 부터 일에 치여 사느라 소홀했다. 오늘 보니 흙이 말라 있었다. 나는 원래 물을 많이 마시고 화장실도 자주 가는 편인데, 게다가 오늘은 더웠고, 쌓인 피로에 제대로 정화가 안되는지 물만 계속 먹혀 줄창 마셨다. 그러던지라 메마른 흙을 보니 괜히 미안하다. 너도 목말랐냐. 니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내 부주의로 너를 고통받게 하는 일이 없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식물도 감정이 있고 표현을 한다는데 그걸 알아듣지 못하는 거지.

물을 부었다. (디카를 잃어버린게 또 아쉽다). 금방 스며드는게 목말랐을까 하는 내 생각을 더해준다. 흙이 다시 짙은 색이 됐다. 잘 모르긴 해도 물을 너무 많이 줘서는 안된다는 것 정도는 안다. 아래로 물이 빠져나오진 않으니 된건가.

스며듬.. 참 신기한 과정이다. 그렇지 않은지. 그리고 다시 빠져나가는 것도.
스며듬-빠져나감이 좋다. 부시고, 뛰어넘고, 돌아가는 것은 그 자체로 힘들고, 불가능하기도 하니까...

활동을 한답시고 살면서 보니, 대개 죄다 부시고, 뛰어넘고 돌아가는 길만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나가면 또 모르는데 나는 당최 힘이 딸려 부시고 뛰어넘는 건 잘 못하겠다. 그러니 주저 앉아 청승이나 떨고 "그런거 뭐하러 넘어? 여기가 바로 가려던 곳이야" 뭐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나 하며 늙은이 티만 냈었다.

그런데 보니 절대 부시고 뛰어넘고 돌아가서는 안되는 것이 있더라.
그건 스며들었다가, 그래서 생생하게 살아났다가 ... 역할이 다하면 다시 빠져나가야 될 것 같다.
아직은 잘 못하겠다. 이제 부시는 건 포기했고, 뛰어넘는건 멋있어 보일까 해서 조금 하긴 하고, 남들 안볼때 열나 달려 돌아가는 길 찾고는 있는데 .. 스며드는 게 연습이 되나?

물고기자리의 특징은 "물"과 같은 삶이란다. 조용히 스며들어, 활력을 주고는 다시 조용히 사라지는.. 갈라지고 벌어진 틈을 다시 하나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삶. 어디 정말 그런가 보자. ㅋ

----

나를 "물"에 비유할 수 있다면 적어도 고여있는 잔잔한 물은 아니다 :)
지금 흐르는 줄기대로 계속 흐를까 아님 슬쩍 다른 데 스며들어 새 길을 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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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0 03:34 2006/06/20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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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뮤니 2006/06/21 12:49 URL EDIT REPLY
저도 호흡기에 좋다는 허브를 생일선물로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활동하면서 몸을 전혀 돌보지 않은터라 기침을 바가지로 하고 다니게 되었는데, 한 후배가 몸 좀 추스리라면서 준거였는데....
결국, 회의다 집회다 뭐다 해서 집에도 잘 안들어가고, 결국 그 허브 다 말라 죽었지 뭡니까..
병 나으라는 주위의 관심을 부시고 뛰어넘고 돌아간 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왜 그 땐, 스며들 줄 몰랐을까요.. 가끔은 다른 곳에 스며들고 빠져드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지각생 2006/06/21 13:54 URL EDIT REPLY
지금은 몸 좀 추스리신 건지요. :)
꼬뮤니 2006/06/21 15:24 URL EDIT REPLY
그러다가 또 얼마전에 병이 도저서, 병원에 갔더니 알레르기 비염이 아주 심하다고 합니다. 약 먹고 좀 나아지는가 했더니, 요새도 아침 저녁으로 기침에 콧물에 아주 죽겠습니다. ㅠ_- 건강챙기세요.
지각생 2006/06/21 16:32 URL EDIT REPLY
감사함다 :D 저도 기관지와 코가 안 좋아 그 괴로움을 쪼금 압니다 -_- 부디 완쾌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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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붉은 악마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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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8 14:19 2006/06/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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