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링 진행상황

사회운동
지각생님의 [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리스트] 에 관련된 글.

앗싸. 다 쓴거 한번 날렸다. ㅜㅜ

첫번째 제안 메일을 보낸 곳이 119곳입니다. 그 중 13군데가 메일 주소 오류가 났고, 진보넷에서 몇군데 메일링리스트로 포워딩(전달)해주셨고, jonair 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로 포워딩해 주셨습니다. (감사!) 래서 중복해서 받은 분도 있을 거구요, 전부 합해 몇군데에 메일이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월요일 밤 늦게 보내 지금까지 답장을 주신 분은 13명, 메일주소 15개.

생각하기에, 취지에 공감하는 분은 더 많겠지만 바쁘거나 쑥스럽거나 귀찮아서 답장을 잊으신 분이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한번 메일을 보낼 생각입니다. 혹시 이거 보시고 정말 그런 분은 어여 답장을 주삼! 일단은 지금까지 답장 주신분들만으로 메일링리스트를 일단 만들겠습니다. 차차 계속 가입해 주시고요.

두번째 보낼 메일은 첫번째 메일에서 조금 빠졌다 싶은 것들을 강조할 생각입니다.
우선, 많은 단체가 정보통신쪽 전임 담당을 두지 않고 있으니 "임시"로 맡고 있는 분들도 대표메일주소로라도 가입해달라고 요청하고, 또 단체만이 아니라 개인 활동가들 주소도 수집해서 역시 제안을 할겁니다. 내용도 좀 보완할건데, 구체적으로 이 메일링리스트를 어떻게 활용할 건가. 언뜻 떠오르는 건 이런 것들입니다.

"컴퓨터를 새로 샀다. 중고 컴퓨터 쓸사람?", "이거 써보니 좋더라. 어디 가면 얼마에 싸게 살 수 있다", "다들 궁핍한 거 안다. 알바할 사람?" 식의 생활정보.

"문제가 생겼다 도와주삼 ㅜㅜ", "이건 어떻게 쓰는 건가요? 혹시 아시는분", "이런 것은 어디서 정보를 찾을 수 있나요?" 식의 요청과 질답.

"우리 단체에서 이런 행사를 해요. 놀러오삼", "생체여권 세미나가 있어요. 함께 와서 고민해봐요", "여기서 흥미로운 서비스를 시작했군요", "바이러스가 난리네요. 업뎃하삼" 식의 홍보와 소식.

"웹 디자이너 모여라", "이거 같이 만들어봅시다", "이런 모임 어때요?", "이 쪽에 사는 사람 손드삼", "이거 공개 교육한번 해요(^^;;)" 식의 모임 결성, 제안 등.

뭐, 어떻게든 상상하면 할 수록 다양하게 나오겠죠. 벌써부터 혼자 하기엔 버거워지고 있는데 (돈도 벌어야하고.. 사생활도 갖고.. <--- 누가 시작하랬냐 -_-) 네트워크의 힘을 빌어야겠습니다. 진보넷과 jonair 의 훌륭한 경우처럼, 각자 저 제안 메일을 주변 분들에게 퍼뜨려주시고, 메일링리스트에 가입해주세요. 개인적으로 메일 주소 수집해봤자 얼마나 더 모으겠습니까? 그리고 재미없고 힘만 들죠. 이 사람이 저 사람에게, 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계속 퍼뜨려주시고 연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격려의 메시지도 부탁! (8분 정말 감사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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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3 14:13 2007/08/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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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8/24 12:07 | DEL
며칠전 시민행동 대표메일로 '지각생'님으로부터의 동보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각 시민사회단체의 '정보통신' 관련 담당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일링리스트를 만들자는 제안이었는데요, 모두들 고민만 하고 시작하지 못한 일을 추진해주셔서 반가운 마음에 회신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액션툴즈 프로젝트도 알려드렸습니다. 이런 시도를 통해서 좋은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네요.http://blog.jinbo.net/h2dj/'지각생'님의 블로그webaction@lis..
Tracked from | 2007/08/26 18:34 | DEL
지각생님의 [메일링 진행상황] 에 관련된 글. 딱 일년 전이네요. 작년 정보운동포럼(http://act.jinbo.net/forum2006) 에서,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를 만들자고 제안한게. 참 재빠르죠? ㅋ 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리스트에 가입한 사람이 43명이 넘었습니다. 신나는군요! 처음 메일 보낼때 겁나고 걱정했는데 ㅋ 바라던 대로 된 것은, 가입한 사람들의 활동 분야가 다양하다는 겁니다. 여기서 낱낱이 공개할 건 아닌 것 같지만, 여튼 보면 인권,
맑은숨 2007/08/23 16:41 URL EDIT REPLY
음...철칙하나 잊으셨군요..쓴 글 등록하기 전에 ctl+c....ㅋㅋ
달군 2007/08/23 18:34 URL EDIT REPLY
혼자 힘들겠네요. 그때 너무 토달아서 미안하네 -_-;;
그래도 피드백이 있으니 즐겁게~
지각생 2007/08/23 19:30 URL EDIT REPLY
맑은숨// 그게, 꼭 방심하면 그리되니 참.. ㅎㅎ

달군// 고마워요. 그때 해준 얘기들이 내 생각의 부족한면을 채워줬어요. 그 덕에 더 자신있게 추진하게 됀걸지도. 그래요, 즐겁게~ :)
다섯병 2007/08/23 21:39 URL EDIT REPLY
오...이 글에서 왜 '사생활도 갖고' 요 부분이 왜 눈에 들어오지?
저는 보내신 메일 못봤는데요? 저도 추가해주삼..
지각생 2007/08/24 11:39 URL EDIT REPLY
글쎄, 왜그럴까요? :) 메일 추가했삼
jachin 2007/08/26 03:24 URL EDIT REPLY
저 도움받고 싶은게 있어요. 저도 등록해줘요. 나중에 도움드릴 일 있으면 팍팍 드릴께요. ㅋㅋㅋ
지각생 2007/08/26 18:02 URL EDIT REPLY
등록했삼. 이거 든든한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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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해지기

잡기장
유연하게 그때그때 대처하는 삶은 언뜻 그럴싸해보이긴 하지만
뭔가 해보려고 할때, 특히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보려고 할때는 그런 자세가 그닥 좋은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좀 바꿔봤다. 뭔가 세련된 방법을 찾다가 시작도 못해왔기에, 우직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가기 위해, 얼마나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단단해지기"로.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 다시 마음이 약해지네.
일이고 뭐고 다 뭐냐... 지금이 기로인것도 같다. 점점 더 힘들어질지도 모르지. 아직은 뭔가 기대지 말고 스스로 힘을 내보자구.

서로에게 힘을 주는 것을 부드럽게, 능숙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난 부담스럽게, 서툴게 주는 사람인가봐. 받는것도 그렇고.
내가 알아채지 못해서일뿐 많은 사람들이 계속 내게 힘을 주고 있을거야. 내가 원하는 한가지 형태만 생각하니 그런 것을 많이 놓치고, 전해져 오는 힘을 많이 흘려보내는 걸지도.

편한 관계라는 건 정말 어떤거지.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아.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일 순 있어도 "편한" 사람, "친근한"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근데 모르겠어. 난 내가 편한 사람 같은데. 알고보면.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더 나가지 못하는 나.
뭐 그게 나쁘진 않아. 나도 거리두기를 좋아해. 우리는 그동안 너무 "침범"당하고 살아왔으니까. 예의가 부족하니까.
그래도 어쩔때는, 우스개 잘하고 수다 잘 떨고 금방 금방 서로 친해지는 듯한 사람들 보면 많이 부럽지. 물론 그게 정말로 친해지고 가까워지는게 아닐진 몰라도, 그래도 요즘은 그렇게들 친해지는 거 아닌가. 결국. 난 언제나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 머무는" 사람.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자리를 만들고 뒷받쳐 주지만 결국 그들이 나란히 걷는 한 발짝 뒤에서 따라가는 사람. 내 옆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싶어 계속 스쳐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혹시 외로워하지 않나 싶어 다가가고, 함께 가자고 하지만 역시 보면 내 가장 가까운 자리는 비어 있는 사람. 채워지지 않는 갈망. 마실수록 목마름. 가끔은 그래서, 내 앞에서 가는 사람을 원망하기도 하지. 물론 그들이 날 밀어낸 게 아니라는 건 알아. 내가 선택한 거리지. 나쁘진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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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헤어져 집에 혼자 자전거 타고 돌아오며 종종 이렇게 속으로 말하곤 하지.
나도 사실 사람들하고 우스개도 잘하고, 주책도 떨고 재밌는 사람인데. 이었는데. 어째 점점 그렇게 못하는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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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그닥 좋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내게 호의적으로 다가오면 나도 경계해.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어. "이 사람 왜 이래?" 그러며 뭔가 몸이 뒤틀리는 것 같고 두드러기가 날 것 같기도 하고.
나도 생각보다 그리 친절하거나 많이 잘해주는 사람은 아냐. 원하지 않는 친절과 일방적인 배려는 폭력일 수 있다는 거 알고 나도 싫어해. 나를 좋아해줘 대신 너무 가까이 오진 마. 내가 말할때까진. 뭐 나도 그런 생각해. 나도 결국 이기적이야.

그런데 왜 난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오버하는 걸까. 나의 "오버"가 내 방식의 "거리 두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뭐 그렇다해도 서로 뾰족하게 쏘며 거리 두는 것보단 이런 "호의적인" 아우라로 나를 감싸 거리를 두는게 더 낫지 않겠어? 적어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가능성은 적겠지. 내가 싫고 부담스럽고 역겹고 해서 날 멀리하겠다면 그건 막지 않아. 차라리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는 것보단 낫지. 그런데 그렇다고 상처를 안 주고 산 것 같진 않고.

그렇게 사는것도 나쁘진 않았는데, 가까워지던 멀어지던 일정 거리를 유지하던, 그냥 그렇게 살았는데, 그래도.. 어떤 사람들하고는 좀더 가까워지고 싶단 말야.

용기가 필요한거 같아. 누구 말마따나 (그는 다른 맥락에서 한 말 같지만) "버릴 수 있는 용기".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반자동으로 나오는 "접촉의 방식"을 버릴 수 있는 것. 상대와 상황에 맞지 않게 그것만 고집하지 않는것. 완전히 버릴 필요는 없겠지. 버린다기 보단 그걸 습관이 아니라 "깨어 있는" 상태에서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거 겠지. 그래 그거야. 중요한건 내가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선택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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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계속 단단히 살거다. 뭐, 언제나 그래왔듯 난 잘 해내고 있어. 하지만 자꾸 생각나긴 하네.
얍! 힘내기. 사람들이 보내는 힘 놓치지 않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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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3 13:30 2007/08/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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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린 2007/08/23 15:45 URL EDIT REPLY
ㅎㅎ 잘 살고 있구만 뭐. 걍, 함께 시화호로 자전거타고 달리며 힘든 생각은 바람에 날려 버리고 마음은 단단하게 먹어 보아요~ ^^
지각생 2007/08/23 15:55 URL EDIT REPLY
땡큐 :) 시화호는 못가지만 마음은 단단히 먹었음 ㅋ
맑은숨 2007/08/23 16:38 URL EDIT REPLY
음...많이 공감가는 글이네요...후후
이번에 작업중인 메일링리스트가 어느정도 정리되면 무언가 이루어지겠죠? 기대됨다^^
스머프 2007/08/23 18:13 URL EDIT REPLY
자막 안넣어도 되니까 CD줘~~~
지각생 2007/08/23 19:27 URL EDIT REPLY
맑은숨// 저도 기대됩니다 ㅋ 고맙삼!

스머프// 아.. 정말 미안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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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얘기해보고 싶은 것들 : 정보통신활동?

사회운동
누구 언제 어디서던, 이런 주제로 지각생에게 말을 걸어준다면 아주 즐거울거외다.

정보통신활동가 공용 메일링을 제안해놓고 답장을 기다리는중. 지금까지 세 곳다섯 곳에서 답장이 있었다. 느긋이 기다리기로 하면서, 뭔가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메일링을 같이 했으면 하는 사람은 꼭 홈페이지 담당같은 기술 실무자뿐이 아니라, 상근활동가만이 아니라, 꼭 관계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정책 활동을 하는 사람이던, 자원활동가던, 그냥 관심만 있고 다른 걸 하는 사람이던 상관없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얘기들을 주고받게 될까? 내가 생각하는 것을 조금더 얘기하는게 좋겠다. 아니,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고 같이 생각하고, 얘기해보고 싶은 것들. 장기적인/지속적인 정보통신활동을 위해, 밀도 있게 협력해 당면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기 위해.


덧. 이런 얘기를 메일링리스트에서 한다는 말은 아님. 쓰고보니 -_- 평소에 사람들 만나면 얘기하고 싶다는 거.


* 정보통신기술 활용능력, 혹은 기술력과 정보통신활동의 관계.

  뭔가 전문적인 기술력이 있거나, 흐름에 대한 통찰이 있는 사람들만이 정보통신활동을 할 수 있는가? 내 잠정적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통신활동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활동"은 포괄적이고 범위가 넓다. 직접 뭘 만들거나, 시스템을 유지/관리하진 않더라도, 어떤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 매뉴얼을 만들거나 교육을 하면 좀 더 분명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활동에 정보통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정보통신활동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난 그렇게 스스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어렵고 복잡한 기술과 주제에 대해 다루는 것도 필요하지만, 휴대폰 문자 보내기, 전통적인 게시판 글 올리기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주 쉬운 것, 모두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 인식도 못하는 것을 더 "정보소외"된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것도 지금 어쩌면 가장 절실한 역할일지도 모른다. 빈곤, 젠더 등 다양한 문제로 생기는 정보격차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사실 누구나 대부분 할 수 있는게 아닐까. "특출나지 않은" 사람들의 정보통신활동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이런 걸 함께 얘기하고, 공유하고 싶은 이유는 내 추측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고(특히 이쪽으로는), 그걸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더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대개 정보통신 관련한 주제로 얘기가 나오면 최신 기술, 신기한 것들에 대한 얘기, 전문적인 주제로 가는 경향이 많아 더 그렇다. 그래서 실제로 자신이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있고, 하면 좋은 다양한 정보통신활동이 있을텐데 스스로 그런 것을 거리 두는 경향이 있진 않을까? 이런 것을 서로 얘기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것을 스스로 알고 있고, 할 수 있는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 정보통신활동과 다른 활동과의 관계
 
  환경 단체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고, 웹자보등을 만드는 사람은 분명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몇년동안 그 일을 하고 다른 곳에 갔을때, "나는 과연 환경운동을 한게 맞는가"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정보통신만이 아니라 사무 회계 일만 오래 한 사람이라던가, 실제 사람들을 조직하고 물건들을 만드는(행동 실무를 준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비슷하게 이런걸 느끼지 않을까 한다. 이건 "정책 중심의 활동"의 한계이기도 하다. 혹은 정보통신활동을 별도의 전문 노동으로 한정지어 생각하는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고.

 여성, 노동 기타 부문도 마찬가지. 그 안에서 분명 계속 노동을 하고 활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몸이 축나고 에너지가  소진됐을때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겠는가. 나는 뭐하고 있나.. 이쪽 활동하는 사람도 점점 줄고, 조직에서도 그런 사람을 확충하려는 노력을 점점 소홀히 한다. 하지만 분명 어디던 정보통신활동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하면 했지 줄일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매 순간, 이슈마다 "정보통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하는 건 늘 필요한 일이다.

 애시당초 정보통신활동이라는게,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성격이 있다보니, 한 부문/조직의 틀에 갇혀서는 제대로 할 수 없는게 아닐까 한다. 정보통신활동은 별도의 무언가로 따로 조직되서 이뤄지고, 그런게 계속 각 부문/조직과 연결되서 적용되는 그런게 필요한건 아닐까. 더 깊이 알고, 관여하고 싶어 각자 그 조직안으로 들어가는 거야 물론 좋은 것이고, 그 안에서 연결고리가 되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정보통신활동가들이 어디에 있던, 별도의 흐름을 만들어가는게 좋을 것 같다.



* 기술 활용 능력과 상상력
 
 - 사람들의 기술 활용능력이 늘어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지평이 열릴 것이다. 전에는 아예 생각도 못하던 것을 이제 익숙하게 사용하게 됐을때, 좀 더 개선된 무언가를 원하게 될 수 있다.
 - 더 많은 사람이 상상한다면 누구나 좀 더 쉽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지금 있는 기술들을 보급해서 새로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과
  상상하고, 실현해서 지금 막혀 있는 지점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 그니까 쉽게 말해서, 물론 둘 다 하긴 해야겠는데, 한정된 역량 안에서 "지금 있는 기술"을 교육해 전체적인 요구수준을 늘리고, 많은 상상이 일어나게끔 저변을 넓히는 것과, 지금 이대로도 "쉽게 쓸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 중 선택해야한다면 뭘 우선시 할건지. 후자로 간다면 조금 더 숙련된 정보통신활동가가 필요하거나, 일반 IT인들과의 협조가 강화되거나..

 한가지 분명한 내 생각은, 상상력은 기술활용능력과 밀접한 관계는 있을지 몰라도 절대적이진 않다는 것이다. 기술을 몰라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니 사람들이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넘고(이것도 충분한 한 주제군) 되던 안되던 엉뚱한 상상을 해보도록 조장하면 좋겠다. 실제로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한 것은 대부분 전문적인 기술자가 아니라 "컴맹"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진게 아닌가? 운동하는 사람들의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기술 활용 교육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럼 역시 교육에 올인해볼까?


그외... 뭔가 더 있는데 딱히 잡기가 어렵네. 정보통신활동이 뭐지? 그 용어 자체를 계속 써야되나? 정보통신기술을 어찌해야 할까

 계속 변해가는 기술을 습득해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급하고, 지금 필요한 것들을 해결하며 새로운 상상을 하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정보통신활동가들. 그런걸 따라가기에도 벅차다. 하지만 사실 따라가는 것으로 부족하고, 기술의 흐름을 다시 "사람을 위한"것으로 가져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애초에 기술이란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발전하는 거였다. 손으로 못을 박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망치가 절실하지 않고,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면 톱 없이 나무를 자를 수 있을 거고, 슈렉처럼 튼튼한 사람은 수레바퀴가 "있으면 좋은" 정도이겠지만, 힘없고 약한 사람에게 기술은 스스로의 한계를 넘게 해주는 절실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기술이 어디 그런가. 힘 있는 자들이 주도해서 계속 그런 사람들을 위한 것만 만들게 하는 방향으로 되고 있다. 로봇이 지금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가? 그걸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 아냐? 로봇을 어떻게 만들까보다 "지금 우리가 로봇부터 만들어야돼?"라고 물어봐야하는게 아닐까.

 우리가 할 일은 현란하고 복잡하고 값비싼 기술이 아닌 절실하고 단순하고 값싼 기술이 더 고안되고 보급되도록 하는 일이다. 기술이 발전할때 소수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도록 개입하는 것이다. 기술활동과 정책활동은 떨어질 수 없는 것이고, 활동가만이 아니라 자유소프트웨어 운동가같은 "열린" 기술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더 많은 교육활동이 필요하다.

아.. 이제 중구난방. 시작할 땐 뭔가 나올 것 같았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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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 18:00 2007/08/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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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8/21 22:29 | DEL
지각생님의 [함께 얘기해보고 싶은 것들 : 정보통신활동?] 에 관련된 글. 나는 활동가는 아닌거 같다. 활동가냐 아니냐의 기준을 적극성에 둔다면 말이다. 나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냥 소극적으로 뒤에서 키보드만 두드리면서.. 지켜보는 소심쟁이다. 내가 하게 되는 활동은 지극히 제한적인.. 남는 시간에 가능한 것들 뿐이다. 즉, 내가 다른 일로 바쁘지 않고.. 하는데 재미가 있거나.. 나름 보람을 느껴야 한다. 왠지 재미없어 보이고
아, 넷! 2007/08/25 00:20 URL EDIT REPLY
아이고, 글도 그냥 술술 잘 써버리네... 요새 술 좀 마셨는가...
인터넷에 대한 비평으로 읽어도 무리 없겠네요. 사실, 인터넷 기술은, 그리고 여러 (사회화된; 혹은 문화적으로 수용된) 기술들은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개발도 한 것이 많고) 사용하면서 발전시킨 것들인데, 더 많은 돈과 힘을 위해 돈있고 힘있는 것들이 가로채 가는 것이라고나 할까... 현재 인터넷이 그렇고, 지각생의 뭔가 필요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대목이기도 하다고 생각...

아, 한가지 읽다가 계속 밟히는 게, ~하던, ~하던... 이라는 표현: '~던'은 과거에 경험한 거에 붙이는 조사(라고 그러나?)이고, 위의 글에서는 대부분 접속해주는 '~든'으로 쓰는 게 맞고 맛나고...
지각생 2007/08/25 11:04 URL EDIT REPLY
아, 네// 아, 네.. 교정 감사. (속말 : 뭐여! -_-)
ㅋㅋ 요즘 술 좀 마시고 있긴 하지. 줄이려니 계속 마실일이 생긴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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