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스케줄

잡기장
뒤늦게 인기 폭발이다.
지난 주 수요일부터 오라는데가 많아 죽겠다.

수요일은 jachin 이 자유소프트웨어 활동하는 IT인들과 고기파티 벌이는데 갔다. 그 전날 잠을 별로 못자 11시까지 정신없이 자는데 전화. 야채구이 먹으러 오세요. 엉? 야채구이? 그런게 있나 싶어 나갔다. 다른 사람들 고기 구워 먹을때 버섯과 야채 실컷 "구워" 먹었다. -_- 저녁에 미디어문화행동 회의. 그리고 뒷풀이. 집에 가니 3시.

목요일은 해리와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 얘기를 하고, strongberry 를 만나 저녁을 얻어먹었다. 바지락 칼국수를 시키고 난 면만 건져먹었다. 어차피 국물도 먹을 건데, 그리고 그거 만드느라 이미 일정 수 만큼 죽었는데, 해물은 먹는 채식인데, 그저 "조개를 싫어하니까" -_- rails 책을 번역하고 있다는데 rails에 대해 들어보니 끌린다. IT노조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rails 로 만들어봐야겠다. 집에 안갔다.

금요일은 마감 독촉 받는 원고 쓰고, 부탁받은 일들을 하나씩 처리. 저녁엔 정보통신활동가 멜링 만들자는 메일 뿌리려 했으나 갑자기 메신저로 말을 걸어와 오늘 밤에 집에 혼자 있는데 놀러오란다. 왜이러나 싶었는데 꽤나 진지하다. 정말 외로운 건가 -_- 망설이다 가기로 한다. 집은 안산이다. 자전거 타고 가면 1시간 40분. 그 때 시간이 이미 저녁 5시. 조금 있으면 날 어두워지는데 코스는 악명 높은 수인산업도로. 갑자기 서두르게 됐다. 부랴부랴 하던거 정리해 출발했다. 날은 오지게 덥다. 그치 집에서 채식피자를 해먹다. 둘 다 더운 날 어둡기 전에 도착하려고 막 밟았더니 진이 빠져서 술 조금만 먹고 뻗었다. 외박.

토요일은 2시 서울역 노동자대회. 날 부른 그는 지하철로 도착했으나 안산에 또 갈일이 별로 없는 나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와야했다. 도착하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전날보다 더 더운 날씨. 번개를 안때렸다면 안갔을지도 모른다. 이 더운날 누가 나오겠냐 싶으면서도 어떻게든 2시에 서울역 도착. 역시 아무도 안왔다. 날이 워낙 더우니 집회는 금방 끝나고 이랜드 매장 점거하러 흩어진다. IT노조는 상암으로. 난 먼저 출발한대놓고 종로로 샜다. 전날 하던 일 몇개 더 처리하고 나와 상암으로 가다 보니 서대문에서 발바리와 조우. 세번째 주 토요일이다. 100명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자전거떼를 이뤘다. 나도 그들과 함께 여의도까지 달렸다. 밤이 되서야 상암에 합류. 감동의 문화제를 10시까지 함께했다. 그리고는 집에 들러 씻고 옷갈아 입고 다시 종로로. 갑자기 군대 친구들이 모였다고 오란다. 신나게 놀다가 미문동 방에서 잤다. 외박.



(사진은 토토가 찍어줌)

일요일은 다시 2시에 이주노동자집회. 이정도는 별로 덥지 않다는 말이 정말일까 전날보다 늦게 끝난 집회. 이주노동자 집회는 재밌다. 하지만 사람은 전날의 반도 약간 안된다. 꿋꿋이 연대하고 있는 이랜드와 전철연을 보며 역시 그렇구나 하는 생각. 명동성당까지 행진한다. 왠일로 행진을 안 막는데? 자전거로 따라간다. 천천히 자전거로 가면서 한 손을 들어 팔뚝질도 하는데 이게 의외로 엄청 재밌다. 앞으로 어디가나 "집회는 자전거." 해리와 짱돌을 태우기도 하고, 나중엔 문감독을 태우고 이동하며 촬영. 행진하며 외치는 구호도, 가끔 못알아들어서 그렇지 더 재밌다. 한국식 구호는 너무 길다. 두 문구로 하지 않고 짧게 한 문구로 하면 좋을텐데, 꼭 16글자를 맞추는 한국노동자들. 끝나고 IT노조 사람들과 밥을 먹다. 미문동으로 와 드디어 부탁 받은 일 하나를 온전히 끝내다. 음악을 들으며 미뤄놨던 서버 점검 시작. 역시 12시를 넘긴다. 집에 가니 또 3시.

월요일, 아침부터 서버 맛갔다는 전화에 금방 깼다. 짜증 제대로지만 밥은 먹고 조금 손보고 나니 벌서 12시. 왠지 이렇게 하루를 계속 보내다가는 어디 가서 신경질 낼거 같아 잠을 더 자기로 한다. 다시 일어나니 4시. 서버는 상태가 더 안좋아져 있다. 역시 직접 가서 손보는 수밖에. 자전거를 타고 고고~ 하늘이 아름답다. 모처럼 한강을 달린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대로 잠수교까지 가서, 건너 쭉 달려 서초동까지. 간 김에 천천히 제대로 손보기로 한다. 하드디스크를 체크하고, 커널을 컴파일하고, MySQL을 5.0으로 업그레이드. 보안상 위험한 것들 몇개 손보고 나니 10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리스트 제안 메일을 뿌리리라. 뿌리고 이것저것 하고 나니 벌써 12시. 오늘은 또 "에코캠프+살살페 후속" 번개가 있다. 전화해보니 아직 다 흩어지진 않았다. 어차피 집에 가는 방향에서 마시고 있으니 속도를 내어 달린다. 비가 살짝 와서 길이 차갑게 젖어있으니 자전거가 쭉쭉 잘 나가는 것 같다. 1시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이 아직 꽤 있다. 놀다 집에 오니 역시 3시.

한가하고 심심할때 번갈아 불러주면 참 좋을텐데 이렇게 몰아서 불러주니 정신이 없구나. 내일(오늘)은 회의가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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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 04:27 2007/08/2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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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2007/08/21 08:50 URL EDIT REPLY
태그가 이놈의 인기는. 부럽당- 크-
지각생 2007/08/21 11:53 URL EDIT REPLY
이놈의 인기는 ____________다.
쥬느 2007/08/21 11:57 URL EDIT REPLY
어머 지각생 싸인해주셈셈셈 !!>< (써글..)
지각생 2007/08/21 12:09 URL EDIT REPLY
번호표 뽑으삼 (가렵네..)
산오리 2007/08/21 12:57 URL EDIT REPLY
자전거 타다 힘들때 길바닥에 드러누우면 진짜 편하고 좋던데..
자세 지대로 나왔네요, 그래도 그늘을 찾아서...ㅎㅎ
지각생 2007/08/21 13:44 URL EDIT REPLY
바로 고거죠. 그늘을 찾아서.. :)
ScanPlease 2007/08/21 22:29 URL EDIT REPLY
토요일에 서울역에 갔다가 상암 갔었는데... 이렇게 된 거로군요.
지각생 2007/08/22 13:49 URL EDIT REPLY
스캔도 상암 갔었구나. 내가 늦게 가서 못만났군요.
ScanPlease 2007/08/22 16:03 URL EDIT REPLY
저 문화제 끝날때까지 있었어요. 다만 문화제 하는 데 말고 다른 문쪽을 지키고 있었죠. 거기서 보드게임을 할라고 시도까지 했었다는.ㅋㅋㅋ
지각생 2007/08/23 00:10 URL EDIT REPLY
온 세상을 게임장으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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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잡기장
집. 방. 문을 닫고.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드디어 난 편안해진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난 여전히 팽팽히 긴장하고 있다. 누가 문을 열고, 방 안은 어두워 그 사람 얼굴은 안보이는데 나를 불러 일으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팔이 순간 파르르하다가 약간 위로 들린다. 난 금방 응답할,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


오늘 아침에도 전화를 받았다. 6시 40분. 미안한 듯한 말투로 서버가 이상 트래픽을 내고 있다고. 그 말만 들어도 난 어느 서버가 문제 있다는 것을 안다. 제대로 해결 안하고 그때 그때 증상만 수습하고는 말아버리니까. 자꾸 반복된다. 그때는 늘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시간과 에너지가 아까워 급한 불만 끄곤 나중으로 미룬다. 하지만 언제나 또 다시 문제가 불거졌을때나 그것을 떠올리게 되니, 계속 조금씩 이렇게 괴롭게 시간을 뺐기고 만다. 어제는 3시에 집에 들어와 4시 가까이 되서야 잠이 들었다. 잠을 마음껏 못자니 짜증이 난다. 이짓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난다. 내 눈치를 보고 있는 식구들이 짜증난다. 하지만 짜증을 낼 처지는 아니다. 요즘 들어 집에 자주 안들어왔는데 그건 그만큼 내가 집안 일에 기여를 안하고 있다는 거고, 각자의 사정을 모르고 있다는 얘기니까.


대충 수습하고 자리에 다시 누웠다. 릴랙스... 신경이 곤두선 탓도 있지만 내 몸이 긴장하는게 느껴진다. 이게 지금만 이런게 아니라 평소에도 늘 긴장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 느낀다. 내가 살이 안찌는 까닭은 그것인가 보다. 난 왜 긴장을 할까. "응답"하기 위해서? 누군가의 바램을 들어주기 위해? 왜? 난 아직도 속죄중인가. 도대체 무얼. 군대에 있을때가 생각난다. 그래, 그때 난 누구보다 시원하게 대답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노예였지.


숨을 크게 들이쉰다. 될대로 되라. 계속 중얼거리니 조금 나아진다. 이건 내 모습이 아냐. 난 원래 낙천적인 게으름뱅이였다고. 오히려 부름에 응하려 긴장하고 사는 요즘이 전보다 순발력도 떨어진 거 같다. 늦었다고 서두르니 다음에도 점점 늦게 되는 것처럼. 언제부터인지, 왜인지는 생각하지 않겠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거야. 지금까지는 예전의 나를 부정하고 살았지만, 이젠 그런 모습들, 지금의 나의 모습들이 다 그대로 괜찮게 여겨지니 돌아갈 수 있어. 내가 기억에서 지우려 했던 시간들, 그 가운데서 새로운 발견들. 난 스스로에게 공정한 평가를 내려줘야해. 난 그때 충분히 아름다웠지. 멋있었지. 집착하지 않고, 내세우지 않았지. 만족할 줄 알았지. 조급하지 않았지. 그것들은 아직 내게 살아있다.


긴장하고 사느라, 조바심 내고 사느라 최근 몇년간 얼마나 많은 걸 놓치고 살았는지. 그 많은 스쳐감을 그대로 보내고 말았는지. 내가 하고자 하던 걸 잊고 보낸 시간들. 나이 먹었으니 어쩌구 하는게 아니라 계속 이렇게 있다가 결국 나중에 쓸쓸히 어쩔 수 없었다 중얼거릴 걸 생각하니 답답해. 내가 하고 싶은 것들 더 이상 미루지 않고 해버리자. 망설임은 시간의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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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 03:43 2007/08/21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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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리스트

사회운동
어제 밤에 보낸 메일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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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일은 제가 며칠간 홈페이지를 찾아다니며 수집한 단체 대표메일주소로 보냅니다.(분야 구분없이 지금까지 모은 119곳) 대표메일을 관리하시는 분이 정보통신담당이 아니시라면 이 메일을 적절히 전달해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담당이 따로 없다면 관심있는 분이나 지금 가장 관련있는 분들께요(이를테면 홈페이지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던지)

어떤 분야의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이건, 이제 온라인 활동을 고려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을 겁니다. 대부분 홈페이지를 갖고 있고 간단한휴대폰 문자부터 해서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기도 하죠. 앞으로도 정보통신장치를 활용한 새로운 활동 양식을 계속 개발하는 것은 모두가 안고 있는 숙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상상하고 고민하고, 직접 만들고 실험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거나, 각자 떨어져 활동하는 까닭에, 중복이 되거나, 몇몇 사람에게 과중한 부담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상상력도 풍부해지기 어렵고요.

그래서 정보통신활동가들이 각자 속한 단체/분야의 틀을 넘어 서로 일상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협력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규모가 크던 작던, 전문적이던 단순활용하는 곳이던 간에 대부분 단체에서 정보통신담당/활동가가 하는 업무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기에, 어떤 단체에 속해있건(혹은 개인) 서로 소통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느슨하게 연결되어 가끔 정보나 소식을 주고받는 정도로도 서로에게 좋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간단하게라도 할 수 있는 건 많다고 봅니다. 기술적 노하우, 팁을 공유하는 것부터 해서, 어떤 정보통신관련 정책이나 이슈등에 대해 함께 얘기해본다던지, 함께 워크샵을 연다던지...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정보통신활동가들에게 필요한게 어떤게 있을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주 많은게 나올 수 있을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기본적인 정보 공유를 위해 "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 리스트"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이 메일링 리스트는 어떤 구체적인 이슈 대응이나, 특정한 사람들만의 소통이라기 보단, 일단 모든 정보통신담당/활동가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하고, 이후에 필요에 따라 별도의 메일링리스트를 각각 알아서 만들어 쓰는 것으로 하고요. 또 이런 취지에 동감하는 분이 많다면, 간단하게 서로 기술과 경험, 생각을 공유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뭐 이건 조금 나중의 얘기일 수 있겠죠. (제가 노동네트워크에 있을때 그곳 활동가들이 "웹마스터 페이지"를 만들려는 구상을 했었습니다. 각 단체 홈페이지 운영자들을 위한 교육 자료를 올리고, 서로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그런 사이트였죠. 기획은 어느정도 했는데 실제로 만들진 못했습니다.)

메일링 리스트 개설 취지에 공감하고, 가입을 원하시는 분은 답메일을 주시면 되겠습니다.(fosswithyou@gmail.com) 이 메일은 단체 홈페이지운영자메일로 보내는데, 다른 메일주소로 받길 원하시거나, 관심있는 다른 분이 있으면 그 메일주소를 알려주시면 그대로 반영하겠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의견과 제안도 기다립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데 고생들 많으시고 언제 한번 번개라도 하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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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개의 메일 주소는 선별한게 아니라 그냥 닥치는대로 모은 것. 노동,인권,여성,환경,정치.. 안가리고. 혹시 이런 메일을 못받은 정보통신활동가가 있다면 일부러 뺀건 아니에요. 메일링 리스트 가입하실 분 흔적 남겨주삼.

생각. 정보통신활동가만이 아니라, 모든 활동가들이 단체와 분야의 틀을 넘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끼리 "자발적 개인 네트워크"가 꾸려지면 좋겠다. 특히 조직내에서 소외를 느끼는 활동가가 있다면 더더욱 이런 식으로 조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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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 03:02 2007/08/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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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8/23 14:13 | DEL
지각생님의 [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리스트] 에 관련된 글. 앗싸. 다 쓴거 한번 날렸다. ㅜㅜ 첫번째 제안 메일을 보낸 곳이 119곳입니다. 그 중 13군데가 메일 주소 오류가 났고, 진보넷에서 몇군데 메일링리스트로 포워딩해주셨고, jonair 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로 포워딩(전달)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중복해서 받은 분도 있을 거구요, 전부 합해 몇군데에 메일이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월요일 밤 늦게 보내 지금까지 답장을 주신 분은 8명. 생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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