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합니까?

from 토론토 2014/01/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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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생기면

흑백 갈등이나 노예제도만 거론하고

현재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인종차별에 대한 사실확인은 종종 생략된다.

 

조금 더 부지런한, 혹은 조금 더 준비해온 참가자가

중국인 노동력을 착취했던 캐나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정도에 그친다.

 

이민자들이 세우고 이끌어온 나라지만

백인 사회 안에서도 어느 지역 출신인가 따지는 사람들 (조직과 문화와 관습)이 있고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혹은 그 다양한 문화적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차별이 분명히 존재하는 데도, 

차별을 이야기하는 그 자리가 진보적이라 일컫는 분들이 모인 곳이어도.

 

시선, 표정, 몸짓, 언어적 표현, 그리고 일상속에서 헤아릴 수 없이 자잘한 방법으로 마주치는

이 차별의 증거들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내 얼굴이 중국인 (혹은 어떤 이들에게 아주 전형적인 'Asian') 처럼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자기가 하는 말(캐나다식 영어)을 못알아들을 것이라 여겨

갑자기 몸짓으로 소통을 시도하는 사람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만나다 보면

한숨이 나오다 나오다 통증이 된다.

 

차별하고 있습니까?

인정합니까?

낯선 생김새를 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당신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토론토에서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사는 그 곳, 당신에게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2014/01/20 08:57 2014/01/20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