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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키푸 비트박스 군인아저씨

서울역

사람들은 빠르게 지나간다

어느 때부터였나

나는 내 걷는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그러니까 내게 막 다가오는 것 같은 사람들이

무서워졌다

환승역

사람들의 발걸음은 너무 빠르고

다들 내 옆을 휭휭 지나가서

나는 내가 뒷걸음질 치는 것만 같다

 

취키품 품취키

누가 내 귀에 바람을 분다

뭐얏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인가 햇는데

환승역

어쩔 수 없이 사람에 밀려

내 바로 뒤에 서 있던 키 큰 남자

군복을 입고

작대기 두 개를 달고

여드름 잔뜩 난 얼굴로

쳐다보는 내 눈길은 보이지도 않는지

열심히 취키품 품취키

연습하고

있다

 

아저씨, 군인 아저씨인데

어쩐지 그 모습이 귀여워서

아저씨 같지 않아서

그걸 보고 아저씨 안 같아하는 내가 또 우스워서

 

오늘 지하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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