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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3
    그 새 잊어버린
    새삼
  2. 2007/04/11
    말하기
    새삼
  3. 2006/12/27
    기린 언어 배우기(12)
    새삼

그 새 잊어버린

요즘의 나를 보고 있노라면
못마땅하기 짝이 없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너무 날이 서 있기 때문.

기린 말을 배운지 얼마나 되었다고
듣는 법도 다 잊은 거 같다.
어떤 말을 듣든 발끈하기에 정신이 없다.
자꾸 화를 내니 나도 속상하고 상대도 속상하고 ...
기린 귀로 듣고 내 욕망과 상대의 욕망을 이해하고 그래야 하는데
요즘은 욕망이 이루어진 게 없나봐...
매일 슬프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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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나는 말이 많은 사람에 속한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전에 나는 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 때도 말은 많았을 거야.

그렇게 많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면서

뒤돌아서 후회했던 것이 몇 번이었나,

들으면서 마음아팠던 적이 몇 번이었나를 기억하면

이 밤을 아마 또 꼬박 지새워야 할지도 모르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나누고 싶어한다는 아침처럼,

나도 내가 좋아하는 말을 하면서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기린말 워크샵에 갔다.

 

오붓하니, 어쩐지 지난 번보다 좋았다.

자꾸만 눈을 마주쳐주는 선생님 덕분에 용기내어 말할 수 있었다.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결국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걸

또 한 번 알았다.

 

다른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것도

나는 아직 겪어 본 적도 없는 콩님의 이야기에도 눈물이 글썽거린 것도

우리들 마음이 모두 어느 지점에서 하나의 에너지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란 걸,

알았던 좋은 날.

 

하루 정도는

기린 말 흉내정도는 냈는데

하루가 또 지나니,

수첩에 껴 놓은 작은책에게 미안하게

여전히 입에서는 독설이 얼굴에서는 불만이 그득그득

 

내 욕망을 아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변명하지 않는 나와 마주치는 것이 이렇게 힘들지도 몰랐다.

열심히 기린을 흉내내면

꼬리 말고 심장이 기린이 되어

푸앙푸앙 신나는 펌프질로 온 몸에 즐거운 피를 넘겨줄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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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언어 배우기

달군님의 [23일 기린언어 워크샵 사전 점검] 에 관련된 글.
아침님의 [나루님을 위한 후기...] 에 관련된 글.

늦게 간 주제에 일찍 나왔기 때문에

사실 후기라고 할게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느무 기억에 남는 시간이라서 머라도 꼭 남겨놓고 싶었당.

 



나처럼 자칼에 언어에 너무나너무나 익숙한 인간들은

누군가 아침처럼 이야기 하면

쟨 분명히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이런 못돼 먹은 생각을 하기 일쑤다.

나는 그래서

착하게 말하는 사람=가식적인 사람

이라는 말도 안 되는 등식을 머리에 콕 박아놓고 살았다.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런 편견으로 미워했던 친구가 얼마였던가...-_-

 

기린언어에 대해서 들으면서

그리고 워크샵 시간 동안 아침의 대화를 지켜보면서

사실 너무 신기했다.

오히려 내가,

그러니까 말을 막 아무렇게나 직설적으로 한다고 '알려진' 내가

훨씬 더 나를 숨기고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했던 거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가를

그 상황을 떠올리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는 그 상대에게 퍼부어대는 욕으로 기분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기를 원했던 적이 더 많았는데 말이지.

이해해주세요, 나를,

이렇게 말하는 걸, 나는 좀 구차해진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냐, 적절한 표현이 아니야...

그러니까 음..

워크샵에서 들었던 나에 대한 생각은

세상에 대해 절라 쿨- 한척 하고 산 나는

사람들에 관계나 사랑받음에 대체로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 온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게

좀 창피하기도 하고

예를 들면 사립학교 아이들에서 나왔던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 봐 두 려웠고, 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 주지 않으면 서글폈다"

라는 감정이 들킬까봐 무서웠던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

뭐 지금 이런 얘기를 다 정리하기는 어려운 것 같지만

매우 폭력적인 대화법을 주로 구사해 온 나로서는

상당히 반성(?) 할 만한 시간이었다는 거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한 것은 머리로의 이해지, 가슴으로 이해하려고 들지 않았다는 느낌도 들었고

사실은 그 이해하려는 과정에서도 계속 어떤 '판단'만을 했다는 생각.

 

얘기들이 너무 두서없어서 나도 먼 소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길 참 잘했다는 생각.

며칠 동안 송년회를 여기저기 다니면서 비폭력 대화에 대해서만 열나게 얘기하고 있다.-_-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지만 그 새를 못 참고

크리스마스에는 아주너무심한 폭력대화를 저질러서

친구와 크게 한판 하였는데

평소 같으면 절대 사과란 없어! 하고 있었을 내가

먼저 사과하고 사과하면서 기린언어를 써 봤다는 사실!

이 것이 진정한 워크샵의 힘인 것 같다.

화를 꾹 참고 찬찬히 그 때의 느낌을 설명하니

나도 그 친구도 화가 사라지는 느낌...

아직 서툴지만 여하튼 지금은 꼬리정도만 기린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듯.

고마움을 표현하는 느낌단어들을

많이많이 알고 있음 좋을텐데.

여하튼 그날 휘리릭 얼굴만 봤던 분들 반가웠고

선생님이었던 아침 너무 고마워요.

 

엉망진창 후기 땡.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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