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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를 먼저 찍다 / 이대흠
.세상살이의 시작이 막장이고 보니 난 어쩜 마침표를 먼저 찍은 문장 아닌지 .막장은, 마침표는 이전의 것을 보여주는 구멍이다 .그 캄캄한 공사장의 먼지, 이 무수한 마침표를 통해 본다 .오래된 짐승의 알처럼 둥근 마침표 .내 생의 처음이었던 어머니, 그 마침표. 그녀의 검은 눈동자 .한 세상의 아픔이 그득하여 그녀의 눈빛은 맑다 .파이프 메고 어두운 계단을 오르며 난간에만 빛이 웅성거림을 본다 .난간에 버려진 저 작은 쇳조각, 깨어진 돌멩이가 결국 하나의 사상임을 너무 늦게 알았다 .어두운 곳이라 난간이 길이다 .난간을 걷는 나의 生 .언제든 죽을 수 있으므로 고개 숙이지 않으리 .무겁다 . 무거운 것들이 적어 세상은 무거워졌다 .대부분 이 짐을 지지 않는다 .마침표를 찍자 여기부터가 시작이다.
마침표부터,
그렇게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어.
책상 위에 걸려있는 2001년의 엽서 속에
이 시처럼.
.언제든 죽을 수 있으므로 고개 숙이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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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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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세상은 진작부터 외롭고 쓸쓸하였지. 한때 왜군들 시체가 하도 많이 떠올라 송장목이기도 하였다던 판데목, 지금은 운하와 해저터널과 다리로 그 좁은 바다를 어지간히도 육지와 이어놓았다. 삶과 죽음이 가장 가까이 있는 곳에 인간이 악착스레 매달려 그 사이를 붙여놓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처럼.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