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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2
    사람들(7)
    새삼

사람들

1.

주말엔 애인님과 투닥거렸다.

가끔은 그가 멀리 있는 게 좋고

대부분은 그가 멀리 있는 게 싫다.

쳇.

 

2.

지하철을 타는 내내 사람들을 구경한다.

아이의 손을 잡고 한참을 풍선 앞에 서 있던 아주머니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가난과 여유의 경계에서 비틀거리는 나는

그런 순간들이 어느 빈틈에 찾아올까 두렵다.

 

오랜만에 다리를 점점 벌리고 앉는 옆자리 남자에게 똥침을 놓고 싶은 욕구가 밀려왔다.

 

3.

월요일은 삽질하는 오전을 보내다 sm을 만나러 홍대로 향하다.

지하철에서 뱉어내는 사람들의 양을 볼 때마다 놀란다.

꽉 찬 지하철 두 대를 보내고 나서야

그 곳에 한 걸음을 넣어볼까 생각한다.

차창 안에 힘겨운 얼굴들이 무서워 다시 한 대를 더 보낸다.

홍대앞으로 오니 복작복작 시끌시끌하다.

허기진 sm과 우걱우걱 밥을 먹고

한 잔만 하자던 맥주를 각기 삼 병씩 비운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난다.

대체로 이야기는 연애관계의 대한 것으로 도배된 듯 했으나

돌아오는 길 생각하니 깊고 심오했어라.

심지어 나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신 님께 감사...

 

4.

슈아를 만나러 슝슝

비누를 만든다고 한다.

씻는 걸 너무 귀찮아 하는 나로썬 굳이 비누까지 만들어야 할까 싶었으나

막상 만들어보니 조낸 신나서 -_- 허기도 잊은채 몰두-

 




슈아가 만든 건 이쁜게 더 많다.

접사도 안 되는 핸드폰으로 찍을래니 화딱지만 나고.

엿튼 사진보다 본 모습이 이쁜 쓰기 싫고 남 주기도 아까운 비누님들.

아무래도 한 번쯤 더 만들어야지 싶고나.

남아 있는 수다도 마저 떨겸.

미루는 이제 더 많이 커서 말도 알아듣는다.

심부름도 하고...ㅎㅎㅎ 밥도 먹고... 사람이다! 허허.

오늘은 슈아에게 신세를 많이 졌으니 담엔 맛난 거라도 사들고 가야지.

 

5.

배부른 배를 안고 명동으로 가서 깅을 만나다.

만날 보던 얼굴을 오랜만에 보니 처음에 어색해서 낯가림을 하였다.

후후.

담배만 피워댔죠~

하지만 곧 입에 모터를 달고 이야기를 시작하여

결국 일더미를 수첩에 가득 안고 돌아왔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답을 찾고 싶어하는 친구.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달라질지 혹은 비슷해질지 혹은 갈라설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지금은 이런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것으로 좋고나.

부디 어서 머리 손질을 하길 바래..

 

6.

사람들을 마구 만나고 나니 피곤이 가신다.

내 피곤의 원천은 몸 속 깊이 자리한 수다원석이었던가.

이런저런 고민들을 털어내고 나니 가뿐해진듯도 하고

아니면 커피를 마시다 화장실을 간 탓일지도...후후

 

여하튼

열심히 사람구경 계속 해야지.

 

내일 기력이 나면 이벵 공지 다시 올리겠삼.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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