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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05
    9 대 일(2)
    새삼

9 대 일

케산/세르쥬님의 [쾌감을 같이 바라보기] 에 관련된 글.

이 글을 읽고 예전에 학교에서 발표했던 어떤 시간이 생각났다.
신화와 문학이라는 교양 수업이었는데
내가 발표를 맡았던 부분이 테이레시아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테이레시아스는 예언가로 유명한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다.
그는 교미하는 뱀의 암컷을 때려죽이는 바람에 여자로 7년을 살게 되고, 이후 다시 수컷을 죽여 남자로 돌아오게 되는 폭력적인 인물 -_-ㅋ
여하튼 이 테이레시아스는 남성과 여성을 모두 경험해 봤다는 이유로 제우스와 헤라의 싸움에 불려가게 된다. 싸움인 즉슨 섹스를 할 때 남성과 여성, 누가 더 쾌락을 많이 느끼는가 하는 것인데 제우스는 여성이 더 많은 쾌락을 얻는다고 하고, 헤라는 남성이 더 많은 쾌락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결국 테이레시아스는 제우스의 손을 들어주었고 분노한 헤라가 그의 눈을 빼앗아버린다. 승리한 제우스는 그에게 빼앗긴 눈 대신 미래를 볼 수 있도록 해 주고.


뭐 대강 이런 이야기인데
나름 학교 수업이랍시고 '성'적인 내용은 대강 넘기고 '예언자'인 테이레시아스에 대해서만 주구장창 이야기 했더니 그 선생님 물으시길
 
"그래서 새삼은 실제로 여성들이 더 많은 쾌락을 얻는다고 생각하나요?"

순간 당황한 나 -_-;;

"아뇨. 전 남자들이 더 큰 쾌락을 얻는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제우스가 그걸 숨기기 위해서 일부러 여성이 더 많은 쾌락을 얻는다고 주장한 거고 그래서 테이레시아스도 편 들어 준거고 헤라는 아무잘못없어 어쩌고저쩌고 횡설수설....."

"난 오히려 여성들이 많은 쾌락을 얻기 때문에 그게 밝혀지는 것에 헤라가 분노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때요?"

생각할 겨를도 없는 나 -_-;;;

"어 전 무조건 남자가 더 많은 쾌락을 가지고...-_-;;"

발표는 그렇게 끝이 났지만 내가 왜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나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실제 내가 섹스할 때 남성이 더 많은 쾌락을 느낀다고 생각했나? 아마 그랬던 것 같다.  뭐랄까 남성들은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거 같은 느낌이라 그랬나? 그들에게는 분명한 목표와 그를 위한 방법이 있는 반면에 여성들은 매우 스무스하게 변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게다가 남성이 여성에게 뭔가를 '해 주는' 듯이 나오던 수많은 영화들에 질려버리기도 했고. '널 위해서' 이런 말을 하면서 섹스하는 남자는 정말 최악이다. -_-

테이레시아스는 성적쾌락의 10 중에 9 정도를 여성이 1 정도를 남성이 느끼는 쾌락이라고 비유했다. 그 때는 그런 말들이 여성들에 대한 성적억압의-예를 들면 할례 같은- 전제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여성들이 더 많은 쾌락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을 억눌러야만 한다는 논리. 그래서 나는 그 때 그 선생님의 말을 그런 공격으로 받아들였던 거 같다.

지금은?
글쎄.
케산님의 글을 읽고 애인님에게
'너도 여자들을 부러워한 적이 있어?'
라고 물었더니 너무나 담담하게
'응, 여자들은 성적으로 반응하는게 훨씬 다양한 거 같아'
라고 말해서 살짝 놀랐다는 ㅋ
(이런 거 올리면 화 낼려나)

여하튼 관계가 중요하다는 케산님의 말에 동감하면서,
앞으로 애인님과 보다 야한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고
두 주먹 불끈 +_+
(마치 지금까진 안 한 거 같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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