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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여행 갔을 때 들고 갔던 책.
같이 간 친구와 번갈아가며 후닥닥,
너무 재미있어서 책 모서리를 접을 겨를도 없이.
역시 난 이야기꾼이 좋아. 철학가들 보단.
조만간 책에 대한 포스팅은 다시...ㅎㅎ
놈들은 너무 느린 덕분에 목숨을 부지한다. 잠과 게으름 덕분에 재규어와 스라소니, 큰수리, 아나콘다에게 먹히지 않는다. 나무늘보의 털에는 건기에 갈색 식물이, 우기에는 초록색 식물이 서식한다. 그래서 나무늘보는 주변의 이끼나 나뭇잎과 뒤섞여, 흰개미나 다람쥐의 둥지나 나무의 일부로 보인다. -p16
죽음은 생물학적인 필요 때문에 삶에 꼭 달라붙는 것이 아니다-시기심 때문에 달라붙는다. 삶이 워낙 아름다워서 죽음은 삶과 사랑에 빠졌다. 죽음은 시샘많고 강박적인 사랑을 거머줜다. 하지만 삶은 망각 위로 가볍게 뛰어오르고, 중요하지 않은 한두 가지를 놓친다.-p17
사회적으로 열등한 동물이 주인과 사귀기 위해 가장 끈질기게 노력한다. 그들은 주인에게 가장 충직하고 가장 필요한 동반자임을 증명해 보인다. 주인에게 도전하거나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큰고양이, 아메리카들소, 사슴, 야생 양, 원숭이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에게서 관찰된다. 동물업계에는 흔히 알려진 사실이다. -p64
한데 이 '아들'이란 신은 배가 고프고, 갈증 때문에 괭하고, 지치고, 슬프고, 초조해하고, 희롱당하고 똑똑치 못한 제자들과 그를 존경하지 않는 반대파를 참고 봐줘야 한다. 무슨 신이 그런가? 너무나 인간 수준의 신이다. 물론 기적도 있다. 주로 치료 부분에서. 기껏해야 주린 배를 채워주고, 풍랑을 잠잠하게 하고, 물 위를 걷는 능력을 보여준다. 마술로 치면 별것 아닌 수준이다. 어느 힌두 신이라도 그보다 밷배는 잘할 수 있으니까. 이 신의 아들은 생의 대부분을 이야기를 하며 보냈다. 계속 말하면서, 이 아들은 말하고, 인간의 걸음으로 걸어 다녔다-그것도 더운 곳에서. 샌들을 신고 돌길을 걸었다. 교통수단을 이용해도 고작 나귀였다. 그는 세 시간 만에 신음하고 숨을 헐떡이고 서글퍼하며 죽어간 신이다. 무슨 신이 그런가? 이런 신의 아들에게서 무슨 영감을 얻으라는 건가? -p77
"신부님, 기독교인이 되고 싶어요."
그는 미소지었다.
"피신, 너는 이미 기독교인이란다. 네 마음 속에서. 믿음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은 누구든 기독교인이란다. 너는 이곳 문나르에서 예수님을 만났어."-p79
그 길을 지나기 전에는 바다와 나무들, 공기, 햇살이 저마다 다르게 말했지만, 이제 모두 하나의 언어로 말을 걸어왔다. 나무는 길을 안내했고, 길은 공기를 인식했고, 공기는 바다를 생각했고, 바다는 햇살과 모든 걸 나누었다. 모든 요소가 이웃해서 조화를 이루었고, 모두 친척이 되었다. -p85
신은 '궁극적인 실체'이자 존재를 떠받치는 틀이건만, 마치 신의 힘이 약해서 자기가 도와야 된다는 듯 나서서 옹호하는 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자들은 정작 나병에 걸려 동전 푼을 동냥하는 과부는 못 본체 지나고, 누더기 차림으로 노숙하는 아이들 곁을 지나면서도 '늘 있는 일'로 치부한다. 하지만 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거스릴는 점을 보면 난리라도 난 것처럼 군다. 얼굴을 붉히고 숨을 몰아쉬면서, 화를 내며 말을 쏟나낸다. 얼마나 분노하는지 놀라울 뿐이다. 그 단호함이 겁난다. -p96
왜 사람들은 이동할가? 무엇 때문에 뿌리를 내리고 모르는 게 없던 곳을 떠나 수평선 너머 미지의 세계로 향할까? 왜 스스로를 거지처럼 느끼게 만드는 겉치레 투성이인 곳에 오르려 할까? 왜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고 힘겨운 이국의 정글로 들어갈까?
어디서나 대답은 하나겠지.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소망하며 이주한다. -p105
사람들은 조바심에 시달려 이주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아무 것도 못 얻을 거라는 불안감이 야금야금 파고들어서, 일 년 걸려 쌓은 것이 남의 손에 하루 만에 무너지리라는 불안감 때문에. 장래가 꽉 막힌 것 같아서. 본인은 괜찮지만 자녀들은 그렇게 살면 안 되겠기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 때문에. 행복과 번영을 다른 곳에서만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p107
.... 이런 물고기들의 소동 속에서 리처드 파커는 나보다 강인하고 또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몸을 올려 최대한 물고기 떼의 공격을 막았다. 물로기 여러 마리가 날개를 버둥대며 산 채로 그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눈부신 힘과 속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인상적인 것은 그 속도가 아니라 동물의 순수한 자신감이었다. 순간에 완전히 몰입하는 힘. 그렇게 한순간에 집중해서 현재에만 몰두하는 능력. 아마 최고의 요가 수행자들이 부러워할 능력이리라.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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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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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넷에서도 구하기 힘든 비디오테잎 순례 하곤 했었는데.. ^ ^;이 아이디어도 참 좋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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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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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 이렇게 보니 다시 생각나네요.마지막 부분이 다소 충격적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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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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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나봐요 흑- 책 열심히 읽겠다고 백수한 건데 거의 책 못 읽고 있다는! 대체 뭐람-_-;;부가 정보
넝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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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야기꾼이 좋아 ㅋㅋ 나도 보고싶다+_+부가 정보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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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도 함께 :)토토, 맞아요. 마지막. 역시 세상은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거죠. 두꺼운 책인데도 후닥닥 읽어버렸답니다.
당고, 제가 요즘 즐겨 생활하는 미투데이에서 책 돌려읽기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당고도 함께 할래요? 책도 시간 쪼개서 읽는 맛이 있죠~
넝쿨, 넝쿨도 빌려줄게. 너도 좋아할거야. 너도 모험가 기질이 있잖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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