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말하기

나는 말이 많은 사람에 속한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전에 나는 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 때도 말은 많았을 거야.

그렇게 많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면서

뒤돌아서 후회했던 것이 몇 번이었나,

들으면서 마음아팠던 적이 몇 번이었나를 기억하면

이 밤을 아마 또 꼬박 지새워야 할지도 모르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나누고 싶어한다는 아침처럼,

나도 내가 좋아하는 말을 하면서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기린말 워크샵에 갔다.

 

오붓하니, 어쩐지 지난 번보다 좋았다.

자꾸만 눈을 마주쳐주는 선생님 덕분에 용기내어 말할 수 있었다.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결국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걸

또 한 번 알았다.

 

다른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것도

나는 아직 겪어 본 적도 없는 콩님의 이야기에도 눈물이 글썽거린 것도

우리들 마음이 모두 어느 지점에서 하나의 에너지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란 걸,

알았던 좋은 날.

 

하루 정도는

기린 말 흉내정도는 냈는데

하루가 또 지나니,

수첩에 껴 놓은 작은책에게 미안하게

여전히 입에서는 독설이 얼굴에서는 불만이 그득그득

 

내 욕망을 아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변명하지 않는 나와 마주치는 것이 이렇게 힘들지도 몰랐다.

열심히 기린을 흉내내면

꼬리 말고 심장이 기린이 되어

푸앙푸앙 신나는 펌프질로 온 몸에 즐거운 피를 넘겨줄래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