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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어제 기분이 최악이었다가 오늘 낮쯤엔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는 듯 하다가 저녁 때쯤 다시 바닥을 쳤다가 지금은 그냥 쏘쏘. 사소한 것들에 민감해지고 누군가에 말 한 마디에 분노가 화라락 오르기도 하고 술자리의 술은 맛없고 일 할 건 많은데 하기가 싫다. 어제 이삿짐을 싸다가 결국 한 번 폭발을 했고 오늘은 집주인 할머니와 얘기하다가 울컥했다. 집을 가질 수 있을만큼의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고민의 시초는 아니었더라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거 같다. 몇 개의 문서를 열어놓고 끄적거리다가 진행해야 하는 작업의 구성안을 들여다보다가 TV를 보다가 라면을 먹을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서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책상과 책장이 사라진 방은 어째서 더 좁게만 느껴지는 걸까. ㅋㅋㅋ 즐거워보인다. 저 세 문자만 적어놓고 바라보면 기분도 좀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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