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도 전인 지난 5월, 울산의 M어린이집에서 보육노동자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
이 문제로 교섭날짜 잡고 5월 18일에 M어린이집으로 보육노조 위원장이하 3인 정도가 교섭을 하러 갔더니만, 사측에 원장과 원장 남편, 그리고 민노당 울산 *구 *동 분회장이라 밝힌 자가 와있더란다.
(확인 결과 그 사람은 진짜 민노당 울산 *구 *동 분회장이 맞았다! 헉 O_Op)
서로 인사를 끝내자마자 그 분회장은 "이 사안은 교섭할 사안이 아니"라느니, "노조가 개인의 불만을 갖고 교섭을 하면 안된다"는 둥 정당하다 못해 멀쩡했던 교섭의 자리를 방해하였다.
원장이 말 안 통하는 자라 괴로워하던 와중인지라,
보육노조 측에선 "교섭 자리 맞다"고 설명하고는 그 다음부터 생 무시했다고 한다.
(분회장, 교섭자리라고 명백히 밝혔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날 교섭 보고글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간 후 전국에 있는 보육노조 조합원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로 다 못했다.
솔직히 보육노조 울산지부(준) 조합원 중 1/2 내지 1/3 정도는 민노당 당원이기도 한데다가, 보육노조 중앙 역시 민노당 정책실과 정책적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황당한 건 황당한 거지만,
명색이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노당인데
나름대로 문제 제기를 하면 매우 합당한 방식의 처리가 나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기대는 너무 컸던 걸까?
정황상 교섭방해 행위는 일개인의 판단력 부족이었다 치더라도 이를 대처해나가는 울산시당의 방식과 태도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일단 보육노조는 민노당 울산시당과 중앙당에 해당 사건의 경위서를 첨부한 공문을 발송하고 전화도 했다. 그게 벌써 5월 24일. 이 공문에선 문제제기와 적합한 처리, 그리고 보다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처리하는데 좀 기간이 걸리겠다 싶어서 기다렸지만 계속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결국 7월이 되어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에서 7월 7일경 울산시당에 전화를 해봤다. 그동안 이사 때문에 일처리를 못했다면서, 해당 분회장에 대해 당기위원회 제소를 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보육노조는 기간도 상당히 되었는데 적어도 처리과정에 대해 알려주는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닌지 문제 제기를 했고, 제소를 비롯한 향후 진행 사항에 대해 7월 11일까지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15일이 되어도 울산시당이 보내준다던 그 메일은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봤더니 아직 제소를 못해서 못 보냈단다. 주말 지나고 다음 주에 보내준단다.
이 와중에 울산에서는 보육노조 울산지부(준) 지부장을 비롯한 몇몇 조합원이 아는 민노당 당원들로부터 이번 문제에 대해 ‘조용히 해결하자’는 연락을 받은 모양이다. 헉(O_O)pp
18일에 전화가 왔다.
교섭 자리에 나타났던 본인이 사과문을 쓰겠다고 했단다. 그러니 ‘그걸로 되겠냐?’고, ‘당기위원회 제소 안 해도 되겠냐?’고 물어본다. 헉(O_O)ppp
우리는 민노당이 자체적으로 적합한 문제 인식과 처리 방식으로 대처하길 바라는 것이니, 묻지 말고 민노당 내부에서 판단하시라고 전했다. 그리고 22일까지 결정이든 뭐든 울산시당의 답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25일에 상집회의가 있어서 그때까지 뭔가 결정할 수가 없단다. 일단은 22일까지 연락 달라고 했는데, 예상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
한편 같은 날 울산에선 울산건설플랜트 노조 일일주점이 있어, 울산과 부산지부 조합원들 중심으로 참석하였다. 그 자리에서 울산지부 조합원중 하나는 또다시 민노당 사람에게 ‘사과문으로 끝내는 걸로 설득’해보라는 투의 말을 전달받았다. 헉(O_O)pppp
그리고 오늘은 25일, 상집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된단다. 어쨌거나 오늘 안에 뭐든 결과가 나오겠지.
민노당에 사람 많아진 거 안다. 그 안에 니 맘이 내 맘 같지 않고 골 때리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보육노조가 바랬던 건 한 간부의 단죄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민노당이 적합한 방식의 해결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 정화의 매커니즘을 가지고 운동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걸 보고 싶을 뿐이다.(적어도 내 생각엔 말이쥐...)
개인적으로는 발생한 문제보다 특히 그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연당하고, 회유당하고, 협상당하는 경험이 참으로 용납하기 힘들다.
한편, 보육노조 역시 보다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절차를 밟았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기간이 늘어지도록 계속 자기정화의 힘을 발휘하길 기다리며 조직적 관계에 연연하는 모양새가
오히려 절차를 비공식화, 무분별화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기분이 든다.
이런 건 이쪽이든 저쪽이든 조직의 발전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데 말이지.
여하튼 이래저래 불편. 안좋아, 안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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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eeya 2005/07/26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jaspis/제가 발견 못했나보네여.^^
보육노조가 서울시당의 보육운동과 보조를 못맞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몰라도 이 사건하고는 별 관계없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어제까지 이번 건은 과정 중이었고 노조는 이제사 정리할 수 있는 어떠한 상태가 된 셈이니까요. 기간동안 중앙당 정책실과도 정책 논의 계속 해왔습니다.
듣기로는 시당은 조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얼마전 사석에서 서울시당 분 봤거든요) 서로 관심사가 틀린 것 같습니다.
보육노조 내 보육교사회 출신들은 이전에 지역별로 보육조례 재정, 개정 운동을 많이 해봐서 장단점을 대략 파악했고, 현재는 조례 관련 운동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이기도 한 노동조합 활동에 역량을 많이 투여하고 있습죠. 노조야말로 보육노동자말고는 할 수 없는 일이겠죠. -
풀소리 2005/07/28 1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jineeya/ 괜히 중앙당 게시판에 링크를 걸어 별난 시비를 다 받게 한 것 같습니다. 사과문이라고 올라온 글을 보니 나도 모르게...-.-;
안티워/ 종파주의라~ 참 어려운 말을 쉽게 합니다. 민중의 이익이 아니라 자기 패거리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활동하는 자들을 종파주의라고 하지 않나요? 위 글에서 어떻게 종파주의를 연상시켰는지 다만 놀라울 뿐입니다. 나도 고양시위원회 소속 당원이니 포럼에라도 한번 나와 놀라운 식견을 보여주심이...
비문에 어긋난 맞춤법에 혹시 술김에 쓴 글은 아니신지? -
jineeya 2005/07/29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육노조 공지사항에 공식 사건경위서가 포함된 글과 답변 공문이 올라가 있습니다. http://kcw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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