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3/05 21:50

1시부터 철도공사앞 집회 참여.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집회는 거의 20분이 지나서야 시작하고 1시간도 안되어 끝나버렸다.

 

2시부터 38여성대회가 있는 지라 부리나케 택시타고 용산구민회관으로 이동하는데,

용산역 철도조합원들의 대오가 보인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때맞춰 흘러나오는 택시 라디오의 파업중단 소식이라...



그리곤 민주노총, 전여농, 민주노동당이 주최하는 38 여성대회에 참석했는데,

평소 민주노총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즐거움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농민, 노동자 등 주체가 스스로 준비하는 개사곡, 촌극 등의 공연이라니 상당히 감동이었다.

(물론 공연 중에는 노조 조합원들의 엄청난 끼와 연기력에 감복할만했으나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 공연도 있긴 했다. -_-;;)

 

그런데 뭔가 허하다.

왠지 여성이지만 농민이, 노동자가, 정치인이 아닌 자(특히 세조직 내의 사람이 아닌 자)는 참가하기 좀 거시기한 행사가 아니었다 싶다. 열려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농민, 노동자, 정치인이기 이전에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꿈꿀 수 있는 세상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은 아니었다 싶다.

 

벌써 100년 가까이 되어가는 당시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참정권과 노동조건 보장의 요구가

(수위는 약간 높아졌을지 모르나) 여전히 우리의 화두라는 점은

앞으로 여성이 고민하고 갈 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때때로 비정규법안에 대한 노조의 투쟁이 대응보다 좀 더 공세적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과 같이

이 시점에서 차라리 여성 스스로 내리는 자신에 대한 정의, 여성이 해방되는 세상,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의 행동에 대해

보다 진지한 토론을 진행하고 더이상 현실을 막는 행동이 아닌 현실을 바꾸는 행동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용산역까지 행진 후 집회를 하는데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든 용산구민회관에서 연 여성대회는 재미있는 공연과 기획이 있었는데,

행진 후 오히려 대중과 함께 하는 집회에선 왜 뻔한 연사발언과 투쟁가 합창이 다일까?

오히려 반대로 하는 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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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5 21:50 2006/03/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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