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에 읽혀졌다는 부산 김진숙 지도위원의
부산지하철 매표소 비정규 해고노동자 고용승계 쟁취 결의대회 연설문을 읽었다.
'평등해야 강해진다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비정규직과 정규직에게 보내는 말이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벌써 2주나 전에 씨네21에서 읽은 [별의임무 - 그저 빛나기] 이라는 글이 생각났다.
주요내용이라면 이런건데..
조폭 내부의 엄청난 빈부 격차 - 즉 형님은 외제차에, 뻑쩍지근 저택에, 수많은 이들의 경호를 받는 반면, 아우들은 합숙에, 패스트푸드 끼니에,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 상황이 유지되는 이유를 스티븐 레빗의 괴짜경제학 논리를 빌어 설명하고 있다.
형님은 바로 아우들의 이상향이고, 그것이 바로 현실의 상황을 견디게 하는 인센티브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 내용인데,
그래서 신인배우에게 주어질 수 있는 인센티브라는 것이 바로 화려하게 빛나는 스타배우의 모습이라는 건데, '스타의 가장 큰 임무는, 비록 대중의 욕을 바가지로 먹는 한이 있어도 저 하늘의 별처럼 환히 빛나며 화려한 삶을 살아주는 것'이라 할 수 있댄다.
최고의 스타가 국민주택과 지하철 이용하는 날이 온다면 '영화계의 종말일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처음 든 생각은 씨네21 읽다가 뒤통수 맞았다싶어
이제 매체에 대한 더이상의 편견은 버려야 겠다는 점이었다.
예술은 사라지고 엔터테인먼트만 남았다더니 체감 백배의 순간.
다음 떠오른 생각은 '돈이란 게, 자본주의란 게 이런거구나' 싶었다.
당췌 인생이 빛나고 싶어도 돈을 통해서만이 빛날 수 있는 세상,
도대체 빛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미를 소거시키는 세상,
사람들과 신인배우들이 영화와 영화배우를 통해 얻는 꿈에 대해서 완전 왜곡시키는 세상.
어찌나 당당히 '스타는 돈으로 빛나야 한다'고 외치는 지 강호의 도는 애저녁에 땅바닥이라지만, 이젠 심지어 사람들이 진심으로 그것을 믿고 실천하는 세상이 되어간다.
마치 감정노동을 많이 하면서 자신의 진짜 감정을 구분할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자아를 훼손시키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자본의 불평등 전략은 인간의 본성인양 점점 세련된 가면을 쓰고 다가오고,
그 안에서 부지불식간에 진행되는 것은
-아주 다양한 의미로- 평등할수록 얻을 수 있는 것, 강해질 수 있는 것에 대한 외면과 망각.
-
앙겔리마 2006/03/09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거 읽고 그 작가 완벽히 싫어졌다는.. 그 잡지는 맨날 영화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하네 저러네 그래서 참 싫어하지만 동네 편의점에 그거밖에 안 팔아서 친구가 계속 본다는-_-;;; 더불어 저도 보지요. 가끔 볼 때마다 돈 타령 안 하는 걸 못 봤어요. 이런 얘기를 하게 되다니 속시원하다=ㅂ=;;;
그리고 영화 스타가 빛나야 하는 이유가 단지 신인배우들에게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영화판으로 모여드는 무수한 사람들, 그러니까 대다수의 스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빛나야 한다고 그랬어요. 정말 너나 빛나든지 말든지+_+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jineeya/trackback/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