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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오늘 건강상담하러 온 50대 남자는 혈압이 높아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하면서 근처 작은 병원 다니면 안되냐고 물었다. 자세히 물어보니 사업장에서 혈압을 재보고 높다는 말을 들은 뒤 동네 내과 의사에게 갔더니 큰 병원가보라고 했고, 큰 병원에서 달리기하면서 재는 심전도(운동유발검사), 하루종일 허리에 차고 검사하는 거(홀터), 가슴에 젤리바르고 보는 거(심초음파) 다 했는데 부정맥이 좀 있고 혈압이 좀 높다고 약을 주었단다.  큰 병원 의사한테 물어보면 원래 갔었던 의원으로 편지써서 돌려보내 줄 수 있으니 상의해보시라고 했다.


너무 일이 바빠서 병원 갈 시간이 없어 약 못 먹은지 며칠 되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어제 특근을 했다.

역시 고혈압이 있는 50대 여성 작업자는 자기는 혈압관리가 잘 안되어서 어제 특근 안 했다고 한다. 조장한테 싫은 소리 들었지만 그래도 내 몸이 소중한 거 아니냐고 했다.

 

환자가 일어나려다가 앉더니 물어본다.

"가슴이 조이는 듯이 아파요"

"혹시 큰 병원에서 협심증있다는 말 들으셨어요?"

"아 맞어, 그런 이야기도 들은 것 같아요. 삼일간 입원해서 검사해야 한다고"

 

어쩐지 좀 이상하더라.

종합병원 의사가 검사하라는 데 안 했다는 것은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할 가능성이 높으니 왜 삼일간 입원해서 검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그랬더니 심각한 얼굴이 되더니 "그거 보험 되나요?"

 

맨 마지막에 하는 말은 "요즘 바빠서 못 가요. 자재 담당인데 라인이 새로 생겨서 삼일씩이나 비울 수는 없어요."

 

일단 가족을 대신 보내서라도 약을 타서 먹으라고 했더니 가족들도 다 일하기 때문에 안된단다.  오늘 오후에 큰 병원 처방전가지고 가까운 내과에 들러서라도 조퇴해서 약부터 먹으라는 말에는 "오늘은 정말 안되고 내일......하여간 설명 잘 해주어서 고마워요."

 

그가 그 비싼 검사 다 하고 나서 왜 나한테 설명을 들어야 하는가?

그 선생님이 꼭 입원해서 검사해야 한다고 설명을 안 했을 리 없다.

그러나 그 짧은 외래시간에 환자가 알아듣게 설명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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