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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뻐꾸기님의 [조금 달라진 비닐공장]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부부와 그 친구 한 명이 시작한 가전제품 부품을 하청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지금은 약 60여명이 일하는 회사로 발전했고, 남편은 사장, 부인은 총무, 친구는 공장장이 되었다. 다행히 일거리는 많지만 마진이 워낙 적어 겨우 겨우 꾸려나간다. 사모님인 총무가 보건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좀 깐깐하긴 하지만 알고보면 그런대로 원칙을 가지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처음엔 건강상담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웠고 작업장 둘러보는 것도 작업에 방해가 된다고 싫어했었는데 요즘엔 그럭저럭 협조를 좀 해주는 편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30분. 그 짧은 시간에 고혈압, 당뇨병, 근골격계질환 기타 등등 모든 것을 다 해달라는 주문이다. 그 회사 설립이래 작업시간을 할애해서 하는 첫 집단보건교육이다. 교육시간은 점심시간 직전인 12시부터 12시반. 교육은 그런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무사히 끝났는데 문제는 그 다음.
평소 작업자들이 밥먹기전에 손을 안 씻는다고 총무가 갈 때마다 궁시렁거려 마지막에 작업장의 나쁜 먼지들이 손에 묻어 있으니 꼭 손을 씻고 점심드시라고 한마디 했음에도 교육이 끝나자 마자 우르르 그냥 식당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총무가 한 소리한다.
" 봐라, 교육해도 소용이 없다"
흑흑 여기는 납땜 사업장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손을 안 씻을까?
첫째, 식당의 의자가 모자른다. 손씻고 가면 늦어서 한참 서서 기다려야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러면 아까운 점심시간 50분이 그냥 다 흘러간다.
둘째, 식당과 화장실사이에 거리가 좀 있다. 식당앞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을 해주면 좋으련만. 총무는 사람들의 의식탓만 한다.
세째, 겨울엔 더운 물이 안 나온다. 이 회사는 돈이 없다고 난방도 잘 안해준다. 작업자들에겐 솜으로 만든 조끼가 지급되어 있다. 더운 물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점심시간에 손씻고 밥먹기는 어려울 것같다.
하지만 비관하진 말아야지. 또 모르잖아? 요즘같은 성수기에 30분씩이나 교육시간을 마련한 것 처럼 어느 날 또 놀라운 일이 생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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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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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렇게 놀라운 발전이!!!그래도 산업보건에 해뜰날이 오겠지요, 서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