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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다짐

자공이 질문하였다.

"마을 사람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마을 사람 모두가 미워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대답하였다.

"(그역시)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마을의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마을의 좋지 않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만 같지 못하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계속 읽어보자

 

"마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려는 심리적 충동도 실은 반대편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심약함이 아니면, 아무에게나 영합하려는 화냥끼가 아니면, 소년들이 갖는 한낱 감상적 이상주의에 불과한 것이라 해야 합니다. 이것은 입장과 정견이 분명한, 실한 사랑의 교감이 없습니다. 사랑은 분별이기 때문에 맹목적이지 않으며, 사랑은 희생이기 때문에 무한할 수 없습니다. ... 증오는 그것이 증오하는 경우든 증오를 받는 경우든 실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불행이 수반되게 마련이지만, 증오는 '있는 모순'을 유화하거나 은폐함이 없기 때문에 피자의 입장과 차이를 선명히 드러내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증오의 안받침이 없는 사랑의 이야기를 신뢰하기 않습니다. 왜냐하면 증오는 사랑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라는 기준이 물론 문제이긴 합니다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느곳에나 다수로서의 민중은 존재하는 법이고 다수는 항상 선량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집에 와서 이 구절을 찾아서 다시 읽었다.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의 하나는 모든 이에게 좋은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은 욕망이다. 

 

수검자들은 나에게 고맙다고 하고 나는 그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러나 우리 검진팀 직원들은 나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한다.   

이차검사를 내고 나면 "이거 꼭 해야 해요?", 그들은 꾸준히 물어본다.

한동안 별다른 말이 없으면 다시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 일한다.

대사물검사를 위한 검체를 직접 받으러 다니라고 담당자까지 지정했건만

어느새 흐지부지된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나때문에 사업장 자꾸 떨어져나간다고.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들...

무지와  몰염치가 만들어 내고 무관심과 불성실때문에 은폐되는 직업병을

마치 내가 만들어내는 것처럼 묘사하는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해서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유혹에 질 수는 없지 않은가.  

 

직업병 문제가 발생한 곳의 사업주나 관리자들도 나를 싫어한다.

사업장은 꾸준히 떨어져나가고 있다.

내가 직업병 판정을 적게내지는 않나 끊임없이 의심하는 노동조합 관계자들도

나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민주노총에서 전국의 검진기관에 특검을 잘하겠다는 확약서를 쓰라했다고 한다.

우리는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서 특검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에서 약속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과 약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약속을 한다고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안 쓴다.

 

특검을 맡은 지 2년째.

이제 두어달 있으면 이 일도 끝난다.

누군가는 해외연수다녀오면 좀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

그래, 교수들이 해외연수 다녀오면 그동안 부족했던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실무에 시간을 많이 쓰고 싶지 않아지는 것을

그들은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겠지. 

 

그동안 나의 깨달음은

마을의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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