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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공연

뻐꾸기님의 [해결방법이 생각났다. ] 에 관련된 글.

 

  지난주와 이번주에 항상 찜찜했던 그 회사에 가서 2시간씩 4팀에 대해서 특수건강진단결과 설명회를 했다.  아침에 출장검진하고 오후에 4시간 교육을 하는 일정이 힘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떠나기전에 마무리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보건교육은 준비한 만큼 성과가 있는 법.  검진팀과 작업환경측정팀에서 자료준비를 많이 도와주어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규모가 큰 곳이라 자체 보건관리자가 있기 때문에 검진때만 가는 관계로 그 작업장을 잘 몰랐는데 그 2주간 월요일 원내검진때 그 회사에서 온 노동자들에게 재검결과를 설명하면서 나눈 대화도 큰 도움이 되었다. 



지난 2년간 그렇게 내 속을 썩혔건만 이제 살짝 정이 들었나 보다. 

세번째 팀에서 맨 앞자리에 앉은 이가 빙글빙글 웃길래 왜 웃으시냐 물어보니

"아름다우셔서 그렇다" 하고 농담도 하더라.

그 전날 원내검진때 청력검사결과 상담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분이다.

 

보건교육은 30%이하만 자면 큰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나쁘지 않은 교육이었다.

좀 더 열심히 준비했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한 사업장에 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교육시작전에 간단하게 스트레칭하고 몸을 푸는데

옆에 있는 동료들 안마를 좀 해주라고 했더니 시큰둥하다.

20년이상 같은 작업장에서 일해와서 그런가

별로 서로 다정하지 않더라.

쑥스러워서 그런가

여성노동자들은 그런 시간에 참 다정하던데...

 

따라온 우리 검진팀 직원들끼리 열심히 안마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참 이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하나밖에 없었는데 공무팀은 이 모든 유해인자에 골고루(?)

노출되나 특검을 받은 적이 없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산안법상 특정유해인자에 월15시간 이내 노출은 특검대상이 아니지만

단체협약에 의해 보장받는 방안을 생각해보시라고 답변.

 

많이 아쉬웠던 것은

여성 노동자들이 이 교육에서 소외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이 사용중인 방청제는 특검대상 물질이 아니어서

특수검진을 중심으로 한 설명회가 지루했는지

엎드려 자거나 떠들거나 하더라.

 

마지막에

특검대상물질이 아니더라도 

천식이나 피부질환과 같은 문제는 수시건강진단 대상이라 했더니

그 부서의 남성노동자가 하는 말이

안 그래도 그 부서에 방청유사용과 관련된 피부질환이 문제란다.

맨손으로 방청유를 만질 수 밖에 없는 작업공정

신규입사자마다 생기는 피부질환

일부는 결국 낫지 않아서 퇴사한다고 한다.

 

수시건강진단요청을 하시라 하니

사측 담당자, 질색을 하며 말한다.

"비염역학조사도 했고 문제가 생기면 치료를 해주고 있고

방청유 문제에 대해서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방법이 없다.

수시건강진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피부질환의 양상이 접촉부위뿐 아니라

얼굴, 온몸에도 생기고 매우 가렵다는 점으로 보아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피부질환 문제는

어느 작업장에서나 공정특성상 피부보호구는 어렵다, 물질도 못 바꾼다. 등

답이 없다는 말을 하는데

 

이 경우는 적절한 환기, 방청유교체, 최대한 직접 노출을 피할 수 있는 작업방법개선검토, 피부보호크림 사용, 심한 증상자에 대한 작업전환....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시건강진단을 한다면 그 결과에 따라 근로감독을 받게되니

제법 큰 돈이 들어가는 공정개선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떠나기 전에 해야 할 일 하나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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