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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어제 올들어 처음 과 회식을 했다. 

8년간 함께 일해온 검진버스 기사님이 바뀌었다.

우리과에 나보다 1년 먼저 오셨다.

술 한 잔 주시더라.

나랑 가까이서 술 한 잔 한 적이 없다 하셔서 깜짝 놀랐다.

사실 회식공포증이 있어 일차만  참석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하고도 술자리에게 길게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다.  

게다가 과 회식을 하면 나이든 아저씨들은 아저씨들끼리 앉는 분위기이다. 

 

쨌든, 내가 처음 와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하셨다.

별이야긴 아니었는데, 내내 그 말을 기억하셨다 하시더라.

뭐였냐면,

지난 번 다니던 직장에서 기사님이 직원들의 어려운 점을 잘 이해해주어서 고마왔다는 내용이었는데,

그걸 당부로 들으셨나 보다.

자꾸 미안하다, 하시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는 그동안 고마왔다.... 그는 미안하다....

 

그러고 있는데, 그 옆에 앉았던 산업위생사 하나는 나를 한참 뜯어보더니,

풍파를 많이 맞는 흔적이 보인다 하더라.

그리곤 자기도 마흔이라고 한숨을 쉰다.

같이 일한지 십년이 되어 간다.

그도 나도 지금보다 팔팔할 때 만났고,

그 때 만난 사업장의 담당자들도 사원으로 입사해서 지금은 과장 직함이 담긴 명함을 주곤 한다.

 

그래... 훌쩍 십년이 지나가는구나.....

 

회식에서 고백을 두 번이나 들었다. 

나도 그만큼 좋아하는지는 자신없지만, 사실은 나를 많이 좋아한다는 내용이다.

같이 일하면서 서로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긴 한데,

얼굴맞대고 들으니 좀 쑥스러웠다.

 

집에 돌아와서 고깔한테, 있잖아 직원들이 나 좋아한대. 그랬더니,

어휴~ 또 시작이야.  하고 웃는다.

나라는 사람은 입만 뻥긋하면 자기 자랑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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