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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홍세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4/13 14:11
  • 수정일
    2013/04/13 14:1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능력도 매력도 없는 좌파! 무식부터 탈출하자!

[인터뷰] '가장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홍세화

김용언 기자,안은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4-12 오후 6:21:13

 

"우리는 서로 만남도 없고, 깊이도 없는 세대다. 우리는 행복도 모르는, 고향도 잃은, 감사할 아무런 것도 갖고 있지 않은 세대다. (…) 우리는 오래 머물지도 않고, 진정한 이별도 모르고, 제 가슴에서 나는 소리를 두려워하며, 도둑처럼 그 자리에서 몸을 숨기는 세대다. (…) 그러나 우리는 모든 미래가 우리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홍세화 전 진보신당 상임대표는 인터넷 포털 다음(DAUM) 카페 '가장자리를 소개합니다'(☞바로 가기)에 올린 글에서 볼프강 베르헤르트의 <이별 없는 세대>(김주연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를 인용했다. 그는 이 글에서 '존재의 진실로 불행을 버텨낸 이'의 책에서 다시 한 번 희망과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생존법이 금기라고 가르치는 것"인 '생각'과 '우정'을 무기삼아 다시 시작하자고 썼다. 여기서 다시 시작하자는 건, 또다시 '5년 뒤'를 기약하는 정치의 논리가 아니다.

지난 10월 진보신당 당대표를 사퇴한 뒤 겨우내 강연회나 인터뷰 등에서만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던 그는, 사유와 실천의 학습 공동체 '가장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활동 중 하나로 격월간 잡지 <말과 활>(가제) 창간도 진행 중이다. 그는 "현실"이라는 강고한 단어에서 "배제"된 자들, 뿔뿔이 흩어진 개인이지만 그럼에도 "절망을 함께 느끼고 새로운 시작을 요구하는" 이들이 함께 나설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 일을 시작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책상에는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조영일 옮김, 도서출판b 펴냄)가 꽂혀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뒤 병으로 사망한 젊은 독일 작가와 21세기 마르크스주의의 재해석을 고민하는 일본 사상가, 그 둘 사이에 놓인 거리를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힘이 '가장자리'와 <말과 활>이 앞으로 보여주게 될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자리 잡은 '가장자리' 사무실에서 홍세화 전 진보신당 상임대표를 만났다. <편집자>

 

▲ 사유와 실천의 학습공동체 '가장자리'를 준비 중인 홍세화 전 진보신당 상임대표. ⓒ프레시안(최형락)

 

지리멸렬 한국의 진보

프레시안 : 2012년 10월 진보신당 당대표를 사퇴한 지 꼭 6개월만이다. 그간 어떤 생각을 통해 학습 공동체 '가장자리'와 격월간지 <말과 활>을 구상했나.

홍세화 : 지난해 4월 총선, 1.13퍼센트라는 결과를 받아들고 나서부터 우리가 대체 어떻게 다시 시작하면 좋을지를 고민해야 했다. 그때부터 당대표를 그만두려 했지만 당내 사정이 좋지 않았다. 당시 '하방의 길을 찾아서'(☞바로 가기)란 글을 썼는데, 거기에서도 "말(言語)의 진지를 구축하는 매체의 발간과 정치-철학 교실", "'전태일의 집' 또는 '민중의 집' 건설"을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대선 당시의 상황을 얘기하자면, 노동자 후보를 내세우자는 당 나름의 방침은 이루어졌지만 (내부적으로) 뭔가 삐끗해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게 되었고, 그 밖의 여러 과정에서 나의 인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나타났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를 심각하게 고민했고, 그 속에서 우리 '진보'의 시간의 무게가 아주 가볍다는 생각을 했다. 그 미성숙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 것인가. 역시 학습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프레시안 : 2011년부터 약 2년간 월스트리트 점령으로 상징되는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거부 운동과 함께, 한국의 좌파들은 세상이 조금 바뀌려나보다 하는 기대를 가졌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는 사회당의 올랑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이후 대규모 반핵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도 잇달았다. 그러나 실상 변한 것은 없었고, 이른바 '민주진보 진영'은 대선 이후 큰 '멘붕'에 빠져들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당신은 처음으로 진보 정치의 현장에 나섰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 새로운 학습 공동체를 시작하게 됐다. 급변의 시기에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무엇이었나.

홍세화 : 몇 가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먼저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맞물리면서 정권 교체를 위한 힘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자행된 '통합'이라는 폭력적인 요구다. 세상을 어떤 내용으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섬세한 물음 없이 '일단 정권을 바꿔야 한다, 바꾸기 위해서는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식으로 폭력성이 관철되었고 거기에 이른바 진보 지식인, 언론인, 매체마저 동원되었다. 그 문제가 바로 통합진보당 사태라는 방식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2004년 13퍼센트의 지지율을 얻었던 진보 정치의 역량이 4퍼센트대로 곤두박질치는 현실로 나타났다. 놀라운 것은 여기에 앞장섰던 지식인들, <한겨레>를 비롯한 언론이 이후 이런 지리멸렬에 대한 어떤 반성도 성찰도, 분석도 진단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내 처지에서는, 진보 진영 내부적으로도 보수 진영과의 싸움에서만큼 혹은 그보다 강한 힘의 논리가 관철되고 있는 현실, 대의나 원칙이 애당초 지켜지지 않는다는 심각한 '구멍 뚫림'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앞서 말한 '시간의 무게'의 부재다. 내가 20여 년을 보낸 유럽 사회에서는 진보라 하는 가치에 적어도 나름의 시간의 무게가 담겨 있다. 우리의 경우 스스로를 진보라 하는 사람들에게서 어떤 섬세함도 고상함도
향기도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인간에 대한 이해나 고뇌랄까, 인문학적인 토양은 지극히 취약한데 그 위에 사회과학의 지극히 어설픈 성을 쌓는 가분수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이른바 정파의 고집은 참 세다. 비록 정파에 갇혀 있을지언정 거기서 요구되는 공부가 충분하다면 괜찮겠지만, 정파 자체에 대한 공부의 깊이는 일천한데 그 정파를 둘러싸고 있는 장벽의 높이는 한없이 높다.

이런 과정에서 허망함을 느꼈다. 레닌의 말대로, 그야말로 "시작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절망을 함께 느끼고 새로운 시작을 요구하는 기운이 뿔뿔이 흩어진
씨앗으로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번 일들을 시도해보게 됐다. 원래는 '민중의 집' 운동을 먼저 시작하려고 했는데 결국 '말의 진지'부터 꾸리게 됐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의 힘이 모인다면 말의 진지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을 것이고, 그게 나름의 힘을 갖는다면 각 지역에서 민중의 집 같은 공간과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다른 이들은 '현실 정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니까 실제 정치에서는 당신이 지금 강조하고 있는 학습, 공부, 사유와는 다른 감(感), 외교력, 친소관계 등이 더 중요하다는 식의 이야기다. 이 둘 사이의 간극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홍세화 : 현실이란 말은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정말 피치 못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의미로서의 현실이다. 또 하나는 바꿔야 할 현실이다.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바꾸어 나가고자 하는 의지는 특히나 진보에게 중요한 힘이자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어야 하지 않은가.
 

ⓒ프레시안(최형락)

그런데 한국에서는 현실이라는 말 자체가 지극히 억압적이다. 그것이 진보의 족쇄를 채우고 있다는 인식을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이라는 말이 타협, 양보, 물러서기, 혹은 일신의 안위를 위하여 유보하고 포기하는 상황을 합리화하는 논리로 등장하곤 한다.

자본주의 체제와 대면하는 의미에서의 현실 바꾸기와 진보 정치의 역량 강화는 아주 길게 보고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마치 자기 세대 안에서 아주 금방 이뤄낼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그게 잘 안 되니까 자기가 몸담고 있었던 곳에서 발을 빼 움직여버리는 행태를 보인다. 그러면서 이른바 '현실 논리'를 편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그들이 과연 구체적인 '민중의 현실'에 천착한 적 있었나? 그것도 아니었다. 예를 들어 노동의 정치 세력화라는 과제를 두고 어떻게 노동자의 역량을 키울 것인가, 조직화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상층에 있는 간부들의 정치적 입지를 마련하는 데만 골몰한다. 솔직히 말해 민주노총 간부들은 이른바 '포함된 자'들이고, 그들만의 논의에서 배제된 자들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존재가 된다. 이 안에서 현실 논리는 배제된 자들을 또 한 번 철저하게 배제하는 논리로밖에는 남지 못한다.

배제된 자들을 위한 민주주의

프레시안 : 당대표 사퇴 이후에도 당원 신분으로 몸담고 있는 진보신당(연대회의)에서도 최근 기관지 <기관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가장자리'와 <말과 활>을 준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홍세화 : 어떤 문제가 있어서는 전혀 아니다. 당이라면, 그것도 진보 정당이라면 나름의 기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나로서는 (<기관지> 창간이) 굉장히 바람직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벌이는 작업과는 성격이 많이 달라서 부딪칠 이유는 없다.

프레시안 : <말과 활>의 색깔, 취지, 정체성은 어떤 것인가.

홍세화 :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10여 년이 흐른 현재의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보자는 취지다. 특히 노동 분할이라는 시대적인 문제에 주목하고 싶다. 전체적인 색깔은 담론과 현장 르포르타주가 함께 들어가는, 지나치게 학술적이지 않은 분위기의 '좌파 교양지'로 만들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내가 진보요'하면 그 사람이 진보가 된다. 레드 콤플렉스의 영향 때문인지 그 선언만으로도 고마워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일종의 전횡이 일어난다. 진보적인 비판 의식의 형성이 대개 뒤집힌 채 일어나는 것이다. 어떤 구체적인 모순과 마주한 뒤 비판적인 눈을 키워나가는 게 아니라 좌파라는 선언을 하고 특정 정파적 입장에 따라 문제를 재단한다고 할까.

그 계기가 보통 학교에서 학생회 선배와의 만남인데, 한국 사회가 분단 사회다 보니 아무래도 가장 처음 접하는 분야가 현대사다. 어쩔 수 없이 흔히 말하는 엔엘(NL, National Liberation)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할까, 일단 그들을 거치게끔 되어 있고 거기서부터 여러 관점을 취해 나간다. 그런데 워낙 정파의 성벽이 높아서 (다른 문제의식이) 삼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미국만 물러가면 온갖 모순이 해결되는 양 생각한다거나, 마찬가지로 오로지 여성주의적 관점, 생태주의적 관점으로만 보려 하는 흐름이 일어난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나가는 건 좋지만, 모두가 닫혀 있는 것이다. 그걸 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굳이 '교양'이라는 말을 썼다.

그런 열려 있는 교양을 토대로 배제된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잡지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갈가리 찢어져 있는 많은 영역들을 서로 만날 수 있게 벽을 허무는 일을 누군가 해야 하지 않을까. 정말 더 이상 책 몇 권 읽은 것 가지고 세상의 모든 진리를 다 아는 양 행세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토론도 불가능하다. 오랫동안 유럽 사회에 있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인간에 대한 섬세한 시각을 여기에서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러니 당연히 인간이라는 존재의 떨림, 흔들림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진보(좌파)의 교양지'에서 좌파의 범주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는가? 현재 한국에서 좌파 혹은 진보라는 단어의 스펙트럼은 지나치게 방만해졌는데.

홍세화 : 앞서 말한 대로 내가 특히 주목하는 것이 외환 위기 이후 자본의 위기를 노동 부문에 전가하면서 생겨난 노동 분할 문제들이다. 그 하나의 단초로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식당 노동자 퇴출 사건이 상징적이다. 가장 강하고 전투적인 노조로 알려졌던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정리해고구조조정에 맞서다가 가장 약한 고리인 식당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300여 명을 희생시키는 타협을 했다. (*이는 <밥, 꽃, 양>이라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다.-편집자 주) 자본의 위기가 노동에 전가되고, 그것이 확장되어 가장 약한 노동자들이 희생되는 구조를 잘 보여준다.

이 과정에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는 건 정리해고법, 파견법, 비정규직법 등을 통과시킨 김대중·노무현 자유주의 정권 세력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자유주의 세력에 의하여 노동 분할이 아무 저항 없이 이루어졌다. 이 부분을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전까지는 박정희 시대에 양산된 '성장교(敎) 신도'들이 문제였다면, 외환 위기로 삐끗한 이후로는 거기다가 '누구를 배제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추가된다. 자유주의 정권은 노동을 분할함으로써,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배제시킴으로써 '위기를 타개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지금 남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 공황 상태가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도 일어난다면, 더 이상 희생을 전가시킬 곳이 어디 있겠는가. 더 없다고 했을 때 사회의 혼란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 같은 사회에서는 '희생양 만들기'가 진행됐다. 우리도 내부에서 어떤 약자들을 축출 대상으로 골라낼 것인가 하는 커다란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에서 '배제된 사람'들의 문제, 또 그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야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즉 여기에는 그 사람들을 위기에 휩쓸려가지 않게 하는 문제와 그 사람들 스스로 주체로 나서기 위한 작업이라는 이중의 맥락이 있다. 어쨌든 진보 또는 좌파의 교양을 지향한다고 했을 때, 그것은 배제된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지향한다고 고쳐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유와 실천의 양 날개

프레시안 : <말과 활>이라는 제호명은 어떻게 지었나.

홍세화 : 내가 지은 건 아니다. '고구려적이다'라는 말도 있기는 한데(웃음), 가제이긴 해도 결국 이대로 갈 것 같다. 말은 사유를 의미하고 활은 '활동'의 활(活)과 무기 활을 동시에 뜻한다. 즉 실천을 은유한다.

프레시안 : 그동안 만들어 온 <아웃사이더>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같은 정기간행물에서는 지식인의 극우성, 지식인의 죽음, 지식인의 소명 등의 주제를 크게 다루어 왔다. 이런 일련의 흐름이 <말과 활>에서도 연속되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홍세화 : 그 주제가 빠질 수야 없겠지만 주된 내용이 되진 않을 것이다. 지나친 학술적 논의는 경계하기로 했다. 담론 영역도 각주 없는 에세이 식으로 다루는 것을 원칙 삼기로 했다. 또 그런 내용은 절반이고, 절반 가까이는 현장의 르포로 채울 예정이다. 현장의 기록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과연 어떤 갈등과 고민이 있는지, 현장에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 그 구체적 사건과 서사들을 담론 영역에 접목시키고 맥락화하게 될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요즘 격월간 잡지는 흔치 않다. 어떤 이슈, 담론이든 빠르게 소비하는 스마트폰 시대에 격월간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홍세화 : 지금 함께 하고 있는 분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에서 가장 적절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월간은 너무 바쁘고 계간은 너무 늦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어차피 일간지도 그 속도를 못 따라간다. 시의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분석과 흐름, 맥락을 짚어주는 작업도 반드시 요구된다. 현장과 사유 양쪽에 발을 담그고 진단과 분석,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너무 뜸하지 않고,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하중이 오지 않는 그릇으로 격월간이 적합하다고 봤다.

프레시안 : 참여하는 편집위원들은 누구인가?

홍세화 : 편집위원이 아니라 편집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다른 잡지처럼 위원회가 이끌지 않고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중심에 둔 열어놓은 형태다. 지금으로선 약 20여 분이 분야별로 모여 깊이 있게 논의하는 식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모두가 주체로 나서는 인문학"


프레시안 : <말과 활>은 학습 공동체 '가장자리'의 여러 활동 중 하나로 보인다. '가장자리'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인가.

홍세화 : '가장자리'는 내가 지은 이름이다. 변방이나 경계를 의미하기도 하고,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물러섬의 의미도 갖는다. 또 중앙 집중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기도 한데, 그러니 사실 서울에 있어선 안 되는 거긴 하다. (웃음) 어쨌든 '가장자리'라는 은유적 표현에 포함된 삶의 자세에 동의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 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섬세하게 고민하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책 읽는 모임을 포함해 어떻게 네트워킹해 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프레시안 : 최근엔 인문학도 하나의 인기 상품이 되어버린 단어다. 인문 강좌, 인문학 콘서트의 수요가 많다. 특히 인기 강사진의 대형 강좌는 반응이 폭발적이다. '가장자리'는 이와 달리 소규모 모임을 지향하고 협동조합 방식을 채택했다. 단기간 내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방식도 고려해봄직 했을 텐데.

홍세화 : 두말할 것도 없이 주체의 문제 때문이다. 참여하는 자들이 스스로를 대상화하지 않고 주체로 나서기 위해서는 그런 방식을 지향해야 했다. 워낙 주입식 교육에 익숙하기 때문에 각자가 표현에 나서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최대한 서로 가까이서 만나기를 바라면서,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솟구쳐 나오기를 바라면서 작고 참여적인 방식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인문학이 대체 뭐겠는가. 세상의 의미 있는 변화를 추동하면서 자기 형성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궁극적
목표 아니겠는가. 내 삶의 문제와 동떨어질 때, 그저 대상화되고 소비되기만 할 때 그것은 인문학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인문학을 '소비'하지 않고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가 지금의 구조 속에서 어려운 과제인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옳은 길이라면 그 길로 가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홍세화 : 소위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아집이 센 편이라고 느꼈다. 그들이 생각을, 회의(懷疑)를 좀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지금 정말 자기 존재의 완성태에 이르렀는지 물었으면 좋겠다. 감히 그렇다고 답 못할 것이다. 겸손함을 잊고 스스로 존재의 완성태에 이른 양 행동하면서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것 같다. 존재의 떨림과 시간의 무게를 살려내고, 그 속에서 호흡하면서 인간이라는 약한 존재로서의 출발점을 찾았으면 좋겠다.

감히 스스로 완성태에 이르렀다고 답하지 못하는 존재라면, 당연히 공부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 역시 그런 의미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 자세, 그 자리매김에 동의한다면 우리 모두 가장자리에서
만나자.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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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가정에서, 여성을, 죽이는가

[사라지는 여성들, 침묵하는 사회 ②] 여성살해의 지구지역적 현황

13.04.13 12:27l최종 업데이트 13.04.13 12:27l

 

 

오는 4월 18일,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의 한국, 중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GP(글로컬 포인트) 활동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성살해(Femicide)'에 반대하는 공동 행동을 진행합니다. '여성살해(Femicide)'는 여성들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살해가 단지 개인 간의 범죄 문제나 관습의 문제가 아닌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 이성애 중심적인 사회구조에 의해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임을 드러내는 용어입니다. 이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에서는 여성살해의 개념과 세계적인 현황, 한국 사회에서의 문제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총 여섯 편의 기사를 기고합니다. [편집자말]

"페미사이드(femicide 여성살해)라는 용어는 단지 한 여성의 육체가 살해됨을 뜻하지 않는다. 이는 한 여성의 죽음임과 동시에 지금까지 자행된 수많은 여성들의 죽음이며, 모든 여성에게 가해지는 문화적 폭력의 종착점인 것이다." - 백수진, '여성주의 관점에서 femicide 개념 구축하기' 중에서

언론을 장식하는 수많은 범죄기사들은 살인자에게 주목한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대형 살인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언론, 사법부, 학계가 모두 나서서 그가 얼마나 극악한 행위를 보였는지,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그에게 어떠한 심리학적인 문제가 있었는지를 분석하기에 바쁘다.

이런 위험한 사람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고, CCTV 등을 통한 감시와 경찰력을 강화하며,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하는 한편 행동을 단속하도록 하는 호들갑이 한동안 온 거리를 휩쓸고 나면, 사회는 다시 마치 안심이라도 한듯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바로 그 일상속에서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폭력과 죽음의 연쇄고리에 놓여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다.

어떤 대단한 악마가 아닌 가족, (전)남편, (전)애인의 이름으로, 설거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거나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았거나 남자같은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또는 단지 여자이기 때문에 성적 희롱과 구타, 신체 훼손, 강간에 시달리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는 전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일상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여자 아이들을 일부러 낙태시키거나 태어나자마자 죽이고, 다른 곳에서는 낙태를 했다는 이유로 여성들이 죽음으로 내몰린다. 게다가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는 지역의 뿌리깊은 남성중심주의, 여성혐오와 맞물리며 여성살해의 현실을 더욱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강력한 가부장적 구조 속에서 때로는 여성들 역시도 여성살해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저 멀리 중세의 마녀사냥에서부터 오늘날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가부장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문화적, 제도적 폭력의 연쇄고리들은 그렇게 시대별로, 지역별로 모습을 달리해가며 여성살해의 역사를 이어왔다.

여성살해의 가장 일반적 유형, 남편·애인·가족
 

▲ "여성살해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오는 4월 18일 저녁 6시부터 보신각에서 진행되는 '여성살해 중단을 촉구하는 4.18 지구지역 공동행동 촛불문화제' 포스터
ⓒ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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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여성살해의 유형은 무엇일까? 연쇄살인? 강간살해? 아니다. 여성살해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바로 '가정폭력'과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해'이다. 남편이나 전 남편, 애인, 전 애인 등에 의한 살인이 가장 많은 것이다.

2012년 WHO의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35% 이상의 여성살해가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지난해 보도된 사건 분석만으로도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한 살인사건이 최소 169건, 그로 인해 살해당한 여성은 120명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살인 미수나 보도되지 않는 사건들까지 고려하면 3일에 한 번도 아닌 이틀에 한 번 꼴로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의해 죽어가는 여성들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나라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2012년 미국에서는 살해당한 여성들 중 40~50%가 친밀한 관계에 의해 살해를 당했는데, 이는 매일 4명의 여성들이 남편이나 애인에 의해 살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에서 역시 2012년 1~2월 중 언론에서 보도된 사건만 하더라도 149건의 여성살해 중 85건이 가정폭력에 의한 살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6시간마다 한 명 꼴로, 스페인에서는 이틀에 한 명 꼴로 파트너에 의한 살해를 당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정부의 공식 통계상으로만도 매년 5천 명의 여성들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다. 게다가 인도의 이 통계는 인도에서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채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명예살인이나 지참금 살해의 수치를 매우 낮게 어림잡은 수치에 불과하다.

더욱 끔찍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별을 통보했거나 청혼을 거절했다는 등의 이유로 파트너나 구애했던 남성으로부터 염산테러를 당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염산테러는 이제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파키스탄, 인도 뿐 아니라 홍콩, 영국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도 염산테러가 벌어지고 있다.

남편과 애인에 의한 폭력 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 의한 여성살해도 벌어진다. 중동이나 서아시아, 북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에서는 종교적, 문화적으로 규제되는 가부장적 성규범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혼 전에 남자친구들을 많이 만났다거나 혼전순결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족들에 의한 명예살인이 벌어진다.

전 지구적 현상

여성살해의 맥락에서 주목해 보아야할 수많은 유형들 중에서도 가정폭력과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해, 가족에 의한 살해가 이렇게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는 살해 동기가 아주 일상적인 권력관계와 지속적인 폭력으로부터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성살해의 가해자들은 대부분 일상적으로도 남성적인 권력과 힘을 과시하거나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사람들이며 상대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고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고 했던 이들이었다. 가족에 의한 명예살인 역시 매우 강력한 가부장적 통제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폭력은 사랑의 이름으로, 때론 가족의 이름으로 계속해서 묵인되고 방조된다. 심지어 파트너에 의한 폭력이나 학대를 경험한 바 있거나, 관계를 끊으려고 했던 여성들, 임신한 여성들에 대한 여성살해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일단 사회적, 물리적 조건들이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는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다가, 무엇보다 사회는 여성들에게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나 거부, 대응보다는 수동적인 인내와 헌신적인 사랑, 남성과 가부장에 대한 복종을 여성 섹슈얼리티의 모델로써 요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성들은 폭력과 구애가 반복되고 구타가 곧 사랑표현이 되어버리는 가정폭력의 패턴에서 더욱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둘째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바로, '거리는 위험지대, 가정은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가진 함정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사회가 특정한 사회부적응자, 심리적인 사이코패스, 성적 욕망을 참지 못하고 여성혐오로 가득 찬 살인마의 이미지만을 만들어내는 동안, 우리 일상 속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가부장적 폭력과 여성혐오는 드러나지 않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어디든 안전하지 않으니 여성들은 어디서나 조심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강력범죄의 대책만을 찾기 이전에 사회가 당연한 듯 전제하고 있는 가부장적 구조와 문화, 인식부터 바꾸어 나가지 않는다면 여성살해의 현실은 바뀌기 어렵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와 양극화, 여성살해의 또 다른 배경

중남미에서는 특히 페미사이드의 맥락이 더욱 강력한 의미를 지닌다. 중남미의 페미사이드(feminicidio)는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에 대한 광범위한 규모의 조직적 살해와 혐오범죄의 양상을 뜻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방조하는 정부와 경찰 등 공권력의 태도까지 포함하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중남미의 남성중심적 문화와 조직적 갱단, 마약거래, NAFTA 체결 이후 더욱 극대화 된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 그리고 이 모든 현실에서 경제적·사회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 수많은 여성들이 대규모로 중남미 여성살해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과테말라에서는 2009년에만 847명의 여성들이, 2000년에서 2009년 사이에는 5027명의 여성들이 살해를 당했다. 게다가 이 수치는 가정폭력으로 인한 살해는 제외한 수치이다.

또한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지대이자 NAFTA 체결 이후 전 세계의 기업과 자본, 중남미 전역의 여성 노동자들이 밀집하고 있는 마낄라도라 공장지대가 있는 멕시코 후아레스에서는 1990년대부터 지난 10년 간 최소 400명에서 500명의 여성들이 피살되거나 실종되었으며 그 중 대부분의 사건들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지참금 살해(결혼 지참금 문제로 인한 살해)' 역시 더욱 증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현상만 보아서는 이 여성들이 단지 조직범죄나 여성혐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신자유주의로 인해 여성들이 처한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마낄라도라에서 실종되거나 살해당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일자리를 찾아 중남미 전역에서 이주해온 10대, 20대 여성 노동자들이었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이주민으로서 처한 불안정한 환경과 차별이 이 여성들의 경제적·사회적 삶과 지위를 더욱 열악하고 위험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으며 여기에 남성우월주의와 인종주의, 양극화된 사회에서의 폭력과 사회적 비리, 부패한 공권력의 방조와 무관심이 중첩되어 이 엄청난 여성학살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과테말라의 경우에도 마약거래나 범죄조직에 의한 여성살해가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내전 이후 신자유주의 양극화의 상황 속에서 일자리를 찾거나 사회적 활동을 하는 여성들에 대한 혐오와 경계의 맥락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정폭력과 살해 사건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1월에서 8월까지 벌어진 여성살해 중 61%의 사건이 가정폭력에 의한 것이었으며 238명의 여성살해 피해자 중 45%가 피해여성의 집에서 살해를 당했다.

그 밖에도 캐나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원주민 여성의 실종,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결혼 이주여성이나 여성 이주 노동자 살해 또한, 해당 지역의 여성들에 대한 가부장적 폭력 뿐만 아니라, 자본의 세계화 속에서 여성들이 처해 있는 경제적 빈곤과 열악한 사회적 지위, 인종적 편견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 섹슈얼리티의 단속과 통제를 위해 벌어지는 여성살해들
 

▲ "더 이상은 그만!" NAFTA 이후 후아레스의 공장 지대에서 살해되는 여성들의 상황을 표현하며 전 세계 여성 노동자들이 함께 싸울 것을 제안하는 Favianna Rodriguez의 포스터
ⓒ http://favian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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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성살해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가부장-남성-이성애 중심적 기준에서 여성들의 섹슈얼리티를 단속하고 통제하기 위해 벌어지는 폭력과 살해의 양태들이다. 앞서 언급한 명예살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특히 여성 성노동자와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살해는 가부장-남성-이성애 중심 사회가 빚어내는 폭력의 극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면서도 쉽게 가시화되지도 못하고 있다.

일례로 2004년에서 2005년 사이 과테말라에서 살해당한 여성 500명 중 약 20%는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살해를 당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레즈비언 여성들을 치료, 교정하겠다는 명목 하에 벌어지는 '교정강간'으로 인한 살해와 혐오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레즈비언이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와 같은 폭력과 살해는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에 대한 혐오범죄일 뿐만 아니라, 명백히 이성애자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 권력을 유지하고 여성들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기 위해 벌어지는 여성살해이기도 한 것이다.

여성 성노동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 폭력으로부터 발생하는 살해의 수치는 공식적인 통계조차 찾아보기가 힘들다. 성노동자에 대한 처벌과 낙인이 성노동자들에 대한 폭력과 살해조차 더욱 가시화되기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일본에서 일하던 한인 여성 성노동자에 대한 끔찍한 살인사건의 경우에도 이 사건에 대한 당시 한국사회의 반응이나 결국 일본에서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로 상해치사 판결이 나왔던 사실들은 여성 성노동자들에 대한 여성살해의 맥락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편 낙태나 피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옷걸이 등을 이용한 자가낙태를 시도하거나 비위생적이고 안전하지 못한 낙태 시술 등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7만여 명의 여성들이 이런 현실 속에서 사망하고 있으며, 800만 명이 합병증으로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는 이 역시 매우 심각한 여성살해의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과 개인 간의 직접적인 살해는 아니지만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기 위한 이와 같은 가부장적 사회 규범과 구조 속에서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사망하고 있는 현실을 분명히 보아야 한다.

여성살해를 중단하기 위하여

여성살해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여성살해의 개념을 도입한 형법의 개정이나 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과테말라에서는 2008년에 '여성살해와 여성들에 대한 다른 형태의 폭력에 관한 법'이 제정되었으며 아르헨티나도 지난해 11월에 여성살해의 개념을 도입하여 형법을 개정했다. 그리고 볼리비아에서는 올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폭력으로부터 여성들의 삶의 자유를 보장하는 포괄적 법률안'에 서명을 했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공식 통계조차 나오지 않았던 그간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는 분명 진일보한 변화이다. 하지만 법은 정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일 뿐 여성살해의 현실은 법만으로는 절대 바뀔 수가 없다. 과테말라에서는 법 제정 이후에도 상당한 규모의 여성살해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미 오래 전에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보장된 법을 제정했지만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법의 제정이나 가해자에 대한 처벌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규범과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 여성들의 경제적·사회적 삶과 지위를 안정적이고 독립적으로 보장하는 것 그리고 특정한 범죄자에 의한 폭력이 아니라 일상적인 폭력의 현실에 주목하는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살해는 한 지역,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초국가적인 자본의 이동과 세계화, 신자유주의 속에서 여성살해는 지구화의 문제와 지역적인 문제들이 얽히면서 더욱 복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현실에 대응할 지구지역적인 공동의 대응이 필요할 때다.

덧붙이는 글 | * 나영 기자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무국장입니다.
* 이 기사는 참세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4월 18일 저녁 6시부터 보신각에서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주최, 촛불문화제 공동기획단 (동성애자인권연대,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 언니네트워크,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공동주관으로 여성살해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진행됩니다.

*이 글에 참고한 자료들
백수진, '여성주의 관점에서 Femicide 개념 구축하기, 2009년 한국여성학회 제25차 추계학술대회
유빵끼의 중남미 블로그 http://blog.naver.com/yupanqui/30112074685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Femicide
WHO,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 'Femicide:Understanding and addressing violence against women', Publication no. WHO/RHR/12.38.N.p.:n.p.,2012
A/HRC/20/16/Add.4, UN Human Rights Council Twentieth session,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violence against women, its causes and consequences', Rashida Manjoo, 16 May 2012
The Guatemala Human Rights Commission/USA, 'Guatemala's Femicide Law:Progress Against Impunity?', May 2009
South African Medical Research Counsil, Research brief, 'Every eight hours:Intimate femicide in South Africa 10 years later!', Augus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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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평화국민공동행동 케리 방한 기자회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4/13 13:55
  • 수정일
    2013/04/13 13:5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민행동, 미국평화체제협상에 즉각 나서라
 
반전평화국민공동행동 케리 방한 기자회견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4/13 [10:4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반전평화국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전쟁이 아닌 평화구축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햇다. © 이정섭 기자

민주노총, 전농, 청년연대, 여성연대, 예수살기, 범민련 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 통합진보당 등 36개 종교,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이 참가하여 발족한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이 지금의 군사적 긴장을 해결할 핵심 당사자인 미국이 즉각적인 대북 평화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행동은 지난 12일 오전 10시30분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적 충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평화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케리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촉구하는 행위 예술을 펼쳤다.

기자회견문 전문을 게재한다.

미국은 군사훈련 중단하고 대북 평화협상을 시작하라!

한반도 위기 앞세운 무기 강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철회하라!
2013년 벽두부터 고조된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해결될 기미 없이 계속 격화되는 가운데 오늘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여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정부는 5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최근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관련 사항, 방위비분담금 협정 및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 양국간 주요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군사훈련 중단, 대북적대정책 철회하고 평화협상 시작하라!

미국은 한반도 긴장격화에 관해 북한의 강경한 행동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지난 수십년간 대북적대정책으로 일관하며 평화협정 체결 관련 협상을 회피하고 북미간 합의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갈등을 격화시켜 왔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후보시절 정상회담까지 거론했으면서도 지난 1기 집권기간 동안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아래 6자회담의 ‘행동대 행동’ 합의를 폐기하고 북의 선핵포기를 전제로 내세움으로써 사실상 ‘전략적 외면’ 정책을 펼쳐왔다. 세계 수천기의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북에게만 제재결의안을 채택하는 불공정한 조치를 앞장서 취하며 제재와 압박을 계속한 결과, 미국은 자신이 기대한 ‘붕괴위기’의 북한이 아니라 3번째 핵실험을 하고 인공위성을 발사한 북한을 마주보고 있다.

오바마 1기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철저히 실패로 확인된 지금, 미국은 여전히 기존의 입장만을 고집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 충돌위기가 심각해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B-2, B-52 전략 폭격기를 동원한 실전훈련을 진행하고, 두 척의 항공모함을 한반도 인근으로 이동시키는 등 군사적 압박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한미외무장관회담에서 케리 장관은 ‘진지한 자세로 비핵화 의지를 보일 경우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대화의사를 표명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선핵포기 입장, 오바마 1기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선택해야 할 것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법이다. 실패한 압박정책을 부여잡고 있는 것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지름길에 다름 아니다.

미국은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한편,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고 대북 평화협상을 신속히 시작해야 한다. 케리 국무장관이 찾아야 할 곳은 바로 평양이다.

2. 미국은 한반도 위기 빌미삼은 무기 강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철회하라!

이번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양국은 동맹의 주요 현안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무기도입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이다. 우리는 양국이 한반도 긴장을 명분삼아 불필요한 공격형 무기들을 대거 도입하고 방위비 분감금을 부당하게 증액시키려 시도하고 있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최근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은 한국 정부가 F-35나 F-15 구매를 요청한 사실을 의회에 통보하였다고 밝혔는데, F-35는 미국내에서조차 막대한 추가 유지비용 발생으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했으며, 개발에 함께 참여한 호주나 개발비를 투자한 덴마크조차도 구매를 포기할 정도의 문제투성이 전투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측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도 납득할 수 없다. 수년전 이미 과다 책정한 분담금을 남겨 이전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이는 미 국방예산 삭감에 따른 비용부담을 떠념기겠다는 뻔뻔하기 짝이 없는 요구이다.

이 모든 것들이 이른바 ‘북의 위협에 대한 대비’라는 이유를 앞세워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법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당국은 이를 외면한 채 막대한 우리 국민의 혈세가 동원되는 군사력 증강만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의 국방예산 삭감 만회용 무기 판매처를 만들기 위해 대화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현재의 한반도 위기는 ‘군사적 압박’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으며, 전쟁의 가능성만 높아질 뿐이다. 그동안 미국이 추진해 온 미사일 방어망 구축 등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이 중국과 북한의 반발만을 불러와 정세를 더욱 경색 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음은 상기해야 한다.

쓰레기 전투기 도입과 이미 남아도는 주한미군의 주둔비를 더 부담하는 데 국민 혈세를 퍼주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이다.

미국은 한반도 위기 빌미삼은 무기 강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철회하라!
미국은 대북 평화협상 즉시 시작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나서라!

2013년 4월 12일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노동인권회관, 농민약국,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미군문제연구위원회,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평화연대, 사월혁명회, 우리마당,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예수살기, 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코리아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사),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태일노동대학, 전태일재단,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통일광장, 통일의길, 평화재향군인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유족회,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 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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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장관 회견, "북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

 

케리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
(추가) 한미 외교장관 회견, "북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
 
 
2013년 04월 12일 (금) 20:45:30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윤병세 외교장관(오른쪽)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2일 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6자든 양자든 우리가 실질적인 미래를 위해 이야기하고 싶다. 비핵화와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 평화롭고 핵이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2일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뒤 가진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에서 “선택은 김정은에 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예방 일정이 늦어져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예정보다 한 시간 가량 늦은 오후 6시 6분경 시작됐으며, 6시 55분부터 회담결과를 담아 공동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케리 장관은 “우리의 희망은 대화하는 것”이라면서도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전제하고 대화의 조건으로 “국제적인 의무, 국제적인 표준, 자신들이 수용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비핵화로 나아간다면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특히 “미국, 한국, 국제사회 모두 단결돼 있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미국과 대한민국은 평화로운 한반도를 원한다. 그것은 핵무기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선을 그었다.

케리 장관은 대화를 강조하며 6자회담은 물론 양자회담도 가능하다는 전향적 입장을 밝혔지만 전제조건으로 ‘비핵화’를 내세워 북측의 호응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도 적절한 상황에서는 대화하겠다고 이야기해왔다”며 “그 상황이 어떤 것인가는 한국이 결정할 것이다. 우리는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공을 한국에 넘겼다.

   
▲ 한미 외교장관 기자회견은 케리 장관의 청와대 예방 일정이 지연돼 예정보다 40분 늦게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케리 장관은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결정한다면...심각한 오판”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식량을 원하고 힘을 자랑하고자 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기회를 원한다”고 말하고 김정은 제1비서에게 “책임있는 지도력을 발휘하라, 좋은 가능성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몇 개의 훈련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상기시키고 “긴장완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병세 장관도 “우리는 한미연합 억지력과 국제사회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재확인 했다”며 “북한이 무모한 행동과 위협을 포기하고 한반도에서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호응해 오길 바란다”고 말하고 역시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고 도발시에는 강력히 대처한다는 원칙이 있고, 대화의 창을 열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어제 통일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이런 기존 입장에 따라 밝힌 것”이라고 설명하고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북한이 제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논의할 용의 있다는 대화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박근혜 대통령이 잇달아 대북 대화 의지를 표명한데 비해 본격적인 대화 제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윤 장관은 ‘인도적 대북 지원’ 문제에 대해 “순수하고 검증가능한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고려 없이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유진벨 재단의 결핵약품 반출 승인 사례를 들었다.

   
▲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장에는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렸다. [사진-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미 간 쟁점이 되고 있는 2014년 3월 시한의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 대해 윤 장관은 “유익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나눴다”며 “가까운 시일내 수석대표 간 협의를 갖고 지금까지의 협상결과를 종합평가하고 향후 진전을 위한 세부적 기술적 사항을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향후 개정협상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리 장관은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를 예시하며 “민간함 시점에 있다”면서도 “이 협정이 희망적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때까지 “타결에 도달할 것이라는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서 케리 장관은 국방부의 평가임을 전제로 “북한이 완전히 시험되고 개발된, 가용한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부정확한 보고서”라며 “핵실험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운반체계 시험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하고 “점점 위험한 상황으로 가는 건 맞다”고 평가했다.

윤병세 장관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은 상당히 높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측면에서는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분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병세 장관은 기자회견 말미에 한미 양측이 공동 기자회견과 별도로 북한 문제와 관련한 별도의 공동 문건을 작성해 회람시키겠다고 예고했지만 공동 문건의 발표 는 이날 자정을 넘겨 13일 새벽 1시경에 간략한 내용으로 배포됐다.

 

한·미 외교장관회담 공동 성명
- 2013. 4. 12(금) -

   
▲ 악수를 나누는 케리 미 국무장관과 윤병세 외교장관.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o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60년의 동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용납할 수 없는 도발에 직면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다.

o 한·미 양측은 북한의 위험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주변국들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민들까지도 위협하고 있으므로,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는데 견해를 같이한다.

o 미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한국의 곁에 있으며, 미국 자신과 동맹국들을 방어하고 보호할 준비 태세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 양국은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신중한 군사 및 외교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과 미국은 평화로운 비핵화라는 목표를 지속 유지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o 우리는 북한이 국제 의무와 약속을 지켜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더욱 고립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6자회담 참가국 및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계속 독려할 것이다. 만약 북한이 이러한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 의무를 준수하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추가, 13일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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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순간타격의 시각 다가오는 제2핵시대

 

 

 

첫 순간타격의 시각 다가오는 제2핵시대
 
[한호석의 개벽예감](58) 북 타격 “미군 30만명 전멸” 목표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3/04/12 [09:41]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과 미국에게 남아있는 선택은 핵전쟁이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미국은 핵탄이라는 전대미문의 전쟁수단을 사용하여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초토화하였다. 그로부터 68년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 교전쌍방이 핵탄을 서로 쏘는 핵전쟁은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았다.

서방세계 전쟁사가들에 따르면, 냉전시기에 미국과 소련은 핵교전이 불러올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를 두려워한 나머지 이른바 ‘공포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하였다. 재래식 폭약(TNT) 100만t에 이르는 메가톤급 핵탄을 쏘는 무차별 핵공격과 전투원과 비전투원을 가리지 않는 대량살육을 상상하였기 때문에 상호확증파괴에 대해 극도의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하지만, 냉전시기에 미국과 소련은 핵타격수단을 많이 개발하였어도, 그 수단을 가지고 핵전쟁을 수행할 준비는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핵전쟁에 대비한 사상정신적 준비, 정치적 준비, 작전적 준비를 제대로 해놓지 못했으므로, 핵전쟁에 대해 더 심한 공포를 느꼈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폭발력 10킬로톤 안팎의 전술핵탄을 만드는 핵탄 소형화 기술을 개발하였고, 그와 더불어 핵타격 미사일의 타격오차범위를 크게 줄이는 정밀타격기술을 개발한 이후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미국이 전술핵탄과 정밀타격기술을 개발한 1970년대에 소련을 상대로 하는 핵전쟁 실전연습을 실시한 것은, 핵전쟁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게 되었음을 말해준 정세변화였다.

전술핵탄과 정밀타격기술을 움켜쥔 미국은 당시에는 아직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였던 북에게 끊임없이 핵위협을 가하였다. 1970년대에 미국은 핵강국인 소련과는 핵군축협상을 벌이고, 또 다른 핵강국인 중국과는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수립하면서도 비핵국가인 북에 대해서는 핵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6.25 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않은 정전상태에서 핵위협을 받아야 했던 북은 미국의 핵위협을 직접적으로, 장기적으로 받은 유일한 피해국이다.

더욱이 북은 남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군시키고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전략을 수행해왔다. 미국의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핵위협을 받으면서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전략은, 북이 핵보유의 길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북으로서는 미국의 집요한 핵위협공세를 핵억지력으로 막아내야 하였을 뿐 아니라, 미국을 북미핵협상으로 끌어내어 철군문제를 해결해야 하였던 것이다. 그러한 북의 정치적, 군사적 노력은 아래와 같이 세 단계로 전개되었다.

제1단계는 북과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직접협상에 마주 앉았던 1993년 6월부터 북이 파키스탄 영토에서 비공식 지하핵실험에 성공하였던 1998년 5월까지 5년의 기간을 뜻한다. 제1단계를 거치면서 북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최악의 시련 속에서 미국의 가중되는 핵위협을 받으면서도 미국을 핵협상에 끌어내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제2단계는 북이 비공식 지하핵실험에 성공한 1998년 5월부터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마지막으로 진행된 2008년 12월까지 10년의 기간을 뜻한다. 제2단계를 거치는 동안 북은 자기의 핵억제력을 부분적으로 공개하면서, 미국을 핵협상에 끌어내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제3단계는 북이 위성운반로켓 은하-2호 발사준비를 시작한 2009년 1월부터 백악관 밀사가 마지막으로 방북하였던 2012년 8월까지 3년 6개월의 기간을 뜻한다. 제3단계를 거치면서 북은 자기의 핵억제력을 더 많이 공개하면서, 6자회담을 중지하고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통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제1단계에서 시작하여 제3단계까지 이어진 20년 동안의 핵협상은 결국 결렬되고 말았다. 미국은 끝내 철군문제를 의제화하지 않으려고 버텼고, 6자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는 것마저도 거부하였기 때문에 북은 핵협상을 통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는 종래의 노력을 영구히 중단하기에 이른다.

2012년 8월 25일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8.25 경축연회 연설에서 인민군 장병들이 “적들과의 판가리 결전을 위한 최후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언명한 것은, 핵협상을 통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던 종래의 노력을 중단하였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핵협상을 통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고 20년 동안 힘써온 북의 노력을 끝내 걷어차 버린 미국, 그처럼 오만한 미국에 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은 단호하였다. 미국을 상대로 하는 어떤 형식의 협상, 회담, 접촉, 단호하게 끊어버린 것이다.

미국 국무부 대북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Joel S. Witt)는 최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러시(Foreign Policy)>에 발표한 글에서 2012년 7월 31일부터 사흘 동안 싱가포르에서 자신이 북측 외무성 최선희 부국장을 만나 비공식 접촉을 한 적이 있는데, 미국을 대하는 북의 태도가 그 때 이미 단호하게 바뀌어 있었다고 말하였다.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에서 최근 물러난 커트 캠벨(Kurt Campbell)은 <요미우리신붕> 2013년 4월 4일 대담기사에서 미국이 2012년에 북에게 대화를 여러 차례 제의하였지만 북은 모두 거부하였다고 말했다.

인민군이 통일대전 준비태세에 돌입하였음을 밝힌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8.25 경축연회 연설은 북이 종래의 협상전략을 중단하고 전쟁전략으로 전환하였음을 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북의 대미전략이 미국을 핵협상으로 끌어내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던 것으로부터 미국을 핵전쟁으로 끌어내어 철군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북과 미국에게 남아있는 선택은 핵전쟁이다. 지난 냉전시기부터 핵공포에 덜덜 떨어야 했던 미국이 북과 맞붙게 될 최후의 핵전쟁을 피해보려고 아무리 애써도, 북의 핵전쟁 전략에 이미 말려들었기 때문에 핵전쟁은 불가피해진 것이다.

북의 새로운 핵전략과 제2핵시대의 개막

미국 예일대학교 정치학 교수 폴 브래큰(Paul Bracken)은 1999년에 출판된 자신의 책 ‘동방의 불길: 아시아 군사강국의 등장과 제2핵시대(Fire in the East: The Rise of Asian Military Power and the Second Nuclear Age)’에서 세계는 냉전 이후 ‘제2핵시대’로 진입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새로운 핵보유국이 출현함으로써 서유럽과 북미의 군사강국들이 지난 200년 동안 군사적 우위를 점해온 세계적 범위의 군사지배구도가 무너지고 힘의 균형추가 아시아로 이동하는 제2핵시대가 도래하였다는 것이다. 그의 제2핵시대 도래설은 1998년 5월 11일 인도가 핵실험에 성공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인도의 핵실험 성공으로 제2핵시대가 도래하였다는 브래큰 교수의 견해는 논리적 비약이다. 왜냐하면, 인도의 핵보유는 파키스탄의 핵보유와 마찬가지로 서아시아 지역의 안보균형만 바꿔놓은 것일 뿐, 세계적 범위에서 국제 핵균형을 바꿔놓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보유만 그런 게 아니다. 만일 이스라엘이 핵보유를 선언하고, 앞으로 이란이 핵보유국으로 등장한다고 해도, 그 두 나라의 핵보유는 중동의 안보균형을 바꿔놓을 수 있을 뿐이며, 세계적 범위에서 국제 핵균형을 바꿔놓지 못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냉전 이후 세계적 범위에서 국제 핵균형을 바꿔놓은 대사변이 북의 핵보유라는 점은 명백하다. 인도와 파키스탄, 이란과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의 상호경쟁적 핵보유와 달리, 북의 핵보유는 어느 한 지역의 안보균형을 바꿔놓은 역내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범위에서 국제 핵균형을 바꿔놓은 세계문제인 것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논거는, 북의 핵보유가 핵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에 맞선 적대관계에서 발생한 사변이기 때문이다.

지난 냉전시기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었던 소련의 핵보유와 중국의 핵보유가 제1핵시대를 열어놓았다면, 오늘 미국과의 적대관계에서 발생한 북의 핵보유로 제2핵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북이 제3차 핵실험 성공으로 다종화된 핵무력을 세계에 과시한 2013년 2월 12일은, 제1핵시대가 지나가고 제2핵시대가 도래한 날이다.

제1핵시대에 미국의 두 적수들이었던 소련과 중국은 자기들의 핵전략을 핵불사용 전략으로 인정하였다. 핵불사용 전략이란 무엇일까? 소련과 중국은 미국과 핵전쟁을 하기 위해 핵무력을 보유한 게 아니라, 미국의 핵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핵무력을 보유하였으므로, 미국으로부터 핵공격을 받기 전에는 핵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불사용 전략의 의미다. 미국도 자기의 두 적수인 소련과 중국에 대해 핵불사용 전략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미국이 소련과 중국에게 내비친 핵불사용 전략과는 별도로 또 다른 미국의 핵사용 흉계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전술핵탄으로 북을 선제타격하려는 핵타격 전략이었다. 6.25 전쟁 때부터 미국은 지구 위에 있는 어느 한 나라만을 지목하면서 그 나라를 지구 위에서 없애버리려는 핵전략을 유지해왔는데, 미국이 핵전략 대상으로 지목한 나라가 바로 북이었다.

위와 같은 제1핵시대의 시대적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핵강국들끼리 통용하였던 핵전략은 핵불사용 전략이었고, 미국이 북을 상대하는 핵전략은 전술핵타격 전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북이 다종화된 핵무력을 보유한 신흥 핵강국으로 등장하여 제2핵시대가 도래하자, 미국의 핵전략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제2핵시대에 들어선 미국은 전면적인 핵전쟁을 각오하지 않는 한, 북에게 함부로 전술핵타격을 가할 수 없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게 되었다. 미국이 북에게 전술핵타격을 가하는 경우, 북은 즉각 보복핵타격을 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면적인 핵전쟁으로 확전되게 되어 있다.

제2핵시대의 도래는 위와 같이 미국의 핵전략만 변화시킨 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북의 핵전략도 변화시켰다. 북은 미국이 선제핵타격을 가하는 경우, 미국에게 즉각 보복핵타격을 가하겠다는 종래의 핵전략을 바꾸어, 미국에게 먼저 선제핵타격을 가하겠다는 새로운 핵전략을 채택하였다. 원래 핵타격을 가할 조짐을 보이는 적대국에게 선제핵타격을 가하는 것이 기존 핵강국들에게 불문율처럼 지켜지고 있지만, 신흥 핵강국인 북의 새로운 핵전략에 제시된 선제핵타격은 미국의 대북 핵타격 조짐과 무관하게,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임의의 시각에 내리는 이른바 ‘통일대전’ 명령에 의해 시행될 선제핵타격이다.

북의 새로운 핵전략에 제시된 선제핵타격과 관련하여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13년 3월 29일 심야에 소집한 긴급작전회의에서 “아군 전략로케트들이 임의의 시각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 남조선 주둔 미군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게 사격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하였는데, 여기서 임의의 시각에 타격한다는 말은 ‘통일대전’ 명령에 따른 선제핵타격이라는 뜻이다.

또한 2013년 3월 26일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성명에서 “첫 순간타격에 모든 것이 날아가고 씨도 없이 재가루로 불타버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말한 ‘첫 순간타격’도 역시 ‘통일대전’ 명령에 따른 선제핵타격을 뜻한다. 2013년 3월 30일 북측 정부, 정당, 단체 특별성명에서는 “우리 혁명무력의 첫 타격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이 녹아나고 남조선 주둔 미군기지들은 물론 청와대를 비롯하여 괴뢰통치기관들과 괴뢰군기지들도 동시에 초토화되며 침략자, 도발자들은 씨도 없이 불타 재가루로 될 것”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말한 ‘첫 타격’도 역시 ‘통일대전’ 명령에 따른 선제핵타격을 뜻한다.

위의 인용문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은 미국의 핵위협에 선제핵타격으로 대응할 핵전쟁 준비를 완료하였는데, 미국은 북과 맞붙을 핵전쟁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핵전쟁을 준비하지 못한 미국에게 엄습하는 것은, 북과 핵전쟁으로 맞붙을 경우 멸망할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다.

미국은 북보다 핵탄 보유량도 훨씬 더 많고,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과 전략핵폭격기들과 스텔스 전투기 같은 핵타격수단들도 즐비한데, 왜 핵전쟁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는가 하고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좋은 부엌칼을 가졌다고 유능한 요리사가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핵타격수단을 가졌다고 핵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자랑하는 즐비한 핵타격수단들은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이다. 정확한 군사정보가 없으면, 미국의 핵타격수단만 보게 되고 미국의 핵전쟁능력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아래의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핵전쟁 경험이 없는 미국군 야전사령관들은 핵전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미국의 전쟁경험은 재래식 전쟁에서 멈춰 있다.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은 인민군 전략로케트군과 전략잠수함대의 선제핵타격으로 시작되는 핵전쟁이 될 것인데, 미국군 야전사령관들은 북의 선제핵타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대처할 아무런 방도와 대책이 그들에게 없는 것이다.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인민군 전략잠수함대가 발사한 정밀타격미사일을 막아낼 ‘기적의 미사일방어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은 북의 핵타격미사일을 막겠다고 하면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황급히 여기저기 설치해놓았지만, 비행속도가 초속 2.5km 밖에 되지 않는 요격미사일을 쏘아서 낙하속도가 초속 7.5∼9.5km나 되는 핵탄두 재돌입체를 맞추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불가능하다.

미국은 북이 정조준한 핵타격미사일 앞에서 벌거벗은 모습으로 서 있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세계 최강’이라던 미국이 왜 그런 꼴이 되었을까? 미국은 북이 핵무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전략무기들을 이른 시일 안에 개발하지 못할 것으로 오판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고립과 제재, 압박과 공갈로 북의 핵무력 개발을 능히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B-52 전략핵폭격기, 핵추진 잠수함, B-2 전략핵폭격기 같은 강력한 무기를 동원하여 북을 위협하면 북이 뒤로 물러설 것으로 오판하였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이라는 거짓신화로 자기들 스스로를 장기간 세뇌해온 그들의 오만이 그런 3중 오판을 불러온 것이다.

지금 북에게는 2013년 4월 4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담화에서 언급한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우리 식의 첨단 핵타격수단”이 있다. 또한 2013년 3월 5일에 발표된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은 “우리 군대와 인민은 지난날과 달리 경량화되고 소형화된 핵탄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는 말은, 쓰임새가 서로 다른 각종 핵탄은 말할 것도 없고 메가톤급 수소탄과 초전자기파 폭탄까지 완비해놓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오만에 빠져 있는 사이에, 북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핵무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북에서 말하는 ‘첫 순간타격’으로 모든 미국군기지를 날려버릴 제2핵시대는 그렇게 도래한 것이다.

여성방사포명 6명이 흘린 눈물

차가운 바닷바람 불어오는 동해안 어느 바닷가. 자동차가 다니는 길도 없는 그 곳에서 자동보총과 배낭과 위장망을 멘 여성군인 여섯 명이 맨 손으로 육중한 방사포를 사격지점까지 끌어가고 있었다. 이것은 2013년 3월 25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사격명령을 받은 제324대련합부대 관하 박충심 소속 중대 1소대 3포의 여성방사포병들이 12련장 107mm 방사포 한 문을 동해 바닷가 어느 언덕으로 끌어가 사격준비태세를 갖추던 현장을 촬영한 보도사진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그 여성방사포병 6명에게 불시에 조준사격명령을 내렸다. 원래 방사포는 특정물체를 겨냥하는 조준사격무기가 아니라 특정지역에 ‘불소나기’를 퍼붓는 초토화사격무기인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방사포병들에게 타격목표를 정해주고 조준격파를 명령한 것이다. 방사포로 조준격파를 하려면, 평소에 높은 사격술을 연마해야 한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방사포병들이 그런 높은 사격술로 무장하였는지 검열하였던 것이다. 그것도 여성방사포 소대의 사격술을 현장에서 불시에 검열하였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불시에 최고사령관의 조준격파명령을 받은 여성방사포병 6명은 107mm 방사포를 조준발사하여 타격목표를 단번에 명중, 소멸하였고, 자기들의 최고사령관 앞에서 명령완수를 보고하였다. 다른 나라에 사는 20대 여성들이었다면, 한껏 멋을 부린 화사한 모습으로 어느 길거리에서 마주쳤을 것 같은 그들이 동해안 어느 이름 모를 언덕에서 자동보총을 어깨에 메고 107mm 방사포를 사격하고 있었다. 12련장 107mm 방사포 한 문의 중량은 250kg이고, 바퀴가 두 개 달린 견인발사대 무게까지 합하면 500kg가 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 장면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정은 최고사령관 앞에서 타격목표를 명중, 소멸하였다고 보고를 올린 그 여성방사포병들의 두 눈에서 어느덧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자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한 여성군인들은 다른 나라들에도 있지만, 자기들의 최고사령관 앞에서 격정의 눈물을 흘리는 여성군인들은 북에서만 만날 수 있다.

그 여성방사포병들만 그런 게 아니라, 북측 보도물들에는 자기들의 최고사령관 앞에서 격정의 눈물을 흘리는 인민군 장병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자기들의 최고사령관 앞에서 흘리는 그들의 눈물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그 눈물은 최고사령관과 인민군 장병들이 얼마나 단단히 뭉쳐있는지 말해준 것이다. 그들이 흘리는 눈물의 강렬한 힘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눈물의 힘’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인민군의 진짜 전투력을 알 수 있다.

태평양작전구역의 30만 병력 압도할 1,000만 대군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면, 미국은 그들이 처음 보는 군대와 싸우게 될 것이다. 그 군대는 자기들의 최고사령관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군대이며, 최후 결전의 순간이 오면 자기 조국을 위해 피를 흘릴 군대이며, 가슴에 폭탄을 안고 적의 아성으로 몸을 날릴 그런 군대다. 이것은 미국군이 자기들과는 전투방식과 전쟁양상이 전혀 다른 군대와 싸우게 된다는 뜻이다.

최근 북측 자료를 분석하면,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은 단기속결전, 입체공격전, 총력결사전, 급소타격전, 연속강타전, 전면기습전, 최종섬멸전 등 그야말로 다종다양한 작전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그처럼 다종다양한 작전양상으로 전개될 사상 초유의 전쟁을 준비해야 했기에, 북에게 정규군 병력 100만 명이 필요한 것이며, 거기에 900만 명에 이르는 민간무력까지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눈물의 힘’을 지니고 일곱 가지 작전양상을 전개하는 1,000만 대군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태평양작전구역에 군사기지를 방만하게 펼쳐놓았기 때문에 어느 기지 한 곳도 제대로 방어하기 힘들다. 미국의 태평양군사기지들은 북의 장거리 미사일 타격을 예상하지 못하였던 지난 시기에 방만하게 펼쳐놓은 것인데, 군사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화된 오늘에 와서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미국이 그 군사기지들을 통폐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은 남측의 12개 기지에 25,374명, 일본의 17개 기지에 35,598명, 괌의 2개 기지에 2,982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31개 기지에 63,954명 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이다.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사령부의 지휘를 받는 모든 병력을 합하면, 총 30만명 병력이 전진배치된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은 바로 그 30만명을 선제핵타격으로 소멸하려는 작전계획에 따라 준비되었고, 지금은 최고사령관의 개전명령을 앞두고 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휘하 30만명 병력은 북의 1,000만 대군과 곧 맞붙어야 할 텐데, 미국이 그처럼 압도적인 대군을 무슨 수로 이길 수 있을까?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동시다발로 발사하는 핵타격미사일들과 인민군 전략잠수함에서 동시다발로 발사하는 정밀타격미사일들이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며 우박처럼 쏟아지면, 태평양사령부 휘하 30만명 병력은 ‘핵우박’ 속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정규군 병력 가운데 20%가 북에서 말하는 ‘첫 순간타격’에 전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미국은 ‘세계 최강’인 자기를 북이 감히 공격하지 못할 것으로 아직도 오판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을 자멸에로 부르는 최악의 오판이다. 미국의 그런 오판이 최악의 오판이라면, 미국을 죽는 순간까지 믿고 따르려는 친미수구세력의 오판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2013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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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신을 만들었나

누가 신을 만들었나

 
휴심정 2013. 04. 11
조회수 345추천수 0
 

아레스와 아프로디테2.jpg

전쟁의 신 아레스와 외도를 즐기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그리스는 토착민, 외래인 그리고 수백 개의 도시국가가 난립해서 통일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같은 신화를 같은 언어로 공유한 덕분에 ‘그리스인’이란 단일민족 의식이 가능했다.

 

 그리스에서 자주 마신 맥주가 미토스(Mythos)란 브랜드다. 미토스란 그리스인들이 그들의 신화를 부르는 말이다. 맥주를 마시듯 그들은 옛날부터 ‘신화’를 마셔왔다. 그리하여 신화는 그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사상이 되었다.

 

 ‘미토스’란 원래 ‘이야기’란 뜻이다.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도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잠자리에서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곤 했다. 그러면 동화책 한 권 읽어본 적이 없는 어머니는 언제부터 담아두었는지 모를 이야기를 화수분처럼 쏟아냈다. 오랜 옛날부터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말해주고 듣는 것을 좋아했 던 인간의 전통은 도서관 하나 없던 시골의 내게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해할 수 없어 두렵고 불안한 영역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정리’해야 그나마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게 인간이다. 하늘은 제우스, 땅은 데메테르, 바다는 포세이돈, 지하세계는 하데스, 이런 방식으로.

 

 그리스의 이야이꾼들은 지혜는 아테나이, 전쟁은 아레스, 사랑은 에로스, 아름다움은 아프로디테 등으로 인간의 감정까지 이해하기 쉬운 형상으로 만들어냈다.

 

제우스와 헤라.jpg

신들의 왕 제우스와 신들의 여왕 헤라

 

 

 가장 유명한 이야기꾼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 호메로스(기원전 B.C 8세기말 활동), 그리고 신의 족보를 정리한 신통기를 쓴 헤시오도스(기원전 B.C 740년경~670년경)다.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그리스인에게 신을 만들어준 것이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그리스인들 사이에 있던 것을 뛰어난 기자나 작가 같은 이야기꾼들이 잘 ‘정리’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왕들도 가부장적인 제우스와 전횡을 일삼는 신들을 백성들의 복종에 활용하기 위해 이런 신화를 고무시켰을 것이다. 무궁무진한 신화의 바다에서 노닐다보면 ‘도덕’이나 ‘에티켓’ 이전에 감춰진 인간 무의식의 판도라를 열어젖힌 것 같은 재미가 있다.

 

  이후에도 뛰어난 이야기꾼들에 의해 이야기는 더 풍성해졌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공연장에서 창조력을 뽐내 비극 시인들은 1년에 한 번씩 상연되는 ‘디오니소스 제례’에서 창조력을 뽐냈다. 이 때 유명해진 이들이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3대 비극시인’이다.

 

 로마는 제우스를 주피터로, 아프로디테를 비너스로 이름을 바꾸며 그리스신화를 로마의 신화로 받아들였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자면 신화는 신의 전횡과 운명론이 당연시될 만큼 불합리하기 그지없는 세계이자 였다. 신화에 대해 고대 철학자들은 논리 이전의 원시 몽매한 사고로 보는가하면, 심리학자 프로이드는 원시적 인간의 ‘성적 본능’(리비도)에 기반을 둔 왜곡된 심리로 보기도 한다. 원시적 신화의 세계는 탐욕과 배타와 살상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다. 결국 신화도 인간이 만들어낸 인간의 생각이다. 인간이 못할 생각이 뭐가 있겠는가.

 

 소크라테스는 그처럼 이렇듯 원시적 신화 속에 잠자는 인간들의 ‘이성’(로고스)을 깨운 인물이 바로 소크라테스다. 웠다. 공자, 석가, 예수 같은 성인들도 신들의 세상이 아닌 인간다운 세상을 연 선구자들이라 할 수 있다. 었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철학의 목표는 신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그리스 인생학교>(조현 지음, 휴펴냄) 110쪽 상자 `그리스 신화의 발전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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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구상에서 악의 근원 드러낼 것

 

 

 

북, 지구상에서 악의 근원 드러낼 것
 
수백만 제대군인학부형들의 이름으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4/12 [08:2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조선의 학생들이 새학기를 맞아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 한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도 보인다 ©이정섭 기자
조선이 반미대결전을 총결산하고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이룩하며 지구상에서 침략의 근원을 송두리째 드러낼 것“이라고 또 미국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기관지인 우리민족끼리는 12일 ‘수백만 제대군인학부형들의 이름으로’라는 기사에를 통해 “탁아소와 유치원을 다닐 적에는 언제 학생이 되랴 하고 생각했던 우리들의 귀여운 자식들”이라며 “그러한 자식들이 고마운 제도의 혜택속에 돈한푼 들이지 않고 앞날의 귀중한 지식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며 혁명의 계승자로 무럭무럭 자라고 나라의 믿음직한 역군으로 튼튼히 준비해가고 있다.”고 자식 사랑과 제도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얼마나 정겨운 모습들인가. 누구는 과학자, 연구사로, 또 누구는 체육인, 음악가로 희망의 나래를 활짝 펼치는 장한 모습들을 볼 때면 우리 학부형들의 마음은 절로 흐뭇해지군 한다.”고 4월 시작된 새학기 교실풍경을 그렸다.

이 신문은 “바로 저 모습, 이 기쁨을 지켜 혁명의 총대를 억세게 틀어잡고 조국보위초소를 지켜 섰던 우리들이 아니었던가.”라면서 “그런데 이렇듯 소중하고 귀중한 우리들의 행복을 빼앗으려는 간악한 침략의 무리, 대결광 집단이 있다. 온갖 침략과 략탈, 도발과 전횡을 일삼는 미제와 그 주구 남조선괴뢰역적패당”이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신문은 “지금 미제와 괴뢰패당은 자주의 기치,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길을 따라 변함없이 나아가는 우리 공화국의 힘찬 진군을 막아보려고 최후발악하고 있다. 이 땅의 소중한 모든 것을 빼앗으려고 미친 듯이 발광하고 있다.”며 “우리의 행복, 저 귀중한 자식들의 미래를 빼앗으려고 미쳐 날 뛰는 간악한 침략자, 도발자무리들을 어찌 용서할 수 있겠는가.”라며 복수에 찬 목소리로 성토했다.

또한 “절대로 추호도 용서할 수 없다. 도발자들에게 죽음을!, 침략자들의 머리위에 철추를 내리자!…”며 “이것이 바로 이 땅의 수백만 학부형들, 온 나라 군대와 인민이 끓어오르는 증오와 분노를 담아 터치는 외침”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어젯날의 병사였던 수백만 제대군인 아버지, 어머니들의 치솟는 증오의 불길을 끌 힘은 없다.”고 기세를 올렸다.

특히 “우리 천만군민은 내외 호전광들이 전쟁의 불을 지른다면 그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악의 근원인 미제와 그 앞잡이 남조선괴뢰패당에게 무자비한 징벌을 안길 것”이라고 역설하고 “세기를 이어온 반미대결전을 총결산하고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이룩하며 지구상에서 침략의 근원을 송두리채 드러낼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조선의 강도 높은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양국은 지난 11일부터 대화라는 협상 카드를 꺼내들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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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행 특별수송열차에 실린 화성-10

 

원산행 특별수송열차에 실린 화성-10
<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55)
 
 
2013년 04월 08일 (월) 05:57:17 한호석 tongil@tongilnews.com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핵타격 미사일 싣고 원산에 도착한 특별수송열차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받은 전략로케트군이 사격대기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세상을 흔드는 또 다른 정보가 알려졌다. <아사히신붕> 2013년 4월 4일 보도와 <연합뉴스> 4월 5일 보도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2013년 4월 1일 미국 정찰위성이 ‘무수단 미사일’ 두 기를 실은 화물열차가 동해안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포착하였다는 것이다. 보도기사에서는 화물열차라고 하였지만, 미사일은 일반화물열차가 아니라 특별수송열차에 싣는 법이다. 또한 보도기사에서는 마치 미국 정찰위성이 달리는 특별수송열차를 따라가면서 연속 촬영한 것처럼 묘사되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 정찰위성은 북의 특정지점을 하루에 한 차례만 촬영할 수 있는 것이고, 지상에서 이동하는 물체를 계속 추적하지 못한다.

둘째, 미국 정찰위성이 촬영한 것은 동해안의 어느 특정지점이었다. 그 특정지점을 촬영한 영상자료에 나타난 것은, ‘무수단 미사일’ 두 기를 특별수송열차에서 내려 자행발사대(발사차량) 두 대에 옮겨 싣는 장면이었다. 영상자료에 나타난 자행발사대는 차체 길이가 ‘무수단 미사일’보다 더 긴 6축12륜 차량이었다고 한다.

셋째, 보도내용에 따르면, ‘무수단 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가 갑자기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에서 사라졌는데, 어느 특정시설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하면서, 미국 정찰위성이 그 특정시설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정찰위성이 마치 어느 특정지점 상공에 계속 머무르면서 지상의 움직임을 촬영한 것처럼 서술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

물론 미국 정찰위성들 가운데는 어느 특정지역 상공에 머무르는 정지궤도 정찰위성도 있지만, 그런 정찰위성은 너무 높은 고도에 떠 있기 때문에 정밀한 영상을 촬영하지 못하며, 야간에나 구름이 낀 날에도 촬영하지 못한다. 위의 보도내용에 나타난 것처럼, 미국 정찰위성이 자행발사대 바퀴가 몇 개인지 구분할 정도로 정밀한 영상자료를 보내왔다고 하니, 그것은 정지궤도에 떠 있는 고고도 정찰위성이 아니라 지구저궤도(LEO)를 따라 도는 정찰위성이다.

넷째, <아사히신붕>은 그 미사일이 “KN-08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였는데, 이튿날 <연합뉴스> 보도에서는 그 미사일을 ‘무수단 미사일’이라고 특정하였다. 미국 군부가 ‘KN-08’이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미사일은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이고, 미국 군부가 ‘무수단 미사일’이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미사일은 화성-10 중거리미사일이다. 지상에 있는 차량에 바퀴가 몇 개 달렸는지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한 영상자료를 보내오는 미국 정찰위성이 화성-13과 화성-10을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므로 미국 정찰위성이 촬영한 그 미사일은 화성-10이 틀림없다.

또한 미국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에 따르면, 특별수송열차가 동해안 어느 지역으로 옮긴 화성-10 두 기는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옮겨 실렸는데, 거기에 실린 미사일의 길이가 자행발사대의 길이보다 짧았다는 것이다. 2010년 10월 10일 당창건 65주년 경축 인민군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0의 길이도 그것이 실려 있었던 6축12륜 자행발사대 길이보다 훨씬 짧았다. 이처럼 화성-10의 동체 길이가 6축12륜 자행발사대의 차체 길이보다 훨씬 짧은 것은, 화성-10이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싣는 미사일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화성-10은 어떤 발사대에 싣는 미사일일까?

북이 실전배치한 각종 핵타격 미사일들은 모두 자행발사대에 싣는 도로이동식 미사일들이지만, 자행발사대에 싣지 않는 핵타격 미사일이 한 종류 있다. 화성-10이 바로 그 미사일이다. 화성-10은 자행발사대에 싣는 도로이동식 미사일이 아니라 전략잠수함에 싣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다.

2010년 10월 10일에 진행된 인민군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0은 다른 중거리미사일을 싣는 자행발사대에 임시로 실렸던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2011년 1월 17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유예선언 요청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자세히 논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보도내용에 따르면, 화성-10을 각각 실은 자행발사대 두 대가 동해안 지역에 있는 어느 특정시설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그 동해안 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알았으면서도 특정하지 않았으며, 화성-10을 실은 자행발사대 두 대가 들어간 특정시설이 어디에 있는 어떤 시설인지 알았으면서도 그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 동해안 어느 지역으로 갔다면, 잠수함기지가 있는 원산으로 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 원산의 어느 특정시설로 들어갔다면 그 특정시설은 잠수함기지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시 말해서, 북은 화성-10 두 기를 원산 인근에 있는 잠수함기지로 이동시킨 것이다. 원산에 있는 잠수함기지는 인민군 동해함대가 운용하는 지하요새화된 거대한 해안기지다.

북은 화성-10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였을까? <자유아시아방송> 2010년 10월 13일 보도기사에서 미국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벡톨(Bruce B. Bechtol)은 북이 ‘무수단 미사일’(화성-10)을 약 200기 보유하였다고 추산하였다.

인민군 잠수함대 실전능력은 상상 초월

화성-10이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민군 잠수함대가 전략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당연히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인민군 잠수함대는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과 전투기 공습위험으로부터 벗어난 해안동굴식 잠수함기지들 안에 전략잠수함을 비롯한 각종 잠수함들을 대기시켜놓았다. 그래서 인민군 전략잠수함들은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되지 않는다. 미국 정찰위성이 가끔 촬영하는 인민군 군항 계류장에 정박해 있는 소형 잠수함들만 보고 북의 잠수함 전력을 평가하는 것은 오류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보고서에 따르면, 인민군 잠수함은 2004년에 77척이었고 2007년에는 11척이 늘어난 88척이었는데, 그런 증가추세라면 올해 2013년에는 당연히 100척으로 늘었을 것이다. 또한 <조선일보> 2010년 5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잠수함 가운데 70∼80%가 동해함대에 집중되었다고 한다.

인민군 잠수함대는 소형, 중형, 대형 잠수함을 골고루 갖춰놓았을 뿐 아니라, 스텔스 잠수함도 있고, 핵추진 전략잠수함도 있다. 2012년 9월 17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제4핵강국의 조용한 등장 알려주는 사진’에서 수중배수량 10,000t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이 북에 실전배치되었음을 자세히 논한 바 있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또한 인민군 잠수함대에는 수중발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도 있고,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미국군기지라 할지라도 통째로 날려버릴 핵타격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전략잠수함도 있고, 미일연합함대를 격침할 533mm 중어뢰로 무장한 잠수함도 있고,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할 핵어뢰로 무장한 전략잠수함도 있다.

<조선일보> 2010년 12월 5일 보도기사가 북의 핵어뢰 개발작업이 2012년까지 끝난다고 지적한 바 있으니, 지금 인민군 해군은 핵어뢰를 이미 실전배치하였을 것이다. 인민군 전략잠수함에 탑재된 핵어뢰는 시속 370km의 초고속으로 돌진하여 적함을 격침할 수 있는 폭발력 10킬로톤급 초공동핵어뢰(supercavitating nuclear torpedo)다. 인민군 전략잠수함은 미국 항모강습단이 지나다닐 만한 어느 바다 밑에 착저매복하고 있다가 초공동핵어뢰를 불시에 쏘아 항모강습단을 전멸시킬 수 있다. 초공동핵어뢰가 직격하면 항공모함만 격침되는 게 아니라, 핵폭발력이 일으키는 거대한 파도가 주변의 다른 함선들까지 집어삼키게 되므로 항모강습단이 전멸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정보를 살펴보면, 인민군은 잠수함 전력의 다종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잠수함이 잠항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분석, 비교한 데시벨(decibel) 측정자료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 25.1, 러시아 타이푼급 잠수함 24.0, 영국 트라팔가급 잠수함 22.7, 중국 한급 잠수함 22.3, 프랑스 루비급 잠수함 19.7, 북의 로메오급 잠수함 19.4, 일본 유시오급 잠수함 19.0 순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은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잠수함이어서 노출위험이 너무 크다. 그런데 이 자료에 나온 북의 로메오급 잠수함은 북이 1970년대 후반기에 만들었던 구식 잠수함이다. 북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신형 스텔스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지금 인민군 잠수함대가 운용하는 실전급 잠수함들은 모두 스텔스화되어 소리 없이 잠항, 침투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몇 가지 정보만 살펴봐도, 인민군 잠수함대가 비록 총배수량에서는 미국군 잠수함대보다 못하지만, 실전능력에서는 미국군 잠수함대를 능가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화성-10의 타격범위에는 한계가 없다

분별력이 떨어지는 엉터리 평론가들은 북이 화성-10을 발사하면 북으로부터 3,500km 떨어진, 미국의 서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인 괌(Guam)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그러나 화성-10은 지상에서 이동하는 자행발사대에서 쏘는 게 아니라 대양을 항해하는 전략잠수함에서 쏘는 미사일이므로, 지구 위에서 타격범위의 한계가 있을 수 없다.

위에 인용한 보도내용을 읽어보면, 지난 4월 1일부터 인민군 동해함대가 화성-10을 전략잠수함들에 탑재하는 ‘통일대전’ 실전출동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성-10 탄두부에 재래식 탄두가 아니라 핵탄두가 들어간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화성-10의 핵탄두는 얼마나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것일까? 1970년대에 소련이 만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R-27이 화성-10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R-27에 핵폭발력 200킬로톤급 핵탄두가 실렸으므로, 화성-10에도 그런 정도의 핵폭발력을 지닌 핵탄두가 실렸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소련에서 만든 R-27U는 탄두부에 핵탄두 3기가 들어있는 다탄두 미사일이다. 그보다 신형으로 제작된 화성-10도 당연히 핵탄두 3기가 들어있는 다탄두 미사일이다. 깎아놓은 연필 끝처럼 뾰족하게 생긴 다른 미사일 탄두부와 달리, 화성-10의 탄두부가 아주 뭉툭하게 생긴 까닭이 거기에 있다.

위에서 언급한 보도내용에 따르면, 화성-10 두 기가 특별수송열차에 실려 원산에 도착하였고, 6축12륜 자행발사대로 곧 옮겨진 뒤 잠수함기지로 들어간 것으로 되어 있다. 미국 정찰위성은 원산 인근의 잠수함기지를 하루에 한 차례밖에 촬영하지 못하므로, 그 정찰위성이 나타나지 않는 시간대에 또 얼마나 많은 화성-10이 잠수함기지로 들어갔는지 미국은 알지 못한다. 핵전쟁을 앞둔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는 수많은 화성-10이 잠수함기지로 들어갔다고 보아야 이치에 맞다. 인민군 전략잠수함 한 척에는 화성-10 핵타격 미사일 4기가 실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언론들에서는 화성-10 두 기가 원산으로 이동한 것을 두고, 북이 미사일 발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전면전을 앞둔 급박한 시점에 미사일 발사훈련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그것은 미사일 발사훈련 준비가 아니라 선제핵타격 실전 준비인 것이다.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2013년 3월 26일에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지금 이 시각부터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군 작전구역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과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의 모든 적대상물들을 타격하”기 위한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핵타격 대상이 인구가 밀집된 서울, 뉴욕, 도쿄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미국군기지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동시타격대상물은 얼마나 많을까? 태평양 작전구역 안에 있는 미국군기지들만 해도 36개이므로, 미국 본토에 있는 군사전략기지들까지 합하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핵타격대상물은 50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임의의 시각에 발사명령을 내리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50개가 넘는 핵타격 미사일을 일제히 쏠 것이며,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교란하기 위해 그 보다 더 많은 교란용 미사일들도 함께 쏠 것이다. 각지의 갱도기지들에서 밖으로 나온 자행발사대들에서도 쏠 것이고, 태평양 또는 대서양에 전개된 전략잠수함들에서도 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전쟁’이 선제핵타격으로 개시되는 순간, 하와이, 괌, 알래스카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 본토에 있는 군사전략기지들도 ‘핵벼락’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미국이 서태평양 작전구역에 주둔시키는 미국군 병력 184,460명이 ‘핵벼락’을 맞아 전멸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며, 미국 본토에 있는 전략거점들도 ‘핵벼락’을 맞고 날아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도시인구가 약 70만명에 이르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는 군사기지가 없지만, 전쟁지휘부가 자리잡고 있으므로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핵타격 대상에 당연히 포함되었다. 그러므로 워싱턴 DC 인근에 거주하는 재미동포들은 백악관과 국방부 청사를 각각 기점으로 하여 반경 50km 밖으로 벗어난 곳에 머물고 있어야 화를 면할 것이다.

문제는 남측과 일본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이다. 남측 최전방에 있는 미국군기지들 이외에 다른 미국군기지들은 대체로 도시 안에 있거나 도시와 인접해 있다. 그러므로 남측과 일본의 미국군기지들 인근에 거주하는 남측 동포들과 재일동포들은 미국군기지를 기점으로 반경 50km 밖으로 벗어난 곳에 있어야 화를 면할 것이다. 특히 주한미국군사령부와 국방부가 있는 용산구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미리 대피할 필요가 있다.

“북이 호전적인 발언으로 심리전을 펴고 있다”느니, “새로운 위협이 아니라”느니, “북에서 특이동향이 보이지 않는다”느니, “익숙한 행동양식으로 보인다”느니, “북의 위협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곧이듣고 북의 핵타격대상 인근에 머물러 있다가는 언제 화를 입을지 모른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핵타격 미사일 막지 못한다

핵전쟁에서는 적국의 보복핵타격을 예상하여야 하고, 그에 대비하여 보복핵타격을 받아도 살아남을 생존능력을 지닌 핵타격수단을 전개해야 한다. 전략잠수함은 핵전쟁에서 최고의 생존능력을 갖는다. 그러므로 인민군 동해함대 전략잠수함들이 화성-10 핵타격 미사일을 싣고 출동을 준비하는 것은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뚜렷한 징후다.

그런데 그에 대한 미국의 군사대응방식은 너무 어설프다. 미국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괌에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원래 미국은 북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겠다고 하면서 2009년 6월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하와이에 설치한 바 있다.

미국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북의 핵타격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을까? 미국이 가장 최근에 실시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시험은 2012년 10월 24일에 있었는데, 수송기에서 공중발사된 요격미사일 한 발이 표적미사일 한 발을 격추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오래 전에 실전배치하였다고 하면서 아직도 시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실전능력이 아직 검증받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미국의 랜드연구소(RAND)가 발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 궤도에 관한 자료(Data for ICBM Re-entry Trajectories)’에 따르면, 대기권 밖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가 타격대상물을 향해 초고속으로 낙하할 때 속도는 초속 7.5∼9.5km인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서 발사되는 요격미사일(E-LRAT)의 비행속도는 초속 2.5km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은 격추하려는 표적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 미리 입력해놓지 않으면, 요격미사일을 쏴도 격추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 마디로 말해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실전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무력한 무기체계인 것이다.

미국이 그런 무력한 무기체계라도 들여다 놓으면, 핵타격 미사일에 대한 공포를 다소 완화시켜주는 심리적 방어효과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언제, 어느 방향으로, 몇 발을 쏠지 모르는 핵타격 미사일을 막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미사일방어체계를 교란하기 위해 많은 교란용 미사일도 함께 쏠 것이므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그 가운데서 어느 것이 핵타격 미사일이고, 어느 것이 교란용 미사일인지 전혀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임의의 시각에 발사명령을 내리면, 그로부터 약 30분 뒤에 세계는 ‘핵벼락’을 맞은 미국의 처참한 몰골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2013년 3월 26일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성명을 발표하였고, 3월 29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심야에 긴급작전회의를 소집하였고, 3월 30일 북측 정부, 정당, 단체가 특별성명을 발표하였고, 4월 4일 인민군 총참모부가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심각한 움직임은,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이 바야흐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준다.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한 <CNN> 2013년 4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북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이동식 탄도미사일(mobile ballistic missile)을 발사하려고 계획하였음을 알려주는 북측 통신을 감청하였다”고 한다. 여기에 나온 이동식 탄도미사일은 인민군 미사일부대가 운용하는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것으로 보인다. 핵타격 미사일 발사문제는 극비사항이므로, 북은 미국의 감청능력이 닿지 않는 범위에서 통신할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인민군 미사일 부대의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발사는 훈련발사가 아니라 실전발사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을 쏘는 것은 북이 전면전을 개시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에서 말하는 ‘정의의 조국통일전쟁’은 불과 며칠에서 몇 주 사이로 다가온 것임을 알 수 있다.

2013년 4월 5일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측 외무성이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공관들과 국제기구들에게 앞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철수에 요구되는 긴급대피계획을 4월 10일까지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누구나 짐작할 있는 것처럼, 외국공관 및 국제기구를 철수하는 것은 전면전이 임박했을 때 취하는 전시비상조치다.

이처럼 급박한 전쟁전야에 가장 오금이 저린 사람은, 군사분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38km밖에 떨어지지 않는 서울 용산구의 사령관 집무실에 앉아있는 주한미국군사령관 제임스 서먼(James D. Thurman)이다. 38km라는 근거리는 인민군 최전방 부대가 지대지 미사일이 아니라 대구경 방사포로도 타격할 수 있는 지척이다. 그래서 <ABC 뉴스> 2013년 4월 2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현장을 찾아간 <ABC> 취재기자에게 지금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험한(volatile and dangerous)”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기의 임무는 전쟁을 예방(prevent)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운용하는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종류별로 모두 한반도에 전개하여 북을 극도로 자극하면서 정세를 전쟁으로 떠밀어 버린 장본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이제 와서 겁을 집어먹고 전쟁을 예방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북에게 헛소리로 들릴 것이다. 미국이 전면전을 예방할 때는 이미 너무 지났다. 2013년 4월 1일부터 화성-10 핵타격 미사일이 인민군 전략잠수함 수중발사관에 장입되는 가운데, 인민군 총참모부는 4월 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에 이런 최후통첩을 보냈다.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분별없는 핵위협은 천만군민의 단합된 철의 의지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우리 식의 첨단 핵타격수단으로 여지없이 짓부셔버리게 될 것이며 이와 관련한 우리 혁명무력의 무자비한 작전이 최종적으로 검토, 비준된 상태에 있음을 정식으로 백악관과 펜타곤에 통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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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격' 어나니머스, 21세기 의적일까

[분석] 어나니머스, 해킹, 그리고 핵티비즘

김봉규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4-12 오전 7:49:36

 

 

한반도 긴장이 높아가는 가운데 과거 남북 관계에서 찾기 힘들었던 현상이 벌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사이버 공격의 등장이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방송사·금융업체 6곳의 PC를 파괴한 악성 코드 공격 등 최근 벌어진 일련의 해킹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북한을 향한 사이버 공격은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어나니머스 코리아'라는 해커 집단의 '대리전'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한 한국에서 사이버 공격은 피싱 사기 등 이윤을 노린 범죄 수단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았다. 포털이나 경매 사이트 등에서 가입자의 개인 정보가 누출돼 피싱에 쓰이거나, 특정 홈페이지를 디도스(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마비시킨 후 돈을 요구하는 범죄가 잦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들어 2011년 농협 디도스 공격 사건 등이 터지면서 사이버 공격의 중심에 국가 차원의 조직이 배후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3.20 전산망 마비' 사건 역시 피해 기관의 자료 유출 피해는 크지 않은 반면, 전산을 마비시켜 보도 및 금융 기능에 혼란을 주려는 목적이 컸다. 기술적인 연결 고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국 정보 당국은 북한의 해커 인력이 배치됐다고 알려진 북한 국방위원회 산하의 '정찰총국'이 대남 사이버 공격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공격해 회원 정보를 빼냈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은 어나니머스 코리아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해커들의 모임으로 추정된다. 어나니머스 코리아는 공개 성명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사임 △직접 민주주의 도입 △핵무기 생산 중지 및 핵 위협 중단 △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인터넷 접근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6월 25일에는 북한의 내부망인 '광명'을 해킹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북한의 핵 시설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나온다.
 

▲ '익명'을 뜻하는 어나니머스는 17세기 영국에서 의회 의사당 폭파 시도를 했던 가톨릭교도 가이 포크스를 상징하는 가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도 등장하는 이 가면은 이름 없는 민중의 저항을 의미한다.


'어나니머스'는 어떤 단체?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익명의'라는 뜻의 형용사로 인터넷에서는 개인의 익명성과 자유, 개방성을 부각시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국제적으로 각국 정부나 기업 등의 홈페이지를 해킹해 자신들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해커들의 집단을 '어나니머스'로 총칭하지만, 특정한 조직 체계를 갖추지는 않으며 전 세계 해커들이 점조직 형태로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사이트 해킹을 주도했다고 밝힌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정체를 밝히려는 언론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나니머스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트위터 아이디 'Anonsj'는 지난 9일 "어나니머스는 그룹의 개념일 뿐, 정식 그룹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정체에 대한 언론 보도를 부정했다.

어나니머스가 유명세를 탄 것은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등장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지지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던 위키리크스에 페이팔(Paypal) 등의 국제 온라인 결제 업체들이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자 어나니머스는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을 벌여 위키리크스에 대한 지지를 표출했다. 위키리크스를 검열 대상으로 삼으려던 말레이시아 정부가 공격을 받은 일도 있었다.

어나니머스는 미국의 이민자 정책에 항의해 각 주 정부 전산망을 공격하는가 하면, '아랍의 봄'이 벌어졌던 중동에서는 시위대를 지지하면서 중동 국가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독일 저작권 단체가 유튜브 사이트에 올리는 뮤직비디오에 제한을 두려 하자 인터넷의 개방성을 옹호하는 의미로 이 단체를 공격하기도 했다.

최근 이들의 해킹 공격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은 2011년 어나니머스의 분파로 알려진 룰즈섹이 활동했을 때다. 폭소(Laughing out loud)를 축약한 인터넷 용어 룰즈(Lulz)와 보안(security)이라는 단어합성해 만든 이들은 그 이름처럼 공격 대상의 보안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활약'했다.

이들이 활동한 2011년 5~6월 동안 일본게임 업체 소니는 고객 정보를 탈취당했고,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미국 의회 홈페이지도 공격에 시달렸다. 미국 공영방송 <PBS>, 미국 연방수사국(FBI) 협력 업체도 공격을 받았고, 강력한 이민자 정책을 추진하던 애리조나 주 안전부는 내부 문서를 탈취당해 일반에 공개되는 일을 겪었다.

룰즈섹은 또 영국에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매체 <뉴스 오브 더 월드>의 불법 도청 사건이 터지자 머독이 소유한 다른 영국 언론 <더 선> 홈페이지를 해킹해 머독의 부고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약 50일간 해킹을 하던 룰즈섹은 각국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안티섹(AntiSec)이라는 유사 단체가 미국의 민간 전략정보 연구 기관 스트랫포를 해킹해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이처럼 어나니머스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해커들은 인터넷의 자유와 개방성을 지지하면서 국가 기관이나 단체를 공격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정치적 메시지를 높이 사 핵티비즘(Hacktivism) 단체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항상 명확한 정치적 노선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올해 2월 어나니머스는 미국 의회가 사이버 보안을 이유로 정부가 개인 정보를 무한대로 열람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는 데 항의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연설 온라인 생중계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나니머스는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인터넷 통제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모순이 생긴다.
 

▲ 어나니머스가 게시한 김정은 풍자물.

어나니머스는 또 인권이나 개인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혐의'가 딱히 없는 기업을 공격하기도 했다. 중심 지도층이 없는 집단의 특성상 벌어지는 일탈 행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의 활동을 '온라인판 의적 활동'으로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공격 대상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모습이 부각될 때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커들이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안에 개입해 해킹을 저지른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룰즈섹의 한 해커는 "우리를 부각시킨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닌 언론"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해커들의 범행이 항상 신출귀몰한 것도 아니었다. 룰즈섹의 해킹이 벌어진 뒤 영국과 미국 수사 기관에서는 어나니머스 및 룰즈섹 소속으로 추정되는 해커 십여 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북한 내부망 공격, 가능할까?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북한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11일 문서 공유 사이트 페이스트빈닷컴(pastebin.com)에 공개한 문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문서에서 해커들은 북한의 공식 사이트(www.korea-dpr.com)를 해킹했다며 IP 주소와 비밀번호 등의 정보를 게시했다. 이 문서의 시작부에서 해커들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북한, 우리는 제3차 세계대전을 보고 싶기에 당신들에게 조심스럽고 재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큰 의미의 '그러나'다, 우리는 또한 당신들 국가의 주민들을 가난하게 만드는 것과 이 세계의 평화와 존엄성을 쉽게 위협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소위 '민주주의'라는 것이 완전한 엉터리(sham)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민주주의 안에서 암울한 삶을 사는 게 좋다. 이 (민주주의) 안에서는 우리가 즐길 약간의 자유라도 있다. 성생활을 한다든지(네 엄마와 말이지, 김정은(*어나니머스는 김정은의 영문 명칭을 'kim schlong-un'이라고 썼다. 'schlong'은 남성성기를 뜻하는 비어다) 씨),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을 한다. 가장 중요하게는 치우치지 않은 견해가 허용된다. 경고한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사이버 공격은 주모자를 찾아내기 힘들고, 피해 기관들도 구체적인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어나니머스의 '활약'이 얼마나 강력한지, 또 이들의 해킹에 실린 정치적 의도가 얼마나 관철되는지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감행했다고 밝힌 대북 사이버 공격 역시 실체를 가늠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난 4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이라며 1만5000명분의 개인 정보를 공개했다. 하지만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실명제로 운영되지 않고 있고, 공개된 정보에도 부정확한 내용이 많아 명단의 진위를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해킹을 당한 '우리민족끼리'는 8일 "남조선 정보원을 비롯한 괴뢰 패당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며 "국제적인 해커 단체라는 것까지 끌어들여 해킹 범죄를 감행하고 반공화국 모략과 '종북' 소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어나니머스 코리아 측은 한국 정부와 연관성을 부인했다.

어나니머스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관심은 이제 6월 25일로 예고한 북한 내부망 해킹 여부에 쏠려 있다. <연합뉴스>는 8일 "어나니머스는 오는 6월 25일 공격을 앞두고 외부의 일반 인터넷망에서 차단돼 있는 북한 내부 인터넷망 '광명'에 외부망과 내부를 연결하는 일종의 전산상 통로인 '닌자 게이트웨이'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한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닌자 게이트웨이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면 외부에서 차단된 내부망으로 접속이 가능해질 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이전에 접속이 불가능했던 외부의 일반 인터넷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 내부망 해킹 계획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있다. 북한의 전산망은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해킹한 '우리민족끼리' 서버는 중국에 있는 반면, 북한 내부망 '광명'은 외부 인터넷망으로부터 차단된 채 운용돼 해킹하려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의 외교 블로그 '월드뷰'는 지난 4일 "몇몇 분석가들은 어나니머스가 북한 내부망을 공격할 자원이 있다는 어떠한 실제 조짐도 없이 김정은식의 허풍(bluffing)을 떤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외부 인터넷망과 단절된) 북한 내부망은 인터넷이 아니기에 인터넷을 통해 들어갈 수 없다"고 전했다.

IT 블로그 '테크 인 아시아'(Tech in Asia)는 3일 글에서 "'광명'은 2000년에 구축된 북한의 인트라넷으로 웹 브라우저를 이용해 페이지를 탐색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 인터넷처럼 보이긴 하지만 보안 통제를 위해 실제 인터넷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글은 또 "인터넷상의 정보는 북한 검열 당국이 선택해서 조사하고, 승인을 하면 광명 네트워크에 올라간다"며 "북한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 블로그는 다만 해커들이 북한 내부에서 인터넷과 내부망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특권층의 컴퓨터를 감염시키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어나니머스 코리아 측은 일부 한국 언론에 북한 내에 조력자를 두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어나니머스가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실제 북한 내부망 해킹에 성공할지는 현재 가늠할 수 없다. 내부망 해킹에 성공하면 북한 핵 시설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2010년 이란 핵 시설을 마비시킨 바이러스 '스턱스넷'과 비교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중 하나로 알려진 스턱스넷은 미국 CIA지원을 받아 이스라엘 정부에서 만들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해커들이 밝힌 계획만으로는 어나니머스가 국가가 지원하는 사이버 공격에 비견되는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

본질적으로 어나니머스의 해킹 활동 및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행동은 바람직한 게 아니며, 이들이 밝힌 해킹과 공격의 여파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우리민족끼리' 회원 자료로 알려진 정보를 사실로 단정해 일부 누리꾼의 주도로 '신상털기'가 시도돼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언론이 별다른 검증 없이 해커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3.20 전산망 마비'를 일으킨 배후로 북한 정찰총국이 지목된 것과 관련해 보복을 주장하면서 "어나니머스에 부탁하든지 안 그러면 정찰국, 지휘부까지 폭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나니머스가 한국에서는 '의적'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이가 적어도 한 명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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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12 07:53l최종 업데이트 13.04.12 07:53l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혔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 9일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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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혔다.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향해 '대화에 나서라'고 '통일부 장관 성명'을 발표한 뒤, 다시 대화 의지를 확인하면서 북한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한 자리에서 이날 먼저 나온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정부 성명에 대해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일환으로 류 장관이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

박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프로세스'는 언제나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유진벨재단 등 민간단체 사업으로) 결핵치료약이 북한에 보내진 것처럼 인도적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이같이 밝히고 나선 것은 이날 낸 류 장관의 성명이 북한에 전격적으로 대화를 제의한 것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류 장관이 발표한 성명에 대해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대화를 제기했다기보다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 통일부 당국자도 "구체적인 대화제의의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일환"이라고, 또 "상황이 어렵더라도 "신뢰프로세스'는 언제나 진행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이날 류 장관 성명의 본 뜻이 '전격적인 대화 제의'에 있다는 걸 강조한 셈이다.

이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성명이 나온 직후 북한은 위협성 반응을 낸 바 있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무자비한 보복성전의 화살표는 이미 미국 본토와 태평양 상의 미군기지를 비롯해 미제침략군이 둥지를 틀고 있는 모든 거점들에 그어져 있다. (미사일 발사) 단추만 누르면 발사되게 돼 있고 발사되면 원수들의 아성이 온통 불바다가 될 판"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시 박 대통령이 정부 성명의 본뜻이 대화 제의에 있음을 직접 밝히고 나섬에 따라, 북한의 대남 위협에도 대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걸 확인시킨 셈이다. 또 "'프로세스'는 언제나 진행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대화 의지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거라는 점을 비치기도 했다.

이날 류 장관은 "북한 측이 제기하길 원하는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바란다"면서 북한이 원하는 대화의제들을 수용할 뜻까지 비쳤다. '무슨 의제든지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라'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 대변인과 통일부 당국자가 '본격 대화 제의는 아니다'라면서, 북한의 무반응으로 소득이 없을 경우에 대비한 '안전망'까지 폈지만, 박 대통령은 이들을 머쓱하게 만들면서까지 자신의 의지는 대화제의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박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안은, 임박한 상태로 추정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실 발사를 막으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노동당 제1비서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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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또 북한이 범인이라고?

[주장] 잇단 해킹, 북한에 책임회피 말고 원인-대책부터 밝혀라

13.04.10 18:46l최종 업데이트 13.04.10 18:46l

 

 

대한민국의 IT 분야도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보안 관계자들이 문제 해결보다는 책임 회피에 몰두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0일 '민·관·군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대응팀이 그동안 관련 접속기록과 악성코드의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20일 발생한 해킹 사태(3·20 해킹 사태)는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정부 합동대응팀은 피해 업체의 감염 장비·국내 공격 경유지 등에서 수집한 악성코드 76종을 분석하고, 그동안 축적된 북한의 대남 해킹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특정 악성 코드를 사용했다고 이를 근거로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북한의 과거 행태의 증거라고 제시하는 일련의 사건(2011년의 농협 해킹사태)이 북한 소행인지 증명된 바도 없기 때문에 그 자체가 무리한 주장이라고 판단됩니다.

정부 합동대응팀도 밝혔듯이 3·20 해킹 사태 당시 KBS·MBC·YTN 등의 방송국과 농협·신한은행 등 금융권의 보안이 초토화된 이유는 공인인증서 처리를 위해 사용되는 보안 프로그램 제큐어웹(XecureWeb)이 해킹됐기 때문입니다. 제큐어웹은 한국에서 사용되는 상당수 의 컴퓨터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큐어웹으로 도배된 한국 보안체계, 다양성 살려야

3·20 해킹의 경로로 사용된 제큐어웹. 해킹된 제큐어웹 프로그램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컴퓨터에 이미 인스톨돼 있는 상태다.
ⓒ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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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보안 방식을 사용해야만 해킹을 당해도 피해가 국지화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리눅스·애플 컴퓨터 등도 사용 가능한 국제표준 보안방식이었다면 지난 3·20해킹 사태 당시 공격당한 방송국의 일부 컴퓨터만 문제가 될 뿐 나머지 컴퓨터들은 살아있어 방송국이 정상적으로 운영됐을 것입니다.

현재와 같이 운영체제 및 보안 관련 프로그램이 '마이크로소프트-윈도우-인터넷 익스플로러-액티브엑스'로 통일된 상태에서는 간단한 악성 코드 하나도 전 국가시스템을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자들이 종이에 볼펜으로 방송 기사를 써야 했다는 3·20해킹 사태는 바로 이런 위험이 현실로 드러난 것입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려면 해킹이 발생한 원인과 대책을 제대로 알려야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의 한 보안업체 연구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부터 국정원과 인터넷진흥원(KISA)은 제큐어웹의 보안 허점을 알고 있었고, 금융기관에 보안에 유의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었지만 보안업체에는 이를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요구해오고 있었습니다.

보안 관계자들은 이런 식으로 사실을 은폐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피해를 입지 않은 나머지 사용자들이 해킹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지난 3·20해킹 사태는 한국식 (사설) 공인인증체계의 허점이 완벽하게 노출된 중대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관계 당국은 한국의 보안이 무력화된 사실을 8개월 이상 숨긴 채 임시방편의 대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온 것입니다.

'북한 소행' 주장은 보안책임자들의 책임 회피

3.20 방송-금융사 전산망 해킹 사고로 피해를 입은 시스템
ⓒ (주)NSH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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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보안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또다시 북한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보안문제 해결을 하는 단계에서는 누가 해킹을 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범인을 잡을 수 있다면 처벌해야 합니다. 하지만, 범인을 잡기 어려운 외국인의 소행이거나 국가 단위의 공격이었다면 국가 간 협력 혹은 국제기구 등을 통해 응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를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은 우리나라의 보안을 책임지는 보안 관계자들이 지난 6월부터 8개월 이상 전 국민의 컴퓨터에 악성코드가 심어질 때까지 이를 쉬쉬하고 있다가 사실이 드러나니 면피를 하겠다고 북한을 거론하고 있는 셈입니다.

양치기 소년이 된 보안 당국

10일 미래창조과학부의 발표에 대해 의심을 품게 만든 원인은 정부 당국에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 보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자들은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북한 소행'이라는 주장을 계속하며 책임을 회피해 왔기 때문입니다. 농협 사장은 고객의 거래 정보까지 잃어버렸음에도 어떤 책임을 지지 않고 사장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보안 관계자들도 대부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이럴 수 있었던 것은 '악랄한 범죄 집단인 북한이 이렇게 집요하게 해킹을 시도했음에도 이 정도 선에서 막은 것은 선방한 것'이라는 논리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들은 같은 맥락의 주장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킹은 북한 소행'이라는 말 한 마디만으로도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특히 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북한이 우리들 컴퓨터까지 장악하고, 마음만 먹으면 금융 정보까지 빼내갈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어떤 것도 이보다 심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이 북한에 두려움을 느끼는 동안 국가 보안시스템 전체를 획일화시켜 해킹에 취약한 구조를 만든 이들은 오히려 비상사태라고 주장합니다. 되레 그들은 더 많은 권한을 얻기 위해 국민에게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여태까지 해킹이 북한 소행이라는 주장은 일부 정부 조직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했으며 제대로 된 근거가 드러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2011년 농협 해킹 사태 때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금윰감독원의 관계자는 국회 보안 공청회에서 "우리 금융감독원은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한 적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보안 당국이 또다시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으려면 북한 소행임을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책임 회피보다 보안 대책 수립이 우선

북한이 해킹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범인이 북한이든 어디든 해킹을 한 이들은 범죄 집단입니다. 철저히 응징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을 거론하는 보안 관계자의 주장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범인을 잡으려면 이런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그들의 해킹 경로를 추적해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 누가 범인인지 떠드는 것은 범인들이 자신의 해킹 경로로 사용한 컴퓨터 파괴 등 범죄 흔적을 지울 기회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보안 관계자들의 '무개념'도 문제입니다. 지금 보안 관계자의 주장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나라의 모든 보안 시스템을 초토화 시킬 수 있다'고 떠들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보안 사업이 공포를 조성하고 안심을 파는 분야라고 해도 어떻게 자신들의 부족함을 적나라하게 떠들 수 있는지 의아할 뿐입니다.

조금이라도 그들이 문제 해결에 의지가 있다면 '저희들이 해킹을 철저히 막아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이 최선의 노력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앞으로 어느 누가 공격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습니다'는 식으로 대응해야 마땅치 않겠습니까.

보안 관계자는 북한을 들먹이며 국민을 불안하게 한 뒤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자복하고 현 상황을 정직하게 알림으로써 국민을 안심시키고 아직 해킹 피해를 당하지 않은 분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김인성 기자는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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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임박? 북핵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해외 시각] 새로운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리언 시걸 미 한반도 전문가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4-10 오후 6:30:45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북핵 위기가 본격화된 지 만 20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의 안보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니,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 이후 갈수록 도를 높여가는 북한의 도발 위협과 이에 대한 미국강경 대응으로 북핵 위기는 이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맞먹는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위기의 1차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겠다. 그러나 60년 이상 미국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채 체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체제와 자신들의 핵개발 포기를 맞바꾸자고 끈질기게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20년째 한반도 안보위기의 근본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에도 이에 못지않은 책임이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리언 시걸은 2008년 한미 신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도, 이명박 정부의 '단절과 압박' 정책도 명백히 실패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북핵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 첫 번째는 미국과 중국의
화해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미국은 B-52 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 등 각종 첨단무기를 동원한 무력 과시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안보 불안을 달래려고 하지만, 이와 동시에 중국에 대해 이러한 무력시위가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 아님을 설득하지 못하는 한 동북아의 안보 위기를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조도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은 동맹국을 위한 무력 과시를 하면서 중국에게는 유일한 우방인 북한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백일몽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Global Asia

그는 "미국이 아무리 부인해도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이 대중국 봉쇄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득하지 못한다면, 미국과 일본이 자신을 봉쇄하려 한다고 판단하는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추진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고 반문한다. 또한 미중간의 화해는 양국간의 신냉전 구도에 끼여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할 한국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는 한국이 북한과의 경제적 교류 및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북한이 원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협상을 연계시켜 추진하는 것이다. 시걸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심화되는 중국의 대북 경제적 영향력 강화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대북 포용정책을 펼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시걸은 북한의 핵개발을 방치해 수 십 개의 핵폭탄을 갖도록 허용한다면 동북아의 안보는 근본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 북한과의 교류 확대 및 협상, 중국과의 화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한반도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지금이야말로 역설적으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언 시걸의 이 글(North Korea's Earthquake: Just Let the Dust Settle)은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교 전문 영문 계간지 <글로벌 아시아(Global Asia)>(편집장 연세대학교 문정인 교수) 봄 호에 실린 것이다(www.globalasia.org). <글로벌 아시아> 측의 양해를 얻어 이 글의 전문 번역을 싣는다. (☞원문 보기) <편집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한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의 표결을 진행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AP=연합뉴스


북한의 세 번째 핵실험이 초래한 파장은 국제사회의 의례적인 규탄 속에 빠르게 과거의 일처럼 되었다. 소형화 핵무기를 완성하기 위한 이번 핵실험은 북한이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핵탄두 수십 개를 확보하는 단계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쇄 평화 교란자' 북한이 이처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핵무기 개발을 진행한다면 동북아시아의 안보는 토대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억지력을 강화하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안심시키려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은 중국의 의구심을 키우고 동맹국들의 안보를 더 큰 위기 속에 몰아넣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 십 년에 걸친 대북 경제제재가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의 군비 강화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의회와 언론들은 중국에 대해 이 골치 아픈 (북한) 정권을 제거해 달라고 외쳐대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나서기만 하면 미국의 실패한 대북정책으로부터 미국을 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아무리 간절하게 바란다고 해도 중국이 북한 정권의 유지에 대해 갖고 있는 이해관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을 포기하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

동북아 지역안보 환경이 악화돼 가는 가운데, 중국과의 대립을 원하며 미국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일본의 극우파들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진전을 이유로 아베 신조 총리에게 보다 독자적인 외교정책 및 핵정책 채택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당 내 우파들로부터 북한과의 보다 심화된 교류협력에 나서지 말라는 압박을 받을 것이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심화되는 중국의 대북 경제적 영향력 강화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대북 포용정책을 펼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훨씬 도움이 되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지역 불안정을 막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정책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미국이 아시아에서의 군사력 비중을 높인 만큼 중국과의 정치 및 외교 관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한국은 북한과의 경제적 교류 및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북한이 원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협상을 연계시켜 추진해야 한다.

미 무력시위로 동맹국 불안감은 해소, 그러나 중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억지력 강화를 위한 미국의 조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될 것이다. 합동군사훈련을 위한 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B-52 폭격기 등의 파견, 미사일방어체제 확대, 최근 배치된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더해 한국의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 지원. 그러나 이와 함께 동시에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북한 문제는 물론이고 그 밖의 다른 현안들에 대해 중국의 협력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부인해도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이 대중국 봉쇄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득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자신을 봉쇄하려 한다고 판단하는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추진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중국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자신의 불쾌감을 보여주기 위해 대북 지원을 충분히 자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대북 원조와 투자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대신, 핵 및 미사일 기술과 노하우의 수출입을 억제하기 위해 다롄 등 항구의 검역을 강화하고, 이런 거래를 뒷받침하는 은행 및 금융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기를 꺼리는 것은 바로 자신들에 대한 중국의 적대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차제에 중국에 대한 군사적 봉쇄를 강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 적대시 정책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의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중국과의 공존을 위한 타협점을 모색하고 동맹국들에게도 이런 노력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협력은 양방향이어야 한다.

관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노력에는 안보 문제에 대한 상호간의 토론이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일본 인근 해역에 완충지대를 설정하는 방안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중국의 해안 지대에 완충지대를 두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중국이 군사계획과 프로그램에 대해 투명성을 높이고 남중국해의 긴장완화에 노력하는 대가로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억제하는 것 등이다.

또한 우주 영역(위성 공격 무기), 사이버스페이스와 핵무기 등에 대한 서로의 취약점을 상호 억지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군사 분야 협의도 이런 노력에 포함될 수 있다.

상호 억지력에 대한 인정(중국의 보복 능력 보유는 정당하다고 미국이 인정해주는 것), 그리고 상호간에 선제 핵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 서로의 위성에 대한 공격이나 방해 행위 금지, 핵심시설에 대한 상호간 사이버공격 금지 약속 등도 양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에 포함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양국 간의 신냉전 구도에 갇히길 원하지 않는 한국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은 일본에서 세력이 커지고 있는 극우파에 대한 대응책도 될 것이다. 미국에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오랫동안 외쳐온 이시하라 신타로 같은 극우파들은 미국과 갈등을 빚는 현안을 이용하고, 지난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 섬 매입을 제안해 중국과의 대립을 부추겼다.

이시하라는 도쿄도지사에서 물러나 '태양의 당'이라는 신당을 만들었다. 이 당은 다른 우파 정당과 합쳐 2012년 12월 총선에서 중의원 의석 480석 중 57석을 확보했다. 또한 총선에서 압승한 집권 자민당 내에 최대 100명의 동조자도 얻었다. 하지만 일본 안보분야의 현실주의자들은 미국과의 동맹관계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지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본인과 중국과의 교역에 의존하는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도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1기 오바마 정부는 지난 2009년 집권 당시 '전략적 인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구호는 정책이 아니다. 미국은 독자적인 (대북) 정책은 없이 일본, 한국, 북한에게 주도권을 넘겨줬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서로 싸우고 싶어 할 뿐이다. 그 결과 남북화해가 역행했고, 6자회담은 붕괴됐으며, 북한의 세 차례 위성 발사와 두 번의 핵실험, 그리고 서해상 남북 간의 심각한 세 차례 군사적 충돌을 초래했을 뿐이다.

미국의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에 의해 북한이 군비확장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음 이것만큼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1990년대 북한이 핵무기를 위한 폭발물질을 갖기 위해서는 영변 원자로에서 사용 후 연료봉을 빼내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나 북한은 1991년 말 재처리를 중단했고 2003년까지 재개하지 않으면서 수 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확보할 길을 스스로 포기했다.

북한은 '제네바기본합의'에 따라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영변 원자로를 폐쇄했다. 또 2007년에는 그해 6자회담 협정에 따라 영변 원자로는 다시 폐쇄된 채로 있었다. 또한 지난 20년에 걸쳐 북한의 중거리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도 매우 드물었다. 그 결과 북한은 여전히 몇 개의 핵폭탄만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운반할 정교한 미사일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유감스럽게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미 정부는 제네바 합의에 따른 의무 이행에 더뎠고, 뒤를 이은 조지 부시 정부는 이 합의를 폐기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증거를 잡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의 평양 방문 당시 북한이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을 때, 그는 부시 정부의 엄격한 지침 때문에 이 협상에 응할 수 없었다. 당시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켈리 차관보에게 내려진 지침에 너무나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그는 우라늄농축 문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2005년 라이스 국무장관은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대북 협상에 나서라고 부시 대통령을 설득했으나, 2008년 일본과 한국이 약속했던 에너지 지원을 철회함으로써 2007년 10월의 6자회담 합의를 무효로 만들어 버렸다. 라이스는 이 과정에서 일본이 파괴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일본은 비극적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6자회담이 실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협상을 할 분위기가 전혀 조성돼 있지 않았다. 미국은 대북 원조 약속은 계속해서 외면한 채 '전략적 인내'를 내세웠다. 오바마 정부 국가안보회의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제프리 베이더는 "미국은 북한이 자신의 핵프로그램의 가치를 재평가하도록 압박해서 비핵화에 진지하게 나설 계기를 극대화할 정책이 필요했다"고 썼다. 지난 2009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첫 아시아 첫 순방을 수행했던 베이더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국제사회, 특히 한국과 미국이 확고한 태도를 보이고 북한의 억지 요구를 과거처럼 받아주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북한은 더욱 유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제 '전략적 인내'는 미국 정치권에서 대체로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이 내세웠던 '단절과 압박'도 마찬가지다. 같은 방식을 더 강하게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제재 강화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북한의 합법적인 무역은 제재 속에서도 상당히 증가했다. 중국과의 교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북한을 제재해서 그들이 핵무기와 미사일 성능을 개선하고 관련 기술과 지식을 수출하는 것을 막는 성과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프로그램에 제한을 두는 것 외에 (북한의) 핵무기 확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은 없을 것 같다. 북한이 무기를 더 많이 만들수록 그들은 더 많이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2일 제3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새로운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체제 불안을 느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시작은 (북한과의) 경제적인 협력과 교류 확대이다. 다음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이다. 셋째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치 및 경제적 포용정책(engagement)에 나서겠다는 입장은 타당하다. 다만 북한의 개발사업을 지원하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에 대한 훈련과 협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투자와 원조가 경제성장을 촉진함으로써 단기적으로 북한 정권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 내부에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 정권은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제안을 검토하는 것은 특히 북한이 핵무장을 한 지금, 한국과 미국에게도 이로운 일이다. 억지력만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 2009년 11월 북한 군함 격침에 대한 보복으로 일어난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과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이를 잘 보여준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을 단지 규탄하기만 하는 것은 한반도의 불안정한 군사적 균형과 한반도를 둘러싼 위태로운 정치적 상황을 무시하는 처사다.

북한의 군사력은 육,해,공 모든 측면에서 한국에 비해 열세이다. 반면 북한은 야포와 단거리 미사일 사거리 내에 있는 서울 대부분을 초토화시키겠다는 위협을 할 충분한 능력은 있다. 핵무기까지 동원하지 않아도 한국의 공격에 대한 억지력은 충분히 갖고 있는 셈이다 .

요컨대, 남과 북이 각각 충분한 상호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에서 고의적인 공격이 일어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서해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분명히 보여주듯, 의도적인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각자가 추구하는 조치들이 우발적인 전쟁은 아닐지라도 치명적인 충돌로 이어질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

앞으로 이런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평화협상은 필요하다. 평화협상은 남북이 관계개선에 나서는 방식으로 시작하면서 모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남과 북, 미국, 그리고 여기에 가능하다면 중국까지 참여한 평화 프로세스는 미국과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관한 협상에 나서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위성 발사는 아닐지라도 영변 우라늄농축 시설의 동결,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 등의 약속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할 가능성은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협상이 이뤄진다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유익할 것이다. 현재 북한은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전력 생산을 위한 새로운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다. 이 경수로는 (다른 모든 원전처럼) 핵분열의 부산물로 플루토늄을 만들어낼 것이다. 성공적인 위성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완성하려면 3단계 미사일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북한 당국은 사열 행진에서 보여준 다른 두 개의 장거리 미사일을 조만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

억지력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모든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아시아에서 안보위기가 파국으로 치닫는 사태를 막기 위한 유일한 길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뿐이다. 지속적인 교류와 협상이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절과 고립, 미 군사력의 재배치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교류와 협상에는 적어도 성공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번역=이승선 기자)

필자 리언 시걸은 <뉴욕타임스> 논설위원을 역임한 원로 언론인으로 현재 뉴욕에 있는 사회과학연구협의회(Social Science Research Council)의 '동북아 안보협력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1998년 초기 북미 핵협상의 실상을 파헤친 저서 <미국은 협력하려 하지 않았다>(Disarming Strangers: Nuclear Diplomacy with North Korea)를 펴냈다.

 
 
 

 

/리언 시걸 미 한반도 전문가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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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개성공단사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4/11 09:33
  • 수정일
    2013/04/11 09:3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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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존폐 남한 당국 태도 달렸다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4/11 [08:30] 최종편집: ⓒ 자주민보
 
 

▲ ©
조선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철수 한지 4일째 되는 11일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으며 존폐 여부 역시 남한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고 밝혀 박근혜 정부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성공단 조업 재개에 실낱같은 기대를 가 질 수 있게 됐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기관지인 우리민족끼리는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8일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우리 종업원들의 철수와 공업지구사업의 잠정중단, 그 존폐여부검토를 포함한 중대조치를 선포하였다.”며 “이것은 지금의 북남관계가 전시상태에 있고 또 반공화국적대분자들이 개성공업지구를 대결과 모략의 전초기지로 계속 악용하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가 부득이하게 취한 정당한 조치”라며 개성공단 사테의 책임이 남측에 있음을 주지했다.

우리민족끼리는 “그런데 지금 괴뢰패당은 실망이니, 그 누구의 위기조성과 악순환반복이니 하는 소리를 해대고 있다. 같은 날 괴뢰통일부장관도 납득하기 어렵다.느니 뭐니 하며 그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는 얼토당토않은 궤변까지 늘어놓았다.”고 말해 한국정부가 사태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신문은 “그야말로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식의 파렴치한 언동이 아닐 수 없다.”며 “원래 개성공업지구는 우리가 남조선의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의 통일애국의 뜻을 귀중히 여기고 특혜를 준데 따라 화해와 협력, 통일의 상징으로 건설된 곳으로, 우리는 한없는 동포애, 민족애에 기초하여 예민한 군사분계선일대의 넓은 지역을 남조선기업들에 통째로 내주는 대용단을 내리고 역사적인 6. 15북남공동선언의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그를 활성화하기 위해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다.”며 “이명박패당이 북남관계를 파탄시켜놓고 개성공업지구를 저들의 반통일 죄악을 가리기 위한 위장물로 여기면서 ‘공단은 페기해도 무방하다’느니, ‘이득이 크게 없다’느니, ‘퍼주기’니 뭐니 하며 음으로 양으로 비방할 때에도 우리는 6. 15의 산아인 개성공업지구가 민족의 화해와 단합, 조국의 통일과 민족공동의 번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의의를 귀중히 여겨 그 정상운영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왔다.”며 개성 공단의 의미와 존속을 위한 노력들을 부각시켰다.

신문은 “그러나 현 괴뢰당국은 이명박 반역집단의 죄악을 그대로 되풀이하면서 험악한 정세를 악용하여 우리의 선의와 노력으로 정상 운영되어 온 개성공업지구에 대해 온갖 시비질을 해댔다.”며 언론과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언급했다.

또한 “대결분자들이 개성공업지구를 전쟁분화구로 만들려고 날뛰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모략과 대결의 마당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우리가 아니”라면서 “개성공업지구사업이 잠정 중지 된 현 사태는 바로 남조선괴뢰패당이 가증되는 도발로 북남관계를 전시상태로까지 몰아넣고는 갖은 고약한 입질을 다 해대며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였기 때문에 초래된 으로 개성공업지구와 관련한 우리의 선택은 우리가 거듭되는 아량과 인내 끝에 내린 부득이한 것으로서 천만번 옳은 것”이라고 개성공단 잠정 중단의 조치가 정당했음을 확인했다.

이어 “부언할 것은 김관진을 비롯한 극우보수대결분자들이야말로 진짜로 개성공업지구의 폐쇄를 바라는 자들이라는 것이다. 퍼주기니 뭐니 하며 북남사이의 협력 사업을 체계적으로 말살하려고 악에 받쳐 책동해온 이자들이 현 시점에서 실망과 유감이니, 재산권보호니 하는 따위의 악어의 눈물 같은 기만적 언사를 해대고 있는 것은 공업지구를 저들의 북침전쟁도발의 발화점으로 써먹으려던 계산이 틀려나갔기 때문”이라고 한국 당국의 처사에대해 강한 반발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남조선언론들도 현 당국이 개성공업지구중단을 극구 반대하는 것은 남측 근로자들을 공화국에 대한 방패막이로 써먹기 위한 술책이라고 까밝히고 있다.”며 “남조선괴뢰들은 입이 열 개라도 개성공업지구를 오늘의 지경에 빠뜨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개성공업지구의 존폐문제가 저들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밝혀 남한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행동이 따르면 개성공단이 재개 될 수 있음을 시사해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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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위기 해소.. 오마바 대통령 평양 방문해야”

 

광주시민사회단체, 한반도 평화 위한 ‘삼보일배’
“전쟁위기 해소.. 오마바 대통령 평양 방문해야”
 
 
2013년 04월 11일 (목) 02:38:33 광주=김재갑 통신원 tongil@tongilnews.com
 

 

   
▲ 광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9일 오후 광주 금남로 금남공원에서 한반도 평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재갑 통신원]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삼보일배'를 통해 한반도 전쟁위기를 극복하고, 북・미간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나섰다.

광주지역 시민·종교단체,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전쟁위기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는 9일 오후 2시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 금남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달 '키 리졸브' 한미연합연습이 시작된 후 이날까지 세 번째 비상시국회의가 열린 것.

이들은 '전쟁위기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 호소문'에서 "개성공단은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이자 통일 연습장이었고, 마지막 남은 평화 완충지대였다"며 "개성공단이 전쟁위기 속에 대결과 전쟁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엄중한 정세를 밝혔다.

또 "전 국민이 전쟁반대, 평화협상의 목소리를 들고 일어설 때 세상을 울리고 참화는 막을 수 있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 참사는 동화로 보일 만큼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음을 상기하자"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에게는 "한반도 전쟁위기의 많은 부분이 정전협정에 안주한 채 평화협상을 회피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추진해온 미국 정부에게 있다"며 "더 이상 기다리는 전략이 통하리라는 생각은 망상이며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북측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듯이, 미국은 중국 등 제3자를 통하지 말고 북과 직접 대화로 평화협정과 수교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즉시 존 케리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내고, 하루빨리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북측을 자극하는 언행을 자제하고 평화의 당사자로서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6.15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 합의사항을 실천하겠다는 의지 표명과 함께 평양에 최측근을 특사로 파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위협적인 언행이 아닌 북・미, 남북 대화의 여건조성에 나서라"며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의 선택 대신 더욱 활성화하여 남북관계 발전의 견인차로 삼아 전쟁 대신 평화통일의 물결이 출렁거리게 하자"고 제안했다.
 

 

   
▲ 광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전쟁위기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 호소문'을 발표한 후 '삼보일배'에 나서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재갑 통신원]

 

 

   

▲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광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사진-통일뉴스 김재갑 통신원]

 

 

   
▲ '오마바는 평양으로, 남북은 통일로' 삼보일배. [사진-통일뉴스 김재갑 통신원]

 

한편, 100여명의 시국회의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금남로3가 무등빌딩까지 약 300m 구간에서 한반도 전쟁위기 해소를 염원하며 삼보일배를 가졌다.

또 매일 오후 7시 광주우체국 앞에서 광주시민과 함께 평화기원 촛불집회, 평화엽서 쓰기, 광주 거리 곳곳에 평화리본 달기 등을 통해 평화협정을 촉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쟁위기 해소, 한반도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 호소문

시민은 촛불로! 오바마는 평양으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수호하자!

개성공단 폐쇄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전쟁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이자 통일 연습장이었고, 마지막 남은 평화 완충지대였다.
이런 개성공단이 전쟁위기 속에 대결과 전쟁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는 정전협정 백지화에 이어 군사적 충돌을 막아주던 최후의 안전장치가 사라지는 것이다.
개성공단의 기계 소리가 멈추면 언제 어디서 전쟁의 불꽃이 터질 줄 모른다.
바야흐로 오발탄 하나가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전쟁이냐 평화냐’ 운명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전쟁반대, 평화실현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시민들과 오바마 대통령과 남과 북 정부에 호소한다.

시민은 촛불로!

시민들이여! 역사의 주인은 우리자신이다.
전 국민이 전쟁반대, 평화협상의 목소리를 들고 일어설 때 세상을 울리고 참화는 막을 수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 참사는 동화로 보일 만큼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음을 상기하자.

시민들이여!
‘설마 전쟁까지 가겠어?’라는 안이한 생각에서 깨어나자.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해,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전쟁반대, 평화실현’ ‘오바마는 평양으로!’라는 대안의 목소리를 내자.

오늘부터 저녁 7시 금남로에서 평화의 촛불을 들고 전쟁을 막자.
평화엽서에 메시지를 담아 백악관으로 보내자.
거리를 평화의 물결로 출렁이게 하자.

‘오바마는 평양으로!’

오늘날 한반도 전쟁위기의 많은 부분이 정전협정에 안주한 채 평화협상을 회피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추진해온 미국 정부에게 있다.
더 이상 기다리는 전략이 통하리라는 생각은 망상이며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북측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고 했듯이 미국은 중국 등 제3자를 통하지 말고 북과 직접 대화로 평화협정과 수교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즉시 존 케리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내야 한다.
그리고 하루빨리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길 간절히 호소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측을 자극하는 언행을 자제하고 평화의 당사자로서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6.15공동선을 비롯한 남북 합의사항을 실천하겠다는 의지 표명과 함께 평양에 최측근을 특사로 파견하라.
현재 한반도 군사적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국가수반으로서 첫째가는 의무이자 국가안보를 실현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호소한다.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위협적인 언행이 아닌 북미, 남북대화의 여건조성에 나서라.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의 선택 대신 더욱 활성화하여 남북관계 발전의 견인차로 삼아 전쟁 대신 평화통일의 물결이 출렁거리게 하자.

광주시민은 전쟁위기를 막고 북미직접대화와 남북대화가 시작되는 그 날까지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2013년 4월 9일

전쟁위기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광주시국회의

※ 전쟁위기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광주시민 행동지침
○ 매일 저녁 촛불을 들고 금남로로 모이자 : 오후 7시 광주우체국에서
○ 평화엽서 쓰기 :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
○ 평화리본 달기 : 광주 거리거리마다 평화의 리본으로 출렁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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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아닌 북-미 군사연습이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4/10 10:10
  • 수정일
    2013/04/10 10: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미가 아닌 북-미 군사연습이다

 
김종대 2013. 04. 09
조회수 997추천수 0
 

20130409_01.jpg » 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풍군 북녘 .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겨레 자료 사진.

 

전쟁의 유령이 배회하는 한반도 위기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정치군사 게임이 진행중이다. 과거에는 미국과 북한 중 어느 한쪽이 무력시위를 하면 상대방은 긴장해서 방어태세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군사행동에 즉각 반응하면서 매우 신속하고 짜임새 있게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의 전개과정은 이러하다. 3월 중순에 미국이 북한을 초토화할 수 있는 비(B)-52 폭격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키자 북한은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지대공미사일을 40기 보유하고 있다. 그러자 미국은 비-52 폭격기의 추가훈련을 취소하고 대신 스텔스 비-2 폭격기와 에프(F)-22 전투기를 출동시켰고, 핵잠수함을 배치하면서 “이번에는 어쩔래?”라며 북한에 공을 넘겼다. 그러자 북한은 스텔스기가 출격하는 “괌, 하와이, 미 본토 공군기지를 타격하겠다”고 응수하며 전략로켓군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했다. 중장거리 미사일로 응수하겠다는 뜻이다. 다시 공을 넘겨받은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는 해상배치 엑스(X)밴드 레이더와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시키고 괌 기지에도 고고도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배치하였다. 이에 열받은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난 한달은 실제 전쟁은 아니지만 전쟁이나 다름없는 각본을 만들어 서로를 시험해보는 ‘도상 전쟁’ 기간이었다. 작용과 반작용으로 이어지는 군사적 대응을 통해 미국과 북한은 지난 20년간 제각기 발전시켜온 전쟁 프로그램을 가동해보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지난 한달 동안 한-미 군사연습이란 것은 없었다. 있었다면 북한과 미국이 서로 대항군으로 편성되어 상대방의 의도와 능력을 시험해보는 전쟁게임, 곧 북-미 군사연습이 있었을 뿐이다.

 

먼저 미국은 2001년에 작성된 ‘핵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제시된 과제, 곧 한반도 비상사태 발생 때 얼마나 신속히 한반도에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전략과제의 수행능력을 점검하게 되었다. 미 전략사령부의 개념계획 8022가 바로 그것으로, 그 핵심은 “한반도 유사시 8시간 이내 핵 옵션 수행”이다. 지표 관통형 핵폭탄을 탑재한 비-2 폭격기는 그 백미라고 할 수 있고, 핵잠수함의 트라이던트 미사일, 항모 탑재 전투기의 핵폭탄 등이 이를 보완하게 된다. 미국이 최근 한반도에 전개하고 있는 핵심 무기들은 바로 한반도 핵우산의 효용성을 검증하고 북한에 이를 확신시키려 한다.

 

반면 북한도 역시 1990년대부터 발전시켜온 ‘판갈이 속전속결 전략’의 성과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핵으로 협박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는 경보병부대와 기계화사단을 핵심으로 하고, 나머지 비효율적인 군사력은 제거하는 지난 20년간의 군사력 재편의 성과를 이번 기회에 검증하고자 한다. 김정은이 3월 중순에 말한 “우리식 전면전 태세”와 “3일 전쟁 계획”, 3월말의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의 “핵무장과 경제건설의 병진” 노선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북한은 이번 기회에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북한군 최고사령부에서 일선부대에 이르는 모든 전투단위를 체험하면서 전쟁지도 리더십도 확립하고 합리적인 군사력 재편도 도모하는 기회를 포착했다.

 

이런 군사정세에서의 변화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에 대한 자신감의 결과인지, 좌절감의 결과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전쟁연습에 몰입함으로써 각자 어느 정도 위신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경제로 눈을 돌릴 때다. 이 정도 했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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